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개같은 꼴통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26,021
추천수 :
353
글자수 :
490,035

작성
22.07.31 18:00
조회
86
추천
2
글자
12쪽

87. 미친놈 위에 미친놈. 3

DUMMY

87. 미친놈 위에 미친놈. 3




필승이 앉은 자리는 과할정도로 통통한 몸매의 아줌마들 사이였다.

간신히 어깨를 접어 앉았지만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이때 한 아줌마가 필승에게 코를 킁킁대며 찰싹 달라붙었다.


“이게 무슨 냄새야?”


그러자 다른 아줌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필승에게 코를 들이밀며 킁킁댔다.


“냄새? 무슨 냄새?”

“왜 있잖아. 이성을 유혹한다는...”

“아하, 페로몬향수?”

“맞다. 맞다. 그거. 페로몬향수...”

“호호호, 봉사활동 하러 가는데 웬 향수?”

“깔깔깔, 봉사는 봉사지 뭐. 상대가 누군가가 문제겠지.”

“그러게? 누굴 자빠뜨릴려고 향수를 뿌렸을까? 호호호.”

“깔깔깔, 내가 보기엔 죽어도 넌 아냐.”

“흥! 내가 어때서? 껍데기만 이렇지 속살은 미끌미끌해. 완전히 게맛살 같아.”

“게맛살 좋아하시네. 몸뎅이가 울퉁불퉁한 것이 꼭 멍게, 해삼 같구만...”

“네가 봤어? 봤냐고?”

“그걸 꼭 봐야 아나? 척하면 척이지.”

“뭐야? 내가 벗어서 아니면 어떻게 할래?”

“좋아, 벗어. 만일 벗어서 아니면 나도 이 자리에서 빤스까지 벗는다.”


두 여자의 중간에 끼인 필승은 얼굴이 빨개졌다.


봉고차 안에서는 두 여자의 입담으로 웃음꽃이 폈지만 필승은 양옆에서 소릴 질러 대니 골이 흔들거렸다. 제발 빨리 목적지에 도착해서 이 지옥같은 자리에서 벗어날 길 바랬다.


봉고차는 덜컹대며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필승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속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토를 할 테니 차를 세우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이상한 개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쪽팔려 죽을 것 만 같았다.


얼마 후, 드디어 봉고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필승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풀숲으로 가서 구토를 해댔다.


“괜찮으세요?”


생각지도 못한 그녀가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필승은 기뻤다. 비록 더러운 토사물을 뱉어내고 있지만 그녀가 걱정하는 한마디에 속이 울렁거리는 것도, 깨질 듯한 두통도 말끔히 사라진 것 같았다.


“하하핫, 이정도야 뭐... 암튼 고마워요.”

“제가 괜히 오자고 했나 봐요?”

“무슨 소리... 여기 공기도 맑고 좋은데요?”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구토를 마친 필승은 마당에 자갈이 깔린 건물을 바라보았다.

건물 뒤로는 낮은 산들이 즐비해 있고 옆으로는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이때 말끔하게 생긴 남자가 걸어오며 악수를 청했다.


“네, 네...”


필승은 어떨 결에 몸을 굽혀 악수를 받았다.


“인사하세요. 원장님이세요.”


그녀가 필승을 원장이라는 남자에게 소개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필승이라고 합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저희 아이들이 몹시 기뻐할 겁니다.”

“하하하, 별 말씀을요. 당연히 시간을 내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선생님?”


필승은 호탕하게 웃으며 재희의 눈치를 살폈다. 재희는 시종일관 원장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필승은 그것이 못마땅하게 생각됐다.


“그럼요. 그런데 요사이 원장님이 왠지 모르게 상당히 젊어지신 것 같네요. 목소리도.”

“그런가요? 하하하”


그러고 보니 이런 일을 하는 사람치곤 너무 젊어보였다. 특이한 점은 오른쪽 귓바퀴가 촛농처럼 녹아내려 있었다.


또 인사를 마친 원장이 돌아설 때 바지춤에서 요상한 소리를 냈다.

익숙하면서도 요상한 그 소리...


“빠그닥...”


강력반 사무실로 돌아온 병연은 힘없이 의자에 털썩 앉았다.

다른 직원들은 신고자인 장민호를 수소문하러 우체국 일대를 나갔지만 사실은 한강변을 뒤져야 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허서장에게 말하게 되면 허위보고의 경위부터 설명이 길어지게 될 테니까...


그건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왜 흉기에 자신의 지문이 묻어 있는 걸까? 자신도 모르게 김칠성이 몰래 와서 지문을 찍어 갔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정신없이 한강변을 누볐다. 그렇다면 여태까지 손을 짚었던 수많은 카페, 식당, 선착장 중에 지문을 떠갔다는 말인데...


