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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울프 님의 서재입니다.

싸이코킬러, 그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폐인인댸스
작품등록일 :
2022.05.23 13:46
최근연재일 :
2022.07.17 13:04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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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68,826

작성
22.06.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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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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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2화 뭘 원해? (1)

DUMMY

나는 익숙함에 물들어 가고 있다.

종이에 물이 스며들듯이 나를 둘러싼 내 삶의 환경에 점차 익숙해가고 있다.


내가 서연주라는 사실, 이해일이 더는 내 남자친구가 아니며 그 자리를 최성구가 대신했다는 사실. H (한성준) 와 차도일은 아직 내 리스트에서 내려가지 않았고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


내가 몸을 되찾기 위해 현재 딱히 어떤 일도 하지 않고 있으며, 그보다도 그것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거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는 사실.


단지, 서연주의 과거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희미하게 가지고 있다는 사실. (나는 언제 그 실마리를 찾으려 시간을 낼까?)


이런 사실들은 점차 내 속에서 풀어져 나중엔 흔적도 남지않을 익숙함으로 변해간다.

익숙함이 일상이 되면 모든 것이 하얗게 된다. 모든 것이 백지나 마찬가지가 된다.


어떤 것으로부터도 아무런 인상을 받을 수 없이 하얀 안개속에 파묻힌다.


단 하나, 차도일이 계속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힌다는 사실만은 익숙함의 안개속에서도 또렷하게 제 색깔을 발하고 있다.


차도일의 행동은 이제 병적인 수준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지난번 S벅에서 기다리겠다고 한 이후로 한동안 차도일의 종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사라진 게 아니라 더 지독한 옷을 입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해일이 밤에 집으로 찾아온 다음 날 나는 차도일을 만났다. 아니, 만났다기 보다는 목격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그날 나는 테니스 레슨이 끝난 후 바로 백화점으로 향했다. 쇼핑을 좀 하고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 그리고 오후엔 최성구를 만나러 병원에 들릴 예정이었다.


머리를 텅 비운채로 명품백을 들어보고 고가의 시계를 차 보는 일이 즐거움을 준다는 걸 진작에 깨달은 뒤로는 백화점에 틈만 나면 들리고 있었다.

화장품 코너에서 샘플용 립스틱을 발라보거나 향수를 시험해보는 일이 소소하게 재미있다는 것도, 식품관에서 먹거리를 사거나 먹는 일이 정말 즐겁다는 사실도 또다른 생활의 발견이었다.


그날도 일층 명품관에 머물러 있던 때였다.


나는 한 순간 차도일을 본 것 같은 느낌에 사방을 둘러봤지만 차도일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차도일이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은 꼭대기층의 백반집에서 점심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차도일이 나를 스토킹하고 있는 걸까.


그 싸늘한 느낌은 오후에 병원 로비의 카페에서 최성구를 만났을 때 마침내 사실로 드러났다. 최성구의 뒷편으로 대기실 의자에 앉아 나를 보고있는 차도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너 어디 아파? 안색이 안 좋은데."


창백해진 나를 보고 최성구가 걱정스레 말했다.


"아니 그냥 약간 어지러워서."

"어지럼이 심한 모양인데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 운전은 괜찮겠어?"

"어 할 수 있어. 오빠 나 그럼 주차장까지 좀 바래다 줄래?"

"그래."


나는 최성구 팔에 매달리다시피해서 카페를 나와 지하주차장까지 갔다. 차도일은 이제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채 따라왔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빤히 알고 있는 거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한 후 핸드폰 메신저를 확인했다. 역시 차도일의 메시지가 와 있다.


차도일 - 잘 지내는 걸 보니 나도 좋네.

나 - 지금 저 스토킹하는 거예요?

차도일 - 네가 안 만나주니 별 수 있냐. 남자친구 멋있더라.

나 - 지금 좀 봐요. 할 말 있어요.

차도일 - 오 잘됐네 나도 너한테 할 말 있는데. 금방 달려가지 어디서 볼까?


차도일의 얼굴을 보는 건 끔찍했지만 직접 만나서 담판을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차도일은 능글맞은 얼굴로 카페에 나와 앉았다.


