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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적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로 날아간 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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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흉적
작품등록일 :
2022.01.2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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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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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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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4화

DUMMY

아머드 아카데미 아퀼라의 탈환을 위한 준비는 차근차근 진행되어갔다.


궤도상에선 점프 게이트를 통해 물자가 속속 도착하고, 이것이 지상의 방어기지에 도착하면 아머드 기어로 만들어 진다.


“팔라딘이잖아?”


생도들은 이진건이 만드는 아머드 기어들이 팔라딘인 것을 보고 조금 실망했다.


현재 카리옷은 최신예 아머드 기어인 레버넌트로 무장하고 있으며, 그 성능은 행성 연합의 신형 주력기체인 알비온을 압도적으로 찍어 누른다.


이런 상황에서 탈환 부대에게 구형인 팔라딘을 타라고 하니 생도들이 의문과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진건이라고 하면 우수한 파일럿이자 아머드 기어 설계자라, 많은 사람들이 그가 만드는 기체에 큰 기대를 걸었던 탓도 있다.


“어? 그런데 이거 팔라딘은 팔라딘인데, 뭐가 조금 달라 보이네?”


“그러게, 이 버니어의 배치를 봐. 이건 그···설마, 골드 스푼 레퀴엠?”


생도들은 입학식에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진건의 풀 커스텀 팔라딘을 기억해냈다.


이진건은 당시 이 골드 스푼 레퀴엠 하나로 교관과 교수진 네 명을 농락했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조금···.”


생도들이 머뭇거리는 것도 당연하다.


당시 아카데미 측은 골드 스푼 레퀴엠의 설계도를 가지고 기체를 재현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 민감한 야생마를 제대로 조종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냥 잊어버렸던 기체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니 타야 될 생도들이 난감할 수밖에.


“그거 골드 스푼 레퀴엠이 아냐. 그냥 골드 스푼이라고 해.”


그렇게 말한 목소리를 향해 돌아보자 거기엔 자기 몸만 한 크기의 솥을 가볍게 들고 있는 피오가 있었다.


“골드···스푼?”


“응, 진건이 말로는 골드 스푼은 골드 스푼 레퀴엠의 마이너 버전이래. 하지만 그래도 성능만큼은 확실히 보장한다더라. 거기다 우리가 가장 많이 조종해본 기체가 팔라딘이니 팔라딘 베이스의 개조 기체가 가장 좋을 거라더라.”


피오의 설명에 생도들과 교관이 납득했다.


아머드 기어는 성능도 성능이지만 파일럿이 조종하기 쉽도록 익숙한 기체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알겠지? 그럼 밥 먹자.”


피오는 함박웃음과 함께 맛있는 냄새가 나는 솥을 들어보였다.


“와! 이 냄새는?”


“피오의 토마토 스튜다!”


생도들은 피오를 도와서 식사를 준비했다.


현재 피오는 방어기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녀는 식사시간이 되면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대량의 음식을 조리해 생도들과 기지의 군인에게 대접했는데, 그 요리 실력 또한 일류라서 사람들은 요즘 입이 호강하고 있었다.


“너무 맛있어. 진건이 자식. 매일 이런 것을 먹었단 말이지.”


“그런데 진건이는 어딨어?”


생도들의 물음에 피오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뻔하지. 아머드 기어 만드는 중이야.”


이진건이 이번에 만드는 기체는 모두 세 종류였다.


하나는 탈환부대가 탈 골드 스푼들.


이것은 팔라딘 베이스의 기체인 만큼 설계도만 제공하면 방어기지의 설비로 자동생산이 가능하기에 지금도 자동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두 번째는 이진건이 탈 아케론.


이건 도대체 무슨 기체인지 이진건은 방어기지에서 안 쓰는 캐논들이 필요하다면서 있는 대로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대포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간 다음 다시는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은 뭔가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기체인데, 어찌나 큰지 공장 천장을 뚫고도 한참 올라갔다.


그 크기는 마치 피오가 예전에 타던 체리 다이아몬드를 연상케 했다.


사람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이진건의 몫을 챙긴 피오는 공장쪽으로 갔다.


역시나 이진건은 한참 아머드 기어를 만들고 있었다.


피오는 스튜와 빵을 옆에 내려놓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진건아, 밥 먹어.”


“어, 피오 고마워. 거기 내려놔.”


“먹여줄까?”


