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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울프 님의 서재입니다.

싸이코킬러, 그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폐인인댸스
작품등록일 :
2022.05.23 13:46
최근연재일 :
2022.07.17 13:04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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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68,826

작성
22.06.1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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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9화 테니스 클럽 (2)

DUMMY

"저, 혹시 초보자 레슨 받으세요?"


안경 여자에게 물었다.


여자가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초보자래서 기분 나쁜가?


"혹시 저랑 랠리 좀 하실래요? 좀 있다 레슨 시작한다고 해서 몸 좀 풀려고요..."


안되면 체조라도 해야지 뭐.


나를 보던 여자가 마침내 입을 연다.


"이제 일주일 됐는데 랠리가 가능할까? 하지만 몸 푸시는데 도와드려야지 당연히."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또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니 라켓을 쥐고 일어선다.


우리는 두 사람이 랠리하는 코트를 찾아 끼어든다.

코트 반쪽을 차지하고 랠리를 시작한다.


랠리는 어렵다.


바운드 되어 다가오는 공을 쳐서 반대편으로 보낸다는 게 보기와는 달리 전혀 쉽지가 않다.

라켓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팔과 다리도 같이 흐느적거린다.


그런데 안경은 초보가 아닌 모양이다. 내 공을 받아서 넘겨주는 솜씨가 내가 봐도 능숙하다.

내가 친 공은 걸핏하면 홈런이 돼서 안경 여자가 공을 주우러 헐레벌떡 뒤로 달려가기 바쁘다.


시작한 지 5분만에 내가 그만하자고 말했다. 미안해서 안 되겠다.


"죄송해서 어떡해요."


내가 울상을 지으며 안경에게 말했다.


"아님다. 일주일로는 미유키라도, 마루오라도 어림도 없슴다. 료마라면 또 모르겠지만 에이... 그건 아냐. 여튼, 제게 미안해 하실 필요는 전혀 없슴다."


안경의 마음씀씀이가 고맙다. 근데 미유키? 료마는 또 뭐야?


"저 쪽에 가서 작은 걸로 한 번 해봅니다."


안경이 나를 코트 바깥 작은 공터로 데리고 가더니 5 미터쯤 떨어져 서서는 공을 던져준다.


"라켓을 짧게 잡고 공이 한 번 바운드 되면 제게 쳐서 보내줘 봅니다. 풀 스윙하지말고 살짝만 휘둘러 봅니다."


나는 안경이 시키는 대로 해본다. 이건 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보기보다 어렵다. 그래도 코트에서 하는 랠리보다는 훨씬 쉽다.

공이 제대로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그런대로 재미도 있다.


이제보니 안경은 혹시 선수출신 코치 아닐까?

그때 코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부터 초보자 레슨 시작하겠습니다! 초보분들은 1번, 2번 코트로 와 주세요!"


"저 그럼 레슨 다녀 오겠습니다."


나는 안경에게 선생님께 인사하는 것처럼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안경도 똑같은 자세를 취한다.


"네, 다녀오세요."


안경은 볼수록 이상한 사람이다. 말투도 이상하고 어리바리한데 테니스는 잘 하고.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고.


흥미가 당긴다. 왠지 친구가 될 것 같다.


레슨은 여전히 힘들고 지루하다.


30분 간 코치가 보내주는 공을 포핸드로 받아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한 게 아니다. 하지만 잘 치고싶은 욕심이 생겼으니 열심히 해봐야지.


레슨을 끝내고 나니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다.

아침에는 바람이 불고 쌀쌀하던 날씨가 오후 들어서 갑자기 더워졌다.


바람막이와 츄리닝 상의를 벗고 반팔 셔츠 차림을 했지만 바지가 답답하다.

바람에 나풀나풀 날리는 치마가 너무 부럽다.


연희 언니 집에 가서 봐. 씨...


벤치로 돌아와보니 안경은 없고 다른 트레이닝복들이 앉아있다.


아니 여긴 츄리닝 입은 여자들 전용 벤치야?


나도 옆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이 모임에서 츄리닝 입은 여자들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꼴이다.


뭐야 쭈구리들 집합한 거 같네.

