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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이화영
작품등록일 :
2023.07.31 18:04
최근연재일 :
2023.12.30 10:4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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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61
추천수 :
659
글자수 :
649,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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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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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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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종말의 혈화문(3)

DUMMY

밤사이 지독하게 퍼붓던 눈발이 여명이 가까워지자 한풀 기세가 꺾였는지 잔잔한 바람 속에 작은 눈송이로 바뀌었다.

상춘각 뒤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치열한 사투와는 달리 전각의 전면 방향에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잠시 전투가 중단되고 있었다.

인간처럼 괴수들도 휴식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상춘각을 둘러싼 대기에 스며있는 얇은 독기(毒氣) 때문이었다.

인간보다 몇 배는 뛰어난 오감을 가진 괴수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알아차리고 상춘각에 접근하길 주저했다.

무너진 중망루 잔해가 펼쳐진 탁 트인 구릉지 위에서 상춘각을 내려다보고 있던 마교 지휘관, 요화도 이 상태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절대복종을 요구하는 공격 명령과 1차원적 생존 본능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킨 요시들이 비구니 요화의 주변을 소용돌이처럼 빙빙 돌고 있었고, 그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배를 더해갔다.

요화가 문득 소리가 나지 않는 요령을 흔들며 옆의 능선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둘러싼 소용돌이 역시 함께 이동했다.

능선 위 마귀상이 조각된 검은 마차에 접근하자 마차와 가까운 쪽에 있던 요시들이 소용돌이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구릉지 위에 소용돌이 하나가 더 탄생했다.

요화가 마차 문을 똑똑 두드리자 문이 열리며 상장로 이춘수의 늙은 집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구니가 집사에게 물었다.

“어르신께선 좀 어떠신가요?”

집사가 마차 안쪽에 누워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이춘수를 한 차례 일별한 후 비구니를 향해 작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비구니 요화가 끄덕이더니 곧장 자리를 뜨려 하자, 마차 안에서 늙수구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밖의 저, 전황은 어찌 돼가는가?”

요화가 마차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낭랑한 어조로 대답했다.

“거의 다 끝나갑니다. 한 군데만 함락하면 혈화문은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상장로 이춘수가 붕대와 복대로 감싼 배를 움켜쥐고 상체를 힘겹게 일으켜 세웠다.

진가엽 대장의 칼에 찔린 상처가 생각보다 치명적인 듯싶었다.

늙은 집사가 건넨 따듯한 물 한 잔을 들이켠 후, 이춘수가 요화에게 물었다.

“주군께선 혈화문 사람, 한 명도 남기지 말고 모두 다 절멸하라 명하셨다고?”

“···네. 하지만 이런 당부도 하셨습니다. 만일 상장로께서 원하신다면 몇 사람의 목숨은 살려주도록 하라고. 단, 열 목숨은 넘기지 말라 하셨습니다.”

상장로가 얇게 침음했다.

그가 마른 침을 꿀꺽 삼킨 뒤 집사의 손을 잡고 마차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요화가 타고 있던 거미 요괴를 뒤로 몇 발짝 물러나게 했다.

마차 밖으로 나온 이춘수가 마차를 중심으로 회전 중인 요시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녀석들이 왜 저러는 건가?”

“호호, 주변 공기에 독이 스며있어서 그렇습니다. 지금 방책을 강구 중입니다.”

상장로가 콧구멍을 벌렁거리더니 흐릿하게 미소하며 말했다.

“능소 녀석의 솜씨로구만.”

“독귀라 불리는 자 말씀입니까?”

“그래, 독귀 능소. 이지상의 아우이자 혈화문의 기둥. 녀석이 형이 없는 사이 큰 역할을 하고 있구만.”

말을 마친 이춘수가 바람에 백미를 흩날리며 녹색 독무가 엷게 퍼져 나오고 있는 상춘각을 내려다봤다.

그가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요화도 재촉하지 않고 타고 있던 거미 요괴에서 내려왔다.

