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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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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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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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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0,035

작성
22.07.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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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8. 새로운 시작. 37

DUMMY

78. 새로운 시작. 37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순찰차가 보였다.


놈이 왜 여길 왔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빠르게 제압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행여나 선량한 시민이 다치는 불상사가 생길까 조바심이 났다.


병연은 권총을 꺼내 들었다.


“혹시 모르니 흩어지시죠. 제가 정면으로 접근 할 테니 팀장님은 후면을 맡아 주십시오.”

“알았네.”


병연은 몸을 숙이고 빠르게 순찰차가 있는 곳으로 몸을 움직였다. 최팀장은 멀리 돌아서 접근을 하되 백화점에 온 시민들의 동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게 유도하고 있었다.


이윽고 한 승용차의 앞바퀴 쪽으로 몸을 숨기면서 주차된 순찰차를 살펴보았다.

힐끔 바라 본 순찰차에는 전혀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놈이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 것은 아닐까?


병연은 마음이 급했다.

순식간에 순찰차에 접근하면서 총구를 겨누었다.


“꼼짝 마!”


헌데 순찰차에는 놈이 없었다.

운전대에는 말라버린 핏자국만 남아 있었다.


뒤이어 다가온 최팀장도 총구를 겨누었지만 놈이 없는 것을 알고는 당황한 눈치였다.


“뭐야? 어떻게 된 거지?”

“그러게 말입니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 건 아닐까요?”

“이 큰 건물에서 놈을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CCTV를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병연은 방재실을 찾았다. 거긴 이 건물의 안전과 보안을 담당하는 설비와 인력이 있으므로 손쉽게 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소장님 되십니까?”

“누구시오?”


근엄하면서도 양복스타일의 유니폼을 입은 중년남자가 대답했다.


“저희들은 경찰입니다. 흉악범을 찾고 있으니 협조해 주십시오.”

“흉악범이오? 음... 뭘 도와드리면 되겠소?”

“약 10분전의 지하5층 주차장 화면을 보고 싶은데요...”

“그거야 쉽지요... 따라오십시오.”


소장은 관제실로 안내하며 앞서 걸었다.


그리고 수많은 모니터가 있는 관제실에 도착하자 약간의 기기조작으로 앞서 찍힌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에는 김칠성이 다른 차로 바꿔 타고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왜 갑자기 차를 바꿔 탔을까요?”


병연은 최팀장에게 물었다.


“혹시 자신의 위치를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은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크겠군요. 아무래도 경찰차인 만큼 추적이 된다는 것을 놈이 모를 리 없을 겁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혹시... 저걸 타고 그냥 잠적하려는 건 아닐까?”

“그건 아닐 겁니다. 그랬다면 여기가 아니라 서울로 직행했겠지요. 굳이 여길 내려올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놈은 최홍갑을 노리고 온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놈이 간곳은 병원?”







칠성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려는 순간, 할머니 한분이 느린 걸음으로 겨우 엘리베이터를 탔다.


칠성은 살짝 짜증이 밀려왔다.

게다가 할머니는 선글라스를 끼고 의사가운을 걸친 칠성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참다못한 칠성이 쏘아붙였다.


“아니, 의사양반이 병원에서 선글라스는 왜 섰누?”


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신경 끄세요. 남이야 선글라스를 쓰든 한강물로 밥을 해먹든 할머니가 무슨 상관입니까?”

“뭬야? 말하는 꼬라지 좀 보소. 어른이 물으면 공손히 대답해야지, 엇다대고 버르장머리없이 신경질이야? 의사면 다야? 앙?”

“먼저 시비를 거셨잖아요. 씨팔...”

“뭐? 씨팔?”


할머니는 칠성의 멱살을 잡았다.


“이노무시키, 당장 느그 대장 의사한테 가자. 도대체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싸가지 밥 말아묵었는지 따져 물어야겠다. 어여 가자.”

“이거... 놓으시죠...네?”


칠성은 어금니를 물면서 말했다. 동시에 선글라스를 벗어 퉁퉁 붓고 빨갛게 충혈 된 눈과 찢어진 미간을 보여주었다.


할머니는 놀라서 얼굴이 굳어 버렸다.


