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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럼블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 살해자가 될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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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럼블
작품등록일 :
2020.04.04 01:43
최근연재일 :
2020.05.08 20:52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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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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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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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공녀, 리메르-(2)

DUMMY

(2)



델리상트의 연인은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10팀중 6팀이 델리상트의 연인으로 연극을 했다. 나머지 팀들은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와 비슷한 ‘니아르 백작영애 이야기’와 ‘변경백 공작과 황녀님’, ‘신비한 약초와 녹색 드래곤’, ‘건국 용사 이야기’를 했다.


리메르는 뒤의 두 팀 또한 델리상트의 연인을 하자 엄마가 걱정했던 것처럼 주목을 받을 일은 없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분명 이렇게 주제가 겹치면 상을 받기 힘들겠지.


예상대로 상위권은 주제가 겹치지 않았던 팀들이 가져갔다. 사실 저 네 팀은 퀄리티도 좋았던 터라 모두 수상 결과에 수긍하고 진심으로 박수갈채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ㄹ팀!”

“우와! 우리래, 우리!”

“···ㄹ팀? ㄹ팀 맞나요?”

“네! 맞아요!”


차분하게 시상이 끝나길 기다렸던 리메르가 자리에서 방방 뛰어올랐다. 시상자는 제 카드에 적힌 것이 정말 팀 이름이 맞는지 주최측 테이블에 가서 다시 확인하고 돌아온 뒤 팀을 앞으로 불렀다.


사실, 상은 받고 내려가면 끝이었다. 하지만 신났던 리메르와 친구들은 무대에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고 사회자는 그 틈을 타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그런데 왜 팀 이름이 ㄹ 인가요?”

“어, 그건 정말 별거 없고요··· 감사합니다! 저희 이제 내려가 보겠습니다!”


설마 상을 받을 줄 모르고 대충 지은 이름에 오케이 했던 세실이 다급하게 말을 끊었다. 하지만 여기서 굴할 리메르가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해맑게 웃던 리메르가 음성 확장용 아티팩트를 붙잡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세실에게 제지당했고, 이후 아티팩트를 잡은 것은 시르였다. 시르는 리메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희 네명 다 이름에 ㄹ자가 들어가서여! 그렇게 지었습니다! 이놈이! 아하하하하!”

“···그, 그렇군요! 네! ㄹ팀이었습니다! 축제 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즐겁게 즐겨요!”

“네에!”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모두 생기발랄한 아이들의 모습에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헤르시아 역시 못 말린다고 생각하며 옆에 앉아있던 시르 엄마와 마주보고 웃었다. 시르 아빠는 역시 내 딸이라면서 중앙 시장 내 광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웃어 젖혔다.


그리고, 모두 즐겁게 웃어 젖히는 와중에 눈을 부릅뜬 존재가 있었다. 흘러내린 금발 사이로 보라색 눈이 어느 한 곳을 응시했다. 남자 주위로 억눌린 살기가 퍼져 나갔다. 그 살벌한 기운에, 검술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 몇이 남자를 뒤돌아봤다가 번뜩이는 보라색 눈동자를 마주하고 시선을 피했다.


남자 뒤쪽에 서있던 집사가 쿨럭, 마른 기침을 토해내고 앞으로 고개를 숙였다.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못 찾아내서 죄송합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짙은 자안이 맞나?”

“예. 맞습니다. 근처에 공작 부인의 생김새를 한 여성분이 있는지 찾아보도록 일러두겠습니다.”


헤르센이 곧바로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긴장한 얼굴로 대기하고 있던 기사 셋이 재빨리 움직였다. 빠른 대처에 화가 조금 누그러진 네르온이 의자에 느릿하게 몸을 기대며 읊조렸다.


“변명은 나중에 듣겠어. 우선은 내 조카님과 시아를 만나고 싶거든.”


어느새 네르온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어쩐지 오랜만에 이 연극을 보고 싶더라니. 이렇게 만날 운명이었던 모양이었다.


