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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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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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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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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8
글자수 :
1,801,981

작성
20.07.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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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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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7쪽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2

DUMMY

비슷한 시기.

고려와 마찬가지로 생사결의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베툰 마의 숲.

최강자 둘과 하나의 영물이 벌이는 거대한 싸움은 마의 숲의 지형을 바꿔버릴 만큼 큰 피해를 야기했다.

하지만 고통에 신음하는 숲의 모습과는 달리 아직 그 셋은 전혀 상처 난 곳 없이 여전히 상대를 향해 살수를 뿌리고 있었다.


“야, 강철아. 내가 저 물귀신의 멱을 먼저 따버릴테니까, 그 동안 너는 땅귀신을 좀 막아줘라.”

- 그러지.


강철이의 동의가 떨어지자 헬리윤은 망설이지 않고 엘퀴네스를 향해 몸을 날렸다.

헬리윤의 손에서 막대한 마나가 방출되더니 마치 강철과도 같은 모습을 보였고, 거대한 강철의 일격은 엘퀴네스의 몸을 산산조각 냈다.

그러나 그런 헬리윤의 공격을 비웃기라도 하듯 흩어진 엘퀴네스의 조각들은 다시금 물줄기를 이루며 모여들었고 엘퀴네스의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다.


“헹, 그렇게 끝나면 재미없지. 미안한데, 니가 아니다!”


헬리윤은 공중에서 다시 발을 굴러 엘퀴네스를 무시한 채 정면으로 곧장 날아갔고, 그 곳에는 키란이 있었다.


“비형랑!”


헬리윤의 양팔에서 강철처럼 생긴 오러들이 팔방으로 쏘아졌고, 마치 흐느끼는듯한 기묘한 소리를 내며 키란을 노렸다.


으흐흐흐흐흑


“응? 이건 예상 못했는데?”


키란은 서둘러 가이아에게 손짓했다.

그에 응하듯 땅속에서 거대한 바윗덩이가 솟아올랐지만, 강철이가 머리를 들이밀어 가이아의 진로를 방해하는 바람에 가이아는 키란을 보호하지 못했다.


쩡!


그 덕에 헬리윤이 쏘아 보낸 줄기 중 하나가 정확하게 키란의 복부를 강타했고, 마치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숲을 울렸다.


“크악!”


온몸이 부서지는 통증에 공중에 떠있던 키란의 육체는 땅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헬리윤이 그런 찬스를 놓칠 리 없었다.


“만파식적!”


헬리윤은 양손을 든 채, 키란처럼 낙하했고, 키란보다 먼저 땅으로 떨어져 두 손을 땅에다 박아 넣었다.


삐이이이이이이익


그러자 날카로운 피리소리와 함께 마치 금속으로 된 듯한 수백 그루의 대나무들이 헬리윤의 주위로 피어올랐다.

그와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 키란은 그 대나무들에 의해 온몸이 난도질당할 듯 했다.


“되었다!”


까가가가가가가가강!


만파식적은 헬리윤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키란을 노리며 들어갔고 강한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쉽게 당해줄 키란이 아니었다.

갑자기 피어오른 불꽃이 키란을 감싸며 만파식적의 공격을 막아냈고, 키란은 이를 아득 갈았다.

헬리윤은 고개를 홱 돌려 강철이를 노려봤다.

현재 키란은 2기의 상급정령을 부리고 있는 중이었기에, 불의 정령을 소환했을 리는 없다.

그럼 여기서 불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강철이밖에 없기에 저 괴물이 키란을 구해줬다고 생각한 것이다.


“왜 갑자기 변덕이야, 이 자식아?!”


헬리윤의 노성이 억울하지만 강철이는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이아가 만들어낸 수많은 바윗덩이들이 그를 옭아매어 옴짝달싹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헬리윤이 다시 키란을 노려봤다.

직접 보니 강철이가 그랬다기엔 그의 상황이 좋지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무슨 조화를 부린 게냐?”

“직접 봐.”


키란을 휘감고 있는 불꽃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고, 이내 불길이 사그라졌다.

드러난 키란의 손에는 작은 단검이 들려있었고, 그 곳에서 불그스름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시, 신검?! 니가 어떻게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냐?”


