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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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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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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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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6. 새로운 시작. 25

DUMMY

66. 새로운 시작. 25




육중한 포크레인의 무한궤도 바퀴가 마당으로 들어서면서 갈퀴 같은 커다란 삽을 움직였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병연은 자신이 이집에 들어서면서 맡았던 살인의 피비린내가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이쯤에서 놈의 살인행각이 그만 멈추길 바랐다.


그러나 이미 살인의 쾌락에 중독된 놈은 숨이 끊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뜻하지 않게 만난 교찬은 살가운 대화를 나누기도 전에 연이은 오바이트를 해댔다.


“괜찮아?”


병연은 교찬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괘, 괜찮아. 우웩 ~”

“쯧쯧... 이렇게 비위가 약해서야 경찰 해 먹겠냐?”

“그, 그러게... 호, 혹시 말이야... USB같은 건 없는 것 아냐?”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난 자만에 빠진 녀석이 실수로 그것을 말했다고 생각해. 따라서 반드시 USB가 존재하리라 믿어.”

“알았어. 우웩 ~ 으... 더 찾아볼게.”

“그래도 용케 여기까지 왔네?”

“네가 준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금방 알았지.”

“어떻게?”


몇 번 토해내고 나서 속이 좀 진정이 됐는지 교찬은 몸을 일으키며 말을 이었다.


“옛날에 살던 동네거든. 그래서 혹시나 하고 와봤지. 어쩌면 찾고 있는 USB가 여기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그랬구나. 암튼 고생이 많다.”


마당은 생각보다 넓었다. 포크레인이 벌써 두 번째 위치에서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하지만 좀처럼 찿고자 하는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 남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틀림없이 마당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다만 범위가 넓어서 콕 집어서 말할 순 없었다.


이때 병연의 눈에는 마당 한켠에 불필요한 시멘트작업을 한 장소가 의심스러워 보였다.


그래서 포크레인 기사에게 시멘트바닥을 깨부술 수 있냐고 물었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작업을 이어나갔다.


바로 그때,


“시, 시체다.“


포크레인 기사가 작업을 멈추며 소리를 질렀다.


직원들은 일제히 그 실체를 보려고 다가갔다. 찾은 시체는 모두 두 구,

두개골이 함몰된 시체가 흙더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시체는 이미 너무 오래되어 백골이 된 상태였다. 때문에 당장 신원을 알 수 없었다. 추측컨대 은퇴한 노부부가 맞는듯했다.


한 백골의 목에는 묵주가 걸려 있었다. 그것은 액자 속 가족사진중에서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이집 주인의 목에도 같은 것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악 ~ 퉤, 악마 같은 놈”


문반장이 침을 게걸스럽게 뱉었다.


“자네말대로 마당에 있었군. 그런데 이집 노부부는 왜 죽였다고 생각하나?“


허서장이 턱을 매만지며 병연에게 물었다.


“적당한 은신처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선 무슨 짓을 하든 탄로 날 염려가 없거든요.“

“이젠 아니지. 감식반을 불렀으니 곧 놈이 여기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걸세.“

“전 아직도 개운치 않습니다. 이젠 놈을 잡기만 하면 되는데도 말입니다.“

“괜한 걱정일세. 유령이 아닌 다음에야 지문, 혈흔, 족적, 모발 중에서 하나는 걸려들게 아닌가?“

“그렇죠.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죠. 그리고 박형사님과 김형사님을 그곳에서 그만 철수시켜도 되지 않을까요?“

“물론.“


서둘러 도착한 감식반은 증거채취를 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누볐다.


섬유조직이나 사람의 털, 혈흔등 발견된 위치를 기록하고 번호표를 붙여 촬영 후 보관박스에 넣었다. 무엇보다 지문채취가 중요한데 문에 달린 손잡이나 창문에는 자기력 붓이라고 하는 마그나브러쉬를 사용하여 정밀하게 지문을 채취했다.


“언제 결과가 나올까요?“


병연은 집안에서 버선발로 나름대로 이곳저곳을 촬영하고 있는 최팀장에게 소리쳤다.


“최우선으로 확인해 달라고 했으니 내일이면 알 수 있을 거야.“


최팀장의 복장은 흡사 주방의 요리사 같았다. 머리엔 머리털이 날리지 않게 백색의 모자를 썼고 새하얀 전신 옷을 입었으며 수술용 라텍스장갑을 꼈다. 그리고 그의 족적이 남지 않게 하얀 버선도 신었다.


“그렇군요. 혹시 수목원에 대한 수색영장 청구서류를 담당검사에게 보내셨나요?“

“그럼 당연하지. 지금쯤 서류를 검토 중일 걸?”