**


뺨을 발갛게 물들인 아이들이 묵직한 상금 주머니를 들고 부모님 앞에 다가와 섰다. 리메르가 시아에게 안기는 것을 시작으로, 시르와 세실도 부모님에게 안겨 어리광을 피웠다. 리나는 딴청을 부리는 디안을 얼른 끌어와 유모를 끌어안았다. 유모가 환하게 웃자 넓은 챙 아래로 짙은 그늘이 졌다. 디안은 엉거주춤 안겨있다가 어색하게 팔을 둘러 유모를 끌어안았다. 동그랗게 떠진 눈이 이내 반달로 접혔다.


이 모든 것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에드쉬를 잡아 끈 것은 리메르와 시아였다. 이리로 오라는 듯 한 자리를 비워두고 손짓하는 그들을 보고, 에드쉬가 천천히 팔을 벌리고 다가가 두 사람을 안았다.


“우와! 이거 뭐야?”


리메르는 엄마 팔목에 달랑거리는 주머니들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아! 하고 손뼉을 친 시아가 이름을 하나하나 수 놓은 초록색 주머니를 아이들에게 건넸다. 이 안에는 부모님들이 주는 용돈이 담겨있었다.


“당연히 상 받을 줄 알고 만들어 놨지. 아직 날 밝으니까 오늘 더 놀고 와.”

“와! 그래도 돼?”

“그럼. 대신에 노을 지기 전에는 돌아와야 한다.”

“당연하지!”


리메르는 밝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이들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시장통으로 달려 나갔다.



**



“와. 이제 너무 배부르다.”

“그러게. 돈 많다고 너무 많이 먹었어.”


거리 가장자리에 있는 벤치에 앉은 아이들이 볼록 나온 배를 통통 두드렸다. 리메르는 이대로 끝 낼 수 없다면서 팔목에 걸어 놓은 오징어 구이를 꺼냈다가, 더 못 들어간다고 비명을 지르는 위장 때문에 시무룩한 얼굴로 도로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실이 질린다는 듯 짧게 감탄했다.


“도대체 그걸 어떻게 다 먹는거야?”


리메르가 씩 웃어보였다.


“그치. 나도 그게 궁금해. 한창 성장기라 그런가 봐.”


뭐라는 거야. 세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때, 바람이 살랑거리며 불어왔다. 앞머리를 아주 살짝 어루만지는 포근한 바람에 아이들이 하나 둘 하품을 했다. 리메르도 살짝 풀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듯했다.


“무기 팝니다~ 질 좋은 무기 팔아요!”

“무기?”


리메르는 노곤하게 풀린 몸을 바로 세우고 귀를 쫑긋거렸다. 다시 한 번 무기 팝니다! 라는 외침이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제 주머니가 잘 있는지 확인한 리메르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디가게?”

“무기 구경?”

“도대체 이 체력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애들아, 다들 일어나.”

“어? 왜. 나 혼자 다녀올 수 있는데.”


리메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눈을 깜빡이자 세실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세실이 입을 열기 전에 제지한 시르가 허리에 손을 척, 올리고 말했다.


“거야, 우리 친구가 가격 후려치기를 당할까 봐 그렇지.”

“가격을 후려칠 거면 몇 명이든···.”

“아닐 걸? 똑같지 않을 걸? 여러 명이 나을 걸?”


방긋방긋 웃으며 말하는 시르에게 기가 눌린 리메르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여섯 명의 아이들이 가판대에 섰다.


“무기 팔아요! 질 좋은 무기 팝니···! 으응?”


여타 용병들처럼 근육이 우락부락한 한스가 호객 행위를 하다 말고 인기척에 고개를 내렸다. 가판대에 간신히 목이 오는 키의 아이들이 오밀조밀 모여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쫓아내고 싶어 미칠 노릇이었지만 최대한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꼬맹이들아. 안 살거면 비켜줄래?”


정신없이 가판대롤 구경하던 리메르가 한 손에는 주머니를 들고 눈을 빛내며 단검을 가리켰다.


“아저씨. 저 단검을 좀 보고 싶어요.”

“아저씨 아니야!”