요화가 이춘수 옆에 나란히 서서 혈화문의 마지막 남은 전각, 상춘각을 한참이나 뚫어지라 바라보고 있으니 땅이 쿵쿵 울리며 멧돼지 괴수 도철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도철이 콧구멍으로 노란 진액 덩어리를 토해낸 뒤, 땅바닥에 피가 섞인 가래침을 뱉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어이, 늙은이들. 한가롭게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요?”

이춘수가 고개를 갸웃하며 도철에게 되물었다.

“자네 눈은 왜 그런가?”

도철이 정청하의 검에 당해 애꾸가 된 하나뿐인 눈을 씰룩이며 여유롭게 대답했다.

“천룡회가 지키던 소중원과는 달리 여기 혈화문 잔챙이들은 나름 실력이 봐 줄 만하더이다. 하하, 괜히 혈화문, 혈화문 하는 게 아니더군. 방심한 사이 눈을 찔렸지 뭐요. 하, 그나저나 춘수 당신, 배의 상처는 괜찮소? 주군께서 오시려면 꽤 시간이 걸릴 텐데.”

이춘수가 팔로 복대를 감싸 쥐며 대답했다.

“뭐 죽으면 죽는 거지. 여기까지 왔는데 아쉬울 게 뭐가 있겠는가.”

도철이 고개를 주억인 뒤 이춘수 옆으로 다가와 눈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죄책감 때문이오?”

도철의 물음에 이춘수 뒤쪽에 서 있던 늙은 집사가 붙잡고 있는 주인의 손에서 미약한 떨림을 느꼈다.

춘수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도(死都), 그 지옥 같은 곳에서 자네들과 보낸 시간이 사십 년이라면, 내 나머지 절반의 인생은 이곳 야야장에서 보냈네. 어찌 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겠는가.”

반대편에 서 있던 요화가 가냘픈 손을 뻗어 백발의 노인의 어깨를 감쌌다.

요화의 손에서 따스하지만, 요기가 가득한 한 줄기 진기가 이춘수의 몸 안으로 스며들어왔다.

춘수가 요화를 돌아보며 말했다.

“쓸데없이 법력 낭비하지 마시게. 난 괜찮아. 보기보단 제법 튼튼한 몸이거든.”

“버티십시오. 천마님과 다시 만날 때까지 생명의 끈을 절대 놓지 마십시오. 그 옛날 우리가 꿈꿔왔던 세상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다시 새 출발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새 출발이라······. 예전에는 그 말이 그렇게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지금은 왠지 먹물로 얼룩진 초상화를 보는 것만 같네, 그려.”

도철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춘수 영감 옆에 있으면 나도 물들겠구만. 슬슬 마무리나 지어 봅시다.”

요화가 도철에게 물었다.

“계획이 있어?”

도철이 끄덕이며 응수했다.

“강시들이 주의를 끄는 사이 나랑 요시들이 단번에 정문을 뚫을 거야. 요시들 상당을 희생하더라도 그게 나을 것 같아.”

“독무는?”

“독무는 공력으로 감당해봐야지. 그러고 나서 바로 전각 안으로 들어가 능소란 놈만 찾아 죽이면 그걸로 끝이지. 거기다 여차하면 도망쳐 나오면 되니까 걱정할 필요도 없어. 아, 혹시 가능하면 아까처럼 공중에서 지원 좀 해줘. 효과가 꽤 크더라고.”

“날 짐승은 법력이 부족해서 당장엔 다섯 마리 정도 밖에 못 만들어. 그걸로 괜찮겠어?”

“응, 그거면 충분해. 녀석들이 지붕 위 궁수들을 견제해주기만 하면 되니까.”

“알았어, 당장 만들어볼게. 일각 정도 걸릴 거야. 기다리고 있어.”

“그래, 아, 참 요화야!”

요화가 발길을 멈추고 도철을 돌아봤다.

도철이 요화에게 물었다.

“혹시 주군께서 제갈승이란 놈한테 내린 특별 임무가 뭔지 알아?”

요화가 가만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몰라, 왜? 우리가 알아야 해?”

