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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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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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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작성
20.07.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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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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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제43화 : 또다른 결전

DUMMY

제 43화. 또다른 결전


외로운 계곡 안 쪽으로 천막과 지푸라기를 엮어 만든 작은 초소들이 나왔고, 거기서 고려의 무사들은 각자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안쪽에 있는 초소의 천막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자 건강한 모습의 노영학 장사가 앉아있었다.


“장사님!”


루안은 훌쩍 뛰어가 장사를 끌어안았다.

숲을 벗어날 때 보았던 모습과 너무도 다르게 앉아 있는 천하장사의 모습은 루안으로 하여금 눈물을 머금게 했다.


“오냐오냐. 고생 많았구나.”

“장사님.”

“그래, 희아도 참으로 애썼다.”


어느새 희아도 다가와 장사의 품에 안겼다.

그들은 한동안 천하장사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긴 여정을 통해 쌓였던 심신의 피로와, 아버지와도 같은 천하장사의 회복된 건강은 아직 어린 루안과 희아에게 복합적인 감동의 벅참을 불러왔고, 그것을 아는 일행들은 그들이 마음의 회포를 푸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


“우리 아이들을 잘 보살펴 주셨다지요? 참으로 감사말씀 드립니다.”


천하장사는 루카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자신보다 훨씬 높아 보이는 연배의 장사가 그렇게 나오자 루카는 당황하며 손사래 쳤다.


“아휴, 아닙니다. 이 친구들이 워낙 스스로 잘 해나갔어요. 저도 덕분에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천하장사는 한 번 더 고개를 숙였고, 루카도 다급하게 맞절했다.

천하장사는 이후 타니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숙녀분께서도 아이들과 동행을 해주셨습니까?”

“네, 전 타니아라고 해요. 인사드릴게요.”

“반갑습니다.”


타니아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그리고 전, 읍!”

“하하하, 장사님 이제 앞으로의 일을 의논해요!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아요!”


타니아가 또 무언가를 덧붙이려 하자, 뭐라 그럴지 예상이 된 루안은 다급하게 타니아의 말을 틀어막았다.

아직까지 천하장사에게 그런 말을 하기가 여간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 그러자꾸나. 웃으며 너희를 맞았지만 상황이 다급하긴 하구나.”

“네, 장사님. 우선 먼저 말씀드릴게 있어요. 저희가 숲의 초입에서 대규모 공간이동이 진행된 마나의 흔적을 느꼈습니다. 당장 외로운 계곡까지 하루 이틀이면 도착 할 수 있을 거예요.”


희아의 보고를 들은 천하장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낭패로구나. 고을에서 피난을 진행하려면 시간이 더욱 걸릴 터인데, 벌써 지근거리에 닿았단 말인가?”

“네, 그러니 우리 모두 이 곳에서 필사의 각오로 싸워야 해요!”


루안이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하지만 천하장사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오냐, 기운이 당찬 것은 보기 좋구나. 허나 너희는 고을로 가야 한다. 이 곳의 결사는 이미 모두 꾸려졌다. 너희는 고을의 동포들을 피난시키는 데 힘을 보태다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장사님. 저희도 고려의 무사에요! 장사님을 두고 뒤로 빠질 순 없어요.”

“허허허, 고려에 장사가 나 하나뿐이더냐? 그리고 고을에도 무사들은 필요하다. 게다가 너희같이 젊은 무사들은 더더욱 고려의 미래를 위해 생존에 무게를 실어야만 한다. 또한 너희와 함께 온 손님들은 너희가 여기 있다면 함께 남을 터인데. 어찌 고려를 찾아온 손님들을 사지로 몰 수 있단 말이냐? 우리는 그러한 파렴치한이 되지는 못하는 민족이다.”


루안이 타니아와 루카를 돌아봤다.

천하장사의 말대로 이들까지 사지로 몰수는 없는 법이다.

