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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울프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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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킬러, 그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폐인인댸스
작품등록일 :
2022.05.23 13:46
최근연재일 :
2022.07.17 13:04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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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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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68,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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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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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0화 테니스 클럽 (3)

DUMMY

김유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김유리는 자신의 지위가 뿌리채 흔들리는 공포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라켓으로 나를 때린 것도 나를 배제하기 위한 얄팍한 계략의 일부일까? 설마?


부숴버리겠어, 김유리.

백현우를 빼앗고 너의 지위를 격하 시켜주마.


- 라는 대사를 분노에 차서 내뱉는 나를 상상해 본다.


내가 뭘 어쨌다고 미친년.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여자들의 기싸움,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아니, 무섭다.


벌써부터 라켓으로 맞았는데, 설령 그게 의도하지 않은거였다 해도, 앞으로 진짜 신체적 위해가 없으리라 어떻게 장담하지?


하지만 안경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어.

안경과는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단지 그것 하나로 나는 뒷풀이에 참석하려고 마음 먹는다.


집에 가서 씻고 갈까하다가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 바로 가기로 한다.


언니가 기다릴 것 같아서 톡으로 알려줬다.


- 언니, 나 오늘 저녁 먹고 들어갈게. 뒷풀이 한대.


바로 오는 답장.

- 밥만 먹고 바로 와. 2차 같은 거 따라가지 말고.

- 알았어. 걱정마.

XX식당에 도착해 보니 한우 갈비집이다.


무슨 회식을 이렇게 비싼집에서 하지?


식당에 들어가 안경을 찾아 옆자리에 앉았다. 내가 그 얘기를 하니 안경은,


"그거 스포츠 센터에서 찬조금이 나옴다. 뭐 아무래도 백현우 입김이 작용한 덕이랄까."


그렇구나. 스포츠 센터 건물주 조카라니까 동호회 회식에 돈 좀 보태도록 압력을 넣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테지.


하지만 그 말을 듣고나니 어쩐지 백현우에게 얻어먹는 거 같아서 기분이 별로다.


하지만 클럽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지 사람들이 거의 다 참석한 것 같다.


얼핏 보기에도 마흔명은 돼 보인다. 회식비 2만원 내고 한우를 실컷 먹을 수 있다니까 나쁜 선택은 아닐것이다.


여기에서도 복장에 따라 집단이 갈린다. 츄리닝파와 하이 패션파로.


내가 앉은 한 구석에 츄리닝 입은 여자들이 다 몰려 앉아있다.


중앙 테이블에는 김유리가 여자들 한 가운데 앉아서 여왕노릇을 하고있다.

그럼 그 주위 여자들은 시녀들인가?


그런데 막상 시녀들이라고 하기에는 여자들이 모두 나름대로 상큼하게 예쁜 얼굴들이다.


코트에서 덩치녀가 한 말대로 테니스 치는 얼굴 반반한 여자들은 이 클럽에 다 몰린 것 같다.


예쁜 애 옆에 예쁜 애 옆에 예쁜 애.


역시나 그 주변으로 남자들이 잔뜩 몰려서 여자들 웃기기 시합이라도 하듯 쉴 새 없이 농담을 던지고, 여자들은 깔깔거리며 허리가 휘어지게 웃고들 있다.


그들이 발산하는 농후한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으로 인해 우중충한 고깃집이 화사한 파티장 같은 느낌이다.


그 속에서 김유리 혼자만 표정이 어둡다.


그건 아마도 내가 앉아있는 구석 테이블에 백현우가 앉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백현우가 자꾸 따라다니는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인다. 김유리의 미움을 사면서까지 백현우와 가까워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나는 단지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서 가입한 것뿐인데 왜 자꾸 이런식으로 흘러가는 건지 모르겠다.


아까부터 백현우는 내게 말을 걸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나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게다가 덩치녀와 다른 여자들이 자꾸만 말을 거는 바람에 백현우는 내게 말을 걸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나는 주로 안경하고만 대화를 했다.


안경의 이름은 송미영. 나이는 나와 동갑이다. 우리는 의기투합해서 말을 놓기로 했다.

