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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적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로 날아간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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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흉적
작품등록일 :
2022.01.27 01:18
최근연재일 :
2022.07.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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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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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 3화

DUMMY

이진건은 간신히 착륙지점으로 날아갔다.


“루메, 착륙한다!”


-어머, 추락 아냐?


산지니는 비행형으로 날다가 안드로메다를 놓으면서 가변, 인간형이 되어 안드로메다를 다시 안으며 착지했다.


만신창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착륙했다.


“루메!”


이진건은 서둘러 조종석에서 나와 산지니의 품에 안긴 안드로메다 쪽으로 뛰어내렸다.


안드로메다 역시 조종석이 열리며 루메가 나왔다.


군데군데 부상을 입은 모습이지만 그녀는 이진건을 보고 빙긋이 웃어주었다.


“진건이, 어째 오래간만에 보는 기분이야.”


“그러네.”


이진건이 루메의 팔을 잡고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어쩔 줄 몰라 할 때, 루메가 먼저 그를 확 잡아끌며 진하게 키스했다.


-야아아-! 뽀뽀하는 소리 안 들리게 해라아-니들 염장지를 시간 없어! 빨리 탈출해야해.


저기서 엘라노어가 방방 뛰고 있다.


“어어, 그렇지, 서두르자.”


이진건과 루메는 서둘러 갑판쪽으로 가서 엘라노어에게 합류했다.


“으으윽, 빨리 1차 탈출 멤버를 정해야지.”


엘라노어는 지금 현장지휘를 내리면서 탈출 인원을 선별하고 있었다.


아머드 아카데미 아퀼라는 한 학년당 150여명의 생도가 있고, 4개 학년 전교생은 612명이다.


이중 카리옷 파 82명, 아카데미에서 살해당한 인원 37명, 미처 구하지 못한 인원 8명을 제외하고 현재 여기에 있는 생도는 모두 485명이다.


교직원들은 대부분 사망하거나 잡혔고, 그중 이곳까지 온 교직원은 28명에 불과하다.


“모두 513명이라···.”


이진건이 심각하게 고민했다.


최대한 살린다고 살렸는데 인원 수가 너무 많다.


이진건이 계획한 탈출 루트는 모두 두 가지.


그중 지금 진행하고 있는 1차 탈출 루트는 이곳에 있는 연습함 아퀼라를 타고 이 행성 아퀼라를 탈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형 연습함 아퀼라에는 여기저기 꽉꽉 채워도 200명이 한계다.


“그래, 나머지 313명이 문제란 말씀.”


엘라노어가 이리저리 인원을 배치하고 있을 때, 옆에서 교직원이 질문했다.


“왜 아퀼라를 타지? 저기 다른 큰 배들도 있잖아.”


그 직원의 말대로 이곳 항구에는 아퀼라 말고도 다른 배들이 많다.


그중엔 이곳에 있는 인원을 전부 태울수 있을 만큼 대형 함선도 있다.


하지만 엘라노어는 고개를 저었다.


“네에, 저건 대형이긴 하지만 그만큼 운용인원이 많이 필요해요. 지금 사람 수로는 무리죠. 사실 아퀼라도 아슬아슬하다고요.”


아무리 자동화가 진행되었다고 해도 우주선을 몰려면 필수 운용인원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배가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게다가 불행히도 우주선 계열 교육을 담당하던 교수와 교관들은 전부 카리옷파였기에 지금 이곳에 배를 움직일 사람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퀼라는 연습함이라 생도용 매뉴얼이 각지에 배치되어 있는 것과, 엘라노어가 이런 쪽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엘라노어, 이거 경고 뜨는데 바로 진행해도 돼?


기관실에서 터져 나오는 보고에 엘라노어가 한숨을 내쉰다.


지금은 무장이나 장거리 항해 쪽을 모두 뺀다 해도 최소한의 운용인원 스무명 조차도 없어서 임시선장인 엘라노어가 경험이 있는 3, 4학년들을 앉혀놓고 하나하나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기관실! 중간 점검 건너뛰어, 어뢰쪽 동력은 지금 당장 필요 없어!”


“외부작업팀! 로켓 부스터 부착작업이 느리다!”


“스카이후크 타이밍 계산 늦으면 안 돼, 그게 틀리면 우리는 대기권 못 벗어나!”