고려의 삼신기는 오직 고려인의 피가 흐르는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자신도 부계가 고려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헬리윤이 알기로 자신의 혈통을 제외하고는 고려의 출가외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그게 중요해? 진짜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이게 왜 안 중요해, 이 자식아! 이게 안 중요하면 대체 뭐가 중요한 거냐?”

“내가 화났다는 거야.”

“뭐?”

“너희들 정말 죽는다고.”


키란은 품속에 신검을 다시 집어넣고 헬리윤을 노려봤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인간이 아닌 것이야?”


헬리윤은 의아한 듯 물어봤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을 바라보는 키란의 눈이 마치 도마뱀의 눈처럼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 인간이라면 인간이고, 아니라면 아니겠지. 근데, 중요한 건 아까도 말했지만 이런 게 아냐. 너희들이 죽을 거란 거지.”


키란의 모습은 점점 변해갔다.

찬란하게 맑은 은발은 어느새 더욱 길어졌고, 뽀얗고 하얀 살결에는 알 수 없는 비늘들이 돋아났다.


“이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야.”


키란은 길게 손톱이 돋아버린 자신의 손을 유심히 쳐다본 후 헬리윤을 바라봤다.

그와 눈이 마주친 헬리윤은 다시금 심장이 옥죄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헉, 너, 너! 설마······. 드래곤인거냐?”

“그것도 똑같아. 드래곤이라면 드래곤이고, 아니라면 아니지. 하지만 정말 온전한 드래곤이었다면 너희는 이미 한 줌 재가 되었을 거다.”

“온전한 드래곤?”


그럼 그 말은 자신은 온전치 않은 드래곤이란건가?

갑자기 생각이 많아진 헬리윤이었지만, 키란은 더 이상 두고 볼 생각이 없는 듯 했다.

키란은 헬리윤을 향해 손을 휘저었고, 헬리윤의 사지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끄악!”


끔찍한 냉기가 팔, 다리를 통해 전신에 퍼져가자 헬리윤은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정신을 놓아선 안 된다. 버텨라. 내가 도와주마.]

“부, 불가살······. 끄윽!”


헬리윤의 머릿속으로 탁한 음성이 들려오더니 강대한 기운이 헬리윤의 세포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신경에 깃든 신, 불가살의 권능 덕에 일순간의 위기를 모면한 헬리윤은 깊은 숨을 몰아셨다.

하지만 그 뿐, 얼어붙은 신체는 꼼짝 할 수 없었다.


“신경인가? 일단 넌 거기까지 하고 나중에 마저 처리해주지.”


키란은 바위에 짓눌린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강철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그냥 당하진 않겠다.


강철이는 아가리를 쩍 벌리고는 다시금 끓는 화염을 쏟아냈다.

어찌나 뜨거운지 강철이를 뒤덮고 있는 바위조차 녹아내렸고, 그 위력을 고스란히 담은 불길은 키란을 폭사해갔다.

그러나 키란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헬리윤에게 했던 것처럼 손을 한 번 휘저었다.


“마, 맙소사!”


이후에 생긴 일 때문에 헬리윤은 어찌나 놀랐는지, 눈이 빠질 뻔 했다.

강철이가 불길을 뿜는 그 모습 그대로 불길과 함께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

얼어붙은 강철이를 먼저 처리하기 위해 걸음을 떼던 키란은 불현 듯 제자리에서 서더니 머리를 긁적이고는 헬리윤을 보며 소리쳤다.


“하······. 어쩔 수 없네. 좀 더 빠르게 끝낼걸. 이봐, 헬리윤. 두 번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마. 그 땐, 정말 죽어. 그리고······. 자, 받아. 사실 다 썼거든. 그냥 놀아본 것뿐이야. 그럼, 안녕!”


키란은 갑자기 신검을 헬리윤 앞에 던져주고는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후드를 눌러 쓴 누군가가 나타났다.


“내가 조금 늦었군. 그래도 신검을 회수해서 다행이다.”


그는 강철이의 어미인 재룡이었다.

재룡은 움직이지 못하는 헬리윤과 강철이를 본 후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냉기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온 거요?!”

“볼 일이 있었다. 그래도 제 때 오지 않았나?”

“제 때는 얼어 죽을, 다 죽을 뻔했구만!”