반사적으로 꽥 소리 친 한스가 고운 녹색의 주머니를 짤랑짤랑 흔드는 리메르를 보고 뒷머리를 긁적였다. 요 소녀를 포함해서 여섯 명 다 귀티가 흐르기는 하는데 옷은 평민들이 입는 면직물이었다. 잠행이라고 하기에는 주위에 경호원도 보이지 않았다. 뭐, 저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자가 뒤에 붙어있었다면 못 알아챌 수도 있었지만.


한스는 이 꼬마아이가 제 값을 지불할 수 있을지 가늠을 해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단검 말이지? 혹시 마음에 드는 게 있니?”

“음··· 마음에 드는 거라.”


리메르는 그렇게 말하며 디안을 바라보았다. 디안은 얼굴 가득 물음표를 달고 있다가 리나가 옆에서 ‘몇 개만 골라줘.’라고 속삭인 후에야 짧은 감탄사를 흘리고 가판대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아저··· 아니, 사장님. 단검은 여기 있는 것이 전부인가요?”

“아니. 여기에 몇 개 더 있다.”

“같은 종류는 아니죠?”

“응. 여기 꺼내줄게.”


한스는 정말로 좋은 어른이었다. 군말 없이 뒤쪽에 진열되어 있던 단검 일곱 자루를 가판대 위에 내려놓은 한스가 턱을 괴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소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뭘 알고 고르는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시선이 이내 디안의 허리춤을 향했고, 그가 납득한 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무기 다루는 일을 꽤 오래 해왔지만 저만큼 좋은 검을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 사이 디안이 단검 여섯 개를 골랐고, 리메르는 그 단검들을 하나씩 뽑아 휘둘러보았다. 마침내 단검 두 개만 남겨 놓은 리메르가 채도 낮은 파란색 단검과 검신까지 온통 검은 단검 사이에서 고민했다. 파란색 단검은 가볍고 날카로웠으며, 묵색 단검은 비교적 무겁긴 했으나 가장 휘두르기 편했고 소리도 위협적이었다.


리메르는 묵색 단검을 들어 한스에게 내밀었다.


“아저씨. 이 묵색 단검은 얼마에요?”


리메르를 빤히 내려다보던 한스가 히죽 웃음지었다. 콧수염이 갈매기 모양으로 휘어졌다.


“아가씨가 검을 볼 줄 아는구만. 이게 제일 비싼 건데 말이야.”

“엑, 그래요? 얼만데요?”


제일 비싸다는 말에 리메르가 반사적으로 주머니를 움켜쥐었다. 아무리 봐도 묵색 단검이 제일 예뻐서 꼭 저걸로 구매하고 싶었다. 리메르는 제발 가지고 있는 돈보다 비싸지 말아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며 한스를 올려다보았다.


마음이 약해진 한스가 가격표와 리메르를 번갈아 봤다. 가격표에는 7실버가 적혀 있었다. 그는 고양이같은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모습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요 꼬마 손님들에게는 좀 싸게 팔자고 결심했다. 그가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이건 7실버짜린데. 내가 6실버까지는 깎아줄게.”

“흐음···.”


뭐지, 저 가격 폭락은.


리메르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아저씨······. 7실버 바가지 요금 아니에요?”

“?!”


선심 써서 원가를 부른 한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한스는 펄쩍 뛰며 입을 삐죽였다.


“아가씨! 이 아저씨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다! 심지어 원가다, 원가야!”


리메르는 가자미눈을 하고 한스를 바라보았지만 오히려 그는 눈빛을 피하지 않고 눈에 힘을 줬다. 허공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리메르는 결국 한스의 결백함을 믿고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제가 기억한 바로는, 마지막에 지갑을 확인했을 때 5실버가 남아있었다.


‘···혹시, 더 있나?’


혹시나, 하고 주머니를 열어 다시 동전을 세어본 리메르가 완전히 체념한 얼굴을 했다.


‘작작 좀 처먹을걸.’


옆에서 다른 무기를 구경하던 세실이 주머니 쪽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뭐야, 왜? 돈 부족해?”

“으응···. 좀 덜 먹을걸.”

“에이, 먹는 거 아까워하면 안 돼. 그래서 얼마 모자란데? 내가 좀 더 보탤게.”

