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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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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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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01,981

작성
20.08.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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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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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제58화 : 결속

DUMMY

제 58화. 결속


철마는 쉬지 않고 달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똑같이 지하 철로였으나, 희아의 싱숭생숭한 마음은 계속 널을 타고 있었다.


삐이이이이이이익


길고 가는 경적소리가 철마의 천장 위로 울려 퍼졌다.

이제 곧 목적지 유카에 당도한다는 신호였다.


“모두 준비해주세요. 이제 곧 유카에 도착합니다.”


풀리는 복도를 다니며 방을 따로 쓰고 있는 일행들에게 큰 소리로 전달했다.

희아는 그 소리에 괜히 상의를 툭툭 턴 다음,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단전에 가지런히 양손을 모은 희아는 서서히 치우를 일으켰다.

치우의 기운이 부드럽게 복부를 돌기 시작하자, 마치 치우가 자신을 다독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희아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간단하게 치우 수련을 마무리한 희아는 기지개를 쭉 키고는 객실을 나섰다.


치이이이이익 치지직


철마는 불쾌한 마찰음을 가득 내며 제자리에 멈춰섰다.

일행들은 풀리의 인솔 하에 모두 철마에서 내렸다.

역시 과학의 도시 유카답게, 롬밸라카는 일행들의 방문을 알고 있었고, 내부순환철마가 일행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헬리윤님. 이건 내부순환철마라고 부릅니다. 넓은 유카를 돌아다니기에는 최고의 장치이죠. 오르시면 우리를 왕궁대전까지 이동시켜 줄 겁니다.”

“참 별세상이구나.”


셀 수 없이 많은 삶을 살아온 헬리윤도 유카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일행들이 모두 올라타자 풀리는 손뼉을 쳤고, 그 신호와 동시에 내부순환철마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법 빠른 속도로 움직인 내부순환철마는 어느덧 왕궁대전의 입구로 일행들을 인도했다.


- 손님들이 오셨습니다. 대전 입구를 개방합니다.


유카를 전체 통제하는 인공지능 슈리의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대전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리 넓지 않은 대전은 예전에 방문했을 때와 조금의 변화도 없었다.

다만, 일전에는 롬밸라카 혼자 있던 그 곳에 지금은 웬 여인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는 사소한 차이는 있었다.


“장사님······.”


희아는 그 자리에 있는 여인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달려가 와락 그녀에게 안겼다.

그녀는 추모 태박장사였다.

장사는 품에 안긴 희아를 꼭 껴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희아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듣지 않아도 능히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른 일행들과 롬밸라카도 그녀가 충분히 울 수 있도록 별다른 제제를 하지 않고 배려해주었다.

한참을 울던 희아는 조금 진정되자, 고개를 들고 장사를 바라보았다.


“자, 장사님....끅, 다친 덴, 끅, 없으세요?”

“오냐. 나는 괜찮다. 너는 어디 다친 데 없니?”

“네······. 흐끅. 흐끅, 근데······. 왕검님이······, 흐앙.”


왕검의 부고를 장사에게 전하려 하자, 희아는 다시금 울음이 터졌다.

이런 이야기를 겨레에 전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 아픈 것이다.

한 동안 일행은 측은한 감정을 가지고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


“그래, 결국 왕검님께서 영면에 드셨구나.”


장사는 예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은 희아의 울음이 멎자, 그제야 원탁에 둘러 앉아 서로의 정보를 나누고 있었다.


“알고 계셨어요?”

“그냥 예상했을 뿐이다. 왕검님께서는 내게 겨레를 이끌 임시 왕검직을 수행하라 명하셨다. 왕검님의 말씀은 전부 의미가 있는 말씀들이니, 괜히 그런 말씀을 하지는 않으셨을 거라 여겼다.”

“임시로는 안돼요. 저희는 지도자가 필요해요. 왕검님께서도 장사님을 인정하신 거니까, 다음 왕검의 자리에 오르세요.”


지금 고려는 위기의 상황이었고, 이럴 때 지도자의 부재는 절대 좋지 못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희아의 제안은 지극히 이성적인 제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사의 생각은 다른 듯 했다.


“물론 네 말이 틀리지 않다. 그러나 왕검이란 직위는 그저 지도자로써의 직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대한 환인과 우리 겨레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써의 역할도 중요한 것이기에, 그 임무를 부여받은 정통성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신령의 권속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지도자의 대행을 할 생각이다.”

