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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울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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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킬러, 그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폐인인댸스
작품등록일 :
2022.05.23 13:46
최근연재일 :
2022.07.17 13:04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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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8,826

작성
22.06.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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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4화 뭘 원해? (3)

DUMMY

아침 댓바람부터 차도일에게서 연락이 왔다. 언제쯤 되느냐고 재촉한다.

어차피 하기로 결심한 거 빨리 해치우자 마음먹었다.

차도일의 거기를 입에 넣고 있는 나를 상상하면 온몸에 파충류가 기어다니는 기분이지만 미룬다고 다른 수가 생기는 건 아니었다.


- 오늘 오후 세시로 해요.

방 잡고 연락 줘요 그럼 내가 갈 테니까.


- 오케이. 두시에 방 잡고 연락 줄께.

그럼 좀 이따 봐 기대할께 *^^*


차도일이 기대하고 있는 건 정확히 뭘까. 평일 오후에 느긋한 불륜을 저지르는 듯한 스릴? 좋아하는 여자애를 모텔방으로 끌어들인 만족감? 그 여자애가 말초신경을 자극해 주는 흥분과 고양감?

위 세 가지 모두.


차도일의 기대감을 산산이 깨트려줄 방법을 생각해 본다.


오전 열시에 공원 화장실에서...


나는 메신저에 그렇게 썼다. 하지만 전송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그건 솔직히 자신 없다. 관리인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하니까. 리스크가 너무 크다.

무엇보다 차도일이 거절하겠지. 혹은 차도일이 더 좋아하는 것일수도.


아침을 먹고나니 오전 아홉 시. 오후 세시까지는 여섯시간이나 남았다.

그때까지는 아무일도, 아무것도 손에 잡힐 것 같지 않다.


커피를 내려서 머그잔에 담아 들고는 거실을 배회한다.


이해일과 차도일. 이 남자들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다. 최근엔 최성구까지 가세했다.

최성구는 너무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다.

마음이 식은 건 아니지만 최근들어 도로 서먹해진 기분을 느끼는 건 단지 자주 만나지 못한 탓일까. 이해일에게 그렇게 상처를 줬는데, 정작 상처를 입은 건 나와 최성구의 사이인 것 같다.


어제 경찰서에 가서 찾아온 전기충격기를 꺼내서 손에 쥐어본다. 생각보다 크고 묵직하다.

이걸로 터미네이터 같은 차도일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까.

비상용 알람이 한손 안에 쏙 들어오면서 다루기 편하다.


오후 두 시. 차도일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 잠실 신천 모텔골목에 있는 A 모텔 402호야. 이따 봐.


나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힙색을 어깨에 걸쳤다. 상의 주머니에 충격기와 알람을 넣고, 바지의 허리끈을 팽팽하게 당겨서 허리가 바짝 조여지도록 한 다음 매듭을 풀기 어려운 방식으로 두 번 묶었다. 이 정도면 가위로 자르지 않는 한 바지가 내려갈 위험은 없다. 그리고는 지하철역으로 갔다.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이런 기분일까. 두려움과 긴장으로 가슴이 묵직하다.


지하철에서 내려 한 블록에 걸쳐 모텔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차도일이 있는 모텔 간판이 보인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졌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대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회오리치지만 나는 그대로 입구를 통과해 엘리베이터로 간다. 402호 방문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생각을 멈추자고 다짐한 뒤 문을 두드렸다.


차도일이 문을 열어준다. 열린 문으로 덥고 습기찬 공기가 복도로 흘러나왔다.

차도일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으스스한 미소를 짓고는 돌아서서 침대로 갔다. 그러고는 헤드보드에 기댄 채 다리를 쭉뻗고 앉는다.


암막 커튼을 치고 백열 스탠드를 켜놓은 방안은 무척 후덥지근하다.

차도일은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다. 이마가 땀으로 번들번들하다.

나도 턱까지 끌어올린 지퍼를 내리고 싶을 정도로 덥다. 등에 땀이 솟아났다.


아니 왜 창문까지 꼭꼭 닫아놨지?


나는 에어콘 리모콘을 찾으러 둘러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창문이라도 열기위해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 열지마."

".....?"

"열지 말라니까."

"방이 너무 덥잖아요."

"더운 게 좋아. 그러니까 열지 말라고."


하아 양아치가 가지가지 하네.


나는 지퍼를 가슴께까지 내렸다. 너무 답답해서 상의를 벗고 싶었지만 주머니에 비상용 알람과 전기 충격기가 들어 있어서 벗을수가 없다. 상의를 벗고 바지 주머니에 넣을 생각을 해봤지만 그러면 부피가 있는 충격기가 너무 도드라져 보일 것이다.

차도일이 그걸 알아채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다.


나는 침대 발치께에 서서 차도일을 가만히 본다. 차도일도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뭐하는 거지?


삼십 초... 일 분... 시간이 흘러도 차도일은 꼼짝 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 바지 안 벗어요?"

"......"

"빨리 하죠. 저 시간 없거든요?"