"야, 그럼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냐."


"더이상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연락도 하지말고."


"그냥 그렇게? 그럼 난 뭐가 돼?"


"뭐가 되다뇨?"


"지금까지 널 쫓아다닌 나는 뭐가 되냐고? 접근은 니가 먼저 해놓고. 남자 마음을 흔들어놓고

그냥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면 나는 뭐가 되는 거냐고.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야."


"아니 그냥 안 만날수도 있는거잖아요. 제가 싫다는데 왜 자꾸 이래요?"


"야! 니가 친한척은 다해놓고 갑자기 이제 오지 말라 그러면 납득을 하겠냐고!"


"......"


"나도 우리 좋았던 관계를 생각해서 너를 더 이상 괴롭히고 싶진 않거덩. 연주 너도 나한테 잘 해줬고. 너 꽤 착한 애였거덩. 그래서 말인데. 크흠... "


차도일은 중대한 결심을 한 것처럼 목을 가다듬고 뜸을 들였다.


"딱 한 가지 내 부탁만 들어주면 더이상 너 안 따라다닐게."


"한가지 부탁이요?"


"딱 하나만.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하나만 들어주면 돼."


나는 그게 뭐냐고 묻기가 겁이 나서 침묵을 지킨다. 차도일이 원하는 거면 좋은것일리가 없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얼마나 사이좋았냐. 어? 썸타는 단계는 지났잖아. 너가 접근하면서 우리가 같이 자지만 않았다 뿐이지 다른 거 다 했잖아, 맞지? 뭐 곧 애인사이가 될 관계였지. 너가 그 개같은 사고만 안 당했으면 말이야. 아 생각하니 엿같네 씨발... "


차도일의 개소리를 더는 들어주기 힘들어서 물어본다.


"뭐예요? 그 부탁이란 게?"


"나랑 한번만 하자."


차도일의 목소리가 너무도 우렁차서 나는 자지러질뻔했다.

주위의 시선이 모두 우리에게 향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고개는 숙이지 않는다. 이 놈은 항상 이런식이지. 내게 창피를 주려는 게 목적인 놈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다.


하자니, 다른 거 다 했다고 했으니 하자는 말은 섹스를 말하는 거겠지. 본인도 그것만은 쑥쓰러운지 그 단어는 빼놓고 말했다.


미친 새끼.


내가 왜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나가버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 번만 더 차도일을 설득해 보려는 마음이었을까.

차도일이라면 얼마든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아두었기 때문일까.

나는 뻗쳐오르는 화를 꾹 눌러 참고 자리를 지켰다.


"그걸 말이라고 해요?"

"못 할것도 없잖아. 너랑 나 사이에."


차도일은 느긋한 얼굴이다. 나랑 하자고 말했을 때 내가 물을 끼얹거나 일어나서 나가버리지 않았다면 일단 일차 관문은 통과한 셈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참 나... 뻔뻔스럽네요. 공갈협박으로 신고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성추행으로 신고해요?"

"어디 한번 해보덩가. 난 그딴 거 겁 안나."

"겁이 안나요? 성추행으로 감옥가면 오빠 인생은 끝장인데 겁 안나요?"

"응 그럼 감옥에서 나와서 너 죽이러 찾아갈거야. 너 강간하고 죽여줄게."

"뭐라구요?"

"내 인생 끝장 낸 대가를 너도 치러야겠지?"

"말 조심해요!"


나는 눈을 부릅뜨고 차도일을 노려봤다. 차도일도 내 이런 모습을 처음 봤으니 좀 당황하는 표정이다.


"연주야, 나는 너한테 그런 짓을 하기 싫어. 내가 너한테 왜 그런짓을 하겠냐. 이렇게 이쁘고 착한 연주한테. 그러니까 내 부탁 딱 한 번만 들어주면 깨끗이 물러설게. 진짜로. 나도 너 행복을 바라는 사람이니까."


차도일이 자못 진지한 얼굴로 나를 회유한다. 마치 나를 설득할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다.

자기가 내건 조건이 얼마든지 실행 가능성 있는 조건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거 진짜 또라이네.


