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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이화영
작품등록일 :
2023.07.31 18:04
최근연재일 :
2023.12.30 10:43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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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59
추천수 :
659
글자수 :
649,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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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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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피할 수 없는 전쟁(1)

DUMMY

상장로 이춘수가 단전의 기를 양 손바닥에 끌어모은 뒤 몰려드는 괴수들을 향해 장풍을 격발했다.

구오오오오오오―― 거대한 굉음과 함께 요시들의 몸뚱이가 음양신투장(陰陽神偸掌)에 모조리 찢겨 흩어졌다.

후미로 밀려드는 괴수들의 머리 위론 진가엽 대장의 변화무쌍한 삼첨도가 내려앉았다.

진가엽이 신형을 동서남북으로 번뜩이며 칼로 무 자르듯 요시들의 머리를 싹둑싹둑 잘라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무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괴수들의 수는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덕분에 최근 몇 년 동안 칼은 잡아본 적도 없는 상관금정 마저 진가엽과 이춘수 사이에서 괴수들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때 쿵, 쾅, 쿵, 쾅 바닥이 요동치더니 도올의 거대한 몸뚱이가 상장로가 쏘아대는 장풍을 피해 그의 옆구리를 들이받았다.

들이받은 충격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이춘수가 선혈을 뿜으며 뒤편 벽을 뚫고 사라질 정도였다.

도올이 넓게 벌린 다리를 천근추로 고정한 채 팔꿈치에서 뻗어 나온 흉흉한 뼈낫을 상관금정을 향해 사납게 휘둘렀다.

요시 한 마리에게 막 정강이를 물어뜯겨 거동이 불편했던 상관금정은 뼈낫을 제때 피하지 못해 후두부 머리 가죽이 한 움큼이나 떨어져 나갔다.

상관금정이 비명을 토하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요시들이 쓰러진 그의 몸뚱이를 닥치는 대로 물어뜯었다.

일순 전방으로 백색 은광이 번쩍이더니 두 개의 날카로운 단창이 요시들과 상관금정 사이에 내리꽂혔다.

진가엽이 땅을 쓸듯 미끄러져 들어와 요시들을 향해 날 선 비각을 연거푸 날린 후, 삼첨도를 휘둘러 녀석들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

거의 동시에 도올의 송곳 같은 주먹이 진가엽의 머리를 향해 쇄도했다.

진가엽이 허리를 꺾어 주먹을 피한 뒤 도올의 면상을 향해 삼첨도를 내던졌다.

도올이 고개를 슬쩍 돌려 칼을 흘리자, 진가엽의 양팔과 양다리가 도올의 왼쪽 팔을 꽁꽁 붙들었다.

도올이 고성을 내지르며 진 대장으로부터 팔을 빼내려 하자 진가엽의 발길질이 도올의 좌측 광대뼈를 강타했다.

파 파팍―! 도올이 침까지 튀기며 험한 쌍욕을 내뱉었다.

그사이 진가엽의 열 손가락은 도올의 왼팔 근골 사이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찍, 찍, 소리와 함께 도올의 왼팔 근맥이 끊어지며 순식간에 너덜너덜해졌다.

진가엽이 바닥에 꽂힌 은쌍단창을 붙잡고 몸을 거꾸로 한 바퀴 돌려 바닥에 내려섰다.

도올이 축 처진 한쪽 팔을 붙들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나는 사이 요시들이 다시 진 대장과 상관금정을 향해 들이닥쳤다.

진가엽이 요시들을 향해 쌍단창을 험하게 휘두르며 쓰러진 상관금정의 뒷덜미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

그가 혈을 눌러 혼미해져가는 상관금정의 정신을 깨우고서 고성과 함께 금정의 몸뚱이를 뒤편에 뚫린 구멍 사이로 내던졌다.

연달아 진가엽도 구멍으로 몸을 날리려 했지만, 우지끈 소리와 함께 천지가 진동하는가 싶더니 은룡채 요새가 통째로 한쪽으로 기울었다.

