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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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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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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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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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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말할 수 없는 것 (4)

DUMMY

『빛의 부재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많은 빛 또한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든다.』


-북부의 이름 없는 마을에서 전해지는 격언-



*



롭스 산맥에 있는 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높고, 또 대륙을 향한 산세는 더없이 가파르다.

그리고 어느 산들이나 그 허리께에 두터운 구름층을 걸치고 있다.

일종의 운해(雲海)라 불러야 할 산맥 중턱의 그 구름들은, 만약 정상에서 볼 수 있었다면 아마 더없이 장엄한 장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인간도 그 장관을 실제로 보진 못했다.

롭스 산맥의 멧부리를 정복한 사람이 아직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대륙의 모든 지역을 정복하고 싶어하는 인간들이, 비단 롭스 산맥 만을 정복 목록에서 제외한 것에는 물론 적합한 이유가 있다.

모든 학자가 인정하는 사실이 있다.

롭스 산맥의 생태계는 대륙의 나머지 생태군을 전부 합친 것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 다양한 생태군 안에는 요괴들도 포함되어 있다.

산맥에는 베르미나 스퀼라 같은 하급 요괴들 뿐만 아니라, 페루스, 시노디아와 같은 강대한 요괴들까지 도사리고 있다.

오래전 시노디아를 자극한 한 인간에 의해 도시 하나가 사라진 이후로, 인간들은 더 이상 롭스 산맥의 멧부리에 도전하지 않았다.

자욱한 운해로 인해 밑에서는 정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도 없으며, 또 실제로 등반하기에는 지나친 극기가 요구되는 곳.

그런 이유로 롭스 산맥은 어느 시점부터 사람들에게 단순한 산이 아니라, 미지의 영역이자 탐험의 영역쯤으로 여겨지게 됐다.


해가 가장 높이 떠오른 시각.

그 미지의 영역 일부를 탐험하는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산맥의 복잡한 생태를 고려한다고 해도 확실히 이상하다고 할만한 조합이었다.

인간 남녀 한 쌍과 아돌프 한 명은 아무튼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이다.

세 사람은 산맥의 애매한 지점에서, 그러니까 숲 속이라 하기엔 옅고, 그렇다고 초입부라 하기엔 초목이 꽤 무성한 지점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토비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을 바라보았다.

옆에서 걷고 있는 리버는 혀를 길게 빼내고 헥헥대고 있었다.

그 행동에서 토비는 말할 수 없는 친숙함을 느꼈다.

지금 리버는 몸에 땀샘이 거의 없는 아돌프들이 더울 때 흔히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토비는 슬며시 웃으며 리버를 바라보다가 한참 나중에야 위로의 말을 건넸다.


"괜찮냐."


리버는 대답할 기운도 없다는 듯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다가 토비를 바라보지 않고 그대로 정면을 응시한 채 대꾸했다.


"전혀요."


"그러게 평소에 운동 좀 해두지 그랬냐."


퉁명스러운 핀잔에 조금 전과 달리 이번에는 곧장 대답이 나왔다.

리버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젠장. 토비 당신은 숲에서 나고 자란 아돌프잖아요! 훈련 받은 제국군이라면 모를까 평범한 인간은 이런 숲에서 한나절 가까이 이동하면 누구나 녹초가 된다구요."


토비는 리버의 말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이어서 토비는 옆에 있는 리버가 아니라 정면으로 시선을 보냈다.

두 사람의 앞에는 선두에 서서 숲을 뚫고 전진하는 루나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녹초가 된 것 같지는 않았다.

토비는 약간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글쎄, 내가 보기에 저기 네 친구는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는데. 루나가 혹시 제국군 소속이었나?"


순간 리버는 토비의 머리를 한 대 쥐어 박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을 느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건 카니쿨라가 페루스에게 덤비는 꼴이 될 것이 뻔했다.


"친구 아니에요."


