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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아우라 님의 서재입니다.

헬 마치, 어서와 인간지옥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황금아우라
작품등록일 :
2020.01.08 11:34
최근연재일 :
2020.11.21 12:15
연재수 :
2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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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9
추천수 :
306
글자수 :
1,508,657

작성
20.11.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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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212화 / 승리의 ‘헬마처스’, 그리고 ‘에필로그’ (완결)

DUMMY

212화 / 승리의 ‘헬마처스’, 그리고 ‘에필로그’





챙! 챙챙챙! 편곤과 씰개의 검이 불꽃을 튀며 부딪쳤다.

모드니가 밀착하며 하프 소딩으로 도담의 겨드랑이를 노렸고, 간파한 도담이 엘보로 반격하여 모드니의 면상을 강타했다. 퍽!


“크! 아쭈, 상당히 잽싸졌네.”

“날 더 화나게 해봐라. 그래야 널 패는 기분이 후련할 것 같으니.”

“뒈지려고 주동아리를.”


악에 받친 모드니가 거세게 몰아 붙였다. 살풀이 기술을 발동하며 휘몰아 쳤다.

창창창! 도담과 모드니가 보다 매우 빠르고도 묵직하면서 화려하게 부딪쳤다. 공중으로 도약하는가 하면 바닥을 미끄러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바닥에서 흙먼지가 일었다가 바로 사라지고, 부딪히는 편곤과 씰개의 검의 불꽃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빡! 도담이 원형접철방패인 일렉트론 실드로 모드니의 면상을 가격했다. 연타가 이어지더니, 정신 못 차리는 모드니의 복부를 향해 니킥을 가했다.


“크악! 이 자식이 했겠다.”


모드니가 묵직한 연타에 입에서 피를 쏟았지만, 악을 쓰고 반격을 놓지 않았다. 먼저 머리로 도담의 머리를 그대로 받아 버렸다. 박치기 연타를 이어갔다.

팍팍팍! 도담도 예상치 못한 반격에 휘청거렸다.


“이 무식한 새끼가.”


결국 충격을 받은 ‘데미갓’ 헬멧 바이저에 무수한 금이 가버렸다.


“젠장, 앞이 안 보여. 표시등이 그대로인걸 보니 필름만 다 깨져버렸네.”


도담이 잽싸게 거리를 벌렸다. 허나 모드니의 반격은 멈춤이 없었다.

모드니가 씰개의 검을 휘둘러 ‘데미갓’ 엑소슈트 흉갑을 강타하더니, 검 손잡이인 폼멜로 ‘데미갓’의 헬멧 바이저를 박살냈다.

깨진 바이저 안으로 도담의 눈이 그대로 드러났다.


“으악!”


도담이 파편에 눈을 찡그렸다. 그 타이밍을 모드니가 놓치지 않고 하프 소딩으로 깊게 찌르고 들어왔다. 푹!······

도담과 모드니가 밀착한 모습에 모두가 놀라했다.

심장을 먹는 자 ‘다키니’가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모드니가 먹인 거야?”


안다미로가 당황해했다. 도담의 뒤로 씰개의 검이 튀어나와있었다.


“설마 도담이?······”


도담이 악에 받힌 눈동자로 악착같은 모드니의 눈과 마주했다.

모드니가 하프 소딩으로 찌르고 들어온 씰개의 검은 도담의 왼쪽 겨드랑이 사이에 있었다. 도담이 왼손으로 검신을 잡고 있었다.

모드니가 노려보며 말했다.


“새끼, 운 좋았다.”

“운이 아니라, 실력이야.”

“그랬구나, 실력이 좋아서 네 부모가 피 주머니 될 때 넌 짱 박혀 있었구나. 바지에 지리면서 말이야.”


도담이 부모 언급에 순간 번뜩 했다. 눈빛이 이글거렸다.

헬뱀프들한테 물려 사악한 뱀파이어가 된 엄마아빠를, 자신이 직접 처리한 악몽이 되살아나 이가 갈렸다.