“아니, 다 끝났어.”


이진건이 손을 닦고 자리에 앉자 피오가 거체를 올려다보았다.


“진건아, 이 아머드 기어는 이름이 뭐야?”


“아틀라스. 피오 네 새 기체야.”


“에? 내거? 아틀라스?”


피오는 자신의 새 기체란 말에 눈을 번뜩이며 아틀라스를 자세히 살펴봤다.


같은 초대형 기체라도 체리 다이아몬드가 뚱뚱하고 두툼한 체격이었다면 아틀라스는 크기는 더 크지만 기체의 비율은 마치 보디빌더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피오, 스킬 코디네이터로 가볼래?”


“스킬 코디네이터로? 알았어.”


피오가 옆에 있던 스킬코디네이터로 가서 앉자 이진건이 다가와서 패널을 열었다.


“피오, 지금에야 밝히는데 사실 루메, 엘라노어, 피오 너희 셋에겐 숨겨진 스킬들이 있어.”


“숨겨진 스킬? 혹시 엘라노어의 전파 장악 같은 거야?”


“그건 진화지. 전파관제가 진화해서 전파장악이 된 거야. 하지만 너희 셋은 각자 히든 스킬을 가지고 있어.”


피오는 자신도 모르는 스킬 이야기에 이진건을 하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도대체 진건이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그런 피오에게 이진건이 하나의 스킬을 띄웠다. 루메가 보유한 스킬이다.


“우선 루메는 별의 계승자 스킬이 있어.”


“별의, 계승자?”


“우리가 아카데미를 탈출할 때, 루메가 위기의 순간에 발휘한 스킬이야.”


“아!”


피오도 들은 적이 있었다.


루메, 엘라노어, 피오 세 명은 그 당시의 일을 얘기하곤 했는데, 루메가 자신의 스킬에 대해 지나가는 투로 말한 적이 있었다.


“그게, 별의 계승자란 스킬이야?”


중력장 사용과 플라스마 소환에 관련된 스킬.


그 스킬이 발동한 덕분에 루메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었다.


“응, 디메스의 고급 파일럿들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스킬이지. 하지만 루메라면 그걸 다시 상위의 것으로 진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 엘라노어도 아직 발현이 안 되었지만 짐작 가는 게 있고··· 아니,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피오 넌···.”


이진건이 스킬 코디네이터를 작동시켰다.


거기에 피오의 스킬 칸중에서 빈칸이 하나 깜빡이고 있었다.


“여기 스킬은 아마도 별의 수호자 같아.”


“별의···수호자?”


처음 듣는 스킬명에 피오는 이진건의 설명을 기다렸다.


“기가스 드라이브 알지?”


“응.”


“그걸 운용하는 스킬이야. 외부의 운동에너지를 무효화하거나 흡수해서 돌려줄 수도 있고, 아머드 기어가 행성 중력권 내에 있으면 행성 중력에 동조해서 그걸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


“안드로메다의 중력조작처럼?”


“약간 달라. 안드로메다의 중력조작은 자신이나 목표물 주변의 중력을 조작하는 거지만, 별의 수호자는 행성의 중력과 관성계 자체에 간섭하는 거야.”


“어,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흐음, 여기 아퀼라의 자전속도 알아?”


“그거라면 대충 초속 460m정도 아냐?”


초장거리 사격을 하기 위해선 이런저런 변수를 계산해야 돼서 피오도 그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그래, 대략 마하 1.3정도지. 하지만 우린 지금 이 땅위에서 같은 관성계에 있기 때문에 그 운동에너지를 느낄 수 없어. 하지만 별의 수호자는 그것을 간섭할 수 있어. 만약 피오 네가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물은 아퀼라의 관성계에서 분리되어 초속 460m로 회전하는 59해 8천경톤의 행성에 갈려나가는 거야.”


“오엑.”


터무니없이 놀라운 이야기에 피오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 정도로 관성계에 간섭하라면 적어도 순양함급, 아니 전함급의 관성제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개 아머드 기어가 낼 위력이 아니다.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는 힘들지만 고정 건축물에는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하지.”


이진건은 과거에 별의 수호자 스킬로 지상의 건축물을 날려버리는 광경을 자주 봤다.


마치 물에 빠진 개가 몸을 흔들면 거기서 흩날리는 털처럼 지표의 물건들이 바스러져 날아간다.