무뚝뚝한 대꾸에 토비가 작게 웃었고, 리버는 앞으로 토비가 뭐라 말하든 완전히 신경을 끄기로 결심했다.

리버는 고개를 들고 10큐빗 정도 앞에서 걷고 있는 루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토비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주변 지형은 꽤 험했고 초목도 무성한 편이었지만, 현재 루나의 속도는 길이 잘 닦인 도심 한복판에서 이동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속도였다.

루나는 무리의 선두에서 가지를 쳐내고, 덤불을 발로 차고, 가끔 나타나는 야생 동물들을 쫓아내면서 거침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그 일련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던 탓에, 뒤에서 언뜻 봤을 때는 어떤 괴상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리버는 처음과 비교해서 루나의 속도가 전혀 줄어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시선을 내리 깔았다.

옆에 선 토비가 그 체념한 반응을 보며 킬킬대며 웃었다.

문득 토비가 감탄스럽다는 눈빛으로 루나를 쳐다보았다.


"확실히 신기한 움직임이긴 하군. 네 말대로 나야 아돌프니 숲에 익숙하다지만, 나는 여태껏 숲에서 저런 식으로 움직이는 인간을 본 적이 없다. 뭐라고 할까. 저건 인간이 아니라 마치 족제비나 오소리 같은 놈들의 움직임 같구만."


"족제비요?"


"그래, 그런 놈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가장 이동하기 편한 길을 찾아내거든. 아, 물론 지금 루나는 너를 배려해서 길까지 터 주고 있으니 더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아돌프에게 직접 그런 말을 듣고 나서야 리버는 지금까지 가졌던 일말의 의심이 전부 사라졌다.

지하수로의 앞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세 사람은 이른 아침부터 숲 속에서의 이동을 감행했다.

그때 루나는 자신이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리버는 루나의 저의가 의심스러웠다.

당연한 의심이었다. 일행 중 아돌프가 섞여 있다면 누구나 가질만한 그런 당연한 의심.

아무튼 숲에서 아돌프보다 앞장서서 걷는 것은 리버에겐 만용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거의 한나절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리버는 루나의 말이 옳았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루나의 선택이 아주 현명했다는 것도 인정했다.

여태 같이 다녀본 일이 없었기에 알지 못했지만 토비는 정말 지독한 길치였다.

리버는 다시 루나의 여리여리한 뒷모습을 응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버는 루나가 어떻게 지금까지 공작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닐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저 정도의 체력과 날렵함이라면 아마 어떤 추적자라도 따라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리버는 상식에서 어긋나도 한참은 어긋난 루나의 체력이 어서 빨리 소진되기 만을 기도하며 고개를 떨궜다.


리버가 주로 흙바닥과 그 위에 난 잔풀들을 헤아려가면서 전진하던 것과 달리, 토비는 시종일관 즐거운 기분으로 걷고 있었다.

체력이 남아돌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주변의 환경 덕이었다.

벽돌 냄새나 유약 냄새, 혹은 모르타르 냄새로 가득한 인간들의 도시보다는 확실히 숲의 공기 쪽이 토비에겐 상쾌하게 느껴졌다.

리버 옆에서 흥얼대며 숲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토비가 돌연 루나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어이 루나! 듀라트 영지까지는 얼마나 남았냐!"


"이 속도로 가면 나흘쯤이면 도착할 거야. 그보다 그렇게 떠들 만큼 힘이 남아도는 거라면, 옆에서 다 죽어가고 있는 네 친구나 업어주지 그래."


루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무심하게 대꾸했다.

냉랭한 태도에 약간 머쓱해진 토비는 리버를 쳐다보았다.


"카니쿨라도 은혜를 갚는 법이라 따라오긴 했다만, 이거야 원 대접이 너무 박하군. 그렇지 않냐?"


토비가 동의해 달라는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물었지만 리버에겐 토비를 달래줄 여력은 없었다.