진가엽이 벽에 단창을 꽂아 몸의 중심을 잡았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벼락처럼 날아든 도올의 뼈낫이 진가엽의 우측 어깨를 차갑게 파고들었다.

뒤미처 쇄도한 도울의 무릎이 신음하고 있는 가엽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늑골이 부러져 허파까지 꿰뚫렸다.

진가엽이 도올을 향해 단창을 내질렀지만, 도올이 어금니로 단창의 창날을 물어서 낚아채 버렸다.

그때였다.

쿵, 쾅 쾅쾅쾅, 기울어진 바닥이 쪼개지며 은룡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큼지막이 부서진 천장 벽이 도올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돌 더미에 강타당한 도올이 기우뚱 중심을 잃고 그 거대한 몸을 진가엽 쪽으로 쓰러뜨렸다.

진가엽이 가까스로 어깻죽지에 박힌 뼈낫을 빼낸 뒤 뒤편 구멍 속으로 몸을 날렸다.

천지가 개벽이라도 한 듯 엄청난 굉음과 함께 쏟아진 천장의 파편들이 진가엽 대장의 몸을 덮쳤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뒤.


뿌연 흙먼지 속에서 진가엽이 눈을 떴다.

귓전에 상장로 이춘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 대장! 진 대장!”


진가엽이 혼신의 힘을 다해 두 팔로 바닥을 밀어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다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통증에 미끄러지듯 앞으로 쓰러졌다.

땅바닥에 가부좌 상태로 앉아 있던 상장로 이춘수가 제때 진가엽의 상체를 붙들었다.

그가 진 대장을 부축한 상태로 그의 입안에 환약 하나를 쑤셔 넣었다.

알싸한 한약 냄새가 풍기더니 전신의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음과 동시에 호흡이 진정세로 돌아섰다.

겨우 정신을 차린 진가엽이 근처에 떨어져 있던 단창 하나를 붙들어 땅에 꽂아 넣고는 그것에 의지해 상체를 마저 일으켰다.

지켜보던 상장로가 차분한 어조로 진 대장에게 말했다.


“진 대장, 말이 준비돼 있네.”


진가엽이 격한 숨을 토하며 되물었다.


“네? 무슨 말이요?”

“자네가 타고 갈 말이 준비됐단 소리네.”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타고 가다니요. 이 상황에 제가 가긴, 어딜 갑니까?”


진 대장이 끙, 소리를 내며 전신을 일으켜 세웠다.


“후우, 후우우우.”


숨을 고르는 진 대장의 시야에 무너진 은룡채 요새의 잔해가 들어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산을 이룰 만큼 많은 수의 괴수들이 자신과 상장로를 꽁꽁 에워싸고 있었다.


“하아.”


가느다랗게 숨을 뱉어 낸 진가엽이 손에 든 단창을 비스듬히 들고 다시 전열을 가다듬으려는데 뒤쪽에서 상장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가엽, 그럴 필요 없네, 전투는 끝났어.”

“네?”


진가엽이 뒤를 돌아보자, 상장로 옆에 누군가 서 있었다.

제갈승이었다.

제갈승이 히죽히죽 웃으며 그를 향해 포권을 해 보였다.


“넌?”


이춘수가 진가엽을 겸연쩍은 얼굴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미안하네. 진 대장. 진심으로 미안하네.”

“······.”


그제야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된 진가엽이 충격에 휩싸인 채 얼굴까지 하얗게 질려갔다.

이춘수와 제갈승 뒤로 머리가 사라진 상관금정의 시체가 보였다.

진가엽이 침을 꿀꺽 삼키며 이춘수에게 물었다.


“어르신, 왜? 대체 왜 이토록 무모한 짓을 저지르셨습니까?”


이춘수가 나직이 대답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일세. 자네나 상관금정에게는 아무런 원한도 없었네.”


그때였다. 제갈승이 장포 주머니에서 하얀 머리띠를 꺼내 진가엽 발 앞에 던졌다.

제갈승이 말했다.