루안이 조금 누그러든 듯하자, 천하장사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어허허허, 사실 제일 두려운 것은 후야의 등쌀이란다. 너희를 여기 남겨둔다 하면 고것이 날 잡아먹으려 들게다. 왜인지 요즘 나를 대하는 것이 예전과는 조금 다르긴 하다만······. 이러한 일을 참고 넘어갈 턱이 없지, 암. 허허허.”

“그럼 저흰 고을로 이동하면 될까요?”


희아는 천하장사의 결정에 토를 달지 않고 바로 행선지를 물었다.


“그래, 그리 하자꾸나. 우리도 어느 정도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된다면 지체 없이 몸을 피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왕검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거라.”

“장사님······.”


루안과 희아는 한 번 더, 천하장사를 꼭 안았다.


“오냐. 꼭 살아 만나자꾸나.”


##


반갑지만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일행은 천막을 나왔다.

천막 밖에는 후가 팔짱을 끼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라버니, 왜 안 들어왔어?”

“맞아, 언니, 장사님께 무슨 죄진 거 있어? 요즘 예전 같지 않다고 하시던데?”

“그러시더냐? 하하, 글쎄다. 뭐, 자세한 건 되었고, 너희는 어서 고을로 향하도록 해라.”


후는 빠르게 말을 돌렸다.


“오라버니도 결사에 남는 거지?”

“그래. 너희를 지켜내기 위한 이 오라비의 책임감이란다.”

“하······. 속이 답답해지네. 언니, 몸조심해. 나중에 프리카에서 만나. 꼭.”


루안은 천하장사에게 그랬듯 후에게도 따뜻한 포옹을 했고, 그 뒤로 희아도 마찬가지 안겨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루카와 타니아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했다.


##


외로운 계곡에 마련된 고려 무사들의 초소들을 뒤로하고 루안 일행들은 다시금 달리고 있었다.

초소에서도 쉬지 못하고 강행군으로 달리기에, 피로가 쌓일 대로 쌓였지만, 조금이라도 빠르게 고을의 동포들을 피난시키는 것이 천하장사와 후를 비롯한 무사들을 살리는 길인 것을 잘 알고 있다 보니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외로운 계곡부터 고을까지는 딱 하루거리.

아마 루안 일행이 고을에 닿을 때쯤이면 외로운 계곡에서는 죽음과 죽음이 맞붙는 전투가 벌어질지 모를 일이었다.


##


베툰 마의 숲을 종횡무진 누비던 헬리윤은 드디어 마의 숲 중앙에 존재하는 허무의 삼각지대 근처에 다다랐다.


“에잉, 아주 그냥 나 쳐들어왔으니 어서 보러 오시오~ 하고 있구만. 쯧쯧.”


헬리윤은 혀를 찼다.

아닌 게 아니라, 캐내딘 복판에서 만났던 그 불타고 있는 거대한 뿔 달린 뱀이, 그 큰 몸을 발딱 일으켜서는 삼각지대쪽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거대한 지, 큰 키의 빼곡한 나무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으로 공중을 향해 치고 올라와 있어 몇 킬로미터 밖에서도 모습이 보일 판이었다.


“어이! 뱀! 내 말 들리나? 그녀는 어디 가고 너 혼자 있냐?”


헬리윤은 그것 앞에 서서 위를 향해 힘껏 소리쳤다.


- 그렇게 소리치지 않아도 잘 들린다, 인간. 그리고 난 뱀이 아니다. 강철이라고 불러라.

“강철이? 그래, 알았다. 그래서 너희 대장님은 어디 가셨냐?”

- 위대한 재룡께서는 이 곳에서의 일을 내게 일임하시고 다른 곳으로 향하셨다. 사실 나 혼자서는 그를 맞아 싸우기 힘들 수 있으나, 재룡께서 네게 큰 기대를 하고 계신 듯하다.

“재룡? 너희들끼리는 그렇게 부르는 가 보군. 그래, 뭐 알았다. 근데 너 정말 강하냐? 키란은 나 혼자 상대하기 벅차긴 한데······. 니가 적당히 받쳐만 주면 승산이 없진 않을 거야.”