“아니, 어제 소중원에서 제갈승 옆에 있다가 뜬금없이 혼돈 녀석 냄새를 맡았거든. 그래서 나는 혹시 주군께서 혼돈이한테도 제갈승이랑 똑같은 무슨 명령을 내리셨나 했지. 우리 혼돈이 안 본 지도 오래됐잖아. 안 그래?”

“그, 그야 그렇지.”

요화는 알고 있었다.

마교 사대호법이자 사흉 중 하나인 혼돈이 영약이 되어 제갈승 뱃속에 들어가 있단 사실을.

하지만 그걸 나머지 흉수들에게 말해줄 순 없었다.

흉수 넷은 같이 있을 땐 서로 못 잡아먹어 난리긴 해도 내심은 죽고 못 사는 죽마고우들이었다.

만일 혼돈이 제갈승의 보신용 약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엔 녀석들의 천마님을 향한 충심에 균열이 생길지도 몰랐다.

요화가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음, 그럼 나는 가서 준비할게.”

“그래, 일각 후에 내가 휘파람으로 전투 시작을 알리지. 영감은 마차 안에서 몸조리나 하고 계시요. 날이 춥소.”

요화와 도철이 이춘수와 헤어져 각자의 위치로 되돌아갔다.

도철의 당부에도 이춘수는 집사와 함께 얼마간 그곳을 벗어나지 않았다.


한편 이들의 움직임을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는 눈들이 있었다.

다름 아닌 사천당가의 당지위와 그의 부하들이었다.

녀석들은 이미 무너진 담장을 넘어 혈화문 장원에 깊숙이 진입한 상태였다.

스무 명 남짓한 작지 않은 규모의 무리가 수백, 수천의 괴수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사요와 한 몸인 육지의 법력 때문이었다.

손바닥만 한 몸집의 영물, 육지가 뿜어낸 순백의 오라 줄기는 당지위와 부하들, 사요의 몸을 온통 휘감아 적들의 시야를 반사시켰다.

온 세상을 가득 메운 하얀 눈도 그 효과를 배가시켰다.

한때는 식당 건물로 쓰였던 무너진 전각 귀퉁이에서 사태를 관망 중이던 당지위는 앞서 지켜본 세 마교 인물의 움직임을 통해 이 전투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있었다.

당지위 앞에 쭈그려 앉아 있던 기동우가 초조한 듯 주군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진짜로 혈화문을 도울 생각이세요?”

당지위가 콧등에 내려앉은 눈 때문에 한 차례 작게 재채기했다.

그가 소매로 콧물을 닦으며 말했다.

“왜? 겁나냐?”

“겁나죠. 주군은 겁 안 납니까?”

“···나지. 흐흐흐.”

일순 칠혈랑과 모개, 호려가 죄다 주군에게 달라붙으며 애원하듯 말했다.

“나으리, 그냥 돌아갑시다. 일단 살고는 봐야 할 거 아닙니까.”

“당 어르신, 앞으로 내가 정말 잘할게요. 네? 우리 그만 여기서 도망쳐요.”

당지위가 부하들을 향해 냉혹하게 일갈했다.

“말했잖아. 어디로, 우리가 대체 어디로 간단 말이냐? 온 세상이 적인데··· 망할 새끼들, 그래, 행여 갈 수 있으면 가버려라. 나 혼자서라도 저길 뚫고 혈화문 녀석들과 합류할 테니.”

“주군···!”

“제발 좀···.”

당지위가 부하들의 손길을 뿌리치더니 무너진 담장 아래 모습을 감추고 있는 사요 위에 올라탔다.

한참 전부터 깨어있던 요마가 다가오는 당지위에게 따지듯 물었다.

“야, 당지위. 너 나한테 거짓말했지? 그게 아니라면 이건 절대 설명이 불가능해. 용심설혼주의 힘이 이렇게 약할 리가 없어. 너 솔직하게 대답해. 내 심장에 뭘 박아넣은 거냐?”

당지위가 요마와 그 옆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탁단봉의 영혼을 돌아봤다.