할머니에겐 그 얼굴이 소름끼치게 보였다. 이때 칠성은 가운 주머니에서 메스를 꺼내려 손을 집어넣었는데 때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바람에 다시 손을 뺐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 탈 때 덜컥 겁이 난 할머니는 조금 전 보다는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곧이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위층으로 올라가자 할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칠성은 5층에서 내려 복도를 걸었다. 503호실이 가까워지자 메스를 꺼내 들었다.

입원실 앞에 선 칠성은 벽면에 붙은 이름을 확인했다.


「최 홍 갑」


칠성은 이름을 확인하자 메스를 움켜쥐고 천천히 문고리를 밀쳤다.

그런데 베드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선 문을 닫고 베드에 손을 밀어 넣어 온기를 확인했다.


‘따뜻해. 잠시 어딜 갔나 보군.’


바로그때,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가죽 허리띠로 목을 조여 왔다.


“컥!”

“오랜만이군. 잘 지냈나?”


뒤통수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최홍갑이었다. 오래됐지만 특유의 혀 짧은 목소리는 단번에 ‘남산타워’ 최홍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컥...”


칠성은 숨이 막혀왔다. 최홍갑은 가죽허리띠로 목을 조임과 동시에 무릎으로 뒷목을 압박했다. 칠성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커컥...컥...”


얼굴은 창백해지고 관자놀이의 혈관이 터질 듯이 도드라졌다.


“짭새들에게 들었어. 네가 날 찾아온다고... 그러고 보면 우린 무모중이 때문에 악연이 됐어. 그치? 오히려 친해질 수 있었는데.... 이익...”


최홍갑은 말을 끝내고는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마침내 칠성이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지자 홍갑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베드에 뉘였다.


그리고 나서 베드의 고정 장치를 풀어 입원실을 나섰다.


“사는 게 힘들었지? 그래서 넌 옥상에서 뛰어 내린 거야.”


홍갑은 베드를 밀고 환자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옥상층의 버튼을 누르고 기절한 칠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생각해보니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필요가 없겠더라고... 애들이나 가르치면서 돈이나 벌려고... 네 생각은 어때?”


칠성이 쓰고 있는 검은 선글라스가 신경 쓰였는지 벗겨서 자신이 대신 쓰면서 다시 말했다.


“이제 이건 필요 없겠지?”


홍갑은 허리를 약간 숙여 엘리베이터 내부에 있는 작은 거울에 어렵게 얼굴을 비춰보았다.

선글라스를 낀 자신의 얼굴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반면에 엉망이 된 칠성의 왼쪽 눈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


“쯧...쯧.... 친구! 얼굴이 말이 아니군. 여기 오는데 그렇게 힘들었어? 하지만 걱정 마. 곧 영원히 쉬게 될 테니까 말이야...”


홍갑은 흰 천을 칠성의 얼굴 위까지 덮어 주면서 어깨를 토닥였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베드를 밀고 내리자 옥상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이 나왔다.


홍갑은 베드의 앞부분을 끌어당기면서 계단을 오르는데 경사가 있어서 칠성의 몸이 차츰 밑으로 내려가자 어깨를 감아쥐었다.


그렇게 겨우 옥상까지 베드를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홍갑은 옥상 문을 잠그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왜 힘들게 베드까지 옥상으로 끌고 올라 온 건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헐~ 너무 생각이 많았어.”


홍갑은 옥상 난간으로 걸어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오금이 저리고 아찔했다.


“음... 좋아, 좋아. 이정도면 뼈도 못 추리겠군.”



한편,


급히 병원 회전문을 밀치고 로비로 들어온 병연과 최팀장은 엘리베이터의 위치부터 찾았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긴 대열을 보고는 기겁을 했다.


“입원실이 몇 층이라고 했습니까?”

“5층이야.”

“그럼 비상계단으로 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지.”


두 사람은 비상계단을 거의 달리다시피 오르기 시작했다.

5층까지 오르는 동안 병연은 전혀 지친기색이 없었으나 최팀장은 몹시 헐떡였다.


“괜찮으십니까?”

“헉...헉... 괜찮네. 어서 가.”


