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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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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93
추천수 :
296
글자수 :
3,654,577

작성
23.08.2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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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77. 진짜 성녀님은

DUMMY

“ 렘크르 바크렘. “

“ ...아인크라츠 리슈람. “

두 길드의 길드장이 서로를 마주 보고 서 있다.

그런 두 길드의 길드원들도 지상에서, 그리고 하늘의 우주선에서도, 공중을 날아서도 서로를 향해 살기를 담은 눈빛을 내보낸다.

“ 정말 길고도 긴 싸움이었다. 아인크. “

“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생명력 하나는 질기군 바크렘. 게다가 외계인들까지 끌고 오고 말이야.. 자존심은 다 버린 건가? “

“ 그러는 네 녀석이야말로 이동하는 우주선을 공격하는 건 뭐 하자는 짓이지? 우리의 내전에 신의 대리인님께서 내리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우리 행성의 긍지를 저버리게 만든 건 네 녀석이 아닌가? “

“ 지나가는 길에 우리의 자원을 갉아먹는 녹색 괴물 냄새가 풍겨서 말이야. 간단하게 밀었는데 넘어져서 뿔이 깨져버린 건 네 녀석들이니 네 녀석들이 나약한 걸 탓해야 하지 않겠나? “

서로 간에 대화에서 한 치의 물러섬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대화로, 눈빛으로도 이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카린은 어느새 혼란을 틈타 하늘 높이 날아가 버렸고..

베리슈는 어느새 바크렘의 뒤에서..

...어..

“ 베.. 베리슈씨..? 괜찮아요? “

겉보기에도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눈이 떨리고 손을 떨고 있다.

마나가 몸이 가득 차면서 이렇게 땀을 흘릴 필요도 없을 텐데도.. 이러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심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인 듯 보인다.

베리슈는 천천히 흔들리는 눈동자를 돌려 아리나를 바라본다.

“ ..아니요.. 그.. 이름이.. “

아.. 생각해보니 아직 통성명도 안 했나.

“ 아리나에요. “

“ 아리나씨.. 제발.. 제발 도와줘요..! 저 싸움이 시작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해요..! “

“ ...네? “

안타깝게도 급하게 달려나가느라 춘향에게 바뀐 계획을 듣지 못한 아리나는 살짝 얼떨떨했다.

분명 바뀐 계획이 베리슈를 도우라는 것은 알고 있는데..

그 돕는다는 것이 저 두 길드 간의 전쟁을 막는 거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

물론

전쟁을 통해 죽는 사람이 많이 나오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도 안 죽고, 전쟁 따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어떻게 막으라고..?

아니지..

지금 베리슈가 부탁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분명 지금 네이렌 전원이 나서서 이 행성 전체에 설치하고 있는 동그란 구체가 분명 이 두 길드의 전쟁을 막을 키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베리슈가 아리나에게 하는 말은...

“ 시간.. 시간 어느 정도 필요한데요? “

“ ...많이요.. 아주 많이... 모두가 설치를 끝내고.. 지금까지 설치한 걸 작동시킬 장치가 필요해요.. 그만큼의 시간... 어떻게 안 될까요..?! “

될까 안될까를 따져본다면 당연히 모른다.

모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같은 동료라고, 같은 가족이라고 해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며, 얼마나 빠르게 왕복해가면서 구체를 설치할 수 있을지.

이 행성이 얼마나 넓은지 잘 모른다.

그냥 달리기만 하는 거라면 가능할 텐데..

구체를 심으면서 가야 한다면..

진짜 모르겠다.

그냥..

그냥 동료를 믿을 뿐이다.

“ ..아리나?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바크렘이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한가운데 서서 자신의 영역을.. 무한히 내려치는 번개로 티아트의 형태를 만들어 그 어디에서 공격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아리나를 감싼다.

“ 지금부터... 누구라도 공격 의사를 내보이면... 죽여버리겠습니다. “

-파지직...!!

한 손가락을 들고

한 사람씩 조준한다.

자신의 마나를 아주 얇게 깎아서 음전하.. 음.. 아무튼, 최대한 약하고 연하게

하지만 올곧게 상대와 손가락 사이를 일직선으로 연결한다.

그 누가 어떤 속도로 빠르게 달려온다고 한들 아리나가 반응만 한다면 무조건 번개를 맞출 수 있도록.

그런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선에 닿은 사람들은 아주 약간의 따끔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주 약간의 따끔함이 마치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죽여버리겠다는 아리나의 각오가 전해졌으리라.

“ 역시.. 외계인을 들여오더니 꼴이 좋구나 바크렘. “

외계인은

외계인이다.

이 행성 안에서 일어나는 일 따위 아무런 관심이 없을 것이다.

누가 죽든, 얼마나 죽든 신경 쓸 필요도 없다.

“ ..형제여. 갑자기 왜 이러는 건가? “

-파직...!!