“쳇, 네가 나를 그렇게 겪고도 인간을 아직 모르는 구나. 하기야 지 잘난 줄만 아는 놈팡이가 뭘 이해하겠어.

인간이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트라우마에 잠식되던가 아니면 극복하거나.

난 극복을 선택했다. 그것도 복수의 힘으로. 그래서 지금까지 악마들을 처리하는데 두려움과 망설임이 단 일도 없었다.

복수가 내게 용기를 심어주고 투지를 안겨줬지. 그리고 그렇게 마신까지 골로 보냈다. 누가? 바로 내가.”


모드니가 살짝 당황된 눈빛을 보였다. 도담이 이었다.


“근데 말이야, 네가 만든 내 트라우마를 극복하겠다고 낸 용기와 투지가 과연 옳은 건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더라.

무슨 말이냐면, 그만큼 내가 복수심에 때문에··· 악마가 된 것 같아서 말이야.”

“뭐?! 악마?”

“누구든 트라우마를 건드리면 미치게 돼있어. 넌 항상 피의자여서 피해자의 기분이 어떤지 몰라. 그 분노가 얼마큼 되는지 몰라.

그래서 넌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입을 함부로 놀리지.

피 주머니? 우리 엄마아빠가 피 주머니? 내가 다시 분노하게 해줘서 고맙다. 널 가지고 놀고 싶은 기분이 싹 사라졌어.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 이제부터 널 뒈질 때까지 패겠다는 거다.”


모드니가 도담의 사악한 눈빛에 섬뜩함을 느꼈다.


“뭐, 뭐라고, 지, 지랄을 하는 거야? 내가 그런다고 겁먹을 줄 알아?”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더 겁을 먹지. 두려워해라, 넌 이제 뒈진다. 그리고 분명히 명심해. 저승에서도 이 두려움을 그대로 간직한다는 거.”


도담이 인상을 사납게 구겼다. 잡고 있는 씰개의 검신을 힘으로 눌러버렸다.

모드니가 도담의 괴력에 당황해하며 검을 뽑으려했지만, 허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 이 자식이!”


모드니가 기를 더 썼다. 역시나 소용없었다. 팍! 도담이 모드니를 박치기해버렸다.


“크악!”

“왜? 박치기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크! 넌 뒈졌어.”


팍팍팍! 도담이 더욱 거세게 연타로 박치기를 이었다. 그 충격에 모드니가 고개뿐만 아니라 상체까지 뒤로 젖혔다.

도담이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편곤을 높이 치켜들었다.


“이얏!~”


씰개의 검을 쥐고 있는 모드니의 오른팔 하박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 빡!


“으악!~”


하박이 골절된 모드니가 비명을 지르며 실개의 검을 떨어트렸다. 당황한 모드니가 뒤로 물러났다.

고통스런 오른팔 하박을 보니, 완갑의 ‘로어 캐논’이 찌그러져 있었고 내상으로 인한 골절로 현기증까지 일었다.


“크! 이 개자식이! 오, 안 돼.”


어느새 바로 코앞에서 도담이 일렉트론 편곤을 휘두르고 있었다. 빡! 모드니가 왼쪽 옆구리에 정통으로 맞고 허리가 꺾여버렸다.

다음은 녀석을 가슴을 빡! 그 다음의 녀석의 복부를 빡! 이어서 녀석의 어깨를 빡! 도담은 단 일말의 망설임 없이 조져버렸다.

모드니가 연이은 충격에 고통스러워하며 도담을 바라봤다.

바이저가 깨진 헬멧 안에서는 도담의 왼쪽 눈빛이 지옥 불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뭐, 뭐야 저 자식?”

“넌 뒈진다.”


도담이 눈 깜빡할 새에 박차고 달려 나갔다. 일렉트론 방패인 피자를 지르며 모드니의 면상을 가격했다. 빡!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모드니가 다시 휘청거렸고, 도담이 편곤으로 연타를 이어갔다.

빡빡빡! 사실상 일방적인 폭행이었다. 편곤도 ‘씰개의 통곡’과 충돌하면서 미세하게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강한 타격이었다.

