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흉적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로 날아간 게이머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SF

완결

흉적
작품등록일 :
2022.01.27 01:18
최근연재일 :
2022.07.10 23:02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277,440
추천수 :
7,657
글자수 :
775,296

작성
22.06.05 22:22
조회
996
추천
46
글자
11쪽

쿠오 바디스 - 5화

DUMMY

한 무리의 레버넌트들이 디메스의 포격지점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울창한 숲의 위를 닿을듯 말듯 저공비행하며, 여차하면 숲 아래로 내려가 달려가기도 했다.


제스터 카리옷이 이끄는 이 부대의 임무는 세르반테스가 이끄는 주력 부대가 공장에 강하하는 디메스 대부대를 방어하는 동안, 반대편에서 저격하는 디메스의 선행 부대를 처치하는 것이다.


-도대체 디메스 놈들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앞서 가던 윙맨 브란의 투덜거림에 팀의 리더인 제스터가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던 의문을 입 밖으로 꺼냈다.


“브란,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뭐가?


“이쪽의 레이더와 통신은 모두 교란되고 끊겼는데, 왜 공장으로 강하하는 디메스의 침공은 보이냐는 거지.”


-그건 궤도 레이더잖아. 거기까진 방해하지 못했겠지.


“하지만 그 신호는 지상까지 오고 있어. 유선이 아닌데도 말이야.”


-응? 그건···.


브란의 대답이 중간에서 끊겼다.


고온의 플라스마가 브란의 레버넌트를 가슴에서 허리까지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다.


“브란!”


제스터가 비명과 함께 회피기동을 했다.


다른 팀원들도 재빨리 숲속으로 들어가 나무를 부수며 달려간다.


이번의 포격 역시 아까 전 사격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날아왔다.


‘이걸 보면 한둘이 아니긴 한데···. 뭔가 수상해. 왜 화망을 펼치지 않고 한 발씩 저격하는 것이지?’


디메스 침투부대가 플라스마 공격을 조밀하게 퍼부었다면 이쪽의 피해는 심각할 것이다.


그런데 놈들은 가끔씩 딱 한발만 정밀 저격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공격조차도 전파방해가 있는 지금에는 아주 치명적이다.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마침내 제스터가 이끄는 부대는 숲을 뛰쳐나가 플라스마 포격이 날아온 위치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플라스마 공격을 받았다.


“릴리아!”


제스터의 뒤를 따라오던 릴리아의 레버넌트가 플라스마에 관통당해 폭발한다.


-이 디메스 새끼이!


팀원들의 분노에 찬 욕설과 함께 다른 레버넌트들이 속속 도착했다.


이제는 복수의 시간이다.


“응?”


그런데 거기에 있는 것은 본적도 없는 프레임의 아머드 기어였다. 게다가 디메스의 기체가 아니다.


팔라딘의 비행팩을 달고 비행하는 것을 보면 연합제 공용규격 프레임인데, 저런 기체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설마 교장 측의 신형인가?”


저 신형 아머드 기어는 거대한 라이플을 들고 있었는데 그 외형을 보면 디메스의 플라스마 병기 구조를 하고 있었다.


‘설마 저것이 플라스마 라이플? 디메스의 것을 행성 연합의 방식으로 해석한 건가!’


어딜 봐도 저 무기가 지금까지 동료들을 해친 무기임은 분명했다.


허나 생각은 나중에.


“공격개시!”


제스터의 팀은 아군이 아닌 저 기체에게 맹렬한 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 정체불명의 신형기-산지니는 레버넌트들의 공격을 급기동으로 회피했다.


-뭐지? 안 맞아!


“주변에서 언제 다른 플라스마 포격이 올지 모른다. 주의해!”


-빠르다. 어떻게 저런.


제스터는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를 디메스의 플라스마 포격을 주의하며 팀원들에게 항상 이동하며 공격하도록 일렀다.


그러나 이쪽의 공격은 놈에게 닿지 않는 반면, 놈의 공격은 정확하게 이쪽을 꿰뚫었다.


또 한 기의 레버넌트가 폭발하는 사이, 자리를 잡은 제스터 팀 레버넌트들의 공격이 산지니를 노리고 날아갔다.


실로 촘촘한 화망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말도···안돼.”


제스터는 정체불명기의 회피 기동을 보고 경악의 탄성을 뱉었다.


이쪽의 포격이 날아가는 순간 저 아머드 기어의 팔과 다리는 허공을 박찬다.


그러면 놈의 팔다리 보조 버니어에서 폭발적인 추진이 일어나며 기체를 급격히 밀어낸다.


그 결과 놈을 노린 레버넌트의 사격은 이미 기체가 사라진 빈자리를 허망하게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저건 그냥 회피 기동이 아니다.”


저 기체의 움직임은 마구잡이로 피하는 것이 아니다. 날아오는 공격을 보고 그것에 반응해 움직이는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미사일의 근접신관이 작동해서 터지면, 그 파편 속도보다 빠르게 그곳을 이탈한다.


