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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적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로 날아간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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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흉적
작품등록일 :
2022.01.27 01:18
최근연재일 :
2022.07.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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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7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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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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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라. - 4화

DUMMY

방금 날아간 항구는 지상 위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해상으로 뻗은 레일까지 통째로 뽑혀서 날아올라 갔다.


파괴고 뭐고 할 것 없이 땅에서 뚝 떨어지는 광경에 적군뿐만 아니라 아군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와우, 저건 중력장으론 절대 못해.”


루메가 넋이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지금 그녀 또한 새로운 스킬인 별의 계승자를 습득했고, 안드로메다의 중력장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지만 그래도 출력의 한계란 것이 있다.


하지만 아틀라스의 방금 기술은 출력으로 어떻게 한 것이 아니라 좌표계를 어긋나게 하는 것이라 발동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저절로 떨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놈들의 물리공격은 아틀라스에 전혀 통하지 않고 있었다.


소나기같이 퍼붓는 탄환들이 아틀라스의 몸에 닿자마자 그냥 툭툭 떨어지고 있다.


-아, 역시 레이저는 안 되나?


레이저에 직격 당한 피오의 아쉬운 목소리다.


“야야, 배부른 소리하지 말고 그 정도는 그냥 맞고 버텨. 아니, 달려.”


-넹.


루메의 핀잔에 피오가 달려나간다.


마침내 아틀라스가 일어나자 다시 진형이 부활했다.


-피오! 뚫어!


죽다 살아난 이진건의 말에 아틀라스가 길을 뚫었다.


-으라아앗찻차차!


거신이 달리며 자신의 허리 아래로 아장거리는 레버넌트를 걷어찼다.


그렇게나 강하던 중장형들이 프레임채로 으스러져 날아가는 광경이 장관이다.


-진건아, 네 새로운 스킬이 비행형한테는 안 통해?


아틀라스가 비행형 레버넌트를 잡아보려 했지만 놈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날아다녔다.


-말했잖아. 좌표설정에 조금 시간이 걸리니까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에는 아직 힘들어. 피오, 넌 속도가 느린 중장형, 포격형부터 먼저 노려.


-오케이.


히트 앤드 런을 하는 비행형 레버넌트는 아케론과 안드로메다의 공격으로, 멀리서 포격하는 포격형과 가까이 붙는 중장갑형은 아틀라스가 맡는다.


포메이션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자 드디어 지상 돌격조의 숨통이 트였다.


이진건은 쇼크 랜스를 앞세워 돌격하는 레버넌트를 위로 뛰어서 피한 다음, 빠져나가는 놈의 등짝에 개틀링을 쏟아부어줬다.


비행모듈을 잃고 등부터 가슴까지 관통당한 놈은 그대로 폭발했다.


“엘라노어, 그쪽 상황은?”


이진건은 사방으로 사격을 하며 저 하늘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제 지상쪽은 한숨 돌렸는데 궤도쪽이 문제다.


아까부터 갈레온의 레이저 포격이 끊겼고, 전파장악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카리옷의 통신망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전투기 따위를-상대로-당할 것 같아?


엘라노어는 아주 자신만만하게 그렇게 말했지만, 조종석의 경고음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안드로메다와 아틀라스는 방어력이 뛰어난 반면 갈레온은 기동력으로 회피하는 기체라 무언가를 지키기 힘들다.


몰려드는 카리옷의 우주 전투기로부터 게이트 관리소를 지키려면 적들이 먼저 치기 전에 요격을 해야 하는데, 지금 갈레온의 무장으로는 힘들 것이다.


이번 작전에서 갈레온의 무장은 자기방어용 동체 레이저 캐논과 궤도 포격용 레이저 중계기 뿐.


그런데 지금 갈레온은 태양광 반사경과 레이저 중계기를 회수한 다음 본체의 무장만으로 싸우고 있었고, 이 때문에 몰려드는 카리옷의 전투기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중이다.


“엘라노어! 레이저 중계기를 방어용으로 써!”


-안돼! 놈들이 그것부터 노렸어.


놈들은 처음엔 게이트 관리소를 공격하다가 갑자기 지상 공격용 레이저 중계기를 노렸다고 한다. 아마 위험성을 감지한 듯하다.


현재 갈레온의 역할은 궤도에서 카리옷을 견제하는 것인데 궤도상의 저격수단이 사라지면 그 의의를 잃게 된다.


물론 갈레온은 이정도 전투기들은 위협이 안 된다. 아무리 모여도 그냥 도망치면 끝이다.