“그래도······.”


희아는 말을 덧붙이고 싶었지만, 장사의 표정은 굳건했기에 더 이상 토를 달지 못했다.


“그럼 얼추 고려의 속사정에 대한 이야기는 끝난 것이니?”


원탁에 이어진 왕좌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한참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롬밸라카였다.


“네, 롬밸라카. 죄송해요, 우리 이야기만 해서.”

“괜찮단다. 어차피 내가 할 말은 거기 계신 태백장사님이 대신 해줄 것이란다.”


희아와 헬리윤은 동시에 장사를 쳐다봤다.

주위 표정을 보아하니 샤미안과 풀리는 장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 했다.


“헬리윤님께서도 계시니 존칭을 사용하겠습니다. 저와 롬밸라카 전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하나의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고맙군. 그래, 그래서 그 결과가 무언가?”

“이 곳 프리카를, 드워프가 관리하던 국가임을 세상에 공표하고, 저희와 하나의 연합체로써 새로운 집단을 만들 것입니다.”

“제이프 때문인가?”


장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제이프는 고려를 첫 번째 목표로 정벌했습니다. 이후 그들의 칼이 어디를 향할 지는, 불을 보듯 뻔 한 일입니다. 저희끼리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쇼블랑은 알고 있나?”

“엘프들에게도 이 내용을 전달했고, 함께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아마 빠른 시일 내에, 그들도 숲을 버리고 이 곳으로 이주해 올 겁니다.”

“호~ 그렇다면 용마대전에 참전했던 세 종족이, 일종의 연합 국가로써 대륙의 귀퉁이를 차지하겠단 이야기군?”

“그렇습니다. 거기다 우리의 뜻을 보여주고, 우리와 함께할 국가들과 동맹을 맺어 제이프를 먼저 칠 것입니다.”


헬리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들이 계속 자신들을 숨기고 세상과 단절했던 이유는 제이프의 마수에서 피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제이프의 마수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면 같은 집단끼리 힘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듯했다.

거기다, 최선의 방어는 바로 공격 아니겠는가?

이왕이면 그 원인이 되는 싹을 최대한 잘라내어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도모한다는 것이기에 나쁘지 않은 결론이었다.


“제이프를 잡는 동맹을 끌어내려면, 앞으로 생길 연합국의 힘이 얼마나 강대할 지도 보여주는 것이 좋겠군. 그러려면 드워프와 엘프는 차치하고라도, 고려의 모든 힘을 모을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내가 신검을 가져오마.”

“신검의 위치를 찾으셨습니까?”


헬리윤과 장사의 대화에 희아가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신검은 저희가 찾아서 위치를 보라매로 보고 드렸었는데요?”

“아, 미안하구나. 미처 말을 하지 못했다. 신검이 도난을 당했단다.”

“네? 신검을요? 아니 어떻게 그 위치를······?”


희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신검의 위치는 900년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이후 자신이 찾아냈으니, 그 때 함께 했던 일행들과 고려의 수뇌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지 못할 터였다.

그런데, 어떻게······?


“너희만 아는 것이 아니지. 제이프의 첩자가 있지 않았니?”

“아······. 루카······.”

“일단 나는 일어나마. 추가적으로 고민해 볼 것도 있고······. 신검을 가져올 수 있단 보장도 없으니 빠르게 움직여야겠어.”


헬리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헬리윤에게 인사를 했다.

헬리윤은 손을 한 번 들어보이고는 신경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신경에서 빛이 일어나더니 이내 헬리윤의 모습이 사라졌다.


“뭐 이야기는 얼추 끝났으니 우리도 자리에서 일어나자꾸나. 롬밸라카 전하, 고맙습니다. 샤미안 재상님, 고맙습니다. 풀리라고 했나요? 고맙군요.”


장사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괜찮답니다. 그럼 슈리야, 고려 지구로 향하는 철마를 준비해 주겠니?”

- 준비하겠습니다.


롬밸라카의 말에 슈리가 대답했다.

생소한 단어에 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고려 지구?”

“그래. 전하께서 키이만 산맥을 지리적으로 3등분 해주셨다. 유카에 가까운 지역은 드워프 지구로 명명하셨고, 그 가운데를 고려 지구라 하여 우리 겨레들을 모두 생존할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나머지 부분은 엘프들이 오면 거주하게 되겠지.”

“아! 정말 감사드려요, 롬밸라카.”


