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조회수 :
90,707
추천수 :
2,968
글자수 :
1,801,981

작성
20.07.30 13:11
조회
342
추천
10
글자
11쪽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1

DUMMY

제 46화. 숲을 탈출하라!


“꺅!”


희아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몸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고, 너무 놀란 듯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하······. 뭐지, 악몽인가? 기억이 안 나네.”


희아는 악몽을 꾼 듯했으나, 왜인지 꿈의 내용이 기억나질 않았다.

창밖을 보니 서서히 어둠이 옅어지는 것이 다시 자기도 애매한 시간인 듯 했다.

불쾌한 감정을 떨치려 바람이라도 쐴까 생각한 희아는 방에 붙어있는 발코니로 걸어 나갔다.


“루안?”


너무 늦었다고도 할 수 있고, 너무 이르다고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지만, 루안은 잠들지 않고 희아보다 먼저 발코니에 서 있었다.


“누이. 벌써 일어났어?”

“응.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너는 안 자고 뭐해? 왕검님께서 몸 관리 잘하라고 하셨잖아.”

“나도 그래. 너무 불쾌한 꿈을 꿔서······. 그래서 나왔더니, 이주가 시작됐더라고.”

“그러네. 아, 저기 이씨 아저씨 간다. 부디 프리카까지 별 탈 없어야 할 텐데······.”


희아는 멀리 움직이는 이주 행렬을 보고는 걱정스레 말을 뱉었다.

루안은 별다른 대꾸 없이 굳은 얼굴로 계속 이주 행렬을 바라볼 뿐이었다.


“루안, 괜찮아?”

“누이.”

“응?”

“누이는 무슨 꿈 꿨어?”


갑자기 꿈을 묻는 루안이 의아했지만, 희아는 바른대로 이야기했다.


“사실, 기억은 안나. 악몽인건 분명한 것 같은데, 눈을 떴더니 생각이 안 나더라.”

“······.”


루안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루안, 왜 그래?”

“난 꿈이 생생해.”

“대체 무슨 꿈을 꿨기에 그러는 거야?”


루안은 눈을 감고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이었어.”

“뭐?”

“누군가가 있었는데, 정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어.”

“그게 무슨······?”

“말을 하더라. 곧 나랑 자신이 만날 수 있을 거래. 그러면서······.”


갑자기 루안은 말을 멈췄다.

고작 꿈을 이야기하면서도 너무 괴로워 보였기에 희아는 슬며시 루안의 손을 잡아주었다.


“말하기 힘들면 안 해도 돼, 루안.”

“아니. 누이는 알아야 해.”


그러고는 다시금 루안은 말을 멈췄다.

희아는 재촉하지 않고 루안을 기다려 주었다.

왜인지 몰라도 스스로 말하기에 너무 고통스러운 말인 듯 했다.


“하······. 누이, 그것이 말하기를 형아가 죽었대.”

“뭐?”

“외로운 계곡에서 죽었대.”

“그냥······. 꿈일 뿐이잖아.”


희아는 애써 루안의 말을 부정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그것이 사실일 거란 예감이 계속 머릿속을 강타했다.

기억이 나진 않지만, 자신이 꾸었을 그 악몽도 오라비에 대한 것이었음을 은연중에 깨달은 것이다.


“맞아, 그냥 꿈일 뿐이지. 그런데 이상하게 그 어두운 존재가 하는 말이 거짓 같지 않았어.”


루안의 손을 덮고 있는 희아의 손에서 큰 떨림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그 손은 루안의 어깨를 툭툭 쳤다.


“역시 우리 오라버니답다. 최고의 무사답게 고려를 지키기 위해, 동포들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거야. 그거면 된 거야.”

“누이······.”

“이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되는 거야. 그렇지, 루안? 오라버니에게 부끄럽지 않은 동생이 되자.”

“응, 절대 언니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겠어.”

“그래! 그거면 되는 거야!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 너도 조금이라도 더 쉬어.”


희아는 말을 맺고 다급하게 발코니를 벗어났다.

루안은 방으로 들어가는 희아의 눈에 많은 눈물이 맺혀있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동생인 자신 앞이기에 최대한 당차게 상황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희아 역시 이제 열일곱의 소녀였다.

상황을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희아의 뒷모습이 너무 가녀려서 안아주고 싶었지만, 가끔은 혼자서 마음을 다스리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일 것이다.


“안나에 이어 언니까지······.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루안의 차분함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피어오르는 분노는 더더욱 루안을 차갑게 만들었다.


##


신시 안 왕검의 집무실.

그 곳에는 모든 이주 업무를 마무리하고 보고를 하러 들어온 태백장사와 왕검이 독대하고 있었다.