모중은 서류철에 딸려 온 손가락을 들어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김육성이라...’


모중은 김칠성의 아버지 육성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잔인한 성격을 가졌으며 당연히 가져야할 인간의 감성 따위는 없는 것 같았다.


어느 날,


고민 끝에 정식으로 칠성을 친구로 받아들이기 위해 근처 빵집에서 작은 케이크를 샀다.

그리고 초를 몇 개 챙겨서 이날을 기념하기로 결심했다.


크리스마스 전날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못된 놈들을 겁을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의 표시도 같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모중은 겁을 집어먹고 발길을 돌려야했다.


길모퉁이를 돌아 칠성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의문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그때 호기심이 든 모중은 녹슨 대문 틈으로 보지 말아야할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칠성의 아버지가 대청마루 한가운데 놓인 난로에 칠성의 귀를 지지고 있었다.

칠성은 비명을 질러댔고 공포에 질린 눈은 그것을 훔쳐보고 있는 자신의 눈과 마주쳤다.


모중은 갈등이 생겼다.


청구를 반려하자니 서류에 딸려온 손가락이 걸리고 청구를 하자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의 앙금을 풀어줄 이는 칠성의 아버지, 육성이 아니지 않는가?


어차피 육성이든 칠성이든 쓸모없어지면 철창 안에 가둬버릴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길들일 수 없는 짐승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언제든 자신을 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소실 적 칠성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은 일은 고마운 일이나 어쭙잖은 감정으로 삶에 방해꾼을 만들면 곤란해질 것 같았다.


모중은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청구서류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여직원을 불러 법원으로 송달할 것을 지시했다.










“의사양반, 나 좀 살려줘”


허리 굽은 노인은 진료실에서 배를 움켜쥐고 칠성에게 매달렸다.


“여기선 치료가 곤란하니까, 다른 병원으로 가세요.”


칠성은 짜증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똥 못 눈지가 벌써 일주일째야. 빨리 관장을 시켜주든지 해야 할 것 아냐?”


노인이 말한 관장이란 약물치료를 말하는 것 이 아니었다. 노인은 칠성이 처방한 약을 복용했지만 차도가 없자 직접 손가락으로 똥구멍을 후벼 파 달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칠성은 싫었다. 아무리 장갑을 끼고 하는 일이지만 자신의 손가락에 차마 노인의 똥을 묻힐 순 없었다.


“에잇, 김간호사. 노인장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 시켜. 그리고 짜증나니까 오늘 진료 마무리하지. 퇴근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


칠성은 이렇게 소리치고 진료실을 박차고 나왔다.


병원을 나선 칠성은 쏟아지는 봄 햇살에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은 자신의 시간이 아닌 듯 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는지 손이 떨려왔다.


일찌감치 차를 몰아 자신의 아파트로 향했다.


아파트로 들어서자마자 음악을 틀고 샤워를 했다. 그런 다음,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 맥주를 꺼내어 목을 축였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컴퓨터를 켰다.


채팅방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칠성은 그녀가 아직 활동할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에잉...’


소파에 털썩 앉아 다시 맥주를 들이키던 칠성은 여전히 떨고 있는 자신의 왼쪽 손을 바라보았다.


‘오늘이 디데이인가보군’


칠성은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곤 모중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웬일이야? 전화를 다주고...”

“오늘이 셋 중에 한 놈 제삿날 같아서...”

“우하하하, 모처럼 기분 좋은 소식을 듣는군.”

“이렇게 전화하는 게 보고하는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래. 그냥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전화하는 것뿐이야.”

“우하하하, 알았어. 나도 한 가지 알려줄 게 있어.”

“뭔데?”

“너희 아버지 말이야... 경찰이 수목원을 뒤지겠다고 수색영장을 청구했어. 귀띔이라도 해줘야할까?”

“.............”


칠성은 말이 없었다.


“어이~ 친구. 왜 말이 없어?”

“내버려둬.”

“정말?”

“내 귀가 왜 이 모양인지 말 안 해도 알지? 그날.... 봤잖아...”

“에이... 그래도 아버지인데...”

“개소리 집어치워. 누가 아버지야? 그 영감이? 천만에... 그렇지 않아도 잘됐어. 경찰이 냄새를 안 맡았으면 내가 요절을 낼 수도 있으니까...”

“진정해. 난 어디까지나 네 편이야.”

“알아들었으면 됐어. 조용히 집에서 축배나 들고 있으라고...”

“오케이 ~”



이때 맞은편에서 카메라에 얼굴을 박고 있던 박형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제대로 된 건수가 생긴 것 같았다. 사진촬영과 함께 녹취가 정상적으로 된 것을 확인하고 급히 허서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인가?”