"네가 벗겨 줘."

"네?... 싫은데요."

"그럼 하지말든지."


지금 뭐 하자는 수작이지. 나보고 벗겨 달라고?


차도일이 팔짱을 끼고 천장을 쳐다본다. 휘파람이라도 부는 입모양이다.


솔직히 이런 상황은 생각 못했다. 내가 방에 들어가면 샤워를 마친 차도일이 바지를 벗고 침대 시트 속에 들어가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는 광경을 상상했었다.


에어컨이 돌고 있는 시원한 방안에서 나는 그냥 눈 질끈 감고 해야할 일을 후딱 해치우고 나오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나는 심리적 충격을 느끼는 한편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


여기서 방을 나갈 수는 없다. 여기까지 오는데만해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했다. 그걸 다 무산시키는 일은 할 수 없다.

나는 차도일에게 또 한번 당했다는 걸 알았다. 차도일은 여기서 내가 그만둘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꼭 이래야 돼요? 내가 힘든 거 뻔히 알면서."


나는 약간 탄원조로 말해본다. 차도일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생각이다.


"힘들어? 더우면 옷 벗등가. 이 날씨에 뭘 그리 꽁꽁 싸매고 왔어? 힙색은 그대로 매고 있을 거야?"

"......"

"힘들고 싫으면 안 하면 돼."


강철의 터미네이터는 오로지 직진이다. 이 싸움에서 자신은 전혀 불리할 게 없다는 태도다.


등허리로 끈적한 땀이 타고 흘렀다. 이마에도 땀이 솟아난다. 내가 옷을 벗도록 하려고 방을 덥게 해놓은 것이다.


결심을 하는데 삼십초가 걸렸다.

어쩔수 없다. 하는 수밖에.

나는 천천히 움직여 침대 위로 올라갔다.

차도일을 노려보면서 무릎걸음으로 다가갔다. 여차하면 전기 충격기를 꺼낼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오른쪽 주머니엔 충격기가, 왼쪽엔 알람이 들어있다.


차도일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신이나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나서 손을 뻗어 차도일의 혁대를 잡았다. 빠른 손놀림으로 혁대를 확 젖히고 버클을 푼다.

그때 허리에 뜨뜻한 열기가 느껴졌다. 차도일이 내 허리에 손을 올린것이다.

나는 그 손을 탁 쳐냈다.


"손 대지 말아요!"


차도일은 뿌리쳐진 손을 모른척 슬그머니 다시 올린다.


"하지 말라구요! 손 대도 된다는 말 안 했잖아요!"


나는 날카롭게 쏘아붙이고 침대를 내려갔다. 양허리에 손을 올리고 서서 차도일을 노려보았다. 내가 예상외로 강하게 나온다 싶은지 이번에는 차도일이 숙이고 들어온다.


"그래 알았어 손 안 댈게 계속 해."


나는 한참동안 차도일을 노려본 후에 다시 침대로 올라가서 차도일의 혁대를 풀었다. 바지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이제 바지를 아래로 내려야 한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바지를 끌어내렸다. 뻣뻣한 청바지를 끌어내리기가 힘이 든다. 나는 끙끙거리면서 조금씩 당겨 내린다.


창녀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손님의 바지를 벗기는 장면을 촬영한다면 이와 비슷한 구도가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괴감이 드는 동시에 분노가 솟아오른다.


"좀 도와주지 그래요?"

"뭘?"

"다리를 좀 들어야 이걸 벗길 거 아니에요!"


내 목소리가 짜증으로 날카로워졌다. 나는 차도일의 발치로 가서 바짓단을 잡고 끌어내린다.

어쩐지 차도일이 파놓은 수렁에 미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차도일의 청바지가 허벅지 중간쯤 내려가자 안에 입은 검은색 드로즈가 나타난다. 두껍고 단단한 허벅지에 털이 무성하게 나있다.


여기까지 하고나서 무릅꿇은 채로 상체를 일으켰다. 그 다음은 저 드로즈를 벗겨야 한다.

눈을 질끈 감았다. 도저히 자신이 없다.


저걸 벗길 자신이 없다고. 개자식.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천천히 해본다. 방안은 녹아내릴듯 무덥다. 심호흡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방안에 무더움을 더하는 것 같다. 텁텁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차도일이 내뿜는 끈적한 습기가 콧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다.


저 창문이라도 좀 열었으면 좋으련만...


"창문 좀 열면 안 돼요?"

"내가 안 된다고 했지?"

"안 더워요?"

"더워. 더운게 좋아. 땀도 나고 좋아."


나는 손바닥으로 부채질 하면서 트레이닝복 지퍼를 배꼽 부근까지 내렸다.


"그거 벗지 그래?"


차도일이 열에 들뜬 눈으로 나를 훑어본다. 나는 그 눈길을 돌려준다. 혐오를 가득 담은 눈길을 쏘아 보내준다. 하지만 그 눈길은 차도일의 멍하고 열 오른 시선에 잡혀 아무런 힘도 못쓰고 눈동자 속에 무참하게 잠길 뿐이다.