허나 지금은 연습함 아퀼라를 비롯한 게이트 관리소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전투는 더더욱 힘들지고 있었다.


-괜차나-이쪽도 방어용 무인기들이 있고, 아퀼라도 지원사격을 하고 있으니까!


이어서 뭔가 덜컹거리는 소음과 함께 엘라노어가 짧게 비명을 질렀다.


곧이어 무인 드론들이 전멸했다는 관리소의 비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엘라노어는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그냥 앞만 보고 달려. 뒤는 내가 좀 있다가, 바로 지원해 줄게.


지금은 엘라노어의 말대로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상에서 궤도상에 있는 그녀를 엄호해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좋았어. 뚫는다. 피오가 선두!”


-오키도키!


이진건의 말에 아틀라스가 포화를 뒤집어쓰며 달려갔다.


“루메, 아틀라스 바로 뒤에 붙어서 레이저와 플라스마 포격을 견제해!”


-알았어. 진건이 넌?


“나는 말이지···.”


이진건은 아케론의 상태를 살폈다.


철저하게 원거리 포격용으로 만들어진 아케론 타입 무장포드는 지금 너덜너덜하다.


잠깐 접근을 허용했는데도 놈들의 악착같은 공격에 상당수의 무장들이 손상을 입었다.


포신에 이정도 손상이면 중거리까지는 이진건의 실력으로 어떻게 커버가 가능해도, 원래 노리던 사거리에선 오차가 너무 커져 유효 타격을 입히기 힘들다.


“격추는 힘들어도 어떻게든 견제는 할 수 있어. 아카데미까지만 가자.”


아카데미까지만 가면 그때부터는 건물을 방패삼아 리퍼로 양민학살하면 된다.


-아카데미까지라, 힘들겠는데.


루메의 말대로다.


지금 아군의 가장 큰 문제는 거기까지 가는 90km라는 거리다.


현재 갈레온의 궤도 엄호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리옷의 컨테이너를 이용한 궤도 공격도 끊겼다는 점.


항구의 가속 레일을 이용한 포격은 아틀라스가 멈췄고, 생각지도 않았던 피오의 히든 스킬 각성 또한 든든한 전력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쪽은 후방의 골드 스푼들이 잠시 전열이 흐트러진 사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경험이 적은 생도들이라 갑자기 들이닥친 돌발상황에 패닉에 빠져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헤일리를 비롯한 교관과 교수진들이 필사적으로 추슬렀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90km나 되는군.”


이진건이 목표지점까지의 거리를 보고 못마땅한 듯 중얼거렸다.


저 정도 거리는 안드로메다가 금방 주파할 수 있지만, 그녀 혼자 갔다가는 벌집이 될 것이다.


현재 루메는 별의 계승자를 각성했지만 카리옷엔 루메를 능가하는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안드로메다 역시 상당히 파워업을 했어도 상대가 저 레버넌트란 점이 문제다.


저 기체는 카리옷이 아예 디메스의 상위기체 바랑칼을 잡기 위해 작정하고 만든 놈이라 루메에겐 상성이 너무 안 좋다. 기체 특성도, 전술도.


-우는 소리 하긴. 90km밖에 안되지 않아?


하지만 루메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응, 아틀라스로 걸으면 금방이야. 같이 가자.


피오도 따라 웃었다.


하지만 그녀들도 안다. 그 거리 사이사이에 즐비한 레버넌트들을.


그 거리를 걷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도.


*****


“90km밖에 안되나.”


세르반테스는 이진건을 비롯한 돌격조를 심각하게 보았다.


놈들은 아득바득 방어선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놈들이 노리는 곳은 물론 아머드 아카데미 아퀼라일 것이고, 본관을 빼앗겼다간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


카리옷의 상징이랄 수 있는 그곳을 빼앗겼다는 것은 아퀼라의 카리온 본가가 패했다는 것이고, 그것이 행성 연합 곳곳으로 방송되면 각지에서 일어난 분가의 사기는 당연히 급감할게 뻔하다.


물론 현재의 전력으로 저 돌격조를 저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다간 너무 피해를 입을 것이고, 결국은 궤도 방어기지를 노릴 기회를 놓치게 된다.


지금 궤도 방어기지와 게이트 관리소를 점거하지 못하면 각지에서 봉기한 가문의 사람들에게 명령과 지원을 할 수 없다.


어떻게든 오늘까진 궤도 방어기지를 뚫어야 한다. 그래야 게이트 관리소 까지 손이 닿는다.