탁단봉은 무슨 일이 있는지 암울한 낯으로 일절 말이 없었다.

그때 부하들이 하나둘씩 사요에 올라탄 뒤 당지위 뒤로 쭉 붙어 앉았다.

당지위가 기동우에게 명령했다.

“야, 동우야, 가서 나효 깨어났는지 봐봐.”

기동우가 사요의 몸뚱이, 왼편으로 이동해 밧줄에 매달린 개장을 내려다봤다.

나효는 살아 있었고 심지어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바다에서 불어온 그 엄동설한의 한파를 직통으로 맞고도 다시 살아난 걸 보면 확실히 주군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녀석은 불로불사의 몸이었다.

기동우가 당지위를 향해 동그라미를 그려 보이자, 당지위가 옆에 앉는 호려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호려가 벌떡 일어나더니 허리에 찬 채찍 흑묘편을 꺼내 다짜고짜 함거 속 요마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뭐, 뭐야? 너, 너희들 이게 무슨 짓이냐?”

당지위가 소매를 뿌려 요마의 얼굴에 독침을 날렸다.

“이 개, 개, 개자식. 다, 다, 당지위, 너, 너, 너···.”

당지위가 요마에게 다가오며 그에게 면박을 주었다.

“요마, 넌 말이 많아도 너무 많아. 이 늙다리 병신새끼야. 네 비위 맞추는 것도 이것으로 끝이다. 더는 필요 없으니 이만 네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

“아, 아, 아, 자, 잠깐, 다, 당지위, 제발, 제발, 으······ 저, 절대 너흐를 가만 두, 두지 않겠···.”

입 밖으로 기다란 혀를 뺀 요마가 고개를 축 늘어뜨린 채 생명이 끊어졌다.

당지위가 불쑥 그 앞에 쭈그려 앉더니 요마의 가슴에 비수를 푹 쑤셔 넣었다.

얼마 뒤 녀석의 손안에 탁단봉의 뜨거운 심장이 들려 나왔다.

요마의 죽음으로 움직임이 멈춰버린 심장 위로 탁단봉의 영혼이 희미하게 얼굴을 내밀었다.

탁단봉이 무어라 묻기도 전에 당지위가 품에서 꺼낸 용심설혼주를 녀석의 심장 사이에 끼워 넣었다.

어떤 강력한 힘을 느낀 탁단봉이 움찔움찔 꿈틀대다가 금세 심장이 박동을 시작하며 영혼 전체가 다시 환하게 밝아졌다.

“이, 이건?”

“하하, 이게 바로 진짜 용심설혼주다. 조금만 참아라, 탁단봉. 저곳에 네 육체가 온전히 보존돼 있다면 널 곧 부활할 수 있게 해줄 테니.”

“정말이냐?”

“그래, 정말이다.”

“거짓말, 넌 요마한테도 거짓말했잖아.”

“그래, 요마한테 거짓말했지. 그리고 너한테도···. 하하, 하지만 난 이지상이란 놈한테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믿어도 좋아.”

그때였다. 호려가 당지위에게 다급히 말했다.

“나리, 마교 놈들이 움직여요.”

“엉, 알았다.”

당지위가 무명옷감을 꺼내 탁단봉의 심장을 감싸 품에 갈무리한 뒤 뒤쪽으로 길게 늘어선 부하들을 향해 말했다.

“애들아.”

“네, 주군!”

“지금부터 너희는 더는 청방 도적들이 아니다. 너희는 사천당가 사람들이다. 너희는 나와 피를 나눈 형제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다. 너희는 내 가족이다. 만일 이 전투에서 살아남는다면 우린 야야장에 사천당가의 뿌리를 내릴 것이다. 설사 우리 중에 대다수가 죽고 단 한 명만 살아남더라도 그가 바로 사천당가다. 내 말뜻 알아먹겠느냐?”

부하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 머리를 갸웃거렸다.

모개가 손을 들고 대답했다.

“주군 말씀은 제가 지금부터 당개가 된단 뜻입니까?”

“그렇다.”