잠시 눈싸움을 하고 있다. 문득 이 방안에 들어온지 20분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시선을 다시 차도일의 드로즈로 보낸다. 팽팽한 드로즈를 안쪽에서부터 뭔가가 밀어올리고 있다. 묵직하고도 단단한 어떤것이 드로즈를 밀어올리고 우뚝 서있다.


객관화.

객관화가 필요해. 유체이탈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나는 눈을 감고 나를 벗고 천장에 달라붙어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의 껍질을 우주복이라도 되는 양 머리에서부터 벗는다. 공기보다 가벼워진 내가 서서히 상승해 천장에 닿는다.

아래를 내려다 본다.

나의 분신이 차도일의 드로즈에 손을 갖다대고 있다.


눈을 질끈 감고 한번에 드로즈를 아래로 잡아당겼다. 차도일이 엉덩이를 들어서 쉽게 아래로 내려간다.

눈을 뜨자 거대한 차도일의 물건이 우뚝 서 있다. 리드미컬하게 아래 위로 까딱거리면서.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 펌프로 공기를 불어넣고 있는 듯이,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으로 흔들거린다.


거대한 버섯머리와 몸통의 징그러운 핏줄을 보니 몸이 떨린다.

그걸 본 첫 느낌은, 그 호오와는 별개로, 저게 들어가나? 였다.


저런 게 안에 들어간다고?

입에 넣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몸 속에 들어간다니.


확실히, 남자였을 때의 생각과 여자로서 바라보는 감상은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이제는 희미해진 남자였을때의 인식. 능동과 수동의 차이. 지름과 받아들임의 차이다.

그런데 취각을 뒤흔드는 이 이상한 냄새는.


"흡..."


코를 찌르는 냄새. 형언하기 어려운 이상 야릇한 냄새가 조금 전까지 드로즈가 감싸고 있던 부위에서 풍겨나왔다. 적어도 사나흘은 씻지 않은 것 같은 냄새다. 나는 숨을 멈춘채 차도일을 노려봤다. 차도일의 표정도 풍기는 냄새 만큼이나 이상야릇하다. 웃는 듯 찡그린듯 입꼬리가 묘하게 일그러져있다.


솔직히 이건 상상도 못했다.

화가 치밀어 차도일에게 쏘아붙였다.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차도일이 실실 웃는다.


나는 한숨을 쉬고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이 놈에게 어떤 말을 하건 먹히지 않을 거다.


"좀 씻고 와 줄래요?"

"싫은데."

"부탁해요. 좀 씻어요. 이대로는 못해요."

"응 싫다고."

"......"


차도일이 파놓은 함정에 옴짝달싹 못하게 걸려버렸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그만두고 나가기에는 나는 이미 너무 많이 들어왔다.

누군가 저 놈을 흠씬 두들겨 패줬으면 좋겠다.


나는 숨을 고르고 침대를 내려와서 욕실로 들어갔다. 행거에 걸려있는 깨끗한 수건을 물에 적셔서 적당히 짜낸 다음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내가 침대로 올라가려 하자 차도일이 입을 열었다.


"그건 안 썼으면 하는데."

"?"

"그걸로 닦을 생각이라면 그만두라고."

"......"

"닦지 말고 그냥 해주면 좋겠어."

"닦아준대도 싫다면 어쩌라는 거예요?"

"그냥 하는 게 좋아. 그냥 해줘."

"......"


나는 수건을 차도일 쪽 벽에다 힘껏 던져버렸다. 철푸덕 소리와 함께 수건이 벽에 달라붙었다가 떨어진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니 오히려 차분해졌다.


그래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해보자 차도일.


차도일은 자세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헤드보드에 기댄채로 빙긋 웃고있다. 젖은 수건 던지는 것 정도는 허락해 주지, 화내는 모습이 귀여운데 하는 표정이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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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뭘 원해? (1) 22.06.20 16 0 13쪽
22 21화 테니스 클럽 (4) 22.06.19 17 0 16쪽
21 20화 테니스 클럽 (3) 22.06.19 23 0 14쪽
20 19화 테니스 클럽 (2) 22.06.17 18 0 13쪽
19 18화 테니스 클럽 (1) 22.06.16 25 0 13쪽
18 17화 새로운 관계는 22.06.15 24 0 15쪽
17 16화 그래도... 괜찮아 22.06.13 32 0 14쪽
16 15화 그래도 인생은 22.06.11 24 0 13쪽
15 14화 관계의 의미 22.06.11 21 0 13쪽
14 13화 균열 22.06.06 20 0 13쪽
13 12화 균열 22.06.05 20 0 13쪽
12 11화 혼돈 22.06.04 19 0 12쪽
11 10화 혼돈 22.06.03 19 0 13쪽
10 9화 연주의 엄마, 아빠 22.05.31 26 0 13쪽
9 8화 연주의 엄마, 아빠 22.05.30 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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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최성구, H 22.05.27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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