"내가 응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거 해 준 여자가 또 있었나봐요?"


차도일은 내 말을 이해를 못한 표정이다. 멍청한 얼굴로 눈을 깜빡이며 나를 쳐다본다.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협박해서 본인 욕구를 채우시나 봐요?"

"야! 무슨 그런 소리를 하고 그래! 난 그런 사람 아니라고!"


차도일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카페 안에 갑작스러운 정적이 흐른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카페를 나왔다. 사람많은 카페에 들어온 게 잘못이었다. 그리고 차도일을 설득해보려 한 게 내 순진한 착각에 불과했음을 깨닫는다.


"야 서연주! 기다려봐!"


차도일이 쫓아온다.

보행자등이 파란불로 바뀌었고 내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내 팔을 나꿔챘다.

나는 그의 손을 홱 뿌리쳤다.


"건드리지 마요!"


정색하고 소리지르는 내 모습을 처음 본 차도일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진짜 화가 난 얼굴이다.


"너 그러다 나한테 혼나는 수가 있다."


차도일이 낮게 으르렁거린다. 놈의 눈동자가 허옇게 뒤집어져있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차도일이 내게 한 발 다가선다. 나는 물러나지 않는다. 나도 화가 났으니까. 언제까지나 차도일에게 숙이고 들어갈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횡단보도에 서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댄 연인같은 포즈가 돼버렸다.

차도일이 나를 내려다보면서 폭포수처럼 쏟아붓는다.


"난 별로 잃을 게 없는 놈이야. 월세 오십만원짜리 원룸에 살면서 십오 년된 똥차 끌고 다니는 통장에 백만원도 안 들어있는 하급 인생이지. 지금까지 번 돈 전부 주식에 처박아서 살벌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인 부모형제도 없는 고아새끼야. 니가 날 성추행으로 고소한다면 나는 그냥 감옥 가면 그뿐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난 더 기쁘겠다. 왜냐하면 널 죽일 수 있을테니까. 너하고 같이 저승가면 그거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날이겠다.


난 그런 놈이야. 알겠어? 그냥 하루하루 마지못해 살아가는 그런 놈이란 말이다. 언제 포기해 버릴지 알 수 없는 인생을 꾸역꾸역 붙들고 기어가고 있다고. 너 같은 것들은 모르겠지. 그런 기분.

그런 막장같은 새끼가 너한테 엉겨붙는 거 이제 그만해주겠다는데 넌 그런 부탁 한 번 못들어주냐? 더러워서 그만해 주께. 내 소원 하나만 들어주면.


씨발 질질 짜면 뭐 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애? 억울해? 왜 니가 억울하냐? 내가 억울하지. 그러게 왜 나한테 그런 짓 했냐? 나는 애초 너 쳐다볼 마음도 없었어. 말 걸어 볼 생각도 안 했다고. 근데 니가 먼저 다가오더라? 이럴거면 그때 왜 그랬냐? 그래놓고 나보고 잘못했다 그러면 안되지.

지나가는 저 학생들한테 물어봐라 누가 잘못했는지."


울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닭똥같은 눈물이 솟아나 눈에 고이더니 뚝뚝 흘러넘친다. 눈물을 훔치지 않았다. 눈물을 훔치는 행동이 왠지 차도일에게 졌다는 신호 같아서, 그냥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기가 막히고 차도일이 너무 밉다. 이 놈을 흠씬 패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도 미약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저 쪽에 가서 좀 더 얘기해보자. 잠깐이면 돼."


내가 계속 울자 차도일도 화가 약간 누그러졌는지 내 손목을 잡아 끈다.


나는 그 손을 뿌리쳤지만 차도일은 아랑곳하지않고 횡단보도를 벗어나 건물 옆쪽의 작은 공원같은 곳으로 나를 끌고 갔다. 나는 소리지르고 반항 하려다가 그만뒀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야기를 해보자. 기왕 여기까지 온 거 딱 한 번만 더.


"좋아. 그럼 내가 한 발 양보할게."


공원에서 한참동안 말 없이 한숨만 쉬던 차도일이 입을 열었다.