복도를 지나 503호에 도착했을 때 입원실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누워있어야 할 최홍갑과 베드가 동시에 사라졌고 바닥에는 칠성이 사용한 듯한 피에 얼룩진 메스가 떨어져 있었다.


“한발 늦은 것 같네.”


최팀장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둘이 여기서 결투를 벌인 것 같습니다.”

“벌써 최홍갑을 죽였을까?”

“핏자국이 없는 걸로 봐서 아직 죽인 것 같지는 않고 어디론가 데리고 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서 찾아보자고. 시간상 아직 병원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크네.”

“흩어져서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위층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럼 나는 아래층을 살펴보겠네.”


건물의 높이는 총11층.


놈은 건물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병연은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보고 싶었다. 더 이상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마터면 허서장을 잃을 뻔 하지 않았던가?



“빠그닥...”


옥상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던 홍갑은 뒤에서 들리는 괴상한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악...”


순간, 눈에 불이 번쩍하더니 이내 한쪽 눈알이 허전해졌다.


“크크큭... 이제야 나랑 비슷하게 보이는군?”


칠성은 홍갑이 옥상난간을 걸어갈 때 이미 깨어 있었다. 슬그머니 베드에서 내려와 허리춤에 찬 두 개의 단검중 하나를 뽑아들고 점프하듯이 뛰어 올라 홍갑의 한쪽 눈을 찔렀다.


“으... 네놈이...”


홍갑은 한손으로 구멍 난 눈을 가리며 분노했다.


“크크큭... 이젠 눈이 필요 없을 거야. 곧 죽을 테니까...”


칠성은 눈알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발로 밟아 뭉개 버렸다.


“이봐...친구... 왜 이러는 거야?”


홍갑은 갑자기 친근하게 말했다.


“우리가 친구였던가? 조금 전 날 죽이려하던 사람이 누구더라?”

“그, 그건... 네가 날 죽이려 한다기에....”

“맞아. 널 죽이러 왔지. 간단하게 생각해. 의뢰받은 일일뿐이야.”

“도, 돈 줄게. 모아놓은 돈이 좀 있어.”

“크크큭... 뭐? 돈? 싫은데?”

“그럼 뭘 원해?”

“네놈의 목숨...”


칠성은 칼을 휘두르며 홍갑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방심한 탓일까? 홍갑은 긴 팔을 뻗어 칼을 든 칠성의 팔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팔목꺾기로 힘을 가하니 칠성은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


“아악!”


이때 힘이 풀린 손에서 칼이 떨어지자 칠성을 끌어당겨 커다란 손으로 목을 감아쥐었다.


“이익...”

“컥...컥..”

“네까짓 게 날 죽이겠다고? 고등학교 때 널 겁내서 피해 다녔는지 알아?

천만에!! 운동 때문이었어. 말썽이 일어나면 진학이 곤란해지니까 날리는 낙엽도 피해 다녔어. 알아?“

“컥...컥...컥...”


칠성은 또다시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 남은 마지막 단검을 꺼내 홍갑의 심장에 박아 넣었다.


“욱...”


홍갑은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아직 단검이 그대로 꽂혀 있었지만 뽑는 순간 피가 분출되어 즉사할 것 같았다.


“사, 살려줘...”


홍갑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져갔다.


홍갑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칠성은 목을 돌려보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고통에 신음하는 홍갑을 보면서 땅바닥에 떨어뜨린 단검을 주워 다시 허리춤에 찼다.


“휴... 좋아, 기회를 주지. 여기 1층에는 응급실이 있어. 그대로 가기만하면 살 수 있을 거야.

단, 3초안에 내려가야 해.“

“미, 미친.... 3초안에 어떻게 내려가란 말이야?”

“내가 도와주지. 하나...”


칠성은 홍갑의 허리와 다리를 움켜잡았다.


“하... 하지....마...”

“두울...”


손에 잔뜩 힘을 주고 준비를 했다.

“하지....마...헉, 헉...”


홍갑은 점점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나”


칠성은 순간적으로 있는 힘껏 다리를 들어 올리면서 옥상 아래로 홍갑을 밀쳤다.


“아아아아악.....”


홍갑은 비명을 지르며 옥상 아래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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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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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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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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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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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2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9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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