‘설마 김칠성이 오히려 날 미행?’


말도 안 돼...

하지만 왜? 누명을 씌우려고?


‘젠장...’


병연은 답답함에 머리를 감아쥐며 책상머리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때 허서장이 어깨로 문을 밀치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의 두 손에는 커피가 들려있었다.


“아니, 서장님?”


병연은 문소리에 시무룩한 얼굴을 들었다.


“이거 받아.”


허서장은 커피한잔을 건네주며 책상 귀퉁이에 걸터앉았다.


“내가 직접 탄 거야. 원두 두 스푼, 설탕 하나, 얼음 셋. 네 아버지 조반장이 이렇게 즐겨 마셨지.”

“서장님....”

“안다. 답답한 거... 너는 그 성형의사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확신이 필요하다.

내 개인적인 감정이나 견해로 일을 풀어나갈 수 없다. 어디까지나 공직사회니까. 그러니까...

알리바이를 댈 수 있는 증인이라도 대봐.”

“그건...”


병연은 자신이 주로 이용했던 편의점 직원의 얼굴을 떠올렸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 천 명을 상대하는 편의점 직원이 자신을 기억할리 만무하고,

설령 기억한다고해도 증인으로 나서지도 않을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괜한 송사에 휘말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제가 증인이에요.”


이때 느닷없이 사무실 입구에서 하나가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왔다.


“아니, 하나야....”


병연은 놀란 눈으로 하나를 처다 보았다.


“들어오는데 직원들이 수근 대는 소리를 들었어요. 병연이에게 알리바이가 되어줄 증인이 필요하다고요?”

“그래. 맞아.”


허서장이 약간 냉소적으로 말했다.


“제가 증인이에요. 그때 함께 있었으니까요.”

“네가 몇 시간 같이 있었다고 해도 증인이 될 수 없어. 추정 범행시간은 새벽이니까.”

“아뇨. 증인이 되고도 남죠. 같이 있었으니까. 밤새...”


하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뭐...라고? 밤...새?”

“네, 밤새...”


허서장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한편으로는 병연이 용의선상에서 완전히 제외되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건 그렇고... 어쩐 일이냐? 이 시간에?”

“아, 아빠가 집에 한번 오시래요.”

“청장님이? 왜?”

“모르겠어요. 그냥 식사한번 하시고 싶은 모양이에요.”

“그래? 암튼 알았다. 그런데 전화로 말하지 그랬어?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 없잖아?”

“호호호, 병연이도 보고 싶고 해서 겸사겸사...”

“아하, 하하하. 알겠다. 그럼 얘기들 나눠.”


허서장은 사무실을 나가면서 오래전 일선서의 서장으로 재직 할 때의 오청장을 떠올렸다.

그땐 허광덕 서장이 강력반 팀장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혈기왕성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취조 중이던 강간범을 마구 때려 장기를 망가뜨린 일이 있었다.


이후 강간범은 그 후유증으로 배변을 배에서 뚫은 호스로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고마운 인연, 그러니까 사고 현장에서 한눈에 반한 소방관 아내를 마당발이었던 허팀장이 연결해준 일을 잊지 않고 오서장은 적극적으로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다. 덕분에 가벼운 징계에서 그 일은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나 허서장은 소방관을 소개해 준 그 일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나도 일찍 오청장의 곁을 떠나 버렸기 때문이었다.


모른척할걸... 소개해주지 말걸...


허서장은 사무실을 나갔지만 병연의 입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하나가 방문했는데도 반기기는커녕 시무룩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런 병연에게 하나는 두 손으로 턱을 괴면서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귀여운 표정도 지으면서 마치 아무 말이나 해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미안해. 나 때문에 괜한 오해를 받게 해서...”


병연은 그녀의 손을 맞잡으며 입을 열었다.


“오해? 내가 입장이 난처해진 것으로 보여?”

“아...니야?”

“흥! 잘 들어. 난 네 여자야. 우리 둘이 밤새워 같이 있었다는 게 오해받을만한 일이야?”

“응? 하하하. 미안...”

“또... 이제 그 미안하단 말 그만해. 우리사이에 미안할 게 뭐있어?”

“알았어. 그리고 고마워.”

“고맙긴... 헌데 네 지문이 왜 그 흉기에 있었는지 정말 의문이야.”

“나도 그게 이해가 안 돼. 날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던 것 치곤 너무 허술해”


병연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놈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초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초 나쁜 짓을 하면은~」


로니, 아니 민호는 공항철도 전철을 타고 김포공항역으로 가고 있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노래에 흥이 났는지 긴 머리 휘날리며 몸을 흔들어댔다.