웃음이 나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는다.


다들 멍하니 앉아서 다른 사람들 공치는 것만 지켜보고 있는 모습들이 마치 무도회에 와서 남자들에게 춤 신청을 받지 못한 여자들이 웅숭거리고 앉아있는 느낌이다.


잘 차려입은 여자들은 모두들 남자들과 어울려 게임을 하거나 랠리를 하고 있으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코트를 살펴보니 안경이 복식 게임을 하고있다.


그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작달막한 키에 통통한 몸매인데도 공을 치는 모습이 멋있다.


역시 스포츠는 폼이 좋으면 그 사람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멋있게 보이는구나.


"오늘 처음 오셨지요?"


옆에 앉은 여자가 말을 걸어온다. 몸집이 크고 나이도 꽤 있어 보인다. 긴 생머리를 뒤로 넘겨 질끈 묶었는데 홑꺼풀의 작은 눈에 눈길이 날카로와서 첫눈에 비호감상이다.


그런데 목소리가 좋고 사근사근한 말투라 뭔가 반전 매력이 있다.


"아, 네 안녕하세요, 맞아요 오늘 처음이에요."


"아까부터 보고 있었네요. 워낙 튀는 분이셔서."

"네?"


"아까 들어오실때부터 다들 쳐다 봤는데요. 못 느끼셨나보다. 남자들 눈이 다 돌아가던데."


여자가 입을 비죽거리며 말하는 게 시샘하는 것 같아서 당혹스럽다.


아니 내가 뭘?


"아까 연습하실 때랑 레슨 받으실 때 아마 남자들 절반은 그쪽 보고 있었을 걸요. 제가 그런쪽은 예민한 편이라."


"아..."


이게 연희 언니가 말한 여왕벌 어쩌고 인가... 나 여왕벌 같은 건 하기 싫은데.


"여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아세요?"


여자가 음침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러게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생각보다."


"여기 유명한 클럽인데 모르셨죠? 물 좋기로 소문나서 서울에서 테니스 치는 외모 좀 된다 싶은 남자 여자 여기 다 모여있다고요.


뭐 존잘남이나 조건 좋은 훈남 들어오면 예쁜 애들 들어오고, 그럼 또 그거보고 남자들 우루루 들어오고, 반복이죠.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악순환인지 선순환인진 헷갈리지만요."


아, 그럴법도 하네.


"사실 그거보다는 다들 발정기라서 그래요. 발정기."


여자가 한층 더 음습한 얼굴로 선언하듯이 뱉어낸다.


"한창 예쁘고 멋있을 때잖아요? 여기 오는 여자들은 대개 남자 보고 온다고 보면 돼요. 남자들도 마찬가지고. 결혼 적령기이기도 하잖아요."


여자는 그러면서 나를 스윽 훑어본다.


아니 나는 테니스 치려고 온 건데?


"다들 그러죠 테니스 치러 온 거라고. 그런데, 저 여자들 옷 입은 거 봐요. 저게 테니스 치러 온 건가요? 풀메한 여자는 뭐야 흥."


여자는 내 트레이닝복과 자기 옷을 한눈에 훑는다.


저 옷차림이 뭐 어때서? 시원하고 좋구만.


이 분은 저런 옷 못 입어서 억울하신가 보다.


"근데 그쪽은 츄리닝 입어도 모델 같으니까 뭐 아무 옷이나 입어도 남자들 시선을 한 몸에 받겠네요."


"아니 저는 테니스 배우려고..."


"저기 저 여자 보여요? 흰 치마에 핑크 민소매."


여자가 내 말을 무시하고 자기말만 늘어놓는다.


여자에 대한 감정이 비호감쪽으로 기울어 간다.


"저 여자가 김유리잖아요. 이 클럽 여왕벌. 예쁜 데다 집안이 어마어마하다니깐 뭐, 남자들이 떠받들만하죠."


여자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마치 중요한 정보를 알려준다는 듯 말한다.


"아 네, 그렇군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말이에요..."


여자가 내게 바싹 붙더니 속삭이듯이 말한다.