칼라하만과 루시퍼가 안타까움과 우려하며 안절부절못했다.


“안 돼, 도담. 그만 해, 그만 하라고.”


다키니가 말했다.


“이러다가 정말 잡겠어. 당장 말려야해.”


안다미로와 은중위, 민병장, 삐딱한 볏도 걱정하며 지켜봤다. 은중위가 말했다.


“말려야 되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도담이 사달을 낼 것 같은데.”


안다미로가 말했다.


“오, 이런. 지금 도담이 복수심에 눈이 멀어 다시 이성을 잃었어요. 다시 전처럼 흥분만하고 있어요.”


빡! 도담이 후려친 편곤에 모드니의 씰개의 헬멧이 벗겨져 나갔다. 모드니는 전의를 상실하다 못해, 거의 실신 직전이었다.

칼라하만이 기겁하며 달려 나갔다.


“도담, 안 돼! 당장 중지해!”


루시퍼와 사로잠의 근위대, 그리고 웨어울프의 들피 장군과 하리들다 총수 및 발라크, 스킬라, 다키니, 크로셀, 오리지널 되모시 일행과 하릅을 비롯한 헬뱀프들이 칼라하만을 따라 달렸다.

지켜보던 안다미로와 은중위, 민병장, 삐딱한 볏이 놀라했다.


“뭐야, 저것들? 세찬, 안다미로 우리도, 어서!”


안다미로를 선두로 모두가 달려 나갔다.

빡! 빡빡빡! 편곤에 얼굴과 가슴, 허리, 그리고 왼팔을 맞은 모드니가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퉁퉁 부은 얼굴을 들고 상체를 겨우 일으켜 도담을 노려봤다. 도담은 여전히 식지 않는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하, 그······그만··· 이 병신··· 새끼야······ 이, 이제··· 그··· 만해. 하하······”


도담이 말했다.


“그 잘난 숨도 나한텐 차나보네?”


모드니가 정말 힘겹게 일어났다. 마주선 도담을 응시하더니 맥없는 주먹을 내질렀다. 도담이 가소로워하며 여유롭게 피했다.

모드니가 또 한 번의 주먹질 같지도 않게 내질렀지만, 역시나 도담이 피했다.


“주동아리는 신나게 나불거리더니, 븅신 삽질도 가지가지군. 이얏!~”


빡! 도담이 모드니의 허리를 강타했다. 빡빡빡빡빡! 좌우 어깨와 가슴, 허리를 연달아 후려쳤다.


“내가 인간이 제일 무섭다고 했지!”


빡! 도담이 모드니의 가슴을 가격했다. 계속 강타 당하며 너덜너덜해지던 흉갑이 떨어져나갔다.

휘청하는 모드니가 결국 쓰러졌다. 그럼에도 악착 같이 고개를 들자, 도담이 발로 모드니의 면장을 차버렸다.

팍! 모드니가 데굴데굴 굴러 저만치 나가 떨어졌다. 도담이 망설임 없이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 앞을 쌍 ‘슈바이체르사벨’을 빼든 칼라하만이 막아섰다.


“도담, 멈춰. 더 이상은 안 돼.”

“비켜. 여왕도 조져버리기 전에.”

“제발, 그만.”

“녀석이 끝까지 사죄하지 않고 엄마아빠를 능멸했어. 절대 살려두지 않을 거야.”

“미안, 도담. 난 정말 이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난 모드니의 엄마야. 미안.”


칼라하만이 검을 치켜들고 달려들었다. 동요 없는 도담이 여유롭게 받아주었다. 창! 창창창!

그 사이, 루시퍼를 비롯한 모두가 달려와 날카로운 무기를 빼들고 도담을 향해 곧장 달려들 태세를 갖췄다. 되모시가 말했다.


“안 돼, 도담. 여왕님하고도, 모드니하고도 이제 그만 둬. 제발.”


안다미로와 은중위 일행도 도착하여 사방에 널린 헬뱀프들을 향해 총기를 겨누었다. 은중위가 다급히 교신했다.


