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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개같은 꼴통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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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26,033
추천수 :
353
글자수 :
490,035

작성
22.07.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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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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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DUMMY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허서장에겐 익숙한 흉기,

메스를 본 허서장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대체 뭐야? 모방범이라도 생긴 거야?”


허서장은 병연에게로 시선을 돌리면서 말했다.


“...........”


병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허서장의 시선을 회피할 뿐 묵묵히 매달린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거시기... 원한관계에 있는 면식범의 소행이 분명하단께?”


이때 박형사가 허서장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무슨 말인가?”

“아따~ 생각해보쇼잉? 성형의사랍시고 여자들 얼굴을 마구 주물럭거렸을 것 아니것소?

긍께, 그중에 하나는 요로코롬 망친 경우도 있다~아 이말이제...”


박형사는 옆에 서있는 김형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라고요? 이인간이 말이면 단줄 아나? 내가 어디가 어때서?”

“그게 아니고 내말인즉슨... 어디까지나 예를 들면 그렇다~아 이말이제. 암만.”


박형사는 팔짱을 끼며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박형사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웃집 사람의 진술로는 지난 두 달간 전혀 인기척이 없었다고 합니다. 경비원 말에 의하면 의료사고로 송사에 휘말려 그동안 잠적한 것으로 알고 있더군요. 알아보니 실제로 재판 중에 있었습니다.”


그때 최팀장이 나서며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음... 그러니까. 두 달간 잠적한 사람이 갑자기 자기 집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신고한 사람은 누군가?”

“공중전화로 신고 됐더군요. 그것도 익명으로...”

“갈수록 가관이군... 자넨 왜 아까부터 아무 말이 없나?”


허서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병연에게 물었다.


“어디 몸이 안 좋은가?”

“아닙니다... 이 근처 공중전화박스가 있던가요?”


병연의 직감은 이미 김칠성에게로 향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했다.


“없네.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박스는 여기서 2킬로미터 떨어진 우체국 앞에 있어.”


시체를 살펴보던 문반장이 최팀장 대신에 대답했다.


“이상하군요. 휴대폰을 놔두고 굳이 2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가서 공중전화로 신고를 했다? 게다가 문은 어떻게 열어보았을까요?”

“듣고 보니 그렇군. 음... 우선 흉기에 있는 지문을 채취하고 당장 우체국 앞에 CCTV카메라 영상을 확보하고 신고자가 누군지 알아내도록.”

“네, 알겠습니다.”


진정 놈이 맞는지, 놈이 자신에게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라는 식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맞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병연은 즉시 우체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영상을 돌려본 병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고자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긴 머리에 선글라스, 신고를 하고 있는 그의 얼굴은 어이없게도 웃고 있었다.


“뭐야? 이 새끼는...”





식탁에 앉은 하경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전 같으면 불호령이 떨어질 것이 분명한데 청장할아버지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충격을 먹었나?’


평소 먹고 싶었던 피자와 치킨을 잔뜩 시켜 놓고선 자신을 그윽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장담하지만 보통 때 같으면 쌍심지를 켜고 한 시간씩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설교를 해 댔을 것이다. 그런 ‘짜증맨’ 이 완전히 다른 얼굴로 하경을 대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 많이 먹어.”


그래서 그런지 눈앞의 음식을 먹기도 전에 체할 것만 같았다.

하경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피자를 먹다가 내려놓았다.


“왜? 맛이 없어? 네가 좋아하는 거잖아.”

“왜 평소처럼 잔소리 안 해?”

“으응? 내가 언제 잔소리했다고 그래?”

“학교에서 사고를 쳤으니 야단을 쳐야 정상 아냐?”

“아항 ~ 그거?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그래야 정도 들고 우정도 쌓고... 하하하.”

“내게 원하는 거 있지?”

“엉? 그런 거 없는데?”

“정말?”

“진짜야.”

“그래? 그럼 편하게 먹는다?”

“그럼, 그럼... 어서 먹어. 근데 있잖아...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데... 새로 온 담임 선생님 유부녀야? 아님 노처녀야? 40대 같던데...”

“그럼 그렇지. 우리 담탱이한테 한방에 훅 갔구나?”