"저 남자 보이죠? 지금 김유리랑 같이 게임하는 저 얼굴 하얗고 영화배우처럼 생긴 남자요.

저 사람이 백현우인데, 이 클럽 킹카거든요?


우리 스포츠 센터 사장 겸 건물주의 조카래요. 그리고 백현우 집도 강남에 건물이 몇 채나 된다는 거 아니에요.


재미있는 건 김유리가 따라다니는데 백현우는 시큰둥하대요.

지금 김유리가 몸이 달아서 죽으려 한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죠.

우리한테는 정말 사이다 아니겠어요?"


여자가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 낄낄거린다.


음 그 여자가 여왕벌이었구나. 어쩐지 여왕처럼 행동하더라니.


코트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자, 게임 끝났으니 레슨생 분들과 교대하시면 됩니다!

레슨생 분들 나오셔서 랠리 하세요! 놀지 마시고 다들 나오세요!"


코치가 소리친다.


"자 그리고 레슨생 공 받아주실 분들도 나오십쇼!"


코치가 덧붙인다. 그러자 남자들 대부분 코트에서 나오지 않고 어슬렁거린다.


레슨생은 열 명 가량 된다. 나도 라켓을 들고 코트로 들어갔다.


그러자 내가 있는 코트로 남자들 몇 명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 중에 그 남자도 있다. 백현우.


키는 백 칠십 넘을까 싶을 정도로 작은편인데 비율이 좋다. 그런데 얼굴이 무슨 영화배우 찜쪄먹을 정도로 잘 생겼다. 저 얼굴을 보고 설레지 않을 여자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테니스 치는 게 멋있어 보였나?


하긴 저 얼굴로는 멋 없게 보이기가 더 어려울 듯하다.


백현우가 들어오자 다른 남자들이 머쓱한 표정으로 나간다.


그러니까, 백현우가 내 공을 받아주게 됐다.


어? 이러면 곤란한데.


나는 김유리를 찾아본다. 아니나 다를까 캐노피 텐트 밖에 팔짱을 끼고 서서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어째 연희 언니가 걱정하던 시츄에이션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어쨋든 랠리가 시작되고, 아까 안경과 할 때의 상황이 재연된다.


돌아서서 내 홈런볼 주우러 가기 바쁜 백현우.


나는 최선을 다해 공을 잘 치려고 해보지만 될 리가 없다.


랠리를 몇 번 더 해보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네트로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니 백현우도 나온다.


"죄송해서 어떡해요. 저는 나가서 친구랑 연습 할게요."


친구란 안경을 말한다.


"아뇨, 전 괜찮습니다. 얼마든지 하셔도 돼요."


백현우가 대답한다. 목소리도 좋다. 키하고 어울리지 않게 중저음이면서도 기분좋게 카랑카랑한 목소리다.


"제가 랠리 할 실력이 안 되나봐요. 전 그럼 이만 나가볼게요."


나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 코트를 빠져나온다. 그런데 백현우가 따라 나온다.


"그럼 저랑 연습 해보실래요?"


아, 눈치 보이네.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백현우는 코트 바깥 공터로 나를 데려가서는 아까 안경하고 하던 미니 랠리를 한다.

나는 김유리 때문에 신경쓰여 연습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때 안경이 끼어든다.


"셋이서 하죠. 이게 더 재미있슴다."


우리는 동그란 원을 그어놓고 그 주위에 둘러서서 공을 원 안에 한 번 바운드 시키고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게임을 한다.


하다보니 나름대로 재미있어서 김유리를 잊어버리고 게임에 집중했다.

한참 게임에 빠져있는데 누군가 우리들 사이에 들어온다.


김유리다.


"아, 재미있겠다. 나도 해요. 나도!"


설마... 이게 진짜 랠리보다 재밌겠니?


"그래요, 유리씨도 해요."


백현우가 참을성 있게 대답해준다.


김유리는 내 왼쪽에 섰다.


안경이 보낸 볼이 원 안에 떨어졌다가 내 왼쪽으로 날아온다.

아주 살짝 위치가 애매하다. 그래도 분명 내가 쳐야 할 볼이다.