리버는 묵묵히 발을 놀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토비는 작게 웃어버린 후 다시 흥얼거리며 숲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네 사람은 다시 한참을 걸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걷던 리버는 어느 순간 빛이 옅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번쩍 고개를 들자 어느새 해가 뉘엿해지고 있었다.

해가 뜨자마자 출발했으니 그렇다면 정말 하루 종일 숲을 걷기만 한 셈이었다.

리버가 자신이 선택한 여로에 심각하고 진지한 회의감을 품기 시작했을 때, 루나가 문득 자리에 멈춰 섰다.

루나는 몸을 돌리고 두 사람에게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쉴 거야."


"흐아..."


말이 끝나자마자 리버가 알 수 없는 탄성을 내뱉었다.

마침 발치에 튀어나와 있는 두터운 나무 뿌리가 있었고, 리버는 그곳에 풀썩 주저 앉았다.

리버는 만약 낮이 짧은 계절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졸도한 채 걷는 기막힌 요술 하나를 익히게 됐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세 사람이 멈춘 곳은 큼직한 나무가 거의 없는 평지였다.

리버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는 동안, 루나는 근처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계속 주변을 살피던 루나가 불쑥 얇은 나뭇가지 앞으로 다가가더니 조용히 단검을 꺼내 들었다.

두 사람이 의아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루나가 단검으로 길고 얇은 나뭇가지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몇 번 그렇게 하자 바닥에 금방 기다란 나뭇가지들이 쌓였다.

루나는 그중 가장 긴 것들을 골라 적당한 높이의 나무들 사이에 하나 둘 얹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토비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초막(草幕)같은 것을 지으려나 보군. 그래, 처음에는 저런 식으로 지붕을 만드는 거지. 아주 옛날 방식이라 직접 보는 건 나도 처음인데."


설명을 듣고 나니 그것은 확실히 지붕처럼 보이기는 했다.

잠시 후 리버는 루나가 짓고 있는 것이 오늘 밤 세 사람이 야영 할 움막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리버는 작업을 돕기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편 리버와 같은 목적으로 루나에게 걸어가던 토비가 돌연 귀를 쫑긋 세웠다.

곧 토비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소리쳤다.


"집은 사이좋게 둘이서 만들고 있어라. 나는 더 좋은 걸 가져올 테니."


그렇게 말하고서 토비는 누가 말릴 새도 없이 곧장 울창한 숲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루나는 처음부터 신경 쓰지 않았고, 리버는 잠깐 지켜보다가 다시 루나를 돕기 위해 나섰다.


움막 짓는 일을 도우려고 나서긴 했지만, 막상 리버가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할 일이 없었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손도끼라도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리버에겐 날이 무딘 단검 하나가 전부였다.

리버는 루나가 하는 것처럼 단검으로 나무를 척척 베어내는 묘기를 부릴 수는 없었다.

더불어 움막 짓는 법도 몰랐다.

결국 리버는 루나가 베어 낸 나무들을 한데 모아 놓고 건네주는 정도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어찌저찌 꽤 그럴듯한 움막이 완성됐다.

해는 이제 거의 저물어 가고 있었다.

지는 해를 바라보던 리버는 그제야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루나는 자신들이 밤을 보낼 적절한 공간과, 움막을 지을 재료가 있는 장소, 그리고 움막을 짓는 속도까지 전부 고려한 뒤 그곳에 멈춘 게 분명했다.

그 치밀한 계획성에 리버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움막을 완성한 뒤에 루나는 그 앞 바닥에 잔가지들을 쌓아 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잔가지를 쌓더니, 이번에는 큰 나무 토막을 가져왔다.

토막을 바닥에 내려 놓은 루나가 당연하다는 태도로 나무 토막 위에 앉았다.

얌전히 착석해 있던 루나가 잔가지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알 수 없는 행동에 리버가 미심쩍은 눈빛을 보내자마자, 갑자기 화악-하고 가지 중심부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불을 피운 방식은 도저히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건 모닥불이었다.

