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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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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54,577

작성
23.08.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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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69. 두고 온 별 하나

DUMMY

“ 축제하자!! “

“ 시끄러 이거 치우기나 해. “

정말... 무슨 일만 있으면 축제를 벌이고 싶어 하는 춘향 덕분에 골치 아파 죽겠다.

뭐 나름 이런 녀석이 없으면 심심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우선 축제고 뭐고 간에 이 우주선에 피어오른 잔디랑 나무를 다 제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물론 마나를 활용한다면 순식간에 제거해낼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멋대로 일을 벌인 죗값으로 춘향 혼자서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우주선에 뿌리내린 모든 풀과 나무를 제거하게끔 네이렌의 길드장이 명령을 내렸다.

“ 거의 다 했잖아! 이제 축제 구상 정도는 해도 되는 거 아냐?! “

“ 너가 저질러놓은 짓 덕분에 가만히 놔둬도 축제거든?! 그러니 얌전히 있어! “

먼 과거부터 네이렌에서 춘향에게 당당하게 대들던 아리나는 이제 번개라는 엄청난 힘과 함께 네이렌 길드의 권력까지 쥐고 있으니 춘향은 짜증을 내면서도 잡초 뽑기를 때려치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 칫...! 두고 보자..!! “

“ 두고 보긴 뭘 봐! 빨리 뽑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야 하니까!!! “

-파지직..!!

화났는지 아리나의 몸에서 스파크까지 튀는 걸 보면 얼른 뽑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한 춘향이 풀 뽑는 속도를 조금 더 올린다.





“ 이대로는 안 된다. “

아리나가 춘향의 목줄을 끌고 있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곰곰이 생각한 바크렘은 라티안과 피렌, 앨리스와 상황을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해 돌아온 카린의 앞에서 팔짱을 낀 채로 이야기한다.

길드장인 아리나도,

언제나 앞에서 대화를 멋대로 이끌어갈 춘향도 없었기에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피렌이 앞으로 나와 바크렘과 대화하기로 한다.

“ 뭐가 안된다는 겁니까? “

“ 네이렌의 길드장과 정한 조항들이.. 너무나도 우리에게 좋은 조건으로 되어있다. “

“ 에.. 우리도 원하는 조건이니 상관없는 것 아닌가요? 저희는 만족합니다만.. “

서로 간에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충분히 있다는 것을 네이렌 측도, 렘크르 측도 서로 이해했다.

그렇기에 152가지 조약에 승낙한 것이니까.

그러나 서로는 만족할지언정 다른 외계에서 이 둘 사이를 보자면 조금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네이렌은 생각하지 못했다.

“ 우리는 레크라시아를 공격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름있는 길드였다. 전력의 반 이상을 잃은 바람에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렘크르는 렘크르다. 우리가 도움을 받았을 때 남들이 보기에 합당한 것들을 제공하지 않으면 우리의 명예에 흠집이 난다. 네이렌.. 아니 우리의 형제여. 우리에게서 원하는 것을 요구해라. “

평범하게 요구하라고 하면 이미 아리나와 이야기되었기에 지금의 제안을 거절해도 상관없었겠지만, 외부 길드가 바라보았을 때의 체면 문제라면 말이 다르다.

그런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네이렌 입장에서는 바크렘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 흠... 그걸 그렇다고 저희가 멋대로 정하기에는.. 길드장이 안에 있어서 말이죠.. “

“ 그래. 나도 너희보고 정하라고 하지 않는다. 아리나가 온다면 물어볼 거야. 그리고 말 편하게 해. 우린 이제 형제가 아니더냐. “

“ 무슨 이야기 중이야? “

바크렘만이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우주에서 길드 간의 동맹. 형제라는 관계는 그런 것인지 몰라도

굉장히 인자한 웃음으로 네이렌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피렌도 따라서 미소짓는 와중에 드디어 풀과 나무의 제거가 끝났는지 아리나와 춘향이 이곳으로 다가왔다.

“ 아무래도 무언가를 더 요구해달라는 듯해. 자기들이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하면서.. “

“ 허어... 우주나 여기나 어디를 가든 귀족사회랑 똑같네... 그래서? 뭔가 줄 수 있는 거나 받고 싶은 거 있어? 뭐든 말해도 돼. 그냥 우리가 필요했다고 대충 구실삼으면 되니까. “

“ 우린 이제 형제이니 말 편하게 하도록 하지 아리나. 우선 그렇게 편하게 생각할 수 없어. 우주의 길드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욱 명예로 살아가는 것이야. 너희가 아니었으면 우리 렘크르는 사라졌을지도 모르니 우리도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해. “

아리나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아무래도 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152가지나 상의한 마당에 더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저들의 행성에 뭐가 있는지도 몰라 요구할 수도 없었으며

네이렌도 오시리스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고,

부족한 부분은 카린이 만들어주면 되었기에 딱히 물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 오! 그러니까 뭐든 더 요구해서 지네들을 뜯어가 달라 이거지?! 나! 나이거 보호막 줘! 갖고 싶어! “

아리나는 순간 춘향을 째려보았지만..

