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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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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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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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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0,035

작성
22.07.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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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7. 새로운 시작. 36

DUMMY

77. 새로운 시작. 36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떠보니 요란한 사이렌소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방관, 허서장을 들것에 옮기고 있는 구급대, 자신에게 무어라 소리치고 있는 경찰관이 보였다.


“괜찮으십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병연은 잠시 동안이지만 몇 초 동안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곧 알게 되었다. 눈앞에서 허서장이 실려 가는 것을 보니 겁이 덜컥 났다.

병연은 자신에게 질문을 해대는 경찰을 밀치고 구급차로 달려갔다.


“서장님~ 서장님~”


병연은 구급차 내에서 의식을 잃고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허서장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허서장은 반응이 없었다.


“괜찮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이를 보고 있던 구급대원이 말했다.


“상태가 어떻습니까? 위독한가요?”

“가벼운 뇌진탕이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금방 깨어나시겠죠?”

“네, 현재는 바이탈 상태 양호합니다. 자세한건 병원에 가봐야 알겠지만...”


병연은 그때서야 김칠성에 대한 것이 생각났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구급차가 이송을 위해 인근병원으로 떠나고 병연은 놈이 죽었거나 쓰러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폭발이 일어난 장소에는 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여기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지 않았습니까?”


병연은 그곳을 조사하던 경찰에게 물었다.


“누구 말입니까?”

“폭발이 있었던 이 주변에 쓰러져 있는 남자가 없었습니까?”

“저희들이 도착했을 땐 아무도 없었습니다.”

“네에?”


이럴 수가...


폭발의 충격파가 아무리 허서장이 있었던 앞쪽을 향했다 하더라도 산소통 근처에 있었던 놈이 무사했을 리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이때 공장 밖에서 소란이 일었다.

누군가 순찰차를 탈취해 달아났다는 내용이었다.


‘놈이다’


병연은 사무실로 뛰어가 바닥에 있는 총을 집어 들었다.

탄창을 확인하니 단 한발.


‘상관없어.’


병연은 놈이 탈취한 순찰차가 어디로 향하는지 확인해서 전화를 달라고 경찰에게 부탁했다.


모든 순찰차에는 MDT라고 하는 차량정보단말기가 부착되어 있어서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놈이 어디로 가든 시야를 벗어날 수 없다.


병연은 공장 앞에 세워둔 차에 몸을 실었다.


오른쪽 팔이 욱신거렸다. 살갗이 벌겋다못해 거무죽죽하게 변해 있었다.

이때 부탁했던 경찰에게 전화가 왔다.


“형사님, 놈이 의왕시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탔다고 합니다.”

“의왕시오? 음... 혹시 그 고속도로의 분기점이 어디어디인지 아십니까?”

“잠시만요.... 경부고속도로로 합류하는 신갈분기점이 있고요... 그 밑에 오산분기점이 있군요.”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순찰차의 위치를 10분마다 문자로 보내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오산이라...’


놈은 필시 오산에 있는 최홍갑을 처리하러 내려간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거기서 잠복해 있는 최팀장님이 위험하다.


팀장님은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최팀장은 인근의 한 주택 옥상에서 쌍안경으로 녹색대문의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손으로는 빵과 우유를 번갈아 먹으면서 뒤늦은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


하루 종일 꼼짝도 않고 집안에서 나오지 않는 최홍갑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어젯밤 막걸리 두통을 사다가 들어간 후론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막무가내로 들어가서 안전하게 있는지 확인해봐야 하는지 갈등이 생겼다.


‘설마 자살은 아니겠지?’


함석지붕위에 꽂아놓은 태극기가 무심하게 펄럭거렸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확인해 봐야지.’


최팀장은 옥상을 내려와 녹색대문을 밀었다.


오래된 대문은 ‘끼이익’ 하고 소리를 냈다. 마치 망치로 나무에 박힌 대못을 뽑을 때 나는 소리처럼 들렸다.


“컹, 컹, 컹”


최팀장이 대문 안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개가 짖기 시작했다.

그래서 먹다 남은 빵조각을 녀석에게 던져주었더니 그걸 물고 개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멍청이’


최팀장은 신발을 신은 채 조심스럽게 마루에 올랐다.

안방의 여닫이문을 천천히 열었는데 최홍갑이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입에는 거품 같은 침을 흘리고 있었고 방바닥에는 약통과 알약 같은 것이 흩어져 있었다.

최팀장은 거인 같은 최홍갑의 몸을 흔들며 깨우려했다.

하지만 ‘우웅’ 거리는 신음소리만 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최팀장은 급히 약통을 확인했다.