엘라노어는 지금 신들린 듯 여러 채널을 한꺼번에 열어놓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때 멀리서 포성이 들리고, 항구 주변에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카리옷이 항구를 향해 사격을 시작한 것이다.


연습함 아퀼라와 항구 주변의 자동포대가 반격하고 있긴 하지만, 오래 버티진 못할 것이다.


“진건아, 루메!”


엘라노어가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했다.


“그, 어.”


하려고는 하지만 차마 나오지 않는 말. 그게 무엇인지 이진건은 바로 알아들었다.


“알았어, 우리도 가서 막아볼게.”


이진건의 대답에 엘라노어는 눈을 질끈 감았다.


“미안해.”


엘라노어는 방금까지 사선을 드나들었던 친구에게 못할 말을 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런 엘라노어에게 이진건이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았다.


“미안할 것 없어. 이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그걸 제일 잘하는 사람은 바로 나니까.”


“그, 그치마안···.”


엘라노어는 감정에 북받쳐 부들부들 떨었고, 이진건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우리가 최대한 막아볼테니 엘라노어 넌-.”


“에라이!”


그때 엘라노어가 몸을 확 일으키더니 눈을 딱 감고 이진건의 멱살을 잡은 다음 키스했다.


그리고 강렬한 키스 다음에 활짝 웃으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히! 힘내자!”


이진건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엘라노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뒤에서 루메가 그를 잡아끌었다.


“어서가자. 카리옷이 오고 있잖아.”


“아, 그렇지.”


연습함 아퀼라 바깥으로 나가자 외부작업을 하는 팀과 방어팀들이 섞여 아비규환이었다.


-어이, 이진건!


그때 알비온이 걸어왔다. 조지의 목소리다.


“쬬 선배. 무사했네.”


-너야말로, 무사해서 다행이다. 그리고 구해줘서 고맙다. 정말 고맙다.


“감사 인사는 나중에. 그런데···.”


이진건이 주변을 봐도 늘 붙어 다니던 두 사람이 없다.


“톰과 얀 선배는?”


-후후 ,걱정마. 톰은 아퀼라에서 준비중이고, 얀은 외부작업팀으로 갔다.


두 사람 다 무사한 모양이다. 아직까지는.


“갑시다, 선배. 막아보죠.”


이진건이 산지니쪽으로 갈 때 누가 뒤에서 그를 불렀다.


“진건아, 나도 갈래.”


뒤에서 걸어온 것은 피오였다. 아니, 휠체어를 타고 온 피오다.


“피, 피오!”


이진건은 피오도 다쳤을 거라곤 예상했지만 설마 이정도 부상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전신의 화상과 한쪽 눈이 당한 것은 이미 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의 반신이 아예 날아가 버린 것이다.


피오를 본 루메가 슬픈 표정이 되었다.


“미안, 내 실수야. 나 때문에 피오의 팔과 다리가···.”


“아냐, 루메 덕분에 내가 살았지.”


피오는 히죽 웃으며 한손 엄지를 척하고 들어보였다


아마 루메가 피오를 구하는 와중에 다친 것 같다.


다 죽어가던 피오는 응급처치와 수액 좀 맞더니 금방 쌩쌩하게 살아났지만, 얼굴에 파리한 것은 숨길 수 없었다.


“피오, 너···.”


이진건은 말을 더듬으며 피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피오의 잘려나간 팔을 만지려 했다.


“얍!”


그때 피오가 이진건의 손을 잡고 자신의 잘린 팔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움찔하는 이진건의 손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히히, 쫄기는. 이정도 부상은 병원가면 낫잖아. 눈은 새 걸로 끼우고, 팔다리도 배양해서 붙이면 되는데 뭘.”


물론 이곳의 의학이 발달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과 부상은 별개의 문제다.


“왜, 네가 이렇게···.”


이진건이 뭐라고 말하려는 그 순간에도 카리옷의 공격이 계속 날아들고 있다.


포화가 조밀해지는 것을 보니 이제 놈들은 제대로 대형을 갖춰 이쪽을 공격할 생각이다.


만약 저 정도 수의 레버넌트가 공격하면 얼치기 생도들이 이끄는 연습함은 금방 격침된다.


-진건아, 서둘러.


조지의 알비온이 그렇게 말하고는 방어선 쪽으로 달려갔다.