미영은 강남에 소재한 작은 금융 회사를 다닌다고 했다.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도곡동 구석따리에 박힌 개ㅆ 하꼬 폰지사기 회사.


"난 거기서 대표가 투자자에게 사기치는 걸 보조하고 있지."


송미영이 소고기와 맥주를 번갈아 입에 털어 넣으면서 말한다.


"난 덕임. 네, 망가씹덕에 메탈씹덕임다. 테니스도 테니스 망가 덕분에 배우기 시작했을 정도로 씹덕력을 발휘했달까."


도날드 덕? 이라고 물으려다 아, 오타쿠를 말하는구나. 알아들었다. 그런데 송미영은 묘하게 도널드 덕을 떠올리게 한다.


"망가 보다가 그걸 실제로 해본 거면, 그건 씹덕이 아니라 거기서 빠져나온 거 아냐? 정말 씹덕이라면 막 테니스는 하나도 칠 줄 모르는데 라켓들고 코스프레만 해야지."


"님은 씹덕의 정의를 모르심. 코스프레를 왜 하시는 지 아심까? 진짜로 코스프레 인물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는 검다. 스포츠는 그래도 실제로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거임요."


"설마... 야 근데 왜 자꾸 존대를 써. 씹덕 대화체야?"


"씹덕 맘임다."


"근데 메탈씹덕은 또 뭐죠 미영씨?"


테이블 맞은편에서 우리 대화를 듣고 있던 백현우가 끼어든다.

아까부터 말을 붙이려 하는 폼새였는데 드디어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음, 그건 공짜로 말 못해드림다. 대신 저기 있는 고기 한 점과 맥주 한 잔 따라 주시면 내 친히 말씀드림다."


미영이 백현우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느물거린다.


지금 씹고 있는 고기나 삼키고 말하지.


백현우가 활짝 웃으면서 고기를 집어다 미영의 접시에 얹어주고 맥주를 따라 준다.


"아, 네네 우리 클럽 최고 미남씨에게서 술도 받아보고, 전 이제 소원성취 했사와요."


아니 이 씹덕 대화체는 정말 못 들어주겠다.


"메탈씹덕이 뭐냐면, 헤비메탈 음악광을 말함다. 이상 끝. 사기치기 성공."


"헐..."


"아, 너 헤비메탈 좋아하는구나? 어떤 밴드 좋아하는데?"


내가 말했다.

메탈이라면 나도 예전에 꽤 들었던 기억이 났다.


"메탈이라면 다 좋아함. 그러니까 메탈씹덕임. 한때 데쓰 메탈의 그로울링에 빠져 살았는데 요즘은 취향이 다시 80년대 메탈로 회귀하고 있음. 요즘은 건즈앤로지즈가 또 그렇게 좋음."


"아, 액슬 로즈!"

내가 기억나는 이름을 말했다.


"저도 그래요, 요즘은 메탈리카에 다시 빠져있어요. 나이드니 달달한 게 땡기나 보죠."

백현우가 받았다.


그때 코치가 일어섰다.


"아아, 여러분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자 그럼 배고픔도 해결 하셨으니까, 새로 오신 회원님들 자기소개 한 번 들어 볼까요?"


좌중의 환호 속에 새 회원 다섯명이 차례로 인사를 하고 내 차례가 돼서 일어섰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려니 살짝 떨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연주라고 하구요. 저, 나이는 스물 셋이고. 음... 여기 코치 분들 정말 잘 가르쳐 주시고 음... 그리고 멋진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놀랐어요. 정말로요. 그리고...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아 쑥쓰러워.


"남자 친구 있습니까!"


누군가 외쳤다. 좌중에 왁 웃음이 쏟아진다.


이 외침을 신호로 남자 회원들의 알콜 기운에 힘입은 장난기가 발동한다.


"꺄아악! 너무 아름다우세요!"

"우리 클럽 최고 미인... 들 중에 한 분이십니다!"

"싸인 부탁드려요! 앞으로 크게 되실 분!"

"저 돈 많아요! 제발 친구분이라도 소개 좀!"