‘수면제?’


한때 잘나가던 농구선수 ‘남산타워’ 최홍갑이 신변을 비관하여 자살을 기도했단 말인가?

당황한 최팀장은 즉시 119로 신고하여 최홍갑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선생님, 어떻습니까?”

최홍갑의 위세척을 끝낸 의사에게 물었다.


“별거 아니에요. 수면제 한 알 먹고 죽는 사람 봤습니까?”


최팀장은 기분이 야릇했다.


‘그럼 쇼를 한 건가?’


뭔가 농락당한 기분...


최팀장은 그가 수술했다는 무릎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손을 뻗어 수술흔적을 만져보았다. 봉합한 부위가 유난히 매끄러웠다.


“이것은...타투?‘


“이런...씨팔...”


최팀장은 갑자기 화가 났다. 이런 인간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었다.


“쫙!. 눈떠 새꺄!”


최팀장은 최홍갑의 따귀를 올려붙였다. 최홍갑은 그제서야 지그시 눈을 떴다.


“경찰이 사람패도 되는 거요?”

“왜 수면제는 처먹고 생쑈하고 지랄이야? 사람 가지고 노는 거야 뭐야?”

“남이야, 수면제를 먹든, 똥을 먹든 왜 참견인데?”

“너 같은 놈은 농구계에서 영원히 퇴출된 게 마땅해. 운동보다 사람 되는 걸 먼저 배워. 알겠어?”


이때 병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 조형사. 별일 없나?”

“말하자면 깁니다. 놈이 그쪽 오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서장님은?”

“잠시 병원에 있습니다. 자세한건 가서 말씀 드릴테니 최홍갑 신변부터 확보하십시오.”

“그건 걱정 마. 이놈도 병원에 누워 있으니까...”

“네? 무슨...”

“나도 자네가 오면 설명해 주겠네.”

“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순10호, 오산분기점에서 시내방향으로 직진 중」


때마침 놈의 위치를 알리는 문자가 도착했다. 병연은 최대한 속도를 높였다.


‘차라리 잘됐어. 최홍갑은 집보다 병원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할지도 몰라.’










경광등이 멈추면서 순찰차도 멈춰 섰다.

녹색대문은 열려져 있었고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칠성은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서 메스를 꺼내 들었다.


얼굴은 핏칠갑이 되어 있었고 자세히 보니 왼쪽 귓바퀴가 떨어져 나가 있었다.


“컹, 컹, 컹”


덩치 큰 개 한 마리가 소란스럽게 짖으며 쫓아오다가 칠성을 보자 갑자기 소름이 돋았는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더 크게 짖어댔다.


“조용햇”


칠성이 소리치자 개는 겁에 질린 얼굴로 개집 안으로 달아났다.


“깨갱...”


정면의 마루를 건너 문이 열려진 안방에 들어섰다.

엉망으로 된 이부자리, 흩어진 약통과 알약들...


‘어디로 갔는지 대충 알겠군...’


칠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순찰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

칠성은 경찰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잘 알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이대로 사라지는 것이 후일을 위해 더 낫지만 일을 끝내고 싶었다.


그리고... 배신의 아픔을 남겨준 무모중에게도 좋은 교훈을 남겨야 하기에...





「순10호, 오산역주변 주택가에 머물다가 번화가 방향으로 유턴」


병연은 오산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놈을 추적하기보다 곧장 최팀장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어차피 놈은 최홍갑을 노릴테니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최홍갑의 퇴원 문제로 병원 측과 옥신각신 하고 있었다.


말인즉,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바로 퇴원하라는 병원 측과 더 입원해 있고 싶다는 최홍갑의 실랑이가 있었다.


“팀장님, 저사람... 왜 그러는 겁니까?”

“낸들 아나? 여기가 더 편한 모양이지 뭐...”


최팀장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김칠성이가 올까봐,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해도 속으로는 겁이 났나봐. 그래서 생쇼도 하고 사람들이 많은 병원에 계속해서 있으려는 거지.”

“차라리 잘됐습니다. 집보단 여기가 안전할 테니까요. 저 거인이 여기 입원해 있는 동안 우리는 놈을 잡으러 가면 됩니다.”

“놈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잡으러 가?”

“놈은 안양에서 순찰차를 탈취해서 오산까지 왔습니다.”

“아하, 차량정보단말기? 그렇다면 문제없지. 현재 놈의 위치는 어딘가?”

“조금 전까지 주택가에서 번화가로 향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번화가?”