희아는 롬밸라카에게 정수리를 보이며 인사했다.

이후 그들은 철마를 타고 키이만의 가운데, 고려 지구로 향했고, 그날 밤 고려 지구에는, 한웅 왕검의 부고로 인해 울음소리가 3일이 지날 동안 멎지 않았다고 한다.


##


눈이 감길만큼 강한 빛이 일었다, 사그라지자 그 사이로 추레한 노인이 나타났다.

방금 유카의 대전에서 공간이동을 한 헬리윤이었다.

헬리윤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그 자리를 벗어났지만, 사실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다.


“루카, 이 놈은 분명히 제이프와의 결전에서 왕검님을 살해했다. 그렇다는 것은 이 녀석이 원래부터 제이프의 첩자였을 확률이 농후하지. 헌데······.”


이렇게 되면 루카로 하여금 신검의 위치가 제이프로 흘러들어갔을 확률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헬리윤이 십 수 년간 확인한 바, 이미 제이프는 마족과의 관계가 굉장히 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뜻은, 신검의 위치를 마족들이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마족들은 용마대전 당시 고려가 보여준 눈부신 무위에 삼신기가 주는 힘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겪어서 알고 있을 터, 신검의 위치를 알았으면 훔치든, 없애든 분명 무슨 수를 썼을 것이다.


“그런데 훔쳐낸 놈이 키란이란 말이지······. 허무의 삼각지대는 드래곤의 터전인데······.”


일반인들은 모두 모르는 내용이지만, 사실 베툰 마의 숲 가운데에 있는 허무의 삼각지대 중앙에는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탑이 하늘 높이 솟아있다.

얼마나 높은지 기어 올라가면 한 달을 꼬박 올라가도 꼭대기를 보지 못할 정도로 높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 바로 무한의 탑.

무한의 탑 꼭대기에는 어지간한 산보다도 거대한 엄청난 크기의 건축물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드래곤들이 기거하는 곳이었다.


“게다가 키란 그 놈이 보여준 모습은 드래곤의 생김새와 비슷했다. 마족과는 연관성이 없었어.”


당시 강철이와 함께 키란을 상대할 때 그가 보여준 모습은 흡사 드래곤과 인간을 섞어놓은 듯한 생김새였다.

그렇다면 키란 역시 드래곤 측의 서있는 자라는 것이 자명한 일일터.


“마족이 오랜 숙적인 드래곤에게 그 귀한 정보를 넘겨줬을 리는 없을 텐데······. 그렇다는 것은 둘 중 하나. 드래곤측이 마측에게서 갈취하였다. 그렇다면 이미 이 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투를 다시 진행 중이라고 봐야겠지. 제2차 용마대전인게야. 만약 그게 아니라면 드래곤측이나 마측에 서로의 첩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겠지.”


사실 이것 말고도 또 다른 가능성이 있지만 헬리윤은 그 가능성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일어날 리도 없는 일이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삼신기를 하나로 모아야하는 일이야. 무엇이든 간에 연합국이 힘을 가지고 있어야 좋은 결말을 이룰 수 있다. 불가살.”

- 오냐.

“재룡이 신검을 쉽게 내어주겠습니까?”

- 용이라는 짐승은 신에 가장 맞닿아 있는 그야말로 영물이다. 그만큼 확고한 신념과 정의의 선을 가지고 있지. 만약 재룡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면 절대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싸운다면 내가 재룡을 이길 수 있을 확률이 있습니까?”

- 그렇다면 나는 새로운 권속을 찾아야겠지.

“거, 좋은 답이 됐수다.”


헬리윤은 피식 웃고는 자리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다행히 프리카는 프란칠라와 가까웠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프란칠라의 수도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말

오늘도 덥네요,,,

가을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ㅠㅠㅠ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분들 감사드려요!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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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59화 : 해야 할 것들 +5 20.08.21 269 10 12쪽
» 제58화 : 결속 +7 20.08.20 28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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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제56화 :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다. +7 20.08.18 304 9 13쪽
77 제55화 : 사랑은 이루어진다. +7 20.08.14 314 9 12쪽
76 제54화 외전 : 창세신화 +7 20.08.13 327 9 15쪽
75 제54화 : 옛법 +6 20.08.12 304 8 11쪽
74 제53화 : 다시, 수련! +8 20.08.11 315 9 13쪽
73 제52화 : 숲을 찾은 헬리윤 +7 20.08.10 306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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