-바, 방금은···. 말도 안돼! 적어도 전함급의 관성제어 능력입니다.


부하의 보고에 세르반테스는 난감한 듯 눈을 감았다.


비장의 수로 준비했던 항구의 가속 레일은 항구째로 대기권 바깥으로 사출되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그 이유도 원리도 모르지만, 항구 자체가 떠올라 사라졌다.


그리고 컨테이너를 이용한 궤도 공격도 장비들이 노후한 탓에 더 이상 작동이 힘들다고 한다.


-전투기들의 소모가 너무 심합니다. 지금이라도 후퇴를···.


“그랬다간 놈들이 다시 궤도 포격을 할 것이다. 그것만은 막아야 해!


세르반테스의 노호성에 부하는 찔끔거리며 물러났다.


그 부하의 말대로 원래 게이트 관리소를 치기 위해 필사적으로 긁어모아 띄운 우주 전투기들은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궤도 포격을 막기 위해 억지로 갈레온에게 밀어 넣어야만 했었다.


그 결과 지금도 전투기들이 격추되고 있고, 병력의 소비가 심각해져만 간다.


“장군멍군, 또 장군멍군, 또 다시 장군멍군. 하!”


세르반테스의 혼잣말대로 지금 양측은 서로가 서로의 숨겨둔 수에 찌르고 찔리고 있었다.


애당초 이번 작전은 시작부터가 문제였다.


이진건 측이나 카리옷 측이나 각자 비장의 수를 준비해서 작전을 시작했지만, 그 작전은 시작하자마자 꼬여 들어갔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를 꺼내면 상대도 이에 맞서고, 놈들의 예봉을 꺾었다고 생각하면 더 강하게 치고 들어온다.


“그렇다면 카드가 많은 쪽이 이기는 법이건만.”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이진건 쪽에 비해 카리옷은 낼 수 있는 카드가 많다.


전략적인 측면에선 카리옷의 우위다.


하지만 저쪽의 족보가 좋다. 좋아도 너무 좋다.


바랑칼 급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는 안드로메다.


전함급 관성제어 능력을 가진 아틀라스.


광범위 전자전에 궤도포격이 가능한 갈레온.


어느 것 하나 전략기체가 아닌 것이 없었다.


그래서 카리옷은 전선에선 계속 밀리고 있다.


원래 저 정도 급의 기체라면 다수의 호위기를 가지고 작전에 임해야 하건만, 그것도 못하고 막무가내로 최전방에 투입되는 것을 보아하니 저쪽의 상황도 대충 짐작이 간다.


“저 기체는 또 뭔고.”


이진건이 탄 것으로 보이는 사족보행 아머드 기어 아케론.


단 한기로 화력부대를 능가하는 포격을 퍼부어 범위내의 레버넌트를 일소한다.


저 아케론은 이진건이 만들었던 아머드 기어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진건이 만든 기체치고는 뭔가 밋밋하다.


그저 고화력만 우겨넣은 아머드 기어. 하지만 그뿐이다.


저렇게 많은 병기를 일사분란하게 사용하는 OS와 파일럿의 실력은 분명 대단하지만, 저 아머드 기어는 불가능의 영역에 있는 기체가 아니다.


포격형 레버넌트를 모으면 저 정도 화력은 충분히 나온다.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포격 특화형 기체를 만든 건가?’


물론 저 기제 덕에 이진건 개인이 아머드 기어 하나로 뿜어낼 수 있는 화력은 실로 대단했다.


저 네 발달린 아머드 기어의 화력을 막아내느라 이쪽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석연치 않았다.


‘뭔가가 있어.’


세르반테스는 직감했다.


이진건은 아직까지 본색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저번 탈출때만 해도 플라스마 라이플을 든 비형형 기체 하나로 수많은 레버넌트를 쓰러뜨렸다.


그것을 보면 저 아케론도 뭔가 비장의 수를 감추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세르반테스는 이 전투에서 이기려면 이진건이 본관에 도착하기 전에 놈의 수를 먼저 드러나게 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기 위해선 베팅을 해야겠지.”


세르반테스는 드디어 주력부대를 움직이기로 했다.


원래는 궤도 방어기지에 쐐기를 꽂기 위해 만든 부대.


하지만 지금은 이진건 한 명을 치기 위해서 날아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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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라. - 2화 +4 22.06.27 900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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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3화 +6 22.06.22 951 42 14쪽
122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2화 +3 22.06.21 93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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