뭐.. 벌은 다 받았고

딱히 받을만한 것도 생각 안 나고

라티안과 피렌, 앨리스나 카린도 딱히 별생각 없어 보이고..

뭐 됐나.

“ 그래. 그럼 그걸로 받지 뭐. 될까ㅇ.. 가능해? “

바크렘은 살짝 의아한 듯이 고개를 돌리다 아리나를 향해 대답하는 대신 우선 물어보기로 한다.

“ 우선.. 조금 문제 되는 부분은 있다만.. 그전에.. 이건 너의 의견이 아니라 길드원의 의견이 아닌가? 그렇게 쉽게 선택해도 되겠나? “

“ 뭐 어때. 내 길드가 아니라 우리의 길드인걸. 다만 문제 될만한 일을 저지르지만 않으면 다른 가족들이 하고 싶어 하는 대로 해도 되지 뭐. 문제 될만한 행동만 안 하면 돼. 제발.. 안 하면 돼. “

아리나의 마지막 시선이 춘향에게 향했지만

춘향은 아무 생각이 없는 듯이 여전히 해맑게 웃고 있다.

“ 참.. 신기한 길드군. 아무튼, 보호막을 요구했지만 미안하게도 불가능해. “

“ 에~ 뭐야. 뭐든 다 될 것처럼 말하드니? “

“ 어쩔 수 없어. 지금 이 보호막을 만든 우리의 발명가는 이 자리에 없거든. 오직 그녀만이 이 보호막을 만들 수 있다. “

이 단단한 보호막은 카린이 구조를 자세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기에 어설프게 따라 할 수는 있어도 이만큼 강도가 높은 보호막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에 렘크르 길드에 무엇을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면 받아낼 수 있는 것은 보호막을 제외하고 딱히 없다.

카린이 있는데 굳이? 인 느낌이랄까..

“ 발명가? 잘됐네! 그 여자랑 이야기할 게 많아 보이는데? 만나러 가면 되는 거 아냐? “

발명가는 아무래도 잡다한 지식이 많을 것이다.

그것도 우주의 지식이라면 정말 쓸모없는 지식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그 지식을 카린이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상상으로 창조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창의적인, 조금 더 다양한 창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했던 말이다.

카린은 부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오히려 고개를 젓는 쪽은 바크렘쪽이다.

“ 안타깝게도.. 그녀는.. 지금 우리의 상대.. 리슈람 길드에 잡혀있다. 미안하군. “

리슈람이라...

처음 듣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보아 렘크르 길드와 적대하는 같은 행성에 사는 다른 집단.. 혹은 나라인 모양이다.

춘향은 그 말을 듣고서는 아까보다도 더욱더 화려하게 미소짓는다.

“ 그럼 간단하네! 우리가 만나러 갈게! “

?

“ 잠깐 춘향 너 지금 뭐라는 거냐. “

“ 만나러 간다니? 저긴 내전 중이라잖아. 적한테 붙잡혀 있다는데.. 싸우러 가자고? “

정말 사고를 치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도 있는지 연구해봐야 할 만큼 춘향이 멋대로 말을 진행해버린다.

바크렘마저도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 와중에 춘향만큼은 당당하게 웃는다.

“ 당연히 안 싸우지! 그런 내전에 끼었다가 우리가 눈에 띄면 괜히 적만 늘리는 꼴이라구? “

여기까지 들은 앨리스는 무언가 눈치챈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정말.. ‘ 만나러 ‘ 가는 거구나. “

인간이 태어나 행성에서 살아가고

우주로 나가고

다른 외계인들과 교류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 만나야 ‘ 한다.

물론 다른 행성에 가서 만나는 행위 자체는 침략이라고 봐도 되겠지만

공식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서 가는 것은 다르다.


그렇게 렘크르 길드가 사는 렘크르리슈람이라는 행성에 직접 네이렌이 교류목적으로 신청한다.

분명 상대는 이 내전에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전투 지원이라든지 자원에 대한 지원, 기술적인 지원을 바라고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게 네이렌이 렘크르 길드와의 동맹 관계를 맺은 것을 숨긴 채 침입해 그 발명가를 만나고 온다.

그리고 가능하면..