"같이 자자는 말은 취소. 그건 니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인 것 같으니까. 그대신...

그대신 니가 할 수 있는 보상을 나한테 제시해 봐."

"보상?"


나는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래 나한테 잘못한 거 보상해야 될 거 아냐. 단, 돈은 필요없어. 씨발 너한테 돈 같은 거 원하지 않으니까. 난 너의 몸만 원해. 니가 나한테 몸으로 해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행동을 말 해봐."


하, 개새끼... 결국 몸이구나.


여기서 내가 거절한다면 다시 차도일은 스토킹을 계속 할 것이다.


"정말 내가 한 가지만 해 주면 나타나지 않을 거죠?"

"그래, 하나만 해주면 너랑 나랑 영원히 볼일 없을 거야."

"그걸 어떻게 믿어요?"

"각서라도 써 줘?"


차도일을 어떻게 믿지?

차도일을 믿지 않으면 다시 원점이다.


몸을 주는 것만 아니라면, 못 해줄 것도 없다 싶다. 그게 뭐든.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려 하지만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


"......"

"니가 말 못 하면 내가 해줄게. 입으로 해주라."

"......"


그래 당연히 그거겠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저런 소리를 뻔뻔스럽게 잘도 한다.

양아치와 황당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입으로 한 번만 해주면 다시는 너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약속."


차도일이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어이가 없어서 차도일을 가만히 노려본다. 차도일이 음험하게 웃는다.

악마도 매혹될 만큼 비릿하고 끈적한 웃음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뒤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차도일은 따라오지 않는다. 내 침묵을 긍정의 신호로 해석한 모양이다.


입으로 해 달라고? 양아치 새끼.

입으로 해주는 척 하다가 물어서 잘라버릴까?

그게 없어지면 테스토스테론 과다 분비로 인한 저 개 같은 공격성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자신의 비루한 상황마저 허세 부리는 데 써먹는 꼴이라니.

하지만 그걸 실행하는 광경을 상상하니 몸서리가 쳐진다.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빨리 연락 줘!"

"오래 못 기다리니까!"


차도일이 외쳤다. 신이 난 음성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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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화 22.07.17 74 0 13쪽
29 28화 22.07.07 38 0 11쪽
28 27화 해일 22.07.04 36 0 12쪽
27 26화 응징 22.07.03 40 0 11쪽
26 25화 뭘 원해? (4) 22.06.26 48 0 11쪽
25 24화 뭘 원해? (3) 22.06.24 46 0 13쪽
24 23화 뭘 원해? (2) 22.06.22 46 0 13쪽
» 22화 뭘 원해? (1) 22.06.20 43 0 13쪽
22 21화 테니스 클럽 (4) 22.06.19 40 0 16쪽
21 20화 테니스 클럽 (3) 22.06.19 47 0 14쪽
20 19화 테니스 클럽 (2) 22.06.17 42 0 13쪽
19 18화 테니스 클럽 (1) 22.06.16 51 0 13쪽
18 17화 새로운 관계는 22.06.15 57 0 15쪽
17 16화 그래도... 괜찮아 22.06.13 84 0 14쪽
16 15화 그래도 인생은 22.06.11 62 0 13쪽
15 14화 관계의 의미 22.06.11 46 0 13쪽
14 13화 균열 22.06.06 48 0 13쪽
13 12화 균열 22.06.05 62 0 13쪽
12 11화 혼돈 22.06.04 38 0 12쪽
11 10화 혼돈 22.06.03 36 0 13쪽
10 9화 연주의 엄마, 아빠 22.05.31 49 0 13쪽
9 8화 연주의 엄마, 아빠 22.05.30 47 0 13쪽
8 7화 H 22.05.28 52 0 13쪽
7 6화 최성구, H 22.05.27 43 0 12쪽
6 5화 차도일 22.05.26 48 0 13쪽
5 4화 차도일 22.05.25 52 0 13쪽
4 3화 서연주 22.05.24 67 0 13쪽
3 2화 서연주 22.05.23 76 1 12쪽
2 1화 그녀 22.05.23 83 0 10쪽
1 프롤로그 22.05.23 103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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