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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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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4,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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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3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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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0. 다른 은하

DUMMY

어느 한 사람이 오는 것도,

한 나라가 오는 것도, 한 행성이 오는 것도 아니다.

우리 은하와 같은 급으로 거대한 은하가 우리 은하와 충돌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는 어쩌면 생명체가 단 하나도 없을 수도 있으며, 우리 은하보다도 훨씬 더 많고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는 것은

그들이 전부 우리와 적대할 수도 있으며,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이 은하 간의 충돌을 원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며,

이 충돌 자체를 이용하려는 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정말 그 어떤 말도 정답이고, 그 어떤 말도 오답이 될 수 있다.

“ 상대가 아군일지 적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만히 손 놓고 있으면 무조건 좋지 않은 상황이 되겠지. “

최초의 신의 추상적인 설명이 끝나자 아디나가 간지러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듯이 네이렌 길드와 관련이 있는 핵심적인 부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최초의 신이 보고 온 마지막 미래는

지금은 사라진 크릭 레베른이 다시 돌아와 새로운 중심축을 가동할만한 거대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거대한 에너지는 갑자기 태어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만약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 그런 에너지가 갑자기 생겨난다고 해도 우리 은하를 지켜보고 있는 최초의 신이 먼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미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은..

“ 음. 그 새로운 에너지라는 건.. 저 충돌해오는 다른 은하에 있다는 것이군. “

슬슬 아디나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해준 덕분인지 아디나가 환하게 웃으며 피렌을 바라본다.

“ 맞아. 그래서 최초의 신은 나를 먼저 충돌해오는 은하로 보내서 미리 저 은하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어. “

“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하면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충분한 능력이 있는 아리나를 알 수 없는 세상에 먼저 보내 정보를 수집한다. 그렇기에 함께 갈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어. 그.. 길드 이름이 뭐였지.. “

“ 네이렌. 그리고 아리나가 아니라 아디나. “

“ 네이렌. 너희에게 정식으로 의뢰하지. 아디나를 지켜라. “

아디나가 틀린 부분을 정정해준 덕분에 이번엔 틀리지 않고 한 문장을 말한 최초의 신이 자신감 가득한 미소를 보낸다.

참..

“ 뭐. 좋아. 다 좋아. 확실히 크릭 레베른이랑 이어져 있으면 우리 애들이 불안한 것도 있고 말이야. 그치? “

춘향이 확인을 위해 아리나를 바라보자 아리나는 진지하게 고민하고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 ..응. 솔직히 그 일은 확실하게 마무리 짓고 싶어. 앞으로 위험이 될만한 것들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 가족인 아디나가 무조건 가야 하는 거라면 나는 따라가고 싶어. 다들 어때? “

“ 열심히 할게요..!!!!! “

한 명씩 얼굴을 마주 보고 확인하려고 하던 그때 미야가 아주 큰 소리로 외치는 바람에 조금 진지하고 무거웠던 분위기가 살짝 밝아진 느낌이 들었다.

“ 큭큭.. 우리 막내가 이러는데 우리가 열심히 안 하면 안 되겠지? 어이 아디나! 마차 준비해! “

“ 너 점점 날 운전 기사로 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엔 [VII. 전차(The Chariot)]를 타고 가는 게 아니야. “

마치 준비라도 한 것처럼 아디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느 한쪽.. 우주가 밝아진다.

우주가 밝아진다...?

라티안도, 피렌도, 아리나도 최근 배운 천문학 지식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 딱 하나.

항성.. 즉. 별이 가까워지고 있다면 가능하겠지.

“ 저.. 저거 뭐야..! 뭐가 이쪽으로 오는데..?! “

“ 저게 바로 그 은하 충돌인가..? 다들 대비해..!! “

“ 큭큭... 푸하하하하하!!! 아하하하!! “

라티안과 피렌이 각자의 무기를 만들어내고 전투자세를 취하고 있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춘향이..

그리고 최초의 신이 신나게 웃고 있다.