“응. 나도 보탤 수 있어.”

“아냐. 괜찮아.”


리메르는 돈을 보태주겠다고 달려드는 친구들을 만류하고는 파란색 단검을 빼들었다. 확실히 묵색 단검보다 못하기는 했지만 이 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미련이 남은 눈으로 묵색 단검을 바라보던 리메르가 파란색 단검을 한스에게 내밀었다.


“이거는요?”

“어디보자···.”


리메르가 들고 있는 단검의 가격을 확인한 한스가 대답했다.


“이건 4실버 50동이야.”


소녀가 입맛을 다셨다. 이 것을 사고 나면 50동이 남는다. 내가 과연 배운 적도 없는 검술을 위해서 이 단검을 살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고민은 짧았다. 지름신이 왔기에.


“이거 주세요!”

“4실버 50동. 여기 허리대도 주마.”

“와, 감사합니다!”


신난다는 얼굴로 한스가 준 가죽벨트를 허리에 메고 단검을 끼워넣은 리메르가 용돈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으윽···. 탕진이로구나.”

“응? 뭐라고?”

“아, 아니에요. 지금 드릴게요!”


리메르는 동전 지갑을 탈탈 털어 4실버 50동을 한스의 손에 올려놓았다. 시무룩한 얼굴로 지갑을 닫는 것을 빤히 쳐다보던 한스가 지갑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50동을 쏙 집어넣었다. 리메르가 눈썹을 치켜들고 고개를 기울였다.


“어? 지금 뭐였지?”

“응? 뭐가?”

“어어. 뭔가 지갑에 들어간 것 같았는데··· 혹시 쓰레기?”


어린 아가씨가 눈썰미가 참 좋네, 까지 생각했던 한스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어 보이고는 손을 휘휘 저어 아이들을 쫓아냈다.


*


‘응?’


아이들을 보내고 단검을 정리하던 한스가 가판대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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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3.볼테르 백작(3) 20.05.08 26 0 9쪽
27 3.볼테르 백작(2) 20.05.07 24 0 9쪽
26 3.볼테르 백작(1) 20.05.06 25 0 9쪽
25 2.에드쉬-(9) 20.05.04 35 0 9쪽
24 2.에드쉬-(8) 20.05.03 25 0 8쪽
23 2.에드쉬-(7) 20.05.02 27 0 9쪽
22 2.에드쉬-(6) 20.05.02 28 0 9쪽
21 2.에드쉬-(5) 20.05.02 33 0 11쪽
20 2.에드쉬-(4) 20.04.27 26 0 10쪽
19 2.에드쉬-(3) 20.04.26 23 0 10쪽
18 2.에드쉬-(2) 20.04.24 31 0 10쪽
17 2.에드쉬-(1) 20.04.23 21 0 11쪽
16 1.5.트레비안 레디알-(2) 20.04.22 21 0 10쪽
15 1.5.트레비안 레디알-(1) 20.04.21 38 0 11쪽
14 1.5.황족이었습니다. 20.04.20 43 0 12쪽
13 1.5.사실 대마법사 제자였습니다-(2) 20.04.19 25 0 9쪽
12 1.5.사실 대마법사 제자였습니다-(1) 20.04.17 31 0 9쪽
11 1.공녀, 리메르-(10) 20.04.16 39 0 12쪽
10 1.공녀, 리메르-(9) 20.04.16 34 0 10쪽
9 1.공녀, 리메르-(8) 20.04.14 48 0 9쪽
8 1.공녀, 리메르-(7) 20.04.11 30 0 8쪽
7 1.공녀, 리메르-(6) 20.04.10 32 0 9쪽
6 1.공녀, 리메르-(5) 20.04.08 39 0 9쪽
5 1.공녀, 리메르-(4) 20.04.07 41 0 9쪽
4 1.공녀, 리메르-(3) 20.04.07 39 0 9쪽
» 1.공녀, 리메르-(2) 20.04.06 49 0 13쪽
2 1.공녀, 리메르-(1) 20.04.04 80 0 9쪽
1 0.프롤로그 20.04.04 15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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