“나사령관님, 여기 지원 바랍니다.”

“무슨 소리야? 지원이라니.”

“말씀드리기 복잡하니, 서둘러 병력을 보내주십시오.”


창! 칼라하만이 편곤을 막다가 그 위력에 손목이 꺾여 쌍 ‘슈바이체르사벨’을 놓쳤다. 이어 바닥에 쓰러졌다.

헬뱀프 모두가 쓰러진 칼라하만에 놀라며 도담을 향해 살기를 드러냈다. 도담이 칼라하만에게 말했다.


“더는 끼지 마. 그랬다간 여왕뿐만 아니라, 여기 헬뱀프 전부를 학살해 버릴 테니깐. 경고하는데 지금은 매운맛 정도야. 핵맛으로 정말 다 조져버리는 수가 있어.”

“안 돼. 도담.”


도담이 모드니한테 다가가 섰다. 얼굴이 이곳저곳 퉁퉁 부은 채로 만신창이가 된 모드니를 내려다봤다.

모드니는 입에서 피를 쏟으며 겨우 숨을 쉬고 있었다. 피거품이 올라왔다.

도담이 권총을 홀스터에 넣고 모드니의 복부에 앉았다.

분노와 증오가 이글거리는 눈빛을 가득한 채, 두 손으로 편곤을 타격대와 자루를 하나로 잡았다.

마치 말뚝을 박으려고 하듯, 타격대 끝부분에 나 있는 원뿔을 모드니 가슴에 가져다댔다. 심장을 꿰뚫어 버릴 심산이었다.

도담이 두 손으로 잡은 편곤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다급히 다가온 안다미로가 말했다.


“도담, 안 돼. 잘 생각해봐. 이상사님도 그러셨다며 ‘복수의 끝은 절망’뿐이라고.

내가 괴로운 거 잘 알아. 얼마나 한이 맺혔겠어. 악마들에게 악마가 된 부모를 네가 직접 거둔 게 어떻게 참고 넘어갈 일이겠어.

하지만 모드니 때문에 너 자신을 망가트려선 안 돼. 저 하찮은 놈 때문에 왜 네가 망가져야 해?

부모님도, 이상사님도 절대 그걸 원하진 않으실 거야.

이미 지나버린 불행은 막을 수도 돌일 킬 수도 없어. 하지만 앞으로 닥쳐 올 불행은 얼마든지 막을 수가 있고 일어나지 않게 할 수도 있어.

그 결정은 시작부터 너만이 할 수 있는 거야. 도담아, 이제 너 자신만을 생각해. 이제 널 소중히 여기도록 해.

그러니 그 녀석 내버려두고, 이제 그만 하자.”


도담이 만신창이가 된 모드니를 내려다보며 잠시 상념에 잠겼다.

그 동안 긴 여행을 하며 이상사와 안다미로, 은중위, 민병장이 해줬던 조언을 되새겼다.

허나 이내 곧, 모드니와 타니를 비롯한 헬뱀프 마이너들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사람들을 학살하는 기억에 지배돼갔다.

악마가 된 엄마아빠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한 끔찍한 기억이 마구 소용돌이쳤다.

도담이 눈물을 흘리며 안다미로를 바라봤다.


“안다미로······ 하지만 이 녀석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용서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도담아, 안 돼.”


도담이 모드니를 보더니 사악한 살기를 드러냈다.


“이얏!~”


모드니의 심장을 향해 편곤을 내리 찍었다. 모두가 놀라했다. 칼라하만이 외쳤다.


“도담, 제발!”


푹! 편곤이 모드니의 가슴을 뚫고 깊숙이 박혔다. 녀석의 피가 도담의 얼굴에도 튀어 어지럽게 물들였다.

너무나 갑작스러워 어느 누구도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정적이 흐른 가운데 모두가 도담과 모드니를 바라봤다.

모드니는 일말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심장이 뚫린 압박 때문인지 숨소리조차 없었다. 칼라하만은 믿기지 않은 채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우두둑! 도담이 모드니의 가슴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동반하며 편곤을 뽑았다.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다.

