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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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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5 19:24
연재수 :
5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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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8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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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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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93. 이길 수 없는 전투

DUMMY




“ ...끝이 아니야. 바로 가야 해. “

에이아 프로그램 내부로 침투해 온 레이브는 제거했다.

하지만 바깥에서는 여전히 전투 중일 것이다.

잠깐의 숨 고를 틈 없이 바로 움직여야 한다.

“ 먼저 간다!! 빨리 따라와!! “

춘향이 에이아 프로그램에서 나가려고 달려가다 이리저리 두리번두리번하더니 다시 돌아와 알비스의 어깨를 붙잡고 흔든다.

“ 우왓...?! “

“ 야!! 슬립 모드 끝났지?! 빨리 문 열어 봐! 나 나가게! “

“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

아무리 흔들어도 반응이 없다.

설마 싶어서 춘향은.. 말을 바꿔본다.

“ 에이아!! 문 좀 열어 봐!! 나 나가게!!! “

-치지지지직..!

“ 이 드릅게 까다로운 기계 덩어리 같으니...! “

춘향이 투덜대자 만들어졌던 균열이 갑자기 크기가 줄어들고 춘향은 그 균열 속으로 억지로 몸을 구겨 집어넣으며 에이아 프로그램에서 나갔다.

“ 알비스. 미지의 기록서는.. “

“ 다 채웠습니다. 춘향님은 이제 눈치채신 것 같은데... 다 채우고 나니까 알았어요. 미지의 기록서는 또 다른 에이아라는 것을요. “

“ 다르지 않음. 같은 에이아. 모든 건 계산된 결과. 잘해줬어 알비스. 그리고 변수 a. “

물론 지금 하는 말은 오직 알비스만 들을 수 있기에 아디나는 계속 알비스의 말을 무슨 뜻인지 생각하는 듯해 보인다.

“ 음.. 그러니까 이 공간 자체가 에이아가 아니라 알비스 네 안에 에이아가 들어있고.. 그래서 춘향이 너를 붙잡고 문을 열라고 한 거고? “

“ 네. 맞아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기에 에이아가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으시겠지만요. “

“ 흐음... “

에이아와 아디나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지만

아디나는 에이아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 알비스. 내 말을 전해줘. “

에이아는 아디나와 대화를 하고 싶은 건가?.

알비스는 당연하게도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 아디나님. 에이아가 아디나님께 할 말이 있나 봅니다. “

“ ..응. 전해줄래? 그리고 알비스. 혹시 우리의 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다 해 주었을까? “

알비스는 대답하려 했으나 에이아의 말에 살며시 미소 짓고서는 그 말을 대답 대신 해주었다.

“ 에이아가 말하길.. 우리의 계획은 ‘ 불가능 ‘ 이라고 합니다. “

미지의 기록서를 완성하는 순간 알비스의 머릿속에서 태어난 에이아는 알비스의 기억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네이렌의 작전을 알아냈으며 그 작전의 성공률을 분석해보았다.

물론 확률이기에 아까 3% 미만의 확률에 변수 a를 더한 결과 성공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이번에는 0%다.

“ 레이브가 영리하게도 에너지 자체와 에이아 프로그램을 완벽히 분리해두었다고 합니다. 뭐.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이 인공 태양은 그저 에너지 그 자체. 자아가 없는 에이아라고 할까요. 오직 지정한 대상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계획인 에너지 공급을 차단해서 붉은 눈을 무력화시키는 건 불가능해요. “

이번 것은 안타깝게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나 운으로 적용되는 요소가 아니다.

에이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불가능한 것이다.


가능하면 레이브는 아니더라도 붉은 눈의 완전한 정지를 원했지만..

뭐.

아리나의 작전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괜찮다.

그 차선책으로 들고 온 작전은 아디나에게 있었으니까.

“ 애들이 무서워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

“ 아디나님. 그리고.. 에이아가 베리슈님이 발명하신 거미 로봇들에 대한 제어권을 요구합니다. 아니.. 제어권은 애초에 없는 것 같고.. 사용 허가랄까요. “

최초의 붉은 눈은 에이아가 혼자서 만들어 냈던 것이다.

그 붉은 눈을 레이브와 함께 더욱 착실하게 신인류를 만들기 위해 연구와 발전을 해왔던 만큼 그 지식은 에이아의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베리슈가 발명한 회피 기동을 중심으로 만든 거미 로봇들을 수십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붉은 눈과 맞대응시켜 전력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 그렇게 해준다면.. 아주 완벽한 지원이 되겠는데. “

아디나의 말이 끝나는 순간부터 에이아는 곧바로 저 우주에 있는 거미 로봇과 전부 동기화하기 시작한다.

“ 음.. 외부의 전투는 신경 쓰지 말라는군요. 붉은 눈과 같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합니다. 아르카나를 가진 부분은 따라 할 수 없으니 그만큼 밀리겠지만.. 그래도 이 전보다는 더 나을 겁니다. “

그럼 바깥의 전투는 전부 맡겨두고..

