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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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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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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83,659

작성
24.03.2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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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05. 영원히 따르겠습니다

DUMMY





“ 별자리가 심상치 않아. “

아디나의 말에 앨리스가 반사적으로 얼굴을 찌푸린다.

“ 왜 그래? “

먼 과거..

우주로 나갈만한 기술력이 없어 지구에서 우주를 바라보고 있던 그때.

춘향이 매번 별자리를 보며 팔크리아 페인레리트가 올 것 같다며 호들갑 떨 때마다 했던 말이기에 자기도 모르게 찌푸린 것이다.

물론 이런 설명을 앨리스가 할 수 있나?

귀찮다.

“ ...아니야. “

뭐.. 앨리스가 이렇게 말하는데 더 말할 아이도 아니고..

물론 아까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해주는 바람에 당황했었기에 더더욱 여기서 말을 길게 하게끔 하고 싶지 않았다.

“ 으음.. 아무튼.. 저기 조금 많은 별이.. 그러니까 우리 애들이 뭉쳐있는 느낌이거든. 저런 식으로 배치를 해두지는 않았는데.. “

앨리스는 아디나가 말하는 방향을 바라보았지만.. 별다를 건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아마 앨리스가 감지할 수 없는 영역인가보다.

“ ..전투 중은 아니야? “

“ 응.. 주위에 마나 폭발 같은 현상은 없네. 대기 중인 건 확실한데.. 왜 저렇게 배치했지..? “

한참 레베른이 공격해오는 이때 한곳에 몰려서 대기하고 있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니다.

우주는 굉장히 넓기에 피렌이나 라라케니아가 실수한 걸까? 싶었지만 앨리스는 절대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분명.. 무슨 사고가 있던 거겠지.

“ 가보자. “






“ ...이게 무슨 난리람... “

한 여자가 자신의 푸른 손을 들어 머리를 짚는다.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은 소형 길드에게는 굉장히 난감한 느낌이랄까.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델 큰 길드가..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당한 채로 물러났다니..

“ 치료 약이 부족해... 어떻게 하지..? “

에테르에 당한 상처.

그 상처를 중화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약을 써야만 하는데 하필 그런 약은 소형 길드에게는 없었다.

델 큰 길드의 우주선에는 준비되어있기는 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다양하게 부상을 당하다 보니 약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살던 행성이 다르지 않은가.

문화가 다르지 않은가.

기술이 다르지 않은가.

이 소형 길드 여러 곳에서 지키고 있던 이 구역에서는 그런 특이한 치료 약을 사용할 줄 아는 인원이 없어서 부상당한 델 큰 길드에게서 배우는 시간까지도 가져야만 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고...

여전히 부상으로 의식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

“ 으으.. 다른 길드는 언제 오는 거야...?! “

“ 이게 다 무슨 일이야? “

그때.

구세주처럼 머리 위에서 별자리가.. 아니... 신의 대리인이 당황하며 우주선으로 뛰어 들어왔다.

“ 헉. “

“ ..이 아이는 이대로 굳은 건가.. “

아디나가 안타깝게 바라보자 앨리스가 급하게 아디나의 손을 붙잡는다.

“ ..그냥.. 응. “

“ 응? “

“ 시.. 시시.. 시.. 시시시시.. 신의.. 대리인님..?! “

“ 어 뭐야. 굳은 게 아니었네? 미안해. 오해했어. “

요즘은 네이렌과 함께 지내면서 아디나와 같은 형태의 인종만 봐오다 보니 이런 푸른 피부는 오랜만에 봤던지라 순간 착각했다.

깊게 사과하는 것이 맞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런 것이 아니니까.

“ 혹시 지금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게 있을까? “

처음 본다.

신의 대리인 신의 대리인 이름만 소문으로 들어봤지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마치 색이라는 것이 없는 듯이 새하얀 사람.

그 새하얀 피부가 은은한 빛을 내는 것처럼 아름다운 사람.

그런 예쁜 사람이 자신을 보고 말한다.

“ ... “

“ ...있을까? “

“ ...네?!?! “

“ ...앨리스. 이 사람도 부탁할게 어디 아픈 것 같은데.. “

음..

전혀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아마 매우 크게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뭐.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우주는 넓고 신의 대리인은 한 명이다.

평생을 살면서 신의 대리인이라는 존재조차도 모르고 죽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엄청난 인물이 지금 눈앞에서 신비로운 모습으로 말을 하고 있으니 당황할 수도 있겠지.

앨리스는 익숙하지만 말이다.