“어차피 너는 안 죽는다. 그리고 신검 또한 회수했으니 잘 된 것 아니냐.”

“맞아, 신검!”


헬리윤은 다급하게 신검을 주워들어 신경에 가져다댔다.


우우우웅


두 신기는 서로 공명하기 시작했다.


“진짜 신검이 맞네? 이 자식이 갑자기 왜 돌려줬지? 분명 다 썼다고 이야기 했는데······. 어디에다 사용했단 걸까?”

“그것은 중요치 않다. 현재 신검이 여기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놓아라. 신검은 다시 내가 수호하겠다.”

“흠······. 우선, 알겠소. 받으시오.”


재룡은 신검을 받아들고 강철이 머리 위로 올라갔고, 그들은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


“일단 고려에 이 일을 알려야겠다. 나와라, 보라매야.”


톡톡


헬리윤은 보라매를 부르며 팔찌를 두드렸다.

하지만 기다려도 보라매는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지금 해 다 졌는데, 왜 안 되지? 야, 보라매야. 얼른 나오라니까?”


톡톡톡톡톡


“왜 안 되는 거야 이거? 혹, 고려에 일이 생겼나? 에잉!”


헬리윤은 다시금 몸을 날려 남쪽을 향했다.


##


“으악!”

“루안!”


루안은 팔뚝에 피를 쏟으며 비명을 질렀고, 희아는 다급하게 움직여 루안을 부축해 뒤로 몸을 날렸다.

루안은 분한 눈빛으로 콘웰을 쳐다봤다.

역시 콘웰은 마스터였다.

자신이 아무리 몇 배는 강해졌다 해도 도저히 상대가 되질 않았다.

그것을 알아본 희아가 가세하긴 했지만, 아주 조금 더 나아졌을 뿐 그의 쾌검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했다.


“너에게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기사. 주군의 명이 하달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명을 수행해내야 한다.”

“닥쳐! 이 개자식아!”

“덤비지 마라. 네가 계속 덤빈다면 나는 너의 목숨까지 빼앗아야 한다.”

“차라리 죽여! 이 씨발놈아! 으아아아악!”

“루안!”


루안은 미친 듯이 다시 달려들려고 했고, 희아는 가까스로 그런 루안을 다시 붙잡았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루카는 신시까지 밀려서 겨우 목숨만 연명하고 있었고, 타니아도 상황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이거 놔, 누이!”

“정신 차려! 난 너까지 잃을 수 없어!”

“저 새끼를 죽여야 돼!”

“이미 오라비를 잃었어! 절대 니가 죽는 꼴은 못 봐!”


희아가 눈물을 보이며 소리쳤지만 루안은 다시금 뛰쳐나가려 했다.

하지만 루안은 그 뜻을 달성하지 못한 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언제 왔는지 그의 뒤에는 왕검이 서 있었다.


“왕검님?”

“고생 많았습니다. 완연한 밤이 되었으니, 이제 내게 맡기세요.”

“네!”


희아는 다급하게 루안을 들쳐 매고 뒤를 돌았다가 기절할 뻔 했다.

신시까지 밀고 올라갔던 수천의 제이프 군이 몰살된 것이다.

루카와 타니아도 허망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고, 순식간에 수천의 목숨을 빼앗은 왕검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서 몸을 피해 휴식을 취하세요.”

“네? 아, 네!”


희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신시를 향해 움직였다.


“그대는 누구입니까?”

“나는 부족하나마 고려를 이끌고 있는 왕검, 한웅이라 합니다. 그대는 누구십니까?”

“나는 지엄하신 황제 폐하의 명을 수행하는 하수인, 기사 콘웰이라고 합니다. 나는 고려의 말살을 명받았습니다. 지금이라도 고려의 백성들을 신민으로써 받아줄 터이니 항복하고 제국을 향해 예를 갖추십시오.”


왕검의 무시무시한 능력을 직접 보았기 때문에 콘웰은 정중하게 그를 대했다.

하지만 말투만 그럴 뿐 담긴 내용은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아주 불손하군요. 위대한 환인의 자식들은 그 누구도 억압할 수 없습니다. 그대는 직접, 살아서 고려를 넘보는 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십시오.”