“이로써 권희 무사와 루안 무사를 제외한 모든 동포들이 이주 행렬에 올랐습니다. 저 역시 보고를 드리고 바로 행렬의 후미에 합류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금강장사는 먼저 출발한 것이지요?”

“네. 가장 선발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드시에 먼저 당도해 동포들을 맞을 겁니다.”

“촉박하여 인사도 못 하고 보낸 것이 영 마음에 걸리는군요.”

“제가 잘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왕검은 믿음직스러운 태백장사의 말에 미소를 싱긋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태백장사의 어깨에 양 손을 올리고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정말 믿음직합니다. 고려 동포의 삶은 이제 장사님의 이 두 어깨에 달려있습니다. 이제 왕검의 대리로써 자신을 믿고 앞으로의 역경을 잘 헤쳐나가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리 하겠습니다.”

“환인의 가호가 삼족오를 통해 추모 왕검대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태백장사의 눈에는 결의가 가득했다.


##


꽝꽝꽝꽝꽝


천지를 흔드는 굉음이 연달아 들려오고 있다.

루안 일행은 신시 정문 앞에 서서 굳은 얼굴로 고을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을 아래쪽은 개울과 함께 결계의 입구가 펼쳐져 있는데, 지금 그 결계를 누군가가 엄청난 화력으로 부수려고 하고 있었다.

물론, 그 누군가는 제이프군일 터였다.


“결계가 못 버틸 것 같은데?”


루카가 불안한 듯 검을 뽑아들고 말했다.

나머지 일행들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당장 전투에 뛰어들 수 있는 준비를 했다.


“삼족오의 결계가 찢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하다니······. 참 마음이 아픕니다.”


뒤에서 갑자기 말소리가 들렸다.

주인공은 한웅 왕검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 시간이 밤이라는 것입니다. 신시 밖으로 나오는 것이 얼마만인지 가늠이 안 되는군요.”

“왕검님. 저희가 저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하하하, 루안 무사. 자신이 없습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여러분의 뒤에는 저 한웅이 있습니다.”


쨍!


그와 동시에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결계가 걷혔고, 결계의 입구가 있던 장소 뒤로 수만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도열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


결계가 사라지자 제이프군은 함성을 지르며 신시를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역시 가장 선두에는 새뮤린 기사단이 있었다.


“오는군요. 여러분들에게 삼족오의 가호가 있을 겁니다.”


짤랑짤랑


한웅의 말과 함께 신령이 울렸고, 루안 일행은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 이건?”

“제가 뭐라 했습니까? 이 한웅이를 믿으라 하지 않았습니까?”


왕검은 신비로운 미소를 지었고, 루안 일행은 힘을 주체하지 못해 앞으로 튀어나갔다.

100 대 40000 의 말도 안 되는 전투가 일어난 뒤 하루가 지나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전투가 시작되었다.


##


시야를 가리며 날아드는 세 개의 검격을 품을 밟으며 부드럽게 피해낸 루안은 정확히 세 번의 손날을 날렸다.


“크악!”


손날은 정확히 기사들의 목젖을 가격했고, 세 명의 기사들은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압도적인 강함.

지금 루안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는 새뮤린 기사단의 기사 셋을 동시에 상대하며 그들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래 루안의 실력이라면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겠지만, 지금 루안은 왕검이 내려준 삼족오의 가호가 함께 하기에 평소보다 몇 배의 강함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었다.


슉슉슉


“끄아아악!”


그것은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희아의 활이 불을 뿜을 때마다 꼭 한 명씩은 피를 뿜으며 쓰러졌고. 타니아의 주먹도, 루카의 검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상대를 착실히 죽여가고 있었다.


“상대는 고작 네 명이다. 미친 듯이 밀어붙여라. 언젠가 저들도 지친다!”


콘웰이 뒤에서 소리치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켄퍼의 강력한 마법 한 방이면, 저들을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지만, 아군과 뒤엉켜서 난전을 벌이고 있기에 오히려 아군의 피해가 더 클 것이었다.

그것을 아는 콘웰은 자신이 직접 저들을 뚫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콘웰!”


하지만 먼저 달려든 것은 루안이었다.

자신의 철천지원수, 안나의 목숨을 잔혹하게 빼앗은 그가 이제는 후의 목숨까지 앗은 채로 자신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지금 루안은 평소보다 몇 배나 강해진 상태.

지금이 아니면 원수를 갚을 수 있는 기회는 없을 지도 몰랐다.


“너는 모골린에서 본?”


콘웰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소년을 챠키즈와 싸울 때 본 기억이 있었다.