“ ..괜찮아. “

“ 그그그그그그그...!! 데데데데데 델 큰 길드가..! 고.. 고고.. 공격당해서..!! 부.. 부상 당한.. 사사. 사람들이.. 여기에..!! 여기여기!! 여기부터..!! 저기까지!! “

말을 과하게 더듬어서 무슨 말인지 자세히 파악하기는 힘들었지만, 주변 상황과 더불어 볼 때 델 큰 길드가 여기까지 밀려났다는 것처럼 들렸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을 보면.. 전투 자체는 승리했다고 보면 되려나.

“ 더 죽기 전에 가자. “

“ 아 그래. 앨리스.. 경상은 내버려 둬도 돼. 내가 할 수 있으니까. “

뭐... 죽은 사람을 살리거나 잘려나간 신체를 만들어나가는 정도는 불가능하지만 가볍게 파인 상처 같은 경우에는 아르카나를 통해서도 가능하니 앨리스의 부담이 미세하게나마 줄어들 것이다.

그런 배려를 눈치챈 앨리스는 예쁘게 웃으며 쓰러져 있는 시체더미를 향해 걸어 나갔다.




“ ...나.. 살아난 건가...? “

“ 너.. 너.. 너가 왜 내 옆에..? 분명.. 그때 머리가 날아가 죽... 었는데..? “

시체더미에서 한두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 상황을 살핀다.

이해할 수 없다.

이곳이 사후 세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새로운 차원의 우주에서 동일한 자신이 되어버린 거라고 믿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앞에 아름다운 여인. 앨리스가 미소지으며 다가간다.

부활한 사람들은 앨리스를 마주 보고.

그 옆의 아디나를 보고 눈치챘다.

자신은 살아난 것이라고.

최초의 신의 이름으로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 오오...! 신의 대리인님..!!! “

“ 아~ 그.. 저기.. 그 어 나 맞긴 한데... “

살아나자마자 곧바로 시체 위에서 엎드려 아디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델 큰 길드의 길드원들.

안타깝게도.. 그들은 방해다.

“ 나와. “

앨리스의 차가운 그 한마디에 순간 이곳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고 부활한 사람들은 급하게 자리를 비킨다.

그리고 다시 한번 꽃잎으로 시체더미를 덮고 일부 사람들을 또 살려낸다.

“ 사.. 살아난 거야..?!! “

“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

“ 나와. “

그렇게 살리고

또 살리고

또또 살리고

계속 살려내고

우주선을 옮겨서 또 살리고

다른 우주선에서도 죽은 사람들을 살리고

너무 많이 우주로 날아가 버려 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부활시키며 사소한 부상부터 시작해 팔다리가 잘리는 중상도 전부 전투 이전으로 바꿔버렸다.

아무리 빨리 살려낸다고 해도 결국 앨리스는 한 명.

경상은 아디나가 해준다고 했지만.. 어쨌든 두 명이 수많은 우주선을 돌아다니며 죽거나 다친 사람들을 살리기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

“ ...사.. 살았...! 살았어?!?!!!! 세상에..!!! “

“ 그만. 지겨워. “

앨리스가 상당히 지친 상태로 예쁜 얼굴을 찌푸린다.

쉬지 않고 계속 마나를 사용했으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진작 죽어버릴 정도가 아니었을까.

“ 고생했어 앨리스. 이리 와서 좀 쉬어. “

중간부터는 아디나의 할 일이 없어져 버리는 바람에 앨리스를 따라가다가 델 큰 길드의 사람에게 부탁해 앨리스가 편히 쉴 수 있는 넓고 조용한 방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었다.

보통은 웃어주었겠지만..

앨리스는 진짜 피곤한지 아무 말도 없이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델 큰 길드 사람의 안내에 따라 방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한다.

“ ...미안한 짓을 했네.. “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런 게 전쟁인걸.

그 전쟁 속에서도 부활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생명의 마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은하에 단 한 명뿐인걸.

그렇다면 아디나는 앨리스에게 그 외에 다른 모든 일을 신경 쓰지 않도록 잘 처리하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 우주선에 모인 모두에게 전달한다.

“ 음.. 다들 모였나? 만나서 반가워. 나는 네이렌 아디나야. 어~.. 음.. 그래. 신의 대리인. “

그 누구도 신의 대리인의 신비한 모습을 앞에 두고 의심할 사람은 없다.

“ ..원래는.. 이렇게 길드의 편의를 봐주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

해서는 안 되는 행동.