맨정신에 들었으면 분위기 싸해질 말도 웃으면서 넘어간다.


남자 회원들만 떠들썩했지 여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은데, 김유리의 표정은 아예 썩었다.


고기는 입에도 대지않고 맥주잔만 연신 비우고 있다.


저러다 또 무슨 일 벌이는 거 아냐?


긴장된다. 김유리가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김유리의 질투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귀찮고 힘들다.


난 너 말고도 힘든 일 투성이라고.

제발 나한테 경쟁심 느끼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게 맥주잔을 빙빙 돌리고 있었나보다. 누군가 맥주를 따라준다. 백현우다.


이미 맥주 두 잔을 마셨기에 더 마실 생각이 없는데, 그래도 일단 받는다.


부담스럽다. 기분 좋지만 부담스럽다.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연주씨, 6월에 린킨 파크 내한공연 온다던데 혹시 가실 생각있으세요?"


백현우가 내게 말했다.


"네? 린킨 파크 공연이요?"


"예 6월에 내한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인터넷에서 봤는데..."


린킨 파크라면 거절하기 힘들지. 라이브로 꼭 보고싶은 밴드 중 하나다.


"보러 가고 싶어요! 저 린킨 파크 노래 좋아하는데!"


"린킨 파크 말임? 체스터 베닝턴 없는 린킨파크는 린킨파크가 아니라 린킨 파킹랏임요. 공원이 아니라 주차장."


송미영이 불콰한 얼굴로 안경을 코끝에 걸치고 선언하듯이 말했다.


"아니 그래도 충분히 훌륭한 보컬이 있는 것 같던데..."


백현우가 대답한다.


"아뇨 아뇨 절대로. 체스터 형님은 누구도 대체 할 수가 없슴다.

막말로 In the end나 What i've done 같은 곡을 다른 보컬로 듣는다고 생각해 보삼요. 그 필이 나겠슴까? 그게 원곡자의 축복이자 저주임다."


송미영이 마치 한 수 가르치는 듯한 말투로 이야기한다.


송미영은 소고기 한 점 당 맥주 한 컵의 속도로 마시더니 취했나 보다. 말이 많아진다.

원래도 말이 많지만.


"뭐, 그야 원곡자의 분위기는 나지 않겠지만..."


백현우가 내 표정을 살핀다. 나는 싱긋 웃어준다.

보컬이 꼭 체스터 베닝턴이 아니라도 공연을 보러 가고 싶다는 의미다.


"크리스 코넬이 저승가는 길이 너무 심심해서 체스터를 데려갔다는 어느 팬의 댓글이 난리난 적이 있었슴다.

아니 그게 망자에게 할 말임까? 우리의 더 그레이트 크리스 코넬에게.

톰 모렐로가 그 팬에게 죽여버리겠다고 댓글 달았다는 썰로도 유명하죠."


송미영은 신이 나서 떠들어댄다. 더 그레이트... 그게 누군데?


"하하 톰 모렐로 같으면 아마 AK-47 로 쐈을 듯."


백현우가 대답했다. 이번에는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크리스 코넬이 누구예요?"


내가 물었다.

두사람의 대화는 듣는 재미가 있었는데 내가 끼어들어 '초보적' 질문을 해도 싫어할 것 같지 않다.


"아, 그 밴드 사운드 가든의 보컬인데, 프로젝트 그룹 오디오 슬레이브의 보컬로도 유명하죠.

톰 모렐로는 Rage Against The Machine 이라고 사회참여적 성격이 강했던 유명한 록 밴드의 기타리스트이고 오디오 슬레이브에서도 기타를 쳤었죠.


그런데 크리스 코넬이 자살했거든요. 그 뒤 3개월 뒤인가 체스터 베닝턴도 따라가고. 체스터가 크리스 코넬을 많이 따랐거든요. 슬픈 역사예요. 메탈씹덕들에겐..."


"크리스 코넬의 노래 한번 들어보세요. Like a Stone 이나 Show me how to live 가사가 끝내주게 철학적이에요."


백현우가 차분히 설명해준다. 송미영이 백현우의 설명에서 잘못된 점을 적발 해내겠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전 그 노래 좋아해요. 그 브레이크 스터프. 마구 부숴버리겠다는 가사 있는 랩 노래요."