“나도 갈래. 팔다리 없어도 아머드 기어는 조종할 수 있어.”


피오도 휠체어를 밀고 나갔다.


물론 아머드 기어는 조종간이 아니라 사고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감응으로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정밀한 기기조종은 무리다.


피오를 보던 이진건은 잠시 뭔가 생각을 하더니 루메를 불렀다.


“루메, 넌 안드로메다부터 수리해.”


“응? 지금? 지금 당장 수리는 무린데.”


현재 안드로메다는 사지가 작살나고 중추계도 손상이 심각해 움직일 수 없다.


가동시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아니, 동력로만 고치면 돼. 플라스마 작동도 필요 없어. 안드로메다의 중력장 발생기로 배의 무게만 줄이면 돼.”


이진건의 말뜻을 이해한 루메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 달려갔다.


현재 상황하에서 아퀼라가 제대로 발진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니 어떻게든 보험을 들려는 것이다.


루메가 달려가던 뒷모습을 본 이진건은 자신이 타고 온 산지니를 쳐다보았다.


지금은 남는 기체가 없으니 저것이라도 어떻게 응급처치해서 나가야 한다.


“나도, 나도. 저기 작업용 팔라딘 남으니까 내가 탈래.”


피오는 휠체어 위에서 바동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이진건은 이를 악물었다.


‘피오의 방어 능력치는 지금 130. 팔라딘에 탄다 해도 상당한 효과를 본다.’


그는 결심한 듯 피오에게 다가가 앉았다.


“피오.”


“응!”


그녀의 하나 남은 눈이 반짝이고 있다.


“팔라딘을 타고 외부작업팀에 들어가.”


“···으에.”


이진건은 퉁명스레 시선을 돌리는 피오의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지금은 그게 가장 사람을 많이 구하는 거야.”


“···응.”


피오는 휠체어를 돌려 남아있는 팔라딘 쪽으로 갔고, 이진건은 서둘러 산지니의 응급처치에 매달렸다.


*****


“흐음, 나름 수가 있었군.”


세르반테스 카리옷은 이마에 감긴 붕대를 쓰다듬으며 상황을 파악했다.


탈출한 놈들은 지금 항구에 모여 연습함 아퀼라를 타고 도망칠 계획인 듯하다.


현재 항구를 점거한 도망자들의 저항은 거세지만 이쪽에 제대로 밀어붙이면 금방 무너질 것이다.


“너무 몰아붙이지는 마라. 쥐새끼에게 손을 물릴 필요는 없다.”


-넷!


이미 항구 주변은 철저하게 포위했고, 도망자들이 달아날 구석은 더 이상 없다.


이제 조이기만 하면 되는데 섣불리 나서서 일을 그르칠 필요는 없다.


“아퀼라를 탈 생각인가.”


세르반테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연습함 아퀼라는 카리옷의 역사가 담긴 물건. 그들로서도 함부로 부수기는 꺼려지는 배이다.


“아퀼라에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라. 발진 레일만 부수면 충분할 것이다.”


그렇게 명령을 내린 세르반테스는 도망자들의 계획을 예상해 보았다.


연습함 아퀼라가 대기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속용 레일에 서야한다.


그리고 주추진기를 점화하고 가속레일의 가속을 받아 나아가다가 선수부분의 로켓추진기를 점화해서 상승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대기권을 탈출할 수 없다.


상승한 다음 대기권 탈출용 부스터를 써야하는데, 지금은 교육기간이 아니라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스카이후크로군.’


세르반테스의 레버넌트가 수평선 저 멀리에 떠있는 스카이후크를 줌해서 보았다.


스카이후크란 행성의 정지궤도상에 떠서 위아래로 회전하는 거대한 국자형 건축물로서 지상에서 날아온 비행체를 견인해 원심력으로 대기권 바깥으로 퍼 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저 스카이후크는 점프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카리옷의 입김이 닿지 않는 행성 연합이 직접 관리하는 물건이라 간섭기가 힘들다.


때문에 도망자들이 스카이후크에 타면 어쩔 도리 없이 놓아주어야 하고, 만에 하나 놈들을 체포하는 과정에 스카이후크를 공격한다면 이번 카리옷의 부활에 행성연합이 적극적으로 간섭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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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3화 +6 22.06.22 951 42 14쪽
122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2화 +3 22.06.21 93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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