저 자는 대체 누구기에 자신에게 이리 큰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죽어라! 에크, 돌개질!”


후의 주특기였던 돌개질이 이제는 그의 동생인 루안의 다리에서 펼쳐졌다.

거력을 실은 루안의 다리에는 끓어오르는 치우가 가득 실렸고, 평소보다 몇 배는 고강해진 그의 치우는 비로소 루안의 다리에 형태로 맺히기 시작했다.


“이 어린 나이에 오러라······.”


콘웰은 감탄했다.

하지만 전투는 별개의 일.

돌면서 자신을 걷어차는 다리를 콘웰은 디묘의 빠른 검으로 쳐냄과 동시에 루안의 어깻죽지를 검 손잡이로 힘껏 찍었다.


“크윽.”


루안은 아찔한 고통에 어깨를 부여잡고 뒤로 물러났다.


“이 공격은 어제 만났던 고려의 무사가 사용했던 것과 같구나. 너는 그와 안면이 있는 것이냐?”

“역시 너였구나. 그는 나의 소중한 형님이시다.”

“그렇군. 그는 좋은 전사였다. 하지만 내 손에 죽음을 맞은 것은 아니다. 심심한 위로를 전하지.”

“당신이 이들을 이끌고 왔으니 당신의 손에 죽은 것과 다름없어. 그리고 비단 형뿐만이 아니다. 혹 8년 전 이 숲에서 목숨을 잃은 가여운 여인을 기억하나?”

“8년 전······?”


콘웰은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고는 무언가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게슴츠레한 눈으로 루안을 바라봤다.

자세히 보니 루안의 머리색은 은발을 중점으로 흑발이 사이사이 껴있는 모양새였다.

저렇게 찬란한 은발을 가지고 있던 혈통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맙소사. 설마 너는······?”

“나는 루안 폰 사일라 제 2왕자다. 그리고 바로 오늘, 나의 유모였던 안나와 나의 형이 되었던 권후를 대신해 너를 처단하겠다.”

루안의 눈은 핏대가 서서 시뻘겋게 변했고, 머릿속에는 오직 콘웰을 죽이겠단 생각밖에 남지 않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Another Korean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2 제60화 : 급변하는 정세 +6 20.08.24 274 10 14쪽
81 제59화 : 해야 할 것들 +5 20.08.21 269 10 12쪽
80 제58화 : 결속 +7 20.08.20 280 10 12쪽
79 제57화 : 겨레를 향해 +7 20.08.19 287 9 12쪽
78 제56화 :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다. +7 20.08.18 304 9 13쪽
77 제55화 : 사랑은 이루어진다. +7 20.08.14 314 9 12쪽
76 제54화 외전 : 창세신화 +7 20.08.13 327 9 15쪽
75 제54화 : 옛법 +6 20.08.12 305 8 11쪽
74 제53화 : 다시, 수련! +8 20.08.11 315 9 13쪽
73 제52화 : 숲을 찾은 헬리윤 +7 20.08.10 306 10 12쪽
72 제51화 : 다섯 번째 제단 +7 20.08.07 304 9 12쪽
71 제50화 : 상황파악 +7 20.08.06 306 9 10쪽
70 제49화 : 연금술의 제왕 +7 20.08.05 314 10 13쪽
69 제48화 : 종전의 기미 +7 20.08.04 328 9 12쪽
68 제47화 : 헤어지다. +7 20.08.03 328 9 13쪽
67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2 +7 20.07.31 333 11 17쪽
»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1 +7 20.07.30 343 10 11쪽
65 제45화 : 풍전등화 +9 20.07.29 338 12 16쪽
64 제44화 : 외로운 계곡 +5 20.07.28 358 10 13쪽
63 제43화 : 또다른 결전 +7 20.07.27 340 10 12쪽
62 제42화 : 챙샹 vs 다델, 2차전 +7 20.07.24 367 10 13쪽
61 제41화 : 게릴라 +6 20.07.23 392 10 13쪽
60 부록 : 설정집 - 대륙 지도 +4 20.07.22 447 6 1쪽
59 제40화 : 귀환 +5 20.07.22 364 10 13쪽
58 제39화 : 1차 방어전 +7 20.07.21 349 11 10쪽
57 제38화 : 수성전 +7 20.07.20 377 9 12쪽
56 제37화 : 지켜야 할 것 +7 20.07.17 340 10 12쪽
55 제36화 : 결단 +7 20.07.16 351 9 16쪽
54 제35화 : 배신자 +5 20.07.15 344 9 17쪽
53 제34화 : 쿠빌린을 찾아라! +7 20.07.14 358 8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