“주택가의 최홍갑 집에 들렸을 겁니다. 거기에 최홍갑이 없자 번화가로 차를 돌렸다는 이야기인데...”



「순10호, 번화가 백화점 지하 5층 주차장에 주차됨. 시동이 꺼진 상태. 더 이상 추적불가」


“보십시오. 놈의 위치가 확인됐습니다.”

“좋았어. 어서가세.”


병연은 병원 측에 경찰임을 밝히고 최홍갑을 오늘밤까지는 입원해있게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놈을 잡으러 서둘러 차를 몰았다.







시동 꺼진 순찰차 안에서 칠성은 곰곰이 생각했다.

평소 같으면 사이렌을 울리며 자신을 뒤 쫓았을텐데....


여기까지 오는데 이상하리만치 너무 조용했다.

그래서 일단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곧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백화점 지하주차장으로 왔다.


칠성은 운전대 옆에 있는 MDT단말기를 주목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는 듯이 이마를 움켜잡았다.


‘아뿔싸’


칠성은 단말기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늘 가지고 다니는 만능키로 다른 차의 문을 열었다.


‘흥! 병원에 숨어 있는 다고 내가 못 찾을 줄 알고?’


칠성은 시동을 걸고 유유히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대로변을 따라 얼마가지 않아 병원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훔친 차량이 고급차량이어서 그런지 병원 주차장을 들어설 때 안내원은 주차장이 만석이라며 직원 전용주차 공간으로 안내했다.


칠성은 차를 주차하고 운전석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문득 동작을 멈추었다.

다시 문을 닫고 룸미러로 자신의 몰골을 확인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


부어오른 한쪽 눈은 어찌할 수 없지만 얼굴을 뒤덮은 핏물이라도 대충 닦아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귀신을 본 표정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 댈 테니까...


칠성은 한쪽 소매를 뜯어 침을 뱉은 뒤 얼굴을 닦아냈다. 그러나 이미 말라붙어버린 핏자국을 말끔히 닦아내기란 불가능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입고 있는 옷도 문제였다. 마치 전쟁터에서 죽다 살아온 차림새였다.

칠성은 뒷좌석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말끔하게 세탁된 셔츠와 바지가 옷걸이에 걸려 있었다.


칠성은 옷을 갈아입고 난 뒤 메스와 단검 두 개를 챙겼다. 그리고 콘솔박스를 열어보았다.

거기엔 선글라스가 두 개 있었는데 그중 안경알이 크고 짙은 검정색 선글라스를 집어 들었다.


칠성은 곧장 병원 화장실로 향했다.


피로 물든 손을 씻어내고 얼굴도 깨끗하게 닦아냈다.


그런 뒤 선글라스로 부어오른 눈을 가렸다. 이어 직원 탈의실에 들러 의사가운을 걸치고 태연하게 2층 복도를 걸었다.


“빠그닥...”


칠성은 바지 주머니속의 호두알을 굴리면서 2층 내과센터 접수대에 있는 간호사에게 말을 걸었다.


“거기... 미인 선생님? 혹시 최홍갑이라는 환자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얼굴에 주근깨 박박 얽은 간호사는 선글라스를 낀 세련된 분위기의 의사가 미인이라고 칭찬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호호호,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잠시만요.”


간호사는 모니터를 살펴보다가 상냥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 환자 503호 1인실에 입원해 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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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놈이 살아있는 한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22.07.28 69 1 11쪽
83 83. 별도수사 그리고 추종자. 1 +1 22.07.27 70 2 12쪽
82 82. 새로운 시작. 41 +1 22.07.26 72 2 11쪽
81 81. 새로운 시작. 40 22.07.25 63 1 12쪽
80 80. 새로운 시작. 39 +1 22.07.24 74 2 11쪽
79 79. 새로운 시작. 38 +2 22.07.23 73 2 12쪽
78 78. 새로운 시작. 37 +2 22.07.22 68 2 12쪽
» 77. 새로운 시작. 36 22.07.21 69 1 12쪽
76 76. 새로운 시작. 35 +1 22.07.20 7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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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74. 새로운 시작. 33 22.07.18 78 1 12쪽
73 73. 새로운 시작. 32 +2 22.07.17 83 3 12쪽
72 72. 새로운 시작. 31 22.07.16 108 1 13쪽
71 71. 새로운 시작. 30 22.07.15 83 1 12쪽
70 70. 새로운 시작. 29 22.07.14 8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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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 새로운 시작. 27 22.07.12 88 1 14쪽
67 67. 새로운 시작. 26 +1 22.07.11 88 1 13쪽
66 66. 새로운 시작. 25 +2 22.07.10 9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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