왕검은 다리를 벌리고는 팔을 늘어뜨렸다.

태껸의 시작을 알리는 동작 원품이었다.

그러고는 손발을 좌우로 흔들며 마치 나부끼듯 몸을 움직였다.

그림을 그리듯 부드러운 그의 모습은 한줄기 산들바람과도 같았지만 심상치 않음을 느낀 콘웰은 바로 검을 휘둘렀다.

그의 눈부신 검술 디묘는 눈을 깜빡일 찰나간의 시간에 바로 왕검의 목젖을 노리고 쏘아졌으나, 왕검의 손가락에 앞길을 막혔다.

극쾌를 자랑하는 그의 검술을 손가락 두 개로 우습게 낚아채 버린 것이다.


“다시 말합니다. 가만히 지켜보십시오.”


그의 목소리는 맑고 낭랑했으나, 담겨있는 기운은 매우 차가웠고,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왕검은 다리를 옆으로 틀어서 앞으로 살짝 차올렸다.


“이것은 태껸의 옛법. 곁차기라고 합니다.”


콘웰은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다.

자신의 검이 잡힌 것까지는 알겠는데, 자신을 두고 허공에다 발길질하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그 순간,


“끄아아아아악!”


천지를 흔드는 엄청난 비명들이 울려 퍼졌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진원지를 확인한 콘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의 우측 뒤에 있던 병사들 수백이, 온 몸이 피떡이 된 채 쓰러진 것이다.


“이게 무슨······.”

“아직 멀었습니다.”


왕검은 이번엔 허공을 할퀴는 시늉을 했다.

콘웰은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허공의 어둠속에서 거대한 손의 형상이 생기고 왕검과 똑같이 대지를 할퀴었다.

그 아래에 있던 제이프 군은 또다시 몰살당했다.


“헌데, 그 더러운 마족 놈은 보이지가 않는군요. 어디로 내뺐습니까?”


왕검은 그루퍼를 찾았다.


“그걸 어떻게?”

“보기와는 다르게 제법 좋은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신통력이라 부르는데, 마족 놈들 잡기에는 아주 좋은 힘이지요.”


##


켄퍼는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고려의 지도자가 900년전 용마대전에 참가한 강력한 전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가능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왕검은 콘웰을 붙잡고서 계속 살육을 자행했고, 제이프군은 어느 새 1만이 채 남지 않았다.

손길, 발길 한 번씩에 병사들 수백이 죽어가니 도저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저들이 무슨 짓을 해 놓은 것인지, 고려에 들어서고 부터는 마법이 사용되질 않았다.

지금 주위를 누르고 있는 이 기분 나쁜 어둠이, 마나의 이동을 방해하는 듯 했다.

그러고 나니 이제야 고려의 결계로 들어오기 전 그루퍼가 했던 말이 이해가 갔다.


‘이 근처에 내가 쓰기 좋은 시체가 묻혀 있다. 어차피 내가 가봐야 그를 뚫을 수 없으니 난 그 시체나 파러 가야겠어. 그리고 만약 그를 이기고 싶거든 기다렸다 날이 밝고 공격하던지, 진입하자마자 1시간 내로 고려를 박살낼지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그렇게 고려를 쓰러뜨리면 연락을 좀 다오. 나는 그 때 망한 고려를 보러 올 테니까.’


처음 말할 때는 ‘그’가 누구를 뜻하는지 몰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진군했는데, 이제 보니 저 왕검이라는 고려의 지도자를 말하는 듯 했다.


“재상님! 빨리 무슨 수를 쓰십시오!”


콘웰은 힘도 못 쓰고 잡혀있으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다.

사실 켄퍼는 마지막 한 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좋은 정보를 계속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 아끼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군이 몰살되는 것보다는 그 수를 쓰는 쪽이 나을 듯 했다.

생각을 마친 켄퍼는 사념을 일으켜 누군가를 불러냈고, 그가 사념에 응하자 모종의 신호를 보냈다.


##


“희아. 고려의 어른들은 모두 저렇게 강하시나요? 보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아요.”


타니아는 잠들어버린 루안을 꼭 안고서는 왕검의 학살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도 처음 봐요. 왕검님이 신시를 나오는 것 자체를 처음 봤으니까요.”