“하이고메 ~ 시방 빨리 이짝으로 오셔야 쓰것는디요?”

“왜?”

“놈이 오늘이 셋 중 한 놈의 제삿날이라면서 검사랑 통화를 했단께요?”

“그래? 알았다. 우리가 갈 때까지 놈을 잘 감시하고 있어. 혹시라도 우리가 가기 전에 놈이 먼저 움직이면 보고는 신경 쓰지 말고 미행부터 하도록.”

“알았단께요”


허서장은 급히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놈의 살인현장을 급습하려면 빨리 움직여야했다.

문제는 놈을 놓쳤을 경우인데... 행여나 이 은신처를 다시 찾는다면 검거할 직원이 필요해 보였다.


물론 이곳에서 놈이 흘리고 간 증거만으로도 차고 넘치지만 현장포착과 살인을 막기 위해서라도 놈을 쫓아야한다. 이럴 때 녹취록이 증거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진작에 검사를 압박하고 놈을 구속시켜 더 이상의 희생양은 나오지 않을게 아닌가?


“놈이 움직일 예정이라는 전화가 왔다. 조형사! 검사가 말했던 세 명의 신원은 아직 인가?”

“네... 아직 따치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음... 할 수 없다. 무조건 놈을 미행하는 수밖에...”

“혹시 모르니 한명은 여길 지켜야하지 않겠습니까?”

“나도 같은 생각이네. 누가 여기 남을 건가?”

“내가 여기 있겠소.”


문반장이 느리게 말했다. 표정에도 약간 지친기색이 있었다.


“반장님이요?”

“난 어차피 동행해봐야 방해만 될 뿐이오. 사실 좀 지치기도 했고...”

“알겠습니다. 아무튼 조심해주십시오. 우리 모르게 놈이 여길 들이닥칠지도 모르니...”

“걱정 마시오. 여차하면 바람구멍을 내 줄 거니까...”



한편,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칠성을 지켜보고 있던 박형사는 좌불안석이었다.

연신 시계와 카메라를 번갈아 보고 있노라면 똥줄이 타는 것 같았다.


빨리 직원들이 와야 할 텐데...


“아따, 오다가 회식이라도 하남? 왜 이렇게 안 온단께?”

“그러게 말이에요. 올 때가 훨씬 지났는데?”


김형사는 고층아파트 너머로 땅거미가 지고 있는 광경을 바라보며 맞장구쳤다.

맞은편 놈의 아파트에서는 작은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려는 칠성이 보였다.


“왐마, 시방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랑께?”


박형사는 서둘러 총집을 차면서 말했다.


“어머, 직원들을 기다리지 않고 혼자 미행하게요?”

“저번처럼 또 놓치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단께? 서장님 오면 잘 말씀드리고... 알겠제?”

“혼자 위험해서 어떡해요?”


김형사는 박형사가 걱정되는지 매우 염려스러운 얼굴이었다.

하긴 상대는 무지막지한 살인마가 아닌가?


“걱정 붙들어 매란께. 나가 누구여? 구로서 박형사란께.”


박형사는 내심 무서웠다. 그렇지만 자신의 여자 앞에서 체면을 구길 순 없었다.

그래서 널찍한 가슴을 탕탕치며 호탕하게 말했다.


“알았어요. 부디 조심해요.”


같은 시각,


일행의 차는 터널로 진입한 후로는 한 발짝도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앞에서 접촉사고가 났는지 도무지 요지부동이었다.


시계를 보던 병연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차문을 박차고 나갔다.


“왜 그러나?”


허서장이 소리쳤다.


“먼저 가겠습니다. 차가 빠지기 기다렸다간 놈을 놓칠 것 같습니다.”

“알았네. 조심하게.”


병연은 때마침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팔을 벌려 오토바이를 강제로 세우고 운전자를 밀어냈다.


“미안합니다. 좀 빌리겠습니다.”


병연은 뛰어오르듯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그리고 뒷바퀴에 자욱한 연기가 일도록 악셀을 당겨 꽉 막힌 차들 사이로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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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미친놈 위에 미친놈. 2 +1 22.07.30 70 2 12쪽
85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69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9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0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3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3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8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68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0 0 12쪽
75 75. 새로운 시작. 34 +2 22.07.19 82 2 11쪽
74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78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3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3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3 1 12쪽
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2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8 1 13쪽
»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9 2 12쪽
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95 1 12쪽
64 64. 새로운 시작. 23 +2 22.07.08 96 2 11쪽
63 63. 새로운 시작. 22 22.07.07 124 1 13쪽
62 62. 새로운 시작. 21 +2 22.07.06 1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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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새로운 시작. 19 22.07.04 1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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