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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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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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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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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다면기 (3)

DUMMY

길버트는 눈을 떴다.

자신이 현재 탁자에 엎드려 있는 상태라는 걸 자각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약간 어리둥절함을 느끼며 길버트는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언제나 보아오던 소박한 자신의 집무실이었다.

탁자 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서류들.

탁자 앞 쪽에 세로로 평행하게 놓여 있는 낡은 소파 두 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

더없이 익숙한 공간이었다.


"...잠이 들었나 보군."


집무실 책상 위에서 깨어났으니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육체는 깨어났지만 길버트의 정신은 아직 꿈의 베일에 휩싸인 채 현실로 완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문득 길버트는 집무실에서 날 리가 없는 숲 냄새 같은 것이 코끝을 맴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왠지 방금 전까지 이상한 꿈을 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길버트는 고개를 한 번 세차게 휘저었다.

어지러운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오는 것 같았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잠시 과거를 돌이켜보던 길버트는 당장 어제 있었던 일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겁했다.

분명 어제 어전 회의가 열렸다는 것은 기억나지만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어제 진응왕과 자드는 무엇을 말했었지?'


과거를 캐내는 일에 집중하며 길버트는 무의식 중에 집무실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러던 와중 탁자 위에 놓인 서류 한 장이 길버트의 관심을 끌었다.

길버트는 그 낯익고 시선을 잡아 끄는 서류를 집어 들고서 내용을 확인했다.


"북부 개척 계획서..."


무심결에 중얼거린 길버트는 이윽고 자신이 내뱉은 말을 듣고서 순식간에 기억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제서야 길버트는 어제의 안건이 바로 이 서류에 관한 내용이었다는 걸 떠올릴 수 있었다.


"개척이라니. 웃기는군."


흐릿한 눈으로 길버트는 계획서를 검토했다.

계획서에는 전쟁의 동기, 발발한 시점부터 소요될 예산과 각종 물자들이 꼼꼼하게 적혀 있었다.

그 모든 사안을 빠르게 훑으며 동시에 머릿속으로 정리한 길버트는 이내 서류를 탁자 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길버트가 보기에 그것들은 별 의미도 없는 수치들이었다.

전쟁이라는 것이 저 서류에 적힌 것처럼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역사에는 훨씬 더 많은 전쟁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전쟁들은 하나같이 다 간결하고 빠르게 종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전쟁은 그렇지 않다.

당장 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할지도 예상할 수 없다.

그렇다면 수천 수만 명의 인간들이 맞부딪히는 상황 따위를 예측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따라서 전쟁 계획을 서류 몇 장으로 정리하려 시도하는 것은 지극히 무의미한 행동이다.

하지만 계획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더라도, 서류의 마지막에 나열되어 있는 이름들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었다.

길버트는 서류의 끝 부분에 나열된 수 많은 이름들 중, 가장 앞에 큼지막하게 써 있는 이름을 소리 내 읽었다.


"자드 듀크 퐁텐 피오 드 콜텐."


밑으로는 전부 자드의 성명에 동의한 인물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이름들은 길버트의 여지껏 몽롱했던 정신을 완전히 현실에 천착시키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순간 길버트는 정신적인 구토감을 느꼈다.

길버트는 언젠가 수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수잠은 자신에게 바보와 멍청이들은 언제나 큰 쪽을 선호한다고 말했었다.

그 말은 지금 서류에 적힌 인물들에게 너무 잘 들어맞았다.

바보들은 언제나 더 큰 권력, 더 큰 집, 더 큰 땅, 더 많은 돈, 더 큰 가구, 그리고 남자들의 경우엔 더 큰 가슴과 엉덩이를 선호한다.


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바보들은 선택에 대한 근거를 결코 댈 수 없다는 점이다.

길버트는 그 부분 만은 마음껏 비난하고 싶었다.

지금 황궁에는 전쟁에 찬동하고 있는 수 많은 멍청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자신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약간의 고민이라도 해 본 인물은 기껏해야 자드 정도일 것이다.


'멍청한 놈들...'


길버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극도로 무기력한 상태에 빠졌다.