머릿속으로 말소리만을 전하던 강철이는 헬리윤의 말에 그제야 고개를 아래로 향해 헬리윤을 바라보았다.


- 적당히 받쳐주면 승산이 있다? 너는 아직 그를 잘 모르는구나. 그를 죽이는 것은 우리 둘이선 불가능하다. 그를 쓰러뜨리고 신검을 돌려받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는 일. 그조차도 우리 둘은 생사결의 힘을 사용해야 가능할 것이다.

“키란의 정령술이 그렇게도 강하단 말이냐?”

“내가 제법 강하긴 하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헬리윤은 고개를 홱 돌렸다.

그 곳에는 반짝이는 은발을 가지고 웬만한 미녀들조차 쳐다 못 볼 정도의 미모를 자랑하는 아리따운 남성이 공중에 떠 있었다.


“키란.”


헬리윤은 상당히 놀란 상태였다.

상대 역시, 글로리아 마스터이긴 하지만 자신이 전혀 기척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헬리윤, 또 보네? 잘 지냈지?”

“그래, 키란. 오랜만이다. 넌 그 오랜 시간 동안 변한 것이 전혀 없구나. 여전히 아름다워.”

“큭큭, 고마워. 근데 너랑 본 지 그렇게 오래 되었나? 잘 모르겠네. 근데 어쩌다가 이 멍청해 보이는 거랑 같이 여길 찾아 온 거야?”

- 위대한 재룡께 너의 정체를 들었다. 그리고 강대한 힘을 사사받았다. 지금이라도 신물을 돌려준다면, 나는 너의 죄를 묻지 않고 조용히 돌아가도록 하겠다.


강철이의 말은 제법 위협적이었으나 키란은 콧방귀만 뀔 뿐이었다.


“헹, 내 정체를 알았다면서? 근데 뭐가 어쩌고 어째? 아주 건방지네 이거? 이봐, 헬리윤. 너도 이거랑 같은 생각이야?”

“말을 계속 들어보니, 니가 그냥 인간은 아닌 것 같아 불안하긴 한데······. 뭐, 일단은 이 친구랑 의견은 같다. 어지간하면 돌려주는 게 어때? 어차피 고려인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물건이야.”

“아······. 굉장히 짜증나네. 감히 이 버러지 같은 것들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키란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낮게 중얼댔다.

그러고는 한숨을 푹 쉬고는 천천히 물었다.


“하······. 너희 죽고 싶어?”

“헉!”


순간 헬리윤은 자기도 모르게 정신을 잃고 무릎을 꿇을 뻔 했다.

키란의 말소리가 들리자 엄청난 공포심과 함께 심장을 옥죄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겨우 정신을 추스르고 버텨낸 헬리윤은 경악에 찬 눈으로 키란을 바라봤다.


“와, 이 괴물은 그렇다 치고, 헬리윤 너 정말 대단하구나? 그걸 견디는 인간이 존재하다니. 글로리아 마스터라······. 뭐 허명이지만 나와 같은 이름값을 가진 인간답다. 인정이야, 인정.”

- 장난은 거기까지다. 신물을 돌려다오.

“뭐라는 거야? 내가 얌전히 돌려줄 거면 거기까지 가서 왜 갖고 왔겠냐? 됐어, 이제 그만 죽어라. 엘퀴네스, 가이아.”


키란의 부름에 물의 상급정령 엘퀴네스와 땅의 상급정령 가이아가 동시에 소환되었다.

헬리윤은 이를 악물었다.

상급정령 2기를 무슨 동네 친구 부르듯이 불러내는 키란의 능력에 소름이 돋았지만, 마냥 앉아서 쥐어 타질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좋아, 가보자! 강철아! 어차피 나는 불사야! 안 죽어!”


강철이는 대답 없이 거대한 아가리를 쩍 벌리고는 눈을 빛냈다.