“ 다가오지 마..! 당신도 마찬가지야..! 여기서 전투가 일어난다면... .. 정말 나도 어떻게 할지 몰라..! “

아리나는 진심이었다.

진짜 모른다..

이제 어떻게 해야 시간을 벌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저러다 진짜 움직여버리면 진짜 번개를 내려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기다려서 어떻게 상황이 진행될지, 어떻게 이어질지, 살아남을 수는 있을지

전혀 아무것도 몰라서 진짜 모르기에 모른다고 말했다.


아주 미세하게나마 떨리는 억양, 손, 눈, 입술

바크렘과 아인크가 보았을 때 그 모든 아리나의 행동이 단순히 경험 부족처럼 보였다.

어쩔 수 없다.

행성 간에 벌어지는 일들

행성 내에서 일어나는 길드 간의 전쟁.

그 모든 것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을 신생 길드의 길드장이 겪기에는 아주 무겁게 느껴졌겠지.

“ 크큭.. 이봐 신생 길드의 길드장. 지금 당장, 이 행성에서 떠나준다면 목숨만은 살려줄 수 있는데? “

“ ...아리나. 침착해라. 길드장다운 냉정한 판단을 해. “

“ 움직이지 말라고..!! “

-파지직..!!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진 모양인지 동맹이라고 했던 렘크르 길드의 길드원이 조금 움직이는 것에도 반응해 번개를 내려쳤다.

이대로면 멈춰있을 수밖에 없지만..

바크렘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성녀님.. 그러니까 앨리스에 의해 운 좋게 완전한 상태의 우주선이 되었으며,

죽어가던 사람들도 전부 회복을 마쳤다.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던 리슈람은 지금 한대 얻어맞은 기분일 것이다.

게다가 베리슈의 안전까지 확보했으니 지금 이때 리슈람 길드를 무너뜨리고 싶은데...

...아리나가 진정하게 되면.. 앨리스.. 아니 성녀님께 도움을 받는다고 치고 조금 피해를 보더라도 어떻게든 뚫어야 하나.



아인크는 생각한다.

이대로 멈춰있어도 상대는 알아서 말라비틀어질 테지만 이 끝없이 불안한 기분을 뭘까.

저 눈앞에 있는 네이렌의 길드장을 제외한 다른 네이렌들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그들이 만약 렘크르와 리슈람의 내전을 틈타 이 행성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렇다고 여기서

이 유리한 상황에서

렘크르 길드를 내버리고 네이렌 길드를 추적하는 것도 난감하다.

...다소 피해가 나더라도 빨리 움직일 수밖에 없겠군.



렘크르 길드도.

리슈람 길드도.

약한 길드가 아니다.

고작 신생 길드의 길드장 한 명이 막아선다고 해서 멈출 만큼 나약하다면 그것은 길드의 자격도 없는 오합지졸들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신호를 통해 각자의 명령을 전달한다.

그리고 한순간에 움직일 준비를 양측 다 마친다.


그리고.

시작한다.

“ 앗..! 움직이지 말라고..! “

아리나가 움직여보았지만 소용없다.

이미 렘크르 길드도, 리슈람 길드도 ‘ 모두가 한 번에 ‘ 움직인다.

막을 수 없다.

알고는 있었지만..

시간을 끄는 것도 힘든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진짜.. 어떻게 하지...?



양쪽에서 마나가 날아온다.

양쪽에서 마나를 담은 무기가 날아온다.

양쪽에서 선두를 달리던 사람들이 달려온다.

아리나 따위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이.

그냥 이 전장의 흐름에 묻어버리듯이.

이렇게 죽어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 듯이 전쟁은 벌어진다.

그리고 모두의 마나가 거대한 굉음을 내며 폭발을 만들어내려는 그때.

아리나의 티아트를 제외한 ‘ 모든 ‘ 공격들이 언젠가 한 번 춘향이 보여주었던 비눗방울로.. 아니.. 마나 방울로 변해 하늘로 예쁘게 날아간다.

“ 어..? “

“ 이게 무슨..? “

“ 칫..! 이런 능력을 쓸 수 있는 자가 있는 건가..?! “

양측 다 상당히 놀랐다.

자신의 영역 내에서 발생하는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사람이 길드 내에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는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알고 있는 한 상대에 그런 능력을 지닌 사람들은 없었다.

수천 명의 사람이 각자의 마나를 내뿜어내고,

모든 마나가 거품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가 버리자

한순간 전쟁이 멈춰버렸다.

이 전장 안에서 이게 무슨 현상인지 유일하게 알고 있는 한 사람. 베리슈는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당신들.. 설마... 벌써..? 내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


“ ...위..! 위다!!! “

“ 성녀님이다!!! “

“ 성녀님이 강림하신다..!!!! “

그 누구도 마나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이때

하늘에서부터 하얀 꽃잎으로 계단을 만들어 한 걸음씩 내려오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적당히 내려온 앨리스는 그대로 낙하하여 지상에 내려앉자

근처의 모든 땅이 전부 하얀 꽃잎으로 물들어버렸다.