우리는 진화의 중추 내부에 있는 레이브만 상대하면 된다는 말인 건가.

에이아가 아군이 되니 뭔가 결과를 눈으로 보지도 않았지만 든든해진 느낌이 들었다.

아디나는 자기도 모르게 좋게 흘러가는 상황에 미소지으며 머리카락을 쓸어넘긴다.

“ 에이아. 하나만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

“ 뭐든 물어보라네요. “

“ 에이아 프로그램에 접속해서 레이브의 결속을 더욱 ‘ 단단하게 ‘ 할 방법은 있어? “






-파지지지직..!!

공간이 갈라지고 에이아 프로그램 속에서.. 아무것도 튀어나오지 않는다.

아니.

그림자가 하나 지나간다.

그 그림자는 통로에 존재하는 그림자들을 타고 넘어가 가장 앞에서 뛰어오르는 라티안의 그림자에 들어간다.

“ 흐아아아압!!! “

일곱 개의 검을 정렬하고 주위에서 쏟아지는 에너지는 동료들이 처리해줄 거라 믿은 채 그대로 레이브를 향해 빛을 두르고 날아간다.

눈앞에서 번개를 충전하는 세 명의 레이브는 아리나가 상쇄시켜 줄 것이다.

바람을 타고 오는 강렬한 화염은 피렌이 알아서 날려 줄 것이다.

신경 써야 할 것은 똑같이 푸른 불꽃을 뭉쳐 만든 검 네 개.

그 검 4개의 궤적만 읽어내 똑같이 대응시키고 남은 세 개의 검으로 눈앞의 레이브를 파괴해야 한다.

손을 휘둘러 오른쪽과 왼쪽에서 목을,

또 하나는 아래에서부터 휘둘러 왼쪽 옆구리를 동시에 노린다..!!

-파지지직!!!!

물론 보호막에 막혀버렸지만

그마저도 알고 있는 라티안은 검의 형태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만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

“ 뚫려라아아아아아!!!!!!!!!!!! “

“ 흥. 고작 그 정도로 될 것 같나? “

점점 검이 불꽃으로 변해 레이브의 보호막을 뒤덮었지만, 레이브는 아무렇지도 않게 미소만 짓고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혼자가 아니니까.

“ 흐아아아아아아압!!!!!!!!!!! “

라티안과 비슷한.

아니 그보다 더 큰 목청으로 소리치며 뛰어오른 레오네라가 거대한 대검을 휘둘러 정확히 라티안이 공격한 위치에 때려 박아 레이브의 보호막을 깨부순다.

딱 한 수.

그 잠깐동안 보호막이 깨져버린 틈에 동료들이 마지막 공격을 가해주면 수많은 레이브 중 하나를 부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하나의 수는 라티안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와 다른 레이브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사용해야 했다.

“ 칫..! “

거대한 검은 낫을 휘두르자 날 끝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입이 벌어지고 보호막이 깨져나가는 레이브 대신 위에서 쏟아지는 에너지 파동을 집어삼키며 라티안도, 레오네라도, 춘향도 그대로 추락한다.

“ 다치는 걸 고려할 상황이었나? 레이브를 하나라도 제거하는 게 나았을 것 같은데. “

“ 웃기지마 멍청아! 앨리스는 뭐 수백 명이냐?! 다치지 마! “

“ 흥. 그깟 팔 떨어져 나가는 것쯤은 두렵지도 않아!!!!! “

“ 아오 저 자식.. 저건 앵간한 녀석보다도 더 까다롭네..! “

춘향이 몸을 돌리려다 급하게 레오네라의 그림자 속에 파고 들어간다.

라티안은..

아무래도 위에 떠 있는 레이브를 잡는 것은 무리겠다고 판단해 난간의 아래쪽을 바라본다.

끝도 없이 떨어질 것만 같은 진화의 중추.

아니.

모든 진화의 중추가 연결되어있으니 이대로 무한히 떨어지다 보면 다시 이쪽으로 오게 되리라.

라티안은 그대로 난간에서 뛰어내려 빛을 두르고 아래쪽에서 또 다른 번개의 띠를 향해 전속력으로 내지른다.


-파지지직..!!!

상대가 예측할 수 없도록 빠르게 이동하며 공격하는 척 검을 휘두르다 뒤로 빠지기를 반복한다.

알고 있다.

아무리 케트라시움을 박아넣어 번개를 두른 검이라고 할지라도 원판은 철제 검.

레이브의 목에 꽂아 넣는 것이 아닌 이상 보호막을 갉아먹기는커녕 미야의 검만 부서질 뿐이다.

그렇다면 미야가 할 일은..

최대한 많은 움직임을 통해 레이브의 시선을 끌고

가족들에게 향하는 화살을 전부 미야 혼자 감당하는 것이다.

