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나는
시방
전화통 앞에서
소설을 뒤적이고 있습니다.
읽은 장을 읽고 또 읽어도
하나도 모르겠는,
너무도 쉽다던 B씨의 문장을......
고장났나? 하면서 괜히
전화통을 집어들고 귀를 기울이니
애앵~ 하는 소리만
악동의 장난소리 같이
울리고
나는 다시
소설에다 눈을 줍니다.
읽고 또 읽어도
도대체 한 줄도 이해할 수 없는
맛깔난 소설의 대명사 B씨의 소설에다......
당신도
나랑 똑 같이 이러고 계시겠지
그리 생각하니 저으기 마음이 놓여
전화통을 가만가만 어루만지다가
입술을 깨뭅니다.
끝까지 읽어야지,
지겹지만 읽어치워야지......
그래도
전화통은 여전히 벙어리입니다.
(내가 걸어볼까?
그리곤 당신이 받기도 전에 끊어버릴까?
그럼 난줄 알고 전화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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