이런 광범위 중력계열 공격은 목표에게 기가스 드라이브가 없다면 일방적으로 당할 뿐이고, 설령 있다고 해도 방어에만 전념해야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공격이다.


“헤에에-.”


설명을 다들은 피오는 얼빠진 표정으로 이진건과 스킬 코디네이터를 번갈아 봤다.


“나, 내가 그걸 쓸 수 있어?”


“아마도. 그 스킬이 반짝이는 것을 봤거든.”


피오는 다시 자신의 스킬칸을 봤지만, 그곳은 아직도 비어있었다.


“지금 안 보이는데?”


“아직 확실하게 각성하지 않았으니까. 이제부터 탈환작전이 있을 때까지 각성할 수 있도록 연습해보자.”


“으, 응.”


피오는 정신을 집중해보다가 눈을 떴다.


“그런데 어떻게 각성하는거야?”


피오의 질문에 이진건이 머뭇거렸다.


“그때의, 위기의 순간을 떠올려봐.”


“그때를?”


피오는 엘라노어의 말이 기억났다.


그녀는 시엘과 부하들에게 포위되어 죽기 직전에 새로운 스킬이 발동되었다고 했다고 한다.


“으음, 위기의 순간이란 말이지.”


피오는 눈을 감고 그때를 떠올렸다. 아카데미를 도망치던 당시의 기억을 되새김질 했다.


몰려오는 레버넌트들, 쏟아지는 공격들, 죽어가는 친구들.


피오의 뇌리속에 그 당시의 광경이 되살아난다.


-흥, 크리스컬 잡종년이.


시엘의 도발이 다시 들려온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새로 넣은 눈이 아프다.


“피오?”


어디선가 이진건의 말이 들려오는 듯 하지만 굉장히 멀리서 들려온다.


-어떻느냐? 사지가 하나하나 떨어져나가는 기분이?


시엘의 목소리와 함께 믿고 있었던 체리 다이아몬드의 장갑이 차츰 깎여나간다.


고출력을 자랑하던 뉴로 크리스털도 하나둘씩 작동을 멈추고 기체가 쓰러진다.


-후후, 체리 피클의 잡종들은 몸 안에 뉴로 크리스털을 그렇게 심어놨다지?


-하하, 일일이 뽑아내는 것은 번거로우니 산채로 갈아서 재활용해주마.


움직일 수 없는 체리 다이아몬드와 계속 가해지는 적의 공격, 부서지는 장갑과 망가져 가는 조종석.


조종석이 부서지며 적들의 칼날이 점점 비집고 들어온다.


“피오! 피오!”


피오는 몸이 흔들리는 감각에 눈을 떴다.


“피오! 괜찮아?”


눈앞에선 이진건이 걱정스런 얼굴로 보고 있었다.


“지, 진건아?”


피오는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체리 다이아몬드의 조종석이 아니었다.


궤도 방어기지의 공장안, 스킬 코디네이터 위다.


땀에 흠뻑 젖은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진건은 그런 피오를 조심스레 안았다.


그리고 새로 심어 윤기가 흐르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내가 너무 생각이 없었어. 다시는 너희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미안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그때 피오의 손이 올라가 이진건을 부드럽게 밀어냈다.


“안 돼, 상처를 두려워하기만 해선 안 돼.”


피오는 반짝이는 새 눈으로 이진건을 바라보았다.


“진건아, 네가 우리가 상처 입지 않게 지켜준다는 건 정말 고마워. 하지만 말이야, 그것보다는 우리가 상처를 입었을 때 그걸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게 더 고마울 것 같아.”


이진건은 피오의 눈에서 빛나는 굳은 결의를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옆에서 같이 싸울 전사임을 깨달았다.


“알았어. 그러면 내가 최대한 도울게.”


이진건의 말에 피오는 빙긋 웃더니 그의 멱살을 잡아 끌어당겨 뽀뽀를 한 번 한 다음 다시 스킬 코디네이터에 앉았다.


“자, 준비 완료!”


이진건은 씩씩하게 웃는 피오를 보며 패널을 조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5 MrStake
    작성일
    22.06.23 18:29
    No. 1

    그래서 진건이 100kg 넘는 여자애랑 이런거 저런거 한 썰은 안 푸는게니...?

    찬성: 3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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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를 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라. - 4화 +1 22.06.23 914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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