불이 두꺼운 가지에 옮겨 붙을 때쯤 불쑥 토비가 숲 안쪽에서 튀어나왔다.

토비는 두 사람 곁으로 다가오며 조금 경박하게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짧은 시간에 만든 것 치고는 상당히 훌륭하군."


"혼자서 어딜 갔다 온 거에요? 당신이 도와줬으면 훨씬 빨리 완성됐을 거라구요."


대답 대신 씨익 웃은 토비는 모닥불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리고 그때까지 등 뒤에 매고 있던 커다란 자루를 바닥에 털썩 던져 놓았다.

자루 안에 있던 건 내장이 전부 손질된 멧돼지였다.

토비를 구박하던 리버가 곧장 탄성을 질렀다.

토비는 약간 뻐기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어떠냐, 이 정도면 세 명이 먹기에 충분하겠지?"


루나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토비는 만족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선 적당한 길이와 굵기의 가지를 집어 들었고, 그 가지로 멧돼지를 머리부터 끝까지 쭉 꿰었다.

모닥불 위에 근사한 요리용 거치대가 놓일 때까지 리버는 약간 시무룩한 상태였다.

집과 식량을 구한 두 사람과 달리 누가 봐도 리버는 그닥 일조한 일이 없었다.

그리고 멧돼지를 익히는 과정에서 리버는 드디어 자신이 활약할 기회가 왔음을 깨달았다.

물론 꽤 큰 멧돼지였기에 불 위에서 멧돼지를 돌리는 역할은 토비가 맡았다.

리버는 그 옆에서 잔가지들을 빼거나 넣음으로써 불을 조절했다.

한창 요리하던 와중 루나가 배낭에서 작은 꾸러미 두 개를 꺼냈다.

그것이 소금과 허브가 담긴 꾸러미라는 걸 듣고 나서 리버가 다시 환호성을 울렸다.

주위로 고소한 냄새가 퍼질 무렵, 토비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 루나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불을 피워도 되는 거냐? 만약 추격자들이 이 연기를 보면 곤란할 것 같은데."


"마을과 가까운 숲에는 인간 사냥꾼들이 여럿 살아가니까 괜찮아.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어."


토비는 납득했다.

어느 시점에 리버가 요리의 완성을 알렸다.

가장 먼저 토비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다리 한 짝을 통째로 뜯어냈고, 그대로 입으로 가져갔다.

반면 루나는 언제 준비했는지 평평한 접시를 허벅지에 얹고 있었다.

루나는 단검을 교묘하게 휘저 익은 부분을 잘라냈다.

그리고 다시 그 단검을 나이프와 포크처럼 이용해 우아한 모습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 도중 토비는 연신 즐겁다는 듯 꼬리를 위 아래로 흔들어 댔다.

그런 토비의 모습은 리버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반대로 루나는 음식에 대한 어떤 감상평도 하지 않아서 리버를 약간 불안하게 만들었다.

식사가 끝나갈 때쯤 리버는 루나가 그녀의 몸집에 비해 꽤 많은 양을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리버는 두 사람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짧은 저녁 시간이 끝났다.

숲에서 야영할 때 뒷정리는 중요한 일이지만, 어차피 토비에게 위협이 될만한 야생 동물은 전무했으므로 그저 한 쪽으로 치워 놓는 것으로 끝났다.

해가 완전히 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약간 남아 있었다.

토비가 팔짱을 낀 채로 루나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맞은 편에 있던 리버 역시 루나를 흘끔대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루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였다.

초목 사이에 휘감기는 바람 소리와,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 소리. 야행성 동물이 멀리서 울어 대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생명을 어루만지는 듯한 채도 낮은 어둠 속에서, 루나가 못마땅한 얼굴로 두 사람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런 어두운 숲 속에서 시커먼 남정네들의 눈빛을 받고 있자니 썩 달가운 기분은 아니군. 좋아. 뭐든 물어봐. 내가 알고 있는 선에서 대답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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