한쪽의 편의를 봐주었다간 모든 곳의 편의를 봐줘야 하고

아디나는 한 명인 만큼 그것은 곧 다른 곳에서의 불만으로밖에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전시상황인 만큼 모두가 이해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말하는 것이다.

일부러 한 번 더 말하는 이유.

그것은 앨리스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다.

“ 너희들은 지금부터 죽은 적이 없던 거로 해줘. 싸우기는 했지만 사소한 부상은 치료 약으로 전부 해결한 것으로 부탁해. 이 힘은... 우리 은하에 알려지는 순간 또 다른 전쟁을 불러일으킬 힘이니까. “

부활.

생명.

이런 특이한 마나는 지금까지 우주여행을 오랫동안 해온 델 큰 길드도, 소형 길드들도 전부 처음 들어보았다.

죽은 사람을 살릴 정도로 강력한 생명의 마나.

이것은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 은하에 얼마나 큰 폭풍을 불러올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눈앞의 사람들이 전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자신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기적을 직접 경험했는데 같은 일이 벌어지고 나서도 모른 척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 하.. 는... 데....

“ 예. 알겠습니다. 신의 대리인님. “

그들의 눈빛은 완벽하게 따르겠다는 눈빛이다.

마나에 한 점 흐트러짐이 없다.

오직 아디나의 말이 법이며 아디나의 말이 정답이라고 정해버렸다.

자신들은...

죽지 않았던 것이다.

“ ...고마워. “

라고 밖에..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일부러 네이렌 앨리스에 대한 이름 자체를 숨겼다.

괜히 이름이라도 알려졌다가 전쟁이 끝나고 네이렌에게 화살이 꽂힐지도 모르니까.

물론 아디나가 있는 시점에서 모두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래도 앨리스의 이름을 모른다면 모른 척 일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것 따위 중요치 않았던 모양이다.

오직 아디나의 말.

‘ 비밀로 해 줘 ‘ 라는 말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비밀이 되는 것이었다.

조금은 급하게 앨리스가 있는 방으로 도망친 아디나는 호흡이 가빠져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뱉기를 반복한다.

“ ...괜찮아? “

...정말..

앨리스도 엄청나게 힘들 텐데..

그런 앨리스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공간을 마련했던 것이었는데..

그 방 안으로 도망쳐버린 것도, 그 안에서 앨리스에게 위로를 받는 것도 미안해서 죽을 것만 같다.

“ ..미안해 앨리스. “

앨리스는 평소와 같이 미소지으며 아디나를 끌어안아 주었다.

그리고 아디나가 보이지 않게 살며시 얼굴을 찡그린다.

마나를 너무 소모한 것도 있지만...

아디나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부분이 없어서가 더 크다.

“ 아픈 데는 없어 보이는데.. “

“ 나 괜찮아 앨리스. 응. .. 괜찮을 거야. “

무섭다랄까..

두렵다랄까...

지금까지 아디나가 만들어 온 우주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각자의 길드에서 각자의 개성을 살려 각자의 꿈을 이루고 살아가는 우주.

누구 하나의 목소리로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는 그런 우주.

단 한 명이라도 무시당하지 않는 그런 우주였는데..

이 전쟁으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뀐 기분이다.

마치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던 최초의 신이.

아디나라는 이름이.

우리 은하를 구원해주고 지켜줄 거라는 유일신이 되어있는 느낌이다.


사실은...

모든 사람이 각자의 개성으로, 각자의 색깔로 물들이고 있는 이 우주가...

사실 아디나가 그렇게 바랬기 때문에 모두 아디나에게 맞춰서 움직인 것이 아닐까.

모두의 마음속에서는 사실 아디나라는 사람을 굳게 믿고 그 사람을 따를 준비가 언제든 되어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지금까지의 모든 우주의 인류가 아디나가 꿈꾸는 대로 맞춰서 움직이고

모든 사람이 아디나에게 맞춰서 움직이는 삶을 원하는 것.

이건 마치...

크릭 레베른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레베른이 하나가 되어 크릭이 원하던 대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랑 무엇이 다를까.




작가의말

이 세상은 사실 아디나라는 한 사람의 트루먼 쇼였던거임 ㅇ0ㅇ!!

우리요?

우리는 그런 쇼에도 끼지못한 문명 낮은 인류죠 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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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500. 계산된 미래 24.03.23 40 0 15쪽
508 499.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대한 녹빛 별 24.03.22 40 0 13쪽
507 498. 쉴 시간은 없다 24.03.21 41 0 14쪽
506 497. 소리 없는 전쟁 24.03.20 4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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