승객들은 모두 이상한 눈으로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지만 민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케케켁, 도대체 남자야? 여자야?”

“왜? 여자면 대시해 보게?”


그런데 하필이면 시시껄렁한 패거리가 앉아있는 자리 옆에서 춤을 추고 있으니 시비가 붙었다.


“어이! 거참... 착하게 좀 가지? 앙?”


패거리 중 반들반들하게 머리를 박박 깎은 한 사내가 못 참겠다는 듯 소리를 버럭 질렀다.

하지만 이어폰을 끼고 있던 민호가 들었을 리 없었다.

민호는 계속해서 흥얼거리며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대머리 사내의 발을 밟기도 했다.


“악!”


대머리 사내는 발을 밟고도 사과한마디 없이 계속해서 몸을 흔들어대는 민호가 같잖았다.

보아하니 체구도 자신에 비해 왜소하고 얼굴도 곱상하게 생긴 것이 겁 대가리를 상실한 것 같았다.


“하... 요것 봐라? 어이 형씨?”


사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민호의 어깨를 잡아 당겼다.


“뭐요?”


민호는 순박한 눈으로 이어폰을 귀에서 빼면서 말했다.


“나아~참. 말로 할 때 당장 사과해.”

“왜?”

“이게 미쳤나... 전철 안에서 정신 사납게 춤을 추지 않나? 남의 발을 밟지 않나? 휴~ 됐고, 빨리 사과해.”

“아 항~ 난 또 뭐라고... 사과 못하겠는데?”


민호는 별일 아니라는 듯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대머리는 충격을 먹은 얼굴이었다. 어딜 가더라도 먹어주는 험악한 인상 때문에 정중히 말만 하더라도 상대방은 오금이 저리는데 눈앞의 인간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무시하고 있지 않는가?


“으잉? 사과를 못해?”


자리에 앉아있는 패거리는 대머리가 쩔쩔매는 모습이 재미있는지 낄낄댔다.


“킥킥킥... 거꾸로 네가 대신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소릴 질러서 미안하다고. 키키킥...”


대머리는 쪽팔렸는지 얼굴이 달아올랐다.


“빨리 사과 안 해?”

“말했잖아. 못하겠다고...”

“이게 정말... 죽고 싶어? 앙?”


대머리가 다그치자 민호는 귀에다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그거... 내가 할 말 같은데? 정말로 죽고 싶지 않으면 자리에 앉지 그래?”


이 말을 들은 대머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주먹을 휘둘렀다.


“이 새끼가...”


그러나 민호는 재빨리 피하면서 커터칼을 꺼내 대머리의 뒤꿈치를 그었다.


“아아아악~”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대머리는 피 흘리는 발목을 부여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패거리는 흠칫 놀라며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커터칼을 든 민호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소름이 돋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운 좋은 줄 알아. 널 죽이기엔 내가 좀 바쁘거든?”


민호는 쓰러진 대머리에게 커터칼을 목에 대며 말했다. 이때 김포공항역에 곧 도착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러자 민호는 대머리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더니 출입문 앞에 섰다.

이윽고 전철이 정차하고 출입문이 열리자 민호는 대머리에게 윙크를 날리면서 내렸다.


‘으... 저 미친 새끼...’


대머리는 멀어져가는 민호의 뒷모습을 보며 증오의 눈길로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같은 꼴통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언제나, 항상 힘차게... 22.06.01 199 0 -
» 87. 미친놈 위에 미친놈. 3 +1 22.07.31 87 2 12쪽
86 86. 미친놈 위에 미친놈. 2 +1 22.07.30 70 2 12쪽
85 85. 미친놈 위에 미친놈. 1 22.07.29 69 1 12쪽
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9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0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3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3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8 2 12쪽
77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68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0 0 12쪽
75 75. 새로운 시작. 34 +2 22.07.19 82 2 11쪽
74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78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3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3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3 1 12쪽
69 69. 새로운 시작. 28 +2 22.07.13 92 2 12쪽
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8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9 2 12쪽
65 65. 새로운 시작. 24 22.07.09 95 1 12쪽
64 64. 새로운 시작. 23 +2 22.07.08 96 2 11쪽
63 63. 새로운 시작. 22 22.07.07 124 1 13쪽
62 62. 새로운 시작. 21 +2 22.07.06 117 2 12쪽
61 61. 새로운 시작. 20 22.07.05 125 1 13쪽
60 60. 새로운 시작. 19 22.07.04 115 1 12쪽
59 59. 새로운 시작. 18 +3 22.07.03 127 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