기동우가 다시 한번 확인 차 물었다.

“저는 당동우가 되고요?”

“그렇지. 왜 싫으냐?”

“아니, 싫다기보단 그 혹시 다른 사천당가 사람이 알면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

“없다.”

“네?”

“내가 사도를 떠나던 날, 나는 사천당가의 직계, 방계 늙은이들을 모조리 독살했다. 그들의 남은 피붙이까지 한 명 남김없이 독살했다. 해서 이제 내게 남은 가족은 너희뿐이다. 하하하.”

기동우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주, 주군, 당신은 정말··· 제가 평생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지독한 악인입니다.”

“흐흐, 그래서 싫으냐?”

“아, 아닙니다. 주군. 그래서 너무 주군이 좋습니다.”

“그럼 되었다. 모두 사요에게 연결한 밧줄을 단단히 붙잡아라. 달리다가 떨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도와줄 수도 없다. 만일 밧줄을 놓치면 사요의 가죽에 단도를 꽂아 넣어도 된다. 그 정도 통증은 사요에겐 아무것도 아니니까. 알았나?”

“네, 주군!”

당지위가 사요의 머리 위에 자리하고 앉았다.

그 앞에서 오라를 뿜어내고 있던 육지가 즉시 오라를 거두고 당지위의 소매 속으로 들어갔다.

당지위가 침을 한 번 꿀꺽 삼킨 뒤 사요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힘껏 내려쳤다.

잠들었던 사요가 눈을 번쩍 뜨고 깨어났다.

녀석의 거대한 머리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당지위가 밧줄을 단단히 부여잡은 채로 사요를 향해 대갈했다.

“가자, 사요! 저 버러지 같은 괴수들을 모조리 도륙내 버리자! 어서!”

주인의 명을 들은 사요가 전방을 향해 한껏 벌린 아가리로 섬뜩한 비명을 내질렀다.

“끼이이이야야야야야야야야야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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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종말의 혈화문(6) 23.12.30 83 3 17쪽
92 종말의 혈화문(5) 23.12.20 87 3 16쪽
91 종말의 혈화문(4) +1 23.12.17 84 3 16쪽
» 종말의 혈화문(3) 23.12.16 85 3 15쪽
89 종말의 혈화문(2) 23.12.15 96 3 14쪽
88 종말의 혈화문(1) 23.12.03 137 1 18쪽
87 피할 수 없는 전쟁(8) 23.11.27 147 2 14쪽
86 피할 수 없는 전쟁(7) 23.11.25 142 4 13쪽
85 피할 수 없는 전쟁(6) 23.11.22 142 2 18쪽
84 피할 수 없는 전쟁(5) 23.11.19 158 3 18쪽
83 피할 수 없는 전쟁(4) 23.11.15 161 2 19쪽
82 피할 수 없는 전쟁(3) 23.11.13 171 3 17쪽
81 피할 수 없는 전쟁(2) 23.11.12 183 3 14쪽
80 피할 수 없는 전쟁(1) 23.11.08 211 3 15쪽
79 그날의 기억(2) 23.11.06 208 2 21쪽
78 그날의 기억(1) 23.11.04 192 3 16쪽
77 여후의 장례식(6) 23.11.02 218 3 20쪽
76 여후의 장례식(5) 23.10.31 223 3 19쪽
75 여후의 장례식(4) 23.10.29 222 5 15쪽
74 여후의 장례식(3) 23.10.27 215 5 14쪽
73 여후의 장례식(2) 23.10.25 251 5 17쪽
72 여후의 장례식(1) 23.10.24 287 5 17쪽
71 야야장 사람들(5) 23.10.22 263 5 16쪽
70 야야장 사람들(4) 23.10.20 246 6 14쪽
69 야야장 사람들(3) 23.10.19 258 5 19쪽
68 야야장 사람들(2) 23.10.17 265 5 14쪽
67 야야장 사람들(1) 23.10.16 249 4 16쪽
66 중간 결산(2) 23.10.15 240 4 15쪽
65 중간 결산(1) 23.10.13 301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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