하경은 피자를 먹다말고 다시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필승은 자신의 마음을 들켜서인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훅, 훅가다니...하핫. 그냥 궁금해서 물은 것뿐이야.”


필승은 얼굴이 빨개졌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뭐. 우리 담탱이 나이는 41세, 노처녀야. 지독한 히스테리가 있어서 성질이 더러워.”

“그, 그래? 노처녀야?”


필승은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반색했다.

성질이 더럽다는 하경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단지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내가 전화번호 정도는 줄 수 있는데...”

“저, 정말?”

“그냥은 안 되고... 나도 얻는 것이 있어야지.”

“얻는 것 이라니?”

“기브앤테이크... 몰라?”

“아~항~ 기브앤테이크 ~ 그렇지. 그렇지....”

“난 말이야. 드론이 갖고 싶어. 그것도 카메라가 달린...”

“뭐? 드로~온? 미쳤어? 그게 얼마나 비싼 줄 알아?”

“싫어? 싫으면 말고...”


하경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당황한 필승은 한풀 꺾인 목소리로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하핫... 누가 싫대? 까짓거 내가 사준다. 그놈의 드론.”

“정말이지?”

“그럼, 그럼...”


필승은 기뻤다. 몸속에서 열정적인 에너지가 꿈틀댔다.

비록 약간의 쪽팔림은 무릅썼지만 완전히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근데 그거 알아? 세상 사람들이 이럴 때 손가락질 하면서 흔히 했던 말 있잖아.”“그게 뭔데?”

“도둑놈의 심보. 혹은 주책바가지.”


하경은 이렇게 말하면서 혀를 내밀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렇지만 필승은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19년이라는 나이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심장이 이렇게 요동을 치는데...


필승은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해도 개의치 않기로 했다.


‘웃기고 있네. 지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줄 건가?’


필승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입을 삐죽거렸다.






초점은 신고자에게 맞춰졌다.

독신인 성형의사의 사망을 가족도 아닌 자가 문도 열어보지 않은 채 아파트에서 멀리 떨어진 공중전화박스를 이용해 신고했다는 자체가 너무도 의심스러웠다.


수화기에 남아있을 신고자의 지문을 채취하여 흉기에 찍힌 지문과 대조하면 상황종료.


모방범죄인가?

병연은 시체를 갈고리에 걸었다는 것과 흉기로 메스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쫓고 있는 김칠성을 떠올리게 했다.


아마도 허서장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놈은 추격과정에서 익사한 것으로 보고 된 만큼, 잘되지는 않겠지만 기억에서 지우려고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병연은 지난 두 달간 한강 주변을 조사하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인물이 있었다.

그날 밤. 놈이 사라진 그 어두컴컴한 강변에서 보트를 운전하던, 바람에 날리던 긴 머리의 실루엣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누굴까? 놈과 관련이 있는 건가?’


그러면서 신고자와 보트위의 실루엣이 자꾸만 매칭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그 보트를 추적하고자 실시간 인공위성 사진을 검색해 본적이 있었다. 그런데 보트는 선유도 인근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보트의 라이트를 꺼서 사진 상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행여나 장발이 모는 보트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강변 편의점에서 며칠간 노숙을 한 사실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그 보트에 집착을 한 이유는 육감 때문이었다.

장발만 찾으면 놈을 잡을 수 있을 것 만 같은 그 육감...


채취한 지문이 확인될 때까진 약 하루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병연은 그동안 보트가 사라진 한강변 주위를 조사해볼 생각이었다.

운이 좋으면 그 장발을 만날 수 있으리라...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선유도 선착장을 찾았다.

날이 무척 더웠다. 그래서 카페테리아에서 시원한 커피를 사들고 산책하듯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사람들은 많았고 하나같이 연인 같아 보였다.


‘훗...’


별안간 하나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아버지를 해친 범인을 쫓는다고 제대로 된 데이트한번 못해 준 것이 맘에 걸렸다.

통화라도 해볼까? 병연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아냐... 지금쯤 많은 업무를 감당하느라 정신없겠지?’