모두가 도담이 하는 행동에 경악하여 한 마디로 하지 못했다.

도담이 모드니 시체를 뒤로 한 채 섰다. 매정한 그의 모습에 안다미로도 안타까워했다. 도담이 말했다.


“엄살 부리지 마, 이 새끼야.”


순간, 콜록콜록! 모드니가 피와 함께 기침을 쏟아냈다. 칼라하만 이하 모두가 놀라했다.


“윈슬렛 박사님한테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네 심장이 두 개라고.

이제라도 착하게 살아라. 안 그랬다가는 네 남은 심장마저 조져버릴 테니.”


도담이 나아갔다. 안다미로와 은중위, 민병장, 삐딱한 볏이 도담의 용기 있는 결단에 눈물을 흘렸다. 칼라하만 이하 모두가 달려가 모드니를 부축했다.

도담이 안다미로에게 다가가며 헬멧을 벗어 떨어트렸다. 이미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안다미로······ 난 실패했어. 부모의 원수도 갚지 못하고······ 아무 것도 하지 못했어.”


도담이 무릎을 꿇고 절망했다.


“나 너무 힘들어.··· 이제 그만 쉬고 싶어.··· 영원히 깨어나지 않는 잠에 들고 싶어.··· 기쁨도, 사랑도, 고통도, 절망과 슬픔도 느끼고 싶지 않아.

난, 난······ 모든 걸 실패했어. 흑흑.”

“그렇지 않아.”


갑자기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담 이하 모두가 놀라며 누군가 싶어 고개를 들었다.

상공에는 한 마리의 그리핀이 날고 있었다. 그 곳에는 ‘포라스’와 제나가 타고 있었다.

모두가 놀라했다. 지켜보는 라온하제가 기뻐했다. 도담은 계속 믿기지 않아했다.


“제, 제나?······”


그리핀이 날개를 펄럭이며 내려왔다. 제나가 안장에 내려왔다. 천천히 다가가 일어선 도담과 마주했다.


“제, 제나야? 나, 나 기억나?”

“··· 뒈질래? 내가 왜 기억을 못하겠어?”


도담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제나야?···”


제나가 도담을 바라보다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그랬지? 네 잘못 아니라고.··· 잘 했어. 아주 잘해줬어. 그러니 이젠 좀 쉬도록 해.”

“하지만 난··· 복수도 못하고 이렇게, 이렇게···”

“그보다 더 한 걸 해냈잖아. 저길 봐.”


도담이 제나의 시선이 향한 곳을 바라봤다. 북쪽이었다. 멀리서 웨어울프의 ‘드난’ 총사를 선두로 웨어울프와 늑대들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인솔은 받아 75만 명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모두가 놀라했다. 나사령관이 서둘러 대원들을 이끌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해방시켜주었다. 제나가 이었다.


“저들뿐만 아니라 나도 이렇게 치료시켜줬잖아. 그러니 넌 실패한 게 아니야. 보다 더한 걸 이룩한 거지.”

“정말 괜찮은 거야?”

“솔직히 그렇지는 않아. 악마들한테 잡혀있었을 때 있었던 끔찍한 기억을 지울 수가 없어서, 지금도 겁나고··· 괴로워.”

“그 기억 잊혀 질 수 있도록 도와줄게.”

“너도, 너도 불행했던 그 기억 사라지도록, 나도 도울게. 우리 같이 함께 극복하자.”

“그래. 아, 그러고 보니 벌써부터 네 잔소리가 걱정되는데.”

“그래서 싫다 이거야?”

“싫다기 보단, 짜증이 난다고 해야 하나?”

“뒈질래? 셔틀이 어디서? 야, 너 밖에 나오면 향수셔틀 해준다며. 어디 있어? 빨리 가지고 와.”

“난 분명히 너 준거 같은데.”

“몰라, 깨먹었어. 그러니 빨리.”

“알았어, 알았어. 보채지만. 참, 소개 시켜줄 사람들이 있어.”