나는 공을 치기위해 라켓을 백핸드로 빼고 한발짝 왼쪽으로 움직였다.


공을 치는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불이 번쩍했다.


"악!"


나는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았다.

순간적으로 어리둥절하다. 그러다 곧 왼쪽 이마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아악!"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또 있다.


김유리가 나보다 더 크게 비명을 지른다.


"괘, 괜찮으세요?"


이마를 감싸쥐고 있는 내게 다가와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는 김유리.


"어떡해요,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김유리가 울먹이면서 내 옆에 주저앉는다.


그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 일을 어떡해, 어떡해. 저 분 이마에 흉지겠어. 어떡해... 흑흑..."


주저앉아서 대성 통곡하는 김유리.


아니 왜 저래?


"유리씨 진정하세요."


백현우가 김유리의 등을 토닥인다.


김유리가 백현우 품에 착 안기더니 꺼이꺼이 운다.


나는 안경의 부축을 받아서 텐트로 들어갔다.


"다행히 찢어지진 않았슴다. 휴 십년감수했네. 이 이마에 상처를 낼 뻔하다니."


안경이 말했다.

따라 들어온 백현우가 천만다행이라고 맞장구를 친다.


안경이 휴대폰으로 찍은 상처 부위를 보여준다. 라켓에 맞은 자리가 빨갛게 부어 올랐다.


표면 피부가 살짝 긁히긴 했지만 흉터가 남을 정도는 아니다.


대체 라켓을 얼마나 세게 휘두른거야?


고작 5미터 보내는데 라켓을 세게 휘두를 이유가 없다.

조금만 빗맞았으면 찢어질수도 있었다.

안경이 김유리를 째려본다. 김유리는 계속 훌쩍거리고 있다.


안경이 내 이마에 연고를 발라주면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드디어 발악 시작이군. 하지만 이렇게 급발진 할 줄이야. 대박."


덩치 여자와 남자들 몇명이 들어와 내게 괜찮으냐 물어본다.


"저기 지금 저랑 병원 가봐요."


김유리가 내게 말했다.


"아, 병원까지는 안 가도 될 것..."


"아뇨 이건 꼭 가봐야 해요. 이마에 흉터 남으면 큰일이잖아요?"


"어, 괘 괜찮을 것 같은데요..."


"예, 찢어지지 않아서 괜찮을 거 같슴다."


안경이 말했지만 김유리는 막무가내로 응급실을 가야한다고 우긴다.


그렇게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코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자, 이것으로 오늘 모임은 마치겠습니다.

잠시 뒤 6시 반 부터 XX 식당에서 저녁 식사 겸 뒷풀이를 할 예정이오니 많은 참석 바라겠습니다.

특히 신입 회원분들은 꼭 참석 부탁드릴게요."


그러자 순간적으로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 이건 김유리의 작전이었구나. 나를 응급실로 데리고 가면 나는 뒷풀이에 참석하지 못한다. 따라서 백현우와 마주칠 우려가 없다.


"저, 뒷풀이 가실거죠? 가시면 재미있으실 거예요."


백현우가 오더니 말한다.


사실, 맞은 자리가 쿡쿡 쑤셔오는 바람에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는데 마음을 바꿔먹었다.


나는 김유리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네 참석해야죠,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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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 해일 22.07.04 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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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뭘 원해? (3) 22.06.24 55 0 13쪽
24 23화 뭘 원해? (2) 22.06.22 51 0 13쪽
23 22화 뭘 원해? (1) 22.06.20 49 0 13쪽
22 21화 테니스 클럽 (4) 22.06.19 47 0 16쪽
21 20화 테니스 클럽 (3) 22.06.19 53 0 14쪽
» 19화 테니스 클럽 (2) 22.06.17 52 0 13쪽
19 18화 테니스 클럽 (1) 22.06.16 58 0 13쪽
18 17화 새로운 관계는 22.06.15 67 0 15쪽
17 16화 그래도... 괜찮아 22.06.13 91 0 14쪽
16 15화 그래도 인생은 22.06.11 6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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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균열 22.06.06 54 0 13쪽
13 12화 균열 22.06.05 6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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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혼돈 22.06.03 4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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