그 때의 폭발적인 가속도는 순간적이긴 해도 인간이 버틸 G가 아니다.


하지만 저 기체는 그런 급기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괴물 같은 놈.


-저 자식, 날개를 안 쓰고 있어!


동료의 말대로 저 신형 아머드 기어는 비행 모듈의 날개를 접고 있다.


양력이 아니라 오직 기체의 추력만으로 날고 있다는 뜻이다.


날개를 쓸 때는 브레이크로 쓰거나 공중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만 펼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응?”


제스터는 산지니를 신중하게 조준했지만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의 눈에는 급기동을 한 폭발 카트리지의 잔연만 보였고, 동시에 귀로 동료의 비명이 들려온다.


-제스터! 오른쪽이다!


“빌어먹-”


제스터는 급히 기체를 돌렸지만, 어느새 강하한 산지니가 레버넌트의 목과 흉부장갑의 틈새로 진동나이프를 쑤셔 박고 있었다.


“으아악!”


레버넌트의 장갑은 튼튼하다. 이정도로는 꿰뚫리지 않는다.


제스터는 충격에 흔들리는 조종석 안에서 반격을 시도했다.


그는 필사적으로 오른손의 레일건을 들어 산지니를 겨눴지만, 산지니는 이미 레버넌트의 목에 박힌 나이프를 밟고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 충격에 손상부위가 벌어지며, 그곳으로 로켓탄들이 날아와 폭발한다.


제스터는 조종석 바로 위에서 일어난 폭발에 휩쓸렸다.


“제스터!”


칼빈은 팀의 리더인 제스터의 기체가 폭발하는 것을 보고 달려들었다.


그 순간 산지니는 날아오르면서 대형 플라스마 라이플로 또 다른 동료의 기체를 폭파시켰다.


“단 1기에게, 이정도로···.”


칼빈은 겁에 질렸다.


이제 이곳으로 온 18기의 레버넌트 중에서 남은 것은 10기 뿐이다.


오면서 3기가 당했고, 방금 전투에서 순식간에 5기가 당했다.


“지, 지원군을 요청해야해!”


칼빈은 통신창을 열려고 했지만, 동료의 절망적인 말이 들려온다.


-소용없어, 지금은 통신이 막혀 있잖아.


아직 전파방해는 그대로다. 그래서 팀원들끼리는 근거리에서 레이저 통신을 쓰고 있었다.


칼빈이 자신들을 유린하는 산지니를 보며 통신창을 닫으려고 했다. 바로 그 때였다.


“어?”


통신창에서 반응이 있었다.


그리고 레이더가 정상작동하기 시작했다.


“전파 방해가, 전파 방해가 사라졌다.”


칼빈의 말에 동료들도 반응했다.


-정말이다! 통상 통신과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돌아왔어!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칼빈은 큰 충격과 함께 나뒹굴었다.


방심한 사이 공격이 들어온 것이다.


안전벨트와 에어백들이 작동하지만 충격에 전신이 저릿한다.


“컥, 헉···. 이익!”


레버넌트는 넘어져 있다. 그리고 조종석 바깥에서 굉음이 들린다. 장갑이 뜯어지고 프레임이 으스러지는 소리다.


“어, 어어!”


칼빈은 필사적으로 반항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조종석의 화면이 꺼지고, 패널이 부서진다.


그리고 조종석이 으깨지는 순간, 칼빈은 복부에 부서진 패널들이 박히는 충격을 느끼며 두동강이 났다.


*****


“전파장악이 뚫렸군.”


이긴건은 한숨과 함께 자신을 날아오는 공격들을 피했다.


급격한 G에 조종석의 겔들이 경화하며 충격을 흡수한다.


날개를 펴 에어브레이크로 쓰며 플라스마 라이플을 쏘았다.


또 한 대의 레버넌트가 격추된다.


“이제는 페이즈 2로 가야겠지..”


엘라노어의 전파장악은 정말 대단한 성과를 보였다.


카리옷의 눈과 귀를 막은 덕에 탈출 작전은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카리옷은 전파장악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눈과 귀를 막았던 방해가 풀리고, 이쪽의 속임수가 들통 난 지금엔 정면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카리옷을 상대로 말이다.


이진건은 아군의 상황을 보았다.


다행히도 본관 쪽의 인질들은 모두 구출했다.


그리고 덤으로 군데군데 숨어있던 사람들까지 구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제는 꽁지가 빠져라 도망갈 타이밍이다.


“마지막인가.”


어느새 마지막 레버넌트가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양팔이 녹아내리고, 흉부장갑이 날아가 프레임 안으로 조종석이 보인다.


파일럿은 공포에 질려 뭐라고 소리 지르고 있지만 들리지 않는다. 아니, 들을 생각도 없다.


달려 나가며 지른 산지니의 주먹이 레버넌트의 흉부 프레임을 뚫고 조종석을 파고든다.


레버넌트는 아직 움직일 수 있지만, 움직일 사람은 없어졌다.


“남은 건···본대군.”