이때 귀청이 찢어질 듯한 음악소리가 들렸다. 그 음악소리는 멀리서부터 빠르게 커지다가 빠르게 작아졌다.

병연은 그 음악의 출처에 고개를 돌렸다. 물살을 가르며 멀어져가는 보트.

보트 운전자는 병연이 찾던 장발이었다. 비록 뒷모습이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그날 밤 놈이 사라진 장소에서 스치듯 지나던 실루엣.


‘녀석이다.’


병연은 보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착장으로 달렸다.

마침 손님을 위해 대기 중이던 수상택시가 한 대 있었다. 하지만 병연의 마음처럼 기사는 급하지 않았다.


“빨리 출발합시다.”

“사람 참... 손님이 차야 출발하지.”


기사는 어디서 얼큰하게 한잔하고 낮잠을 즐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다급한 병연의 목소리에 단잠을 깬 기사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며 카우보이모자를 푹 눌러 섰다.


“경찰입니다. 지금 용의자를 쫓고 있으니 당장 출발해요.”


병연은 신분증을 보였다. 하지만 모자를 슬쩍 들어 한쪽 눈으로 신분증을 확인한 기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이쿠, 그러세요? 빨리 출발 안했다고 날 체포라도 하게? 누구 왕년에 경찰 안 해 본 사람 있나... 정 급하면 당신이 몰던가...”


장발이 모는 보트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촌각을 다투는 시점에서 주정뱅이 기사와 말다툼할 시간이 없었다.


“그럼... 제가 몰겠습니다.”


병연은 플라스틱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모자를 눌러쓴 기사를 번쩍 들어 올려 강물에 던져 버렸다.


“풍덩!”


물에 빠진 기사는 정신없이 허우적거렸다.


“으악...어푸. 어푸... 이 미친놈아 난 수영을 못한단 말이야...”


병연은 허우적거리며 소리치는 기사를 뒤로하고 배를 몰았다. 어려울 건 없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니까...


“부아아앙 ~ ”


병연은 앞서가는 보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속도를 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서 깃발처럼 나부끼는 장발은 보트의 속도를 줄이더니 어느 선착장에 멈추었다. 그런 다음, 인근의 어느 허름한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병연은 선착장에 배를 멈추고 그가 들어간 건물을 바라보았다.


「펌프실」


낡은 건물에는 대문짝만하게 ‘펌프실’ 이라는 간판이 걸려있었다.

병연은 일단 녀석이 들어간 그곳을 따라 들어가 보기로 했다.


지하계단을 내려가 굳게 잠긴 철문의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철문에 난 작은 조각문이 열리더니 아이라인을 진하게 칠한 눈이 나타났다.

그 눈은 별말 없이 병연을 살펴보더니 다시 들어갔다.


“철컹!”


이윽고 철문이 열리고 덩치 큰 사내가 나오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내는 치장이 요란했다.

양팔에 문신으로 도배를 한 것도 모자라서 코에 작은 은색 링으로 피어싱을 했다.


“회원입니까?”


사내가 흐리멍텅한 눈으로 물었다.


“아닙니다.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곤란한데?....”

“잠시면 됩니다.”


병연은 지갑에서 오만 원 권 몇 장을 꺼내 사내에게 쥐어 주었다.


“뭐... 잠깐이면 상관없겠죠.”


사내는 웃으며 문을 활짝 열고 손을 펴서 앉을자리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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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미친놈 위에 미친놈. 2 +1 22.07.30 70 2 12쪽
»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70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9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1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4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3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8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69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1 0 12쪽
75 75. 새로운 시작. 34 +2 22.07.19 83 2 11쪽
74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78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3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3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3 1 12쪽
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2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8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9 2 12쪽
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95 1 12쪽
64 64. 새로운 시작. 23 +2 22.07.08 96 2 11쪽
63 63. 새로운 시작. 22 22.07.07 124 1 13쪽
62 62. 새로운 시작. 21 +2 22.07.06 117 2 12쪽
61 61. 새로운 시작. 20 22.07.05 125 1 13쪽
60 60. 새로운 시작. 19 22.07.04 115 1 12쪽
59 59. 새로운 시작. 18 +3 22.07.03 127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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