“이걸 가지고 대도무문으로 가시오. 그곳에 이지상이 있다고 들었소. 녀석에게 이걸 전해주고 천룡회 회장에 당선됐다는 사실도 알려 주시오.”


진가엽이 말없이 제갈승을 노려보고만 있자, 상장로가 다가와 땅에 떨어진 자신의 머리띠를 주워들었다.

순간 푹, 소리와 함께 진가엽의 단창이 이춘수의 등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창끝이 복부를 관통해서 나올 정도였다.

마침 괴수들을 통제하고 있던 도올과 도철이 진가엽을 향해 행동을 취하려 하자 이춘수가 우수를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

그가 등에 꽂힌 단창을 팔을 돌려 붙잡은 채 진가엽에게 달래듯 말했다.


“진 대장, 이제 소중원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자네 하나뿐이네. 이후에 있을 혈화문 침공 소식을 지상에게 알려줄 사람도 자네밖에 없고.”

“장난하십니까?”

“지금 이 모든 게 장난으로 보이나?”


진가엽의 호흡이 가빠졌다.

이춘수가 도철을 향해 눈짓하자, 그가 준마 한 필을 상장로 쪽으로 보냈다.

말고삐를 진가엽 대장의 손에 쥐여주며 이춘수가 말했다.


“타고 가시게. 빨리, 최대한 빨리 가서 무림맹에 우리 소식을 전하시게.”


진가엽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몸을 돌려 힘들게 말에 올라탔다.

이춘수가 한 걸음 더 다가와 안장 속에 머리띠를 쑤셔 넣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지상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주면 고맙겠네.”


진가엽이 말 위에서 싸늘하게 대답했다.


“그건 직접 하시죠.”


이춘수가 희미하게 웃더니 말의 엉덩이를 쳐서 진가엽을 떠나보냈다.

괴수들이 진가엽에게 대도무문으로 가는 길을 터주었다.

그런데 무너진 방책 사이로 달려나가는 진가엽을 향해 갑자기 제갈승이 아이 손바닥만 한 금환 하나를 힘껏 내던졌다.

휘리릭, 소리를 내며 날아간 금환이 진가엽의 등허리와 옆구리 사이를 비스듬히 파고들었다.

상장로가 노호를 터뜨리며 화를 냈으나, 천만다행으로 진가엽은 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한쪽 팔을 접은 채 계속해서 말을 달려 얼마 뒤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상장로가 사납게 눈을 치뜨고 제갈승을 돌아보자 제갈승이 양 손바닥을 활짝 펼쳐 보이며 말했다.


“퇴직금 정도는 챙겨 줘야죠.”



*



같은 시각, 혈화문 장원 앞 대로.


양손에 짐을 한가득 짊어진 피난민들이 혈화문 장원과 밤나무숲 야영지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고 있다.

이틀 뒤 찾아올 황군 5만 병사를 위해 야영지를 비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혈화문 사람들도 저마다 손을 걷어붙이고 나와 피난민들을 도왔다.

걔 중엔 마심아와 왕정정, 이주도 섞여 있었다.

야영지 내를 돌아다니며 광주리에 찬그릇을 모으고 있던 이주가 힘에 겨운지 근처에 있던 밤나무에 몸을 기대고 섰다.

그녀가 잠시 숨을 돌리다 무언가를 발견했다.

정정이 이주에게 다가와 차가운 물 호리병을 내밀자, 이주가 물로 목을 축이며 정정에게 물었다.


“정정아, 능소 저 사람은 왜 아까부터 계속 저기서 멍하니 서 있는 거지?”


근처에서 찬그릇을 수거해 돌아오던 마심아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서 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주 말대로 능소가 철의거에 올라탄 채로 마치 얼어붙은 동상처럼 대로 한복판에 정지해 있었다.

심아가 다가와 정정에게 물었다.


“능소 도련님, 아까도 저러고 있지 않았어?”


정정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몰라. 나한테 묻지 마.”


마침 그 앞을 아상과 마상춘이 장작을 짊어지고 지나갔다.