“ 큭큭.. 이런 녀석들과 함께라면 아리나도 질리지는 않겠군. “

“ 아디나요.. “

“ 저건 내가 부른 수많은 별자리 중 하나다. 큭큭.. 별을 보고 은하 충돌이라니.. 발상이 기가 막히네. 킥.. “

라티안의 얼굴이 점점 빨개지고 피렌이 억지로 외면하기 위해 머리를 돌렸지만

다행히도 가까이 다가온 별자리가 조금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바람에 둘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 크흠 흠.. 자 그럼. 너희들을 위한 웜홀을 열어주도록 하지. 조금은 아플 거야. “

“ 에? 웜홀? 그거 실존하는 거야? “

“ ..그거 타면.. 죽는 거 아냐..? “

웜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 춘향과 앨리스의 표정이 좋지 않아지는 것과 동시에 최초의 신이 불러들인 별자리가 심상치 않게 점점 노란빛, 하얀빛을 거쳐 푸른빛을 내뿜고 있다.

“ 어~.. 너희가 무슨 웜홀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잘못된 지식이겠지. 그럼... 꼭 다시 만나자. “

조금은 급해 보이는 최초의 신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다.

아니 검게 변한 걸까..?

모르겠다.

무언가 느껴지지도, 움직여지지도 않는다.

아니..

내가 존재하기는 하나..?

아니.. 생각이란 것을 한다는 건 의식은 있는 걸까..?

..

의식이 뭐지..?

..

..

..

“ 허어어억..! “

“ 욱.. 웩..! “

“ 울렁거려... “

말은 하고 있지만, 아직 몸이 자신의 몸이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억지로 몸을 돌려 주위를 바라보려고 하지만... 눈도 자신의 눈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

앨리스는 아주 조금씩

눈을 감는다는 감각을 떠올리며 천천히 눈을 감고 내면의 마나를 회전시켜 어떻게든 자신의 몸을 인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조금씩..

자신의 몸을 뇌에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 음.. “

한 사람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주위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네이렌을 둘러싸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 ㅁㅁㅁ.. ㅁㅁㅁ.. ㅁㅁㅁ.... “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

이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기억을 어떻게든 조립해서 생각해보면 우주 공간을 뛰어넘어 다른 은하의 그 어떤 알지 못하는 행성에 도착한듯하다.

정말.. 상식 밖의 일이다.

“ 이런 게 될 줄은.. 몰랐네.. “

상황을 정리해보자..

이곳은..

일단 온통 피라미드 같은 사각뿔 구조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으며, 현재 네이렌이 있는 곳은...

...음..

일종의 도로 같은 느낌의 길 한복판이다.

어.. 음...

왠지 이걸 인지하고 나니까 주위의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는 못해도 알 수 있을지도..?

아니 잠깐만..

...

어..?

음..


앨리스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 적당한 곳을 찾기 위해 마나를 잠시 퍼트려 이곳의 지형을 확인해본다.

“ 으윽.. 여긴 어디야..? “

어느새 아디나도 감각을 되찾았는지 어설프게 바닥에 손을 짚고 일어난다.

아무리 신의 대리인이라고 해도 이런 경험이 처음인 것은 마찬가지였나보다.

“ ..우선.. 장소를 바꿔야겠네.. “

앨리스는 가볍게.. 음...

조금 힘을 줘서 마나를 퍼트려 주위의 가족들을 꽃잎으로 감싸고 공중에 띄운다.

“ 으앗..! 앨리스? “

“ 난 걸을 수 있.. 윽..! “

“ 으으 그냥 몸을 맡겨 얘들아.. 앨리스가 괴물인 거니까 내버려 두고 빨리 회복하는 데만 신경 써. “

춘향도 어느새 제정신을 차린 모양이지만.. 아무래도 모두와 다른 마나를 가지고 있다 보니 몸이 훨씬 더 뻐근한가 보다.

다만 앨리스는..

이 자리에 있는 네이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똑똑하고, 가장 마나가 넘치며, 생명력이 넘쳐나는 마나 덕분에 빠르게 회복했다고 대충 생각했다.

“ 일단.. 벗어날게. “

앨리스는 그렇게 모두를 이끌고..

아주 만족스럽지 못하는 속도로

절반도 안 되는 속도로 빠르게 지역에서 사라진다.

“ ....ㅁㅁㅁ..?! ㅁㅁ! ㅁㅁㅁ!! “




“ ..괜찮아? 움직일 수 있겠어..? “

아무도 없는 골목길.. 이라고 해봤자 이곳 건물이 죄다 사각뿔 형태라 훤히 드러나 보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보고 있지는 않은 골목길에서 앨리스가 한 명씩 꽃잎을 덮어 몸 상태를 최적의 컨디션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 흐으으음~... 조금 숨쉬기가 불편한데.. 이곳 공기가 달라서 그렇겠지? 그런 거 빼곤 좋아! “


-대체 앨리스 너는 마나가 어떻게 돼먹었길래 나까지 치유가 되는 거야? 참 신기하다니깐..