“ 서.. 성녀님..! “

“ ..저게.. 성녀라고..? “

리슈람 길드는 믿을 수 없었지만

렘크르 길드에서는 앨리스를 성녀님이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심지어 이미 무기를 내려놓고 바닥에 엎드려 최대한의 경의를 표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도 마나를 쓰지 못하는 이 이상 현상 속에서 혼자서만 이런 엄청난 생명력을 풍기는 탓에.

아인크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앨리스는 매우 화가 난 얼굴로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모두에게 선포한다.

“ 다들 전쟁을 멈춰라! “

앨리스가 소리 지르는 것과 동시에 손을 휘두르자 주위의 새하얀 꽃잎들 사이에서 싹이 자라나고, 꽃이 피며, 나무가 자라났다.

그 놀라운 광경에 아인크와 앨리스를 추격했던 일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리슈람 길드원들은 점점 앨리스를 성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너희들의 한심한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구나. 생명은 그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거늘 서로가 생명을 탐하고, 자원을 탐하고, 그런 욕심에 누군가를 죽이고.... 한심한 너희에게. 내 친히 저주를 내리도록 하지!!! “

...

“ 풋... “

베리슈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주변 렘크르 길드원들의 반응으로 보아 이미 저 사람은 그 전설 속 이야기에서 나오는 성녀님이라고 불리는 사람인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가 하는 말, 행동, 말투가

베리슈가 알고 있는 검은 춘향과 똑같았다.

아마 검은 춘향이 춘향에게 베리슈가 발명한 폴리모프 스프레이에 대해 알려주고, 언제 어디서인지는 모르지만 하나를 훔친 뒤 렘크르 길드가 성녀님이라고 생각하는 저 사람의 외형을 그대로 복사해 저렇게 연기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 수많은 꽃잎과 자연물들은 어떻게 만들어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카린의 창조가 아닐까 라고 추측한 베리슈는 외계인을.. 네이렌을 믿는 선택이 일생일대의 최고의 선택이라 확신했다.

“ 오오 성녀님...! 저희의 죄를..! 부디 용서를...!! “

“ 성녀님..! 저희가 무지했습니다..!!!! “

어째서 이렇게까지 무작정 믿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효과가 좋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니겠는가.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하늘에서부터 라티안과 피렌, 카린과 미야가 내려와 아리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 아리나. 괜찮아? “

“ 으응.. 난.. 응. 고마워. 역시 너희밖에 없어. “

아리나는.. 자신을 생각해주는 길드원들을 향해 예쁘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정확히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마나를 사용하면 거품으로 변해버리는 데에 비해 아리나는 아직 번개를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 ..자. 바크렘. 아인크. 두 사람 다 저와 할 말이 있지 않겠습니까? “

“ ...뭐지? “

바크렘은.. 조심스레 베리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예쁘게 웃는 얼굴을 통해 이 모든 것이 다 그녀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걸 단번에 이해하고 고개를 저으며 웃는다.

“ 그래. 말하라 형제여. “

-츠즛...!

“ 저희는 아직 마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는 데에 비해 당신들은 아무런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죠. 네. 저희는 당신들의 목숨으로 협박하는 겁니다. 당장 이 전쟁을 멈추세요! “


작가의말

휴우..

진짜 다 죽일뻔했네..

다행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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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290. 이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23.09.10 247 0 15쪽
297 289. 춘향처럼 열받게 춘향처럼 짜증나게 23.09.09 250 0 14쪽
296 288. 시선을 돌리는 방법 23.09.08 246 0 13쪽
295 287. 심문 23.09.07 247 0 13쪽
294 286. 실수는 성장의 어머니 23.09.06 25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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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280. 다른 은하 23.08.31 249 0 12쪽
287 279. 끊어진 미래의 시작 23.08.30 248 0 13쪽
286 278. 발명가와 창조자 그리고 과학자 23.08.29 247 0 12쪽
» 277. 진짜 성녀님은 23.08.28 251 0 13쪽
284 276. 또 바뀐 계획 23.08.27 248 0 15쪽
283 275. 무에서 유를, 발명에서 창조를 23.08.26 250 0 14쪽
282 274. 세계 최고의.. 아니 은하 최고의 발명가 23.08.25 250 0 13쪽
281 273. 임무를 250% 완수하는 방법 23.08.24 251 0 14쪽
280 272. 미야의 기묘한 관광 23.08.23 251 0 13쪽
279 271. 외계인이라는 것 23.08.22 249 0 13쪽
278 270. 놀러 왔는데요 23.08.21 25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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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268. 사고를 치지 않으면 죽는 사람 23.08.19 250 0 14쪽
275 267. 우주의 성녀님 23.08.18 248 0 12쪽
274 266. 떨어진 별 하나 23.08.17 250 0 14쪽
273 265. 스승의 자격 23.08.16 248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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