이주가 두 사람을 붙잡고 캐묻자, 그제야 능소가 저러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뭐? 간밤에 소희가 도망갔다고?”

“그렇다네요.”

“헐, 걔 그렇게 안 봤는데.”

“아니, 간다고 말을 하면 누가 붙잡나. 왜 굳이 야반도주를 해?”


이주의 퉁명스러운 질문에 정정이 능소의 뒤통수에 시선을 고정한 채 대답했다.


“아마 미안해서였을 거야. 저 사람한테.”

“응? 아니, 왜 미안해? 주종 사이에.”


심아가 이주에게 눈치를 주었으나 이주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듯 계속해서 캐물었다.

심아와 정정은 이주만 남겨두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때 멀리서 청총마 한 필이 빠르게 달려왔다.

철두의 말이었다.

철두가 길 한가운데를 지키고 서 있던 능소 앞에서 말을 세웠다.

녀석이 말에서 내린 뒤 능소 곁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전했다.


“형님, 역시나 황군이 소희를 서하강 하구에서 붙잡아두고 있었습니다. 한데···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응? 아, 누가 소희랑 같이 탈출했어?”

“아니, 형님. 그런 게 아니라.”


철두가 잠깐 시간을 뒀다가 능소에게 소희가 그녀의 정혼자와 같이 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알렸다.


“뭐? 정혼자?”

“네, 여지껏 황궁 감옥에 죄수로 갇혀 있다가 최근에 출소했다고 합니다.”

“······.”

“전쟁이 터진 후, 군자금 마련을 위해 죄수들에게 대거 사면을 해줬답니다, 보석금을 받는 조건으로요. 소희의 정혼자도 그런 방식으로 자유의 몸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군.”

“형님한테 말씀 못 드린 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였다고 했습니다.”

“소희가? 소희가 그렇게 말했어?”

“네.”

“······.”

“어쩔까요? 형님. 황군한테는 제가 잠시 더 붙잡아두라고 부탁을 해놓았습니다만.”


능소가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쩌긴 뭘 어째, 보내줘야지. 비둘기로 전하면 되나?”

“아뇨, 어차피 하선이 만나러 다시 가봐야 해서, 제가 가서 전하면 됩니다.”

“응, 그럼 부탁한다.”

“따로 소희한테 하실 말씀은···.”

“없어.”

“네, 그럼.”


다시 말에 올라탄 철두가 말 머리를 돌려 서하강 방향으로 사라졌다.

철두가 떠난 뒤에도 능소는 한참을 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침 짐수레를 해자 위 나무다리 위로 밀어 올리는 작업을 끝마친 추문강이 뒤로 몇 발짝 물러나 능소에게 붙어섰다.

녀석이 담배를 꺼내 능소에게 내밀었다.

능소가 말없이 그것을 입에 물었다.

한데 둘 다 불을 붙일만한 도구가 없어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삐쩍 마른 중년인 하나가 홍의 장포를 펄럭이며 장원을 걸어 나왔다.

최근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몽일천이었다.

추문강이 몽일천의 입에 담배를 물리자, 그가 손가락을 튕겨 허공에 불꽃을 만들어냈다.

몽일천이 불꽃을 능소에게 들이밀며 물었다.


“혹시 여자 필요하냐?”


능소가 대답 없이 몽 고문을 올려다봤다.

몽일천이 능소 곁에 쪼그려 앉더니 살갑게 웃으며 말했다.


“남자는 여자 없으면 안 돼. 나 봐. 저렇게 아름다운 두 여인이 내 곁에 딱 붙어있으니까 죽음을 이겨내고 다시 살아났잖아. 하하하하하.”


능소가 딱딱하게 대답했다.


“말은 똑바로 하시죠. 고문님은 지상 형님이 살려주신 거잖습니까.”

“흐흐, 꼭 그렇게 비수를 찔러야 속이 시원하냐?”

“쓸데없는 소릴 하시니까 그렇죠.”

“장례식 갔다며?”

“형님요?”

“응.”

“네.”

“보름날 적들이 쳐들어온다고?”