앨리스는 춘향의 상태와 검은 춘향의 말투를 보아하니 정상적으로 돌아왔다고 판단하고 평소처럼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 휴우.. 이 치유는 엄청나네.. 그리고 치유만큼이나 신기한 세상이고 말이야. “

신의 대리인으로서 이행성 저행성 계속 오가다 보면 특이한 구조물들을 많이 봐왔을 텐데도 아디나가 신기해하는 것을 보면 이곳이 조금 많이 특이한 모양이다.

“ 음.. 신기해? 우리 은하에는 이런 건물 없어? 뭔가 특이한 행성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

“ 물론 있지? 여기랑 정말 비슷하게 생긴 곳도 있어. “

음?

그런데 어째서 아디나는 신기하다고 했을까.

“ 그렇기에 더 신기한 거야. 이렇게나 멀리 떨어진 곳인데.. 어떻게 건물 양식이 비슷하다고 느껴질 만큼 비슷한 문명을 가지고 있는 걸까? 어떻게 인간이라는 게 존재할까? 어떻게 우리 은하의 사람들과.. 우리와 비슷한 모습일까? 신기하지 않아? “

듣고 보니 그런 느낌이다.

분명.. 이곳까지 앨리스의 꽃잎에 실려 오면서 본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처럼 생겼었다.

물론 구분 지으라면 억지로 구분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은하의 생명체처럼 인간의 구조를 하고 있었다.

앨리스가 주위를 둘러볼 때 느꼈던 이상한 점을

아디나 역시 느끼고 있었나 보다.

“ 난.. 마치. 다른 은하로 왔다는 것이 믿기 힘든 수준이야. “

“ 어떻게 보면 다행인 거 아닌가? 모습조차도 완전히 달랐으면 우리는 바로 의심당했을 거 같은데. 물론.. 지금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었지만 쫓아오지도 않는 모양이고.. “

라티안의 말대로 오히려 인간의 형태인 생물체가 있다는 것에 의문점은 들지만 일단 지금은 네이렌에게 있어서 잘된 일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럼 이제 다음 할 일은... 아디나가 정하는 게 좋을..

“ 좋아! 그럼 이제 우리 하던 대로 언어부터 얻어볼까? “

“ 뭔.. 또 앞장서서 사고 칠 생각밖에 없는 거야? “

“ 지금은.. 음.. 그래도 우리 중에 은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아디나의 의견을 따르는 게 좋아 보이는데. “

아리나가 살며시 춘향의 팔을 붙잡고 멋대로 도망치지 못하게 막은 다음 아디나를 바라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디나 역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지 못했다.

“ 나도 일단 언어를 얻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그리고는... 음.. 글쎄? 최초의 신이 하필 그 많은 행성 중에 이곳으로 보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

아디나는 우선 이곳의 언어를 얻고,

이 행성의 정보를 얻은 뒤,

이 행성이 은하의 어디쯤 존재하는지를 알아내고,

은하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간 다음에 이 은하가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은하의 중심부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은하 안에서 은하의 중심축을 새롭게 써내려 나갈 수 있을 만한 거대한 에너지가 어디 있는지도,

그 에너지를 어떻게 크릭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아주.. 아주 긴 여정이 될 것 같지만..

“ 이거 놔 봐! 쟤 혼자 따로 있잖아! 쓱싹 하면 된다니깐? “


-금방 해치울게! 안 걸린다니깐! 놔 아리나!


“ 어우 진짜 그만..! “

절대 지루할 일은 없어 보인다.


작가의말

우우.. 토할 것 같아..

뭐.. 제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은하로 가도 사람이라는 존재가 있어야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당연한 것이었지만

네이렌 친구들에게는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뭐.. 물론 그들이 속까지 전부 똑같은 인간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으으..

어지러..

웜홀이라는 건 또 타고 싶지는 않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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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278. 발명가와 창조자 그리고 과학자 23.08.29 24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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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276. 또 바뀐 계획 23.08.27 248 0 15쪽
283 275. 무에서 유를, 발명에서 창조를 23.08.26 250 0 14쪽
282 274. 세계 최고의.. 아니 은하 최고의 발명가 23.08.25 250 0 13쪽
281 273. 임무를 250% 완수하는 방법 23.08.24 25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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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266. 떨어진 별 하나 23.08.17 25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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