“ 거기서 빼돌리는 거지!! “

“ 그건 명백한 공격이잖아.. “

“ 음.. 빼돌리는 거 빼고는 나쁘지 않네. 그 여성분의 생사도 확인할 수 있고. “

춘향이라면 분명 위험한 생각만 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빼돌린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정상적인 방법이다.

다만 바크렘이 듣기에는 마치 양쪽 다 다리를 걸쳐놓는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 ...그것이 가능하다면... 부탁 좀 하도록 하지. 적어도 그녀의... 베리슈의 생사라도 확인해다오. “

“ 오호.. 그게 그 발명가의 이름인가 봐? 이름 참 특이하네. 특이해서 외우기 편하려나? “

마치 이미 찾으러 가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듯한 말투에 바크렘은 미소지었다.

“ 내가 봤을 땐 너희 이름이 더 특이한데 말이지. “

어떻게든 이야기가 잘 흘러간 것 같았지만..

사실 아리나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간에 상대측.. 그러니까 리슈람 길드에 정보를 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네이렌을 받아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한 느낌이지만 말이지..

어쩌면... 바크렘과 베리슈는 특별한 사이인 것이 아닐까?

“ 자! 그럼 결정됐으니 우리도 우리 함선을 움직이러 가자! 오랜만에 조종하는 거라 잘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아하하! “

“ 하아.. 뭐지.. 뭔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는 느낌이야.. “

“ 라티안. 가서 미야 데려와. 싸우러 가는 것이 아니니까 우주를 봐두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지. “

“ 나.. 난... 모두가 떠나면 오시리스를 지킬까나~? 억..! “

“ 넌 빨리 따라와! 함선 고장 난 데 있나 확인해야지! “

라티안과 피렌.

몰래 도망치려던 카린과 그 목덜미를 붙잡고 달려나가는 춘향.

“ ...안가? “

옆에서는 여전히 아름다운 앨리스가 가만히 서 있는 아리나를 이끈다.

뭐..

이런 모습 또한 네이렌답다고 해야 할까 싶다.

“ 먼저 가 앨리스. 나는 바크렘이랑 이야기 좀 하다 갈게. “

이렇게 말하면 앨리스는 언제나 미소짓고 자리를 비켜준다.

춘향이라면 꼬치꼬치 캐물을 텐데 말이지.

참 개성 넘치는 가족들이다.

“ 음. 우리가 할 이야기가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다른 느낌이 드는데. “

네이렌과 비교해 또 하나의 개성 넘치는 초록 피부를 가진 바크렘이 아리나를 부른다.

이들이 사는 행성인 렘크르리슈람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들을 필요가 있었기에 아리나는 이곳에 남아 바크렘과 대화를 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바로 앞에 가졌던 아리나의 의문도 풀어보고 싶었다.

“ 혹시.. 베리슈라는 분과는 어떤 사이이신가요? “

“ 그건 왜 묻는 거지? “

“ 그냥.. 솔직히 저희를 적국에 보내는 것 자체가 렘크르 길드 입장에서는 좋지 않을 텐데도 제 가족의 억지를 흔쾌히 받아주셨잖아요. 그래서 조금 궁금했어요. 뭐..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여자의 직감이랄까요? “

여자의 직감..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재밌는 말이라고 느껴진다.

“ 그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도 하지. “

“ 이루어질 수 없는..? “

“ 그녀를 만난다면 알게 될 거다. 그녀를.. 그곳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

이 오시리스 행성에서는 보이지 않겠지만..

어디쯤 있냐 굳이 따지고 들자면 이 행성 반대편 어느 우주에 있겠지만.

그래도 바크렘은 고개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바라본다.

부디 그녀가 사고 치지 않고 얌전히 있기를 바라며..

제발 가만히 있어라..


작가의말

오..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전 진짜 몰라서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약간은 기대가 되네요
발명가라...
흐음...
호오..
으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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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286. 실수는 성장의 어머니 23.09.06 25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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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280. 다른 은하 23.08.31 25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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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278. 발명가와 창조자 그리고 과학자 23.08.29 248 0 12쪽
285 277. 진짜 성녀님은 23.08.28 251 0 13쪽
284 276. 또 바뀐 계획 23.08.27 248 0 15쪽
283 275. 무에서 유를, 발명에서 창조를 23.08.26 250 0 14쪽
282 274. 세계 최고의.. 아니 은하 최고의 발명가 23.08.25 250 0 13쪽
281 273. 임무를 250% 완수하는 방법 23.08.24 25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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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266. 떨어진 별 하나 23.08.17 250 0 14쪽
273 265. 스승의 자격 23.08.16 248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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