이진건은 레이더 상에서 회두하는 대규모의 레버넌트들을 보았다.


그의 작전에 말려 공장으로 갔다가 급히 돌아서는 세르반테스의 본대다.


이제 놈들이 노리는 것은 단 하나. 탈출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탈출하는 쪽은 엘라노어의 갈레온이 선두에 서서 위험을 탐지하며 나아가고 있고, 루메의 안드로메다가 중간에서 정찰을 하며 적들을 요격하고 있다.


그리고 속도가 느린 피오의 체리 다이아몬드가 후위를 막고 섰다.


모범적인 대형이지만 수가 너무 적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안 돼, 시간이 안 맞아.”


탈출하는 사람들은 화물차로 움직이고 있어서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적에게 따라잡힐 것이다.


전파장악이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겠지만, 이정도만 되어도 기적이라 할만 하다.


“후우, 얼추 100대. 많군.”


본관쪽으로 이동하는 적들을 보며 이진건이 탄식했다.


레버넌트 100기라면 지금 전력으론 택도 없다.


방금 자신이 18기의 레버넌트를 피해 없이 잡았지만, 현재의 산지니로는 여기까지가 한계다.


많아봐야 20에서 25기.


그 이상 넘어가면 기체와 화력이 버티질 못한다.


아무리 급기동을 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조밀해지는 적의 화망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게다가 방금 전투에서도 중간에 산지니가 에러 때문에 멈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살아있는 팔라딘의 비행 모듈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고, 미완성인 플라스마 라이플도 앞으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라이플은 괜찮은데 기체와 라이플의 동력 연결에 문제가 있는지 자꾸만 경고가 뜬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을 손볼 시간이 없다.


‘가야지.’


레버넌트의 잔해 사이에서 산지니가 서서히 날아오른다.


라이플이 노리는 방향은 공장 쪽.


곧이어 이진건은 적을 찾아서 조준했다.


숨어서 저격하는 지금은 레이더나 기타 방법으로 조준을 했다간 바로 들킨다.


그러면 오직 육안으로 보고 사격하는 방법 밖에 없다.


현재 이진건은 산지니의 시각센서와 완벽하게 동조하고 있었다.


뉴로 크리스털로 명멸하는 그의 눈이 산지니의 눈을 통해 먹이감을 노려보았다.


“먼저 하나.”


산지니의 플라스마 라이플이 불을 뿜었고, 아광속으로 뻗어나간 고온의 플라스마가 적을 잘라 먹었다.


“쳇.”


이어지는 플라스마 라이플의 경고.


컨덴서와 연결 케이블의 손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급기동용 가속 카트리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싸워야 했다.


산지니가 레버넌트 무리의 허리를 자르기 위해 날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카데미로 날아간 게이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에 관하여. +7 22.06.22 937 0 -
공지 108화가 잘못 올라갔습니다. 수정했습니다. 22.06.03 172 0 -
공지 공모전 참가했습니다. +5 22.05.19 407 0 -
공지 25화 수정합니다. +2 22.02.23 461 0 -
공지 제목 변경합니다. +1 22.01.29 5,860 0 -
136 1부 에필로그 +46 22.07.10 1,289 73 12쪽
135 필사즉생 필생즉사 - 6화 +8 22.07.08 959 36 12쪽
134 필사즉생 필생즉사 - 5화 +5 22.07.07 895 38 12쪽
133 필사즉생 필생즉사 - 4화 +3 22.07.06 862 37 12쪽
132 필사즉생 필생즉사 - 3화 +4 22.07.05 852 37 13쪽
131 필사즉생 필생즉사 - 2화 +7 22.07.03 890 41 13쪽
130 필사즉생 필생즉사 - 1화 +4 22.07.02 890 40 12쪽
129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라. - 4화 22.06.30 897 40 12쪽
128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라. - 3화 +2 22.06.29 911 40 12쪽
127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라. - 2화 +4 22.06.27 903 39 12쪽
126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라. - 1화 +4 22.06.26 987 38 11쪽
125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5화 +2 22.06.24 967 40 12쪽
124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4화 +1 22.06.23 917 38 12쪽
123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3화 +6 22.06.22 955 42 14쪽
122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2화 +3 22.06.21 939 38 12쪽
121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1화 +5 22.06.20 983 45 12쪽
120 엑소더스 - 6화 +3 22.06.18 941 45 12쪽
119 엑소더스 - 5화 +9 22.06.17 954 50 12쪽
118 엑소더스 - 4화 +7 22.06.16 937 35 12쪽
117 엑소더스 - 3화 +4 22.06.15 927 38 12쪽
116 엑소더스 - 2화 +4 22.06.14 919 37 12쪽
115 엑소더스 - 1화 +7 22.06.13 962 41 12쪽
114 쿠오 바디스 - 9화 +4 22.06.10 994 40 12쪽
113 쿠오 바디스 - 8화 22.06.10 944 41 12쪽
112 쿠오 바디스 - 7화 +5 22.06.08 998 4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