나도 한 번 아는척을 해 본다.


"아, 림프 비즈킷? 연주씨 랩 음악도 좋아하세요? 림프 비즈킷은 랩 메탈이지만요."


백현우가 말했다. 밴드 이름을 척척 대는 거 보니 백현우도 메탈씹덕 기질이 있나보다.


"음, 랩은 곡에 따라서요. 에미넴 루즈 유어셀프도 좋아해요."

"그 곡은 싫어하는 사람이 드물죠 음. 아 꼰대들은 싫어하려나."

"음, 연주씨 취향도 하드코어한데요?"


"아 제가요? 전 그정도는 아니고 그냥 우울하거나 화날 때 가끔 그런 음악 들으면 좋더라구요."


"저도 그래요."


백현우가 대답했다.


"저는 변비 왔을 때만 듣슴다. 그딴 음악은. 렙 메탈이라니 맙소사. 뭐든지 섞어버리면 좋은 게 나올 줄 아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대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함다."


송미영이 음침하게 웃으며 말했다.


백현우가 송미영을 잡아 먹을듯이 노려본다.


"아니 린킨 파크 좋아하신다고 하지 않으셨나? 림프 비즈킷과 같은 장르인데요? 심지어 미영씨가 떠받드는 체스터 베닝턴과 림프 비즈킷 보컬은 친구 사이였던 걸로 아는데요."


"천만의 말씀을. 그 두 밴드는 엄연히 성질이 다른 밴드임다. 물론 두 밴드가 합동 공연도 하고 개지랄을 떨었지만. 전 절대 인정 할 수 없슴다.

오케이, 여기서 현우씨랑 싸워봤자 결론 안 남. 순전히 개인 취향차이라서. 어쨋든 전 그쪽은 싫다는 거. 이상 끝."


"헐..."


백현우가 눈을 치켜뜨고 입을 벌리면서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그 표정이 웃겨서 따라 웃었다.


그때였다. 혀 꼬인 여자 목소리가 앞에서 날아온다.


"백현우 씨, 나도 앉아도 돼?"


고개를 들어보니 취해서 비틀거리는 김유리다. 한손엔 내용물이 반쯤 든 맥주병을, 다른 한 손엔 컵을 쥐고 있다.


기분이 싸하다. 송미영도 같은 기분을 느꼈는지 자세를 고쳐 앉는다.


김유리가 백현우 옆자리에 끼어 앉았다. 백현우가 자리를 만들어준다.


"유리씨 괜찮아요? 좀 많이 드신 거 같은데요."

백현우가 친절함을 잃지 않고 김유리를 대해준다.


이제 슬슬 집에 갈 시간이 됐나보다.


아직 자리를 뜨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나는 일어날 준비를 한다.


내가 이만 일어나겠다고 말하려는 찰나 김유리가 입을 열었다.


"서연주 씨? 이마는 괜찮나요? 죄송해요. 제가 사과하는 의미로 술 한잔 따라드릴게요."


왼손에 쥐고 있던 컵을 내앞에 불쑥 내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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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뭘 원해? (3) 22.06.24 20 0 13쪽
24 23화 뭘 원해? (2) 22.06.22 19 0 13쪽
23 22화 뭘 원해? (1) 22.06.20 16 0 13쪽
22 21화 테니스 클럽 (4) 22.06.19 17 0 16쪽
» 20화 테니스 클럽 (3) 22.06.19 23 0 14쪽
20 19화 테니스 클럽 (2) 22.06.17 18 0 13쪽
19 18화 테니스 클럽 (1) 22.06.16 25 0 13쪽
18 17화 새로운 관계는 22.06.15 23 0 15쪽
17 16화 그래도... 괜찮아 22.06.13 32 0 14쪽
16 15화 그래도 인생은 22.06.11 24 0 13쪽
15 14화 관계의 의미 22.06.11 21 0 13쪽
14 13화 균열 22.06.06 20 0 13쪽
13 12화 균열 22.06.05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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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혼돈 22.06.03 1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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