도담이 헬마처스 대원인 안다미로와 은중위, 민병장, 그리고 삐딱한 볏을 정식으로 소개시켜줬다. 모두가 기억에 남아있어 쉽게 친해졌다.

어느덧 마신군단이 뿌려 놓은 검은 연기는 사라지고, 붉고도 고은 노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웨어울프에게서 풀려난 사람들은 나사령관의 지휘 아래 자유를 되찾고 기쁨의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그 소식은 각 도시와 연구소로 전해져서 초조해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럼에서 먼 곳곳에서는 폭음이 일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신군단의 악마들은 ‘사나래 크레이터’에 있는 ‘제7의 블루포털’로 도망쳤지만, 상당수가 뿔뿔이 흩어져 멀리 사리지고 있었다.

제나가 도담을 데리고 타이곤으로 향했다.

안다미로와 은중위, 민병장, 삐딱한 볏이 함께 따르며 평화로운 노을을 맞았다.


·

·

·


<에필로그>

노을이 막바지에 이르는 동안, 모드니가 힐러들한테 응급치료를 받았다.

칼라하만이 모드니가 정말로 괜찮은지 안절부절못했는데, 모드니는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와중에도 엄지를 들어 보이며 걱정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제야 칼라하만은 안심을 하고 걸어가는 도담을 바라봤다.


“도담······.”


루시퍼도 유리 상자 속에서 큰 시름을 덜며 도담에게 고마운 눈빛을 이었다. 스킬라, 다키니도 마찬 가지였다. 스킬라가 말했다.


“다행이야, 저 아이가 나처럼 나락으로 안 떨어져서.”


다키니가 이었다.


“언니도 원수가 죽었으니, 그 한 풀도록 해. 증오와 분노를 내려놓고 자기를 안아주라고.”


발라크가 다키니 옆에 서며 그녀의 어깨를 안았다.


“그래, 너도 이제 그만 성질 좀 죽이고.”

“으이그, 이 화상아.”


다키니가 발라크를 팔꿈치로 치며 애교스럽게 떨어트리려고 했다. 스킬라가 그 모습을 내심 부러워했다.

도담과 안다미로 일행이 계속 타이곤으로 향했다. 어느덧 도담과 제나는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그때, 먼 서쪽에서 유난이 빛나는 유성이 날아왔다. 아직 어둠이 내려앉지 않았는데도 강렬한 빛을 자랑했다.

유성은 서쪽에서 북쪽으로 날아갔는데, 거리가 멀어선지 느리게 보였다.

그 유성을 안다미로가 먼저 발견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멈춰 섰다. 그의 행동에 도담과 제나, 은중위, 민병장, 삐딱한 볏도 멈춰 섰다.

은중위가 물었다.


“안다미로, 왜?”

“아니, 저 별똥별이요.”


모두가 유성을 바라봤다.


“응? 저게 유성이야? 와~ 아직 어둡지도 않은데 유난히 빛나네. 저런 건 처음 봐.”

“······뭔가 이상해요.”

“응? 뭐가?”

“저 별똥별, 우리가 원정하며 정말 많이 봤던 거 같아요.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도담 이하 모두가 무슨 말인가 싶어 유성을 다시 바라봤다.

유성은 가까워져서인지 북쪽으로 향하며 속도를 더했다. ‘사나래 크레이터’ 쪽이었다.

루시퍼도 뒤늦게 그 유성을 발견하고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점점 수심으로 짙어져갔다. 그 모습을 칼라하만이 포착했다.


“루시퍼님, 무슨 일이시죠? 응?······ 뭐죠? 저 유성은?······”


칼라하만의 말에 모드니, 헬엘프의 왕자 라오하제와 웨어울프의 드난 총사를 비롯하여 스킬라, 다키니, 발라크를 비롯한 많은 전사들이 시선을 모았다.

모두가 영문 모를 유성에 넋을 뺏긴 채 바라보기만 했다.

그때, 북쪽으로 날아가던 유성이 ‘사나래 크레이터’ 서쪽상공에서 딱!

멈춰 섰다.