그러자 끔찍한 열기를 동반한 불꽃이 키란을 향해 쏘아졌다.

주위 나무들은 닿지 않았음에도 타들어갈만큼 강력한 불꽃이 매서운 속도로 키란을 향해 날아갔고 당장이라도 키란을 녹여버릴 것 같았다.

바로 그때, 키란과 불꽃 사이로 화려한 드레스로 치장한 여성이 끼어들었다.


[레비아탄.]


여성은 엘퀴네스였고, 그녀의 말소리와 함께 거대한 물줄기가 모여 벼락처럼 강철이의 불꽃을 향해 날아갔다.


포와아아아아악


불과 물이 공중에서 부딪히며 내는 소리는 거대한 폭포 앞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고, 일대는 마치 안개가 낀 듯 수증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헬리윤은 후끈한 열기의 수증기들을 뚫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강철이의 머리 위에 자리했다.


“강철이야. 어디 죽을 둥 살 둥 해보자. 내가 공격하면 니가 엄호해주고, 니가 공격하면 내가 엄호해주고. 알았지?”

- 가라, 인간.


헬리윤은 방금 전에 느꼈던 거대한 두려움을 애써 마음속에서 지워내고, 다시금 발을 굴러 곧장 키란에게로 날아갔다.

이렇게, 모골린에 이어 대륙의 북쪽 미지의 장소에서도 또 다른 결전이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_^

‘언니’라는 단어는 순우리말로, 나이많은 동성의 형제 자매를

호칭하는 단어입니다.

즉, 남성과 여성 상관없이 나이많은 형제를 모두 지칭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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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월요병 탈출 파이팅!

선작, 추천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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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59화 : 해야 할 것들 +5 20.08.21 269 10 12쪽
80 제58화 : 결속 +7 20.08.20 28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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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제56화 :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다. +7 20.08.18 305 9 13쪽
77 제55화 : 사랑은 이루어진다. +7 20.08.14 314 9 12쪽
76 제54화 외전 : 창세신화 +7 20.08.13 327 9 15쪽
75 제54화 : 옛법 +6 20.08.12 305 8 11쪽
74 제53화 : 다시, 수련! +8 20.08.11 315 9 13쪽
73 제52화 : 숲을 찾은 헬리윤 +7 20.08.10 307 10 12쪽
72 제51화 : 다섯 번째 제단 +7 20.08.07 304 9 12쪽
71 제50화 : 상황파악 +7 20.08.06 306 9 10쪽
70 제49화 : 연금술의 제왕 +7 20.08.05 314 10 13쪽
69 제48화 : 종전의 기미 +7 20.08.04 329 9 12쪽
68 제47화 : 헤어지다. +7 20.08.03 329 9 13쪽
67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2 +7 20.07.31 334 11 17쪽
66 제46화 : 숲을 탈출하라! - 1 +7 20.07.30 343 10 11쪽
65 제45화 : 풍전등화 +9 20.07.29 338 12 16쪽
64 제44화 : 외로운 계곡 +5 20.07.28 358 10 13쪽
» 제43화 : 또다른 결전 +7 20.07.27 341 10 12쪽
62 제42화 : 챙샹 vs 다델, 2차전 +7 20.07.24 367 10 13쪽
61 제41화 : 게릴라 +6 20.07.23 392 10 13쪽
60 부록 : 설정집 - 대륙 지도 +4 20.07.22 447 6 1쪽
59 제40화 : 귀환 +5 20.07.22 364 10 13쪽
58 제39화 : 1차 방어전 +7 20.07.21 349 11 10쪽
57 제38화 : 수성전 +7 20.07.20 378 9 12쪽
56 제37화 : 지켜야 할 것 +7 20.07.17 340 10 12쪽
55 제36화 : 결단 +7 20.07.16 351 9 16쪽
54 제35화 : 배신자 +5 20.07.15 344 9 17쪽
53 제34화 : 쿠빌린을 찾아라! +7 20.07.14 358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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