“이제 우리도 왕검님을 도와주자.”


루카는 소리치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루카, 잠깐만요! 여긴 왕검님께 맡기는 게 나아요!”


희아가 다급하게 불러 세웠지만, 루카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전선을 향해 달렸다.

바로 그 때, 희아의 머릿속으로 왕검의 음성이 들려왔다.


- 희 무사. 이제 저들이 몰려 들 겁니다. 그러니 발생하는 어떠한 일에도 절대 반응하지 말고 신시의 지하로 내려가십시오. 그리고 신시 지하 복도 맨 끝 벽면에 이것을 가져다 대십시오. 그러면 새로운 통로가 열릴 겁니다. 하지만 그 통로를 다시 닫으려면 안 쪽에서 약 30분 동안 장치를 가동시켜야 하니 꼭 바로 움직여야 합니다. 내 말 명심하십시오. 고려는 그대의 어깨에 달려있습니다.

“네? 와, 왕검님?”


왕검의 음성이 끝나자마자 희아의 손에서는 보랏빛 빛이 흐르더니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신령이었다.


“신령? 서, 설마?”

“꺅!”


희아의 생각이 정리가 되기 전에 타니아가 비명을 질렀다.

타니아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믿기지 않는 다는 듯한 눈으로 전면을 바라봤다.

희아도 그 눈길을 따라갔다가, 바로 루안을 들쳐 매고 신시 안으로 달렸다.


“빨리 따라와요, 타니아!”


고을 아래 전선에는 루카가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고, 그의 검은 누군가의 등을 꿰뚫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한웅 왕검이 검에 꿰인 채 편안한 표정으로 숨이 멎고 있었다.

자신의 자유를 겁박당한 채 천년이 가까운 세월을 고려와 동포들을 위해 살아왔던 한웅 왕검의 일대기는 오늘 고려와 함께 막을 내리게 됐다.


작가의말

오늘로써 7월이 끝이났네요 ^_^

이제 비도 그치고 날이 다시 무더워진다고 하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그 에너지로 더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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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58화 : 결속 +7 20.08.20 280 10 12쪽
79 제57화 : 겨레를 향해 +7 20.08.19 287 9 12쪽
78 제56화 :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다. +7 20.08.18 305 9 13쪽
77 제55화 : 사랑은 이루어진다. +7 20.08.14 314 9 12쪽
76 제54화 외전 : 창세신화 +7 20.08.13 327 9 15쪽
75 제54화 : 옛법 +6 20.08.12 305 8 11쪽
74 제53화 : 다시, 수련! +8 20.08.11 315 9 13쪽
73 제52화 : 숲을 찾은 헬리윤 +7 20.08.10 306 10 12쪽
72 제51화 : 다섯 번째 제단 +7 20.08.07 304 9 12쪽
71 제50화 : 상황파악 +7 20.08.06 306 9 10쪽
70 제49화 : 연금술의 제왕 +7 20.08.05 314 10 13쪽
69 제48화 : 종전의 기미 +7 20.08.04 328 9 12쪽
68 제47화 : 헤어지다. +7 20.08.03 329 9 13쪽
»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2 +7 20.07.31 334 11 17쪽
66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1 +7 20.07.30 343 10 11쪽
65 제45화 : 풍전등화 +9 20.07.29 338 12 16쪽
64 제44화 : 외로운 계곡 +5 20.07.28 358 10 13쪽
63 제43화 : 또다른 결전 +7 20.07.27 340 10 12쪽
62 제42화 : 챙샹 vs 다델, 2차전 +7 20.07.24 367 10 13쪽
61 제41화 : 게릴라 +6 20.07.23 392 10 13쪽
60 부록 : 설정집 - 대륙 지도 +4 20.07.22 447 6 1쪽
59 제40화 : 귀환 +5 20.07.22 364 10 13쪽
58 제39화 : 1차 방어전 +7 20.07.21 349 11 10쪽
57 제38화 : 수성전 +7 20.07.20 378 9 12쪽
56 제37화 : 지켜야 할 것 +7 20.07.17 340 10 12쪽
55 제36화 : 결단 +7 20.07.16 351 9 16쪽
54 제35화 : 배신자 +5 20.07.15 344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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