물론 너무나도 많은 수의 레이브가 있었기에 전체를 이끌고 가는 건 불가능하며

지금 미야를 노리고 있는 여덟 명의 레이브도 그저 미야를 놀아주고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의 마나가 고작 이런 걸 어쩌겠는가.

진작 케트라시움을 박아넣어 강력한 무기를 만들 수 있었다면...

“ 이보다는 나았을 텐데...! “

-파지지지지직!!!!!!!

“ 흥. 날파리가 앵앵거리는 게 거슬리는군. “

한 레이브가 아르카나를 사용해 바람으로 검을 만든다.

그리고 자신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붉게 물들이고

바람의 검에 붉은 번개를 감아 미야를 향해 휘두른다.

“ 읏..!!! “

-파지지지지직!!!!!!!!!!

이미 행동 패턴을 수없이 해석했던 레이브인 만큼 미야의 다음 경로를 예측하는 건 굳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는 듯이 곧장 검을 휘둘렀고

미야는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검으로 방어한다.

-까득.. 까드득...!

마치 미야의 마나 자체를 씹어먹는 듯한 소리와 함께 검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케트라시움을 박아넣은 검은 이 한 자루뿐이었던지라 곧바로 빼고 싶었지만..

뺄 수 있을까..?

뒤로 빠지는 순간 베일 것만 같은데...?!

“ 미야!!! “

한 줄기 빛이 미야가 막고 있는 레이브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일곱 개의 검이 동시에 한 점을 찔러 넣어 파고 들어간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미야가 순간 번개를 지우고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레이브의 목을 움켜쥐려 했으나 레이브는 라티안의 공격도, 미야의 공격도 피하기 위한 완벽한 수를 단번에 계산해 뒤로 빠졌다.

-꾹.

“ 음? “

무언가 머리에 닿는 느낌.

매끈하고 동그란 광물 두 개가 마치 눈처럼 레이브를 귀엽게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이는 인형 하나가 점점 붉게 물든다.

-퍼엉!!!!!!!!!!!!!!!!!!

강렬한 폭발이 하늘로 치솟고 레이브의 목은 떨어졌다.

“ 괜찮아?! “

안타깝게도 괜찮다는 말을 할 시간도 없다.

미야가 급하게 라티안을 밀쳐내고 뒤로 물러나자

미야가 있던 자리에 얼음으로 만든 창이 꽂히며 공간 전체를 얼려버린다.

라티안의 발끝도 얼어버렸지만 불을 내뿜어 녹여버리고 검을 내지르자 어느새 다가온 레이브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 회피하고 빠른 속도로 주먹을 휘두른다.

“ 읏..! “

한 방 한 방이 묵직한 주먹에 라티안의 검은 부서져 불꽃이 되어버리고 레이브의 주먹은 그대로 라티안의 배에 꽂혔지만 뚫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봐야겠지.

“ 크으..! 아프네..!!! “

라티안은 그대로 베어내기보다

자신의 배를 강타한 레이브의 오른팔을 꽉 붙잡는다.

동시에 라티안에게는 익숙하기에 잘 보이지만

레이브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 가느다란 실들이 순식간에 레이브의 팔을, 목을, 온몸을 감싸고

조여지는 것과 동시에 얼어붙는다.

그 얼음이 깨지기 전에 라티안은 검을 목에 꽂아 넣어 레이브를 부숴버리는 데 성공한다.

“ 하아... 하아... 후으...... “

끝이 없다.

아무리 베어내도

아무리 받아쳐도

아무리 잘라내도 끝이 없다.

애초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 상황을 끝내줄 수 있는 건...

“ [II. 여사제(The High Priestess)]

[XI. 정의(Justice)]

[XXI. 세계(The World)]

[아무도 다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

“ 아디나...!! “

에이아 프로그램에 접속해있는 알비스와

지금 이 세계를 한층 더 밝게 만들어준 아디나뿐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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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500. 계산된 미래 24.03.23 41 0 15쪽
508 499.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대한 녹빛 별 24.03.22 41 0 13쪽
507 498. 쉴 시간은 없다 24.03.21 42 0 14쪽
506 497. 소리 없는 전쟁 24.03.20 43 0 12쪽
505 496. 끝난건가 24.03.19 44 0 14쪽
504 495. 죽음에 굴하지 않고 24.03.18 44 0 13쪽
503 494. 그토록 원하던 아르카나 24.03.17 50 0 16쪽
» 493. 이길 수 없는 전투 24.03.16 49 0 12쪽
501 492. 처음부터 쌓아올린 작전 24.03.15 51 0 13쪽
500 491. 변수 a 24.03.14 53 0 13쪽
499 490. 믿음 24.03.13 56 0 15쪽
498 489. 살려두는 이유 24.03.12 56 0 15쪽
497 488. 설계된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24.03.11 6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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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484. 죽는다는 것 24.03.07 7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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