몽일천의 물음에 추문강이 엄숙한 어조로 대답했다.


“지상이 실패하면요.”


몽일천이 빈손을 마주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능소가 철의거를 돌려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추문강이 담배를 밟아 끄고 그 뒤를 따랐다.

그때 초소 앞에서 막 도착한 서신을 읽고 있던 육손이 두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육손의 낯빛이 무척이나 어두웠다.

육손이 이호와 함께 세 사람에게 다가와 말했다.


“저기···.”

“왜?”

“소중원에 있는 영야각에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응?”

“이거 보십시오. 임청라 장로가 저희에게 보낸 서신입니다.”


능소가 서신을 받아 읽는 사이, 추문강은 육손에게서 서신에 딸려온 피 묻은 머리띠를 주워들었다.

추문강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설마, 이거 혹시 신 장로 건가?”

“맞습니다. 아마 저희 측이 경매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서신엔 따로 언급된 게 없습니다.”

“그래? 이상하네?”


능소가 상투적인 인사말만 적혀 있는 서신을 앞뒤로 훑어본 뒤 뒤따라 들어온 몽일천에게 건넸다.

몽일천이 서신을 빠르게 훑은 뒤 다시 추문강에게 건넸다.

한데 그 순간 추문강의 얼굴이 구겨졌다.

육손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냄새.”

“네?”

“냄새, 편지에서 그 냄새가 난다.”


추문강이 갑자기 야영지에 있는 정청하를 불렀다.


“청하, 청하 소저. 잠깐 이쪽으로 와보시구려.”


헐레벌떡 달려온 정청하에게 추문강이 편지지의 냄새를 맡게 했다.

순간 정청하의 얼굴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능소가 청하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냄새길래 그러는 겁니까?”


청하와 추문강이 동시에 대답했다.


“악귀!”

“괴수!”

“우리가 악인곡에서 봤던 그 괴수들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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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종말의 혈화문(6) 23.12.30 87 3 17쪽
92 종말의 혈화문(5) 23.12.20 89 3 16쪽
91 종말의 혈화문(4) +1 23.12.17 86 3 16쪽
90 종말의 혈화문(3) 23.12.16 86 3 15쪽
89 종말의 혈화문(2) 23.12.15 97 3 14쪽
88 종말의 혈화문(1) 23.12.03 138 1 18쪽
87 피할 수 없는 전쟁(8) 23.11.27 149 2 14쪽
86 피할 수 없는 전쟁(7) 23.11.25 144 4 13쪽
85 피할 수 없는 전쟁(6) 23.11.22 144 2 18쪽
84 피할 수 없는 전쟁(5) 23.11.19 159 3 18쪽
83 피할 수 없는 전쟁(4) 23.11.15 163 2 19쪽
82 피할 수 없는 전쟁(3) 23.11.13 171 3 17쪽
81 피할 수 없는 전쟁(2) 23.11.12 185 3 14쪽
» 피할 수 없는 전쟁(1) 23.11.08 213 3 15쪽
79 그날의 기억(2) 23.11.06 209 2 21쪽
78 그날의 기억(1) 23.11.04 193 3 16쪽
77 여후의 장례식(6) 23.11.02 220 3 20쪽
76 여후의 장례식(5) 23.10.31 226 3 19쪽
75 여후의 장례식(4) 23.10.29 224 5 15쪽
74 여후의 장례식(3) 23.10.27 217 5 14쪽
73 여후의 장례식(2) 23.10.25 251 5 17쪽
72 여후의 장례식(1) 23.10.24 291 5 17쪽
71 야야장 사람들(5) 23.10.22 265 5 16쪽
70 야야장 사람들(4) 23.10.20 249 6 14쪽
69 야야장 사람들(3) 23.10.19 259 5 19쪽
68 야야장 사람들(2) 23.10.17 267 5 14쪽
67 야야장 사람들(1) 23.10.16 251 4 16쪽
66 중간 결산(2) 23.10.15 241 4 15쪽
65 중간 결산(1) 23.10.13 303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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