도담 이하 모두가 그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알 수 없는 이유에 말문을 제대로 열지 못했다.

멈춰진 유성을 자세히 보니 큰 원반 형태로 돼있었다. 그 위에 어떤 윤곽이 드러났는데, 사람의 형태였다.

총 세 명으로 원반의 환한 밝기만큼 하얀 케이프를 두르고 있었다.

게다가 대머리를 한 그들은 머리 주위에 ‘화이트 아우라’를 발산하며 도담과 모드니 일행들을 절대자의 시선으로 근엄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놀란 루시퍼가 공포와 분노가 복잡하게 섞인 눈빛을 드러냈다.


“저, 저들은······ ‘화이트 아우라’?!······"


칼라하만이 놀라했다.


"‘화이트 아우라’라면?······"

"천사들······”





212화 / 승리의 ‘헬마처스’, 그리고 ‘에필로그’ – 끝


<완결>


작가의말

긴 여정을 거쳐 드디어 완결을 보게 됐습니다.

이 모두가 독자님들 덕이 아닐까 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보다 나은 후속작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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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화 / 승리의 ‘헬마처스’, 그리고 ‘에필로그’ (완결) +2 20.11.21 98 1 21쪽
211 211화 / 복수의 시작 +2 20.11.20 47 1 17쪽
210 210화 / 끝나지 않은 싸움 +2 20.11.19 58 1 15쪽
209 209화 / 마신 ‘아리만’의 최후 +2 20.11.18 51 1 15쪽
208 208화 / 레이저공격위성 ‘제우스의 번개’ +2 20.11.17 62 1 15쪽
207 207화 / ‘악마계 대세’의 부활 +2 20.11.16 56 1 15쪽
206 206화 / 불굴의 ‘아지 다하카’ +2 20.11.15 48 1 15쪽
205 205화 / 지옥에 도착한 자들 +2 20.11.14 78 1 16쪽
204 204화 / 사지의 독립연합군 +2 20.11.13 75 1 15쪽
203 203화 / 마신 ‘아리만’의 정체 +2 20.11.12 68 1 16쪽
202 202화 / ‘데미갓’ 엑소슈트의 과부하 방출 +2 20.11.11 58 1 15쪽
201 201화 / 부활한 ‘인간최종보스’ +2 20.11.10 47 1 16쪽
200 200화 / 고립된 독립연합군 +2 20.11.09 73 1 15쪽
199 199화 / 무적의 ‘아지 다하카’ +2 20.11.06 87 1 15쪽
198 198화 / 마신의 가공할 위력 +2 20.11.05 50 1 15쪽
197 197화 / 추락한 3두 악룡 ‘아지 다하카’ +2 20.11.04 112 1 15쪽
196 196화 / 마신 ‘아리만’의 공중전 +2 20.11.03 73 1 15쪽
195 195화 / 전사한 마신군단 총사 ‘아에슈마’와 용공 ‘부네’ +2 20.11.02 50 1 16쪽
194 194화 / 짙어지는 수세 +2 20.10.30 50 1 15쪽
193 193화 / ‘데모고르곤’과 ‘야마타노오로치’ +2 20.10.29 44 1 15쪽
192 192화 / 헬마처스와 독립연합군 VS 마신의 6천만 대군 +2 20.10.28 48 1 15쪽
191 191화 / 파투난 협상 +2 20.10.27 58 1 15쪽
190 190화 / 마신 ‘아리만’과의 협상 +2 20.10.26 48 1 16쪽
189 189화 / 마신 ‘아리만’의 선봉대 +2 20.10.23 118 1 16쪽
188 188화 / ‘제7의 블루포털’에서 솟는 검은 구름 +2 20.10.22 65 1 16쪽
187 187화 / 소멸된 ‘피에서 태어난 자’ +2 20.10.21 61 1 15쪽
186 186화 / 찾아낸 ‘라크타비자’의 치명적인 약점 +2 20.10.20 59 1 15쪽
185 185화 / ‘데미갓’ 엑소슈트의 급살모드 +2 20.10.19 5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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