전쟁 찬동자들에게 멍청하다고 속으로 비난하는 것 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최근 황궁에서 벌어지는 일을 점검하던 길버트는 이내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긴 인간사란 원래 그런 것이다.

한 개인이 역사의 흐름을 막기란 불가능하다.

역사는 여지껏 그렇게 제 멋대로 흘러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그러니 멍청한 관료들을 탓할 수는 없다.

더불어 그 멍청한 관료들을 전부 매수해버린 자드를 탓할 수도 없다.

사실 길버트가 보기에 자드의 방식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비난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 뿐이었다.

자드의 경질을 막아주었을 때 이런 상황을 예상했어야 했다.

그러니까, 자신의 오래된 친구는 남에게 빚 지는 일을 죽도록 싫어하며, 또 어떤 인물에게 부채감을 가질 바에야 그 인물을 없애버리는 쪽을 선택한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했다.

자드는 그런 남자였고 길버트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를 도왔다.

자드의 경질을 막아줄 당시 길버트는 자드가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저돌적으로 돌진하고 보는 것이 꼭 닮아 있었다.


물론 나비가 불에 뛰어든다면 가만히 놔두면 될 일이다.

나비는 불을 원하기에 달려드는 것이고, 굳이 스스로 손을 태워가며 나비의 목적을 방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불에 뛰어든 후엔 이미 늦었겠지만, 나비는 불에 타면서 자신의 행동을 적잖이 후회하긴 할 테고.


하지만 불에 뛰어드는 것이 나비가 아니라 인간이었기에 그때 길버트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길버트는 자드가 후회하며 타 죽지 않도록 기어코 불 앞에서 손을 휘저었었다.

세상에는 자신의 손을 태워가며 타인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선량한 마음을 가진 인간이 항상 존재하는 법이고, 그 경우에는 길버트 자신이었다.


"안에 있나?"


길버트가 추억에 잠겨 있었을 때 방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길버트는 무심한 태도로 대답했다.


"들어와."


자드는 별다른 대꾸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열린 문은 자드가 아니라 문 앞에 서 있던 과묵한 경비병들이 닫았다.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자드는 익숙한 태도로 소파로 향했고, 길버트 역시 여태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났다.

곧 황태자와 공작이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서 마주 앉았다.

먼저 말을 꺼낸 쪽은 공작이었다. 격의없는 투였다.


"언제나 초라한 방이로군. 저번에도 말했지만 북부제 가구라도 몇 개 채워 넣는 편이 더 낫지 않나? 네 바보 같은 형제들은 모두 그러고 있던데 말이야. 아무튼 '길버트의 방'은 남부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방이니 조금 사치를 부린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없을 텐데."


그렇게 말하며 자드는 방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특별한 의미가 담긴 말이나 행동은 아니었다.

언제나처럼 본론을 꺼내기 전의 인사치레였고 소파에 앉은 둘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길버트는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자드는 방금 전까지 길버트가 앉아있던 탁자를 힐끗 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길, 이 고지식한 친구야. 성명서에 자네 이름 한 줄 채워 넣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원한다면 가장 앞쪽에 넣어줄 수도 있어. 가장 크고 화려한 글씨로 말이야. 서로 좋은 일이잖나. 진응왕의 자리는 아마 네가 이어갈 테고, 전쟁이 수월하게 풀린다면 너는 왕이 아니라 황제로 불리게 되겠지. 더군다나 길 네가 지지해준다면 전쟁의 대의도 확실히 설 테고. 생각해봐, 너는 몇십 년 뒤에 분명 황제가 되어 있겠지. 이 일을 진행하는 것은 황제가 되기 전 그럴듯한 이력 하나를 만드는 일이야. 진응왕이 이 일을 진행할만한 그릇이 못 된다는 건 이미 너도 알고 있잖아?"


"...성명을 발표한 멍청한 대신들과 똑같이 구는군. 자드, 북부를 개척한다는 그 바보 같은 일에는 어떤 이점도 없어. 그들은 추위와 싸우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불쌍한 인간들이야. 그냥 내버려 둬. 전쟁을 일으키는 건 가장 멍청한 선택이야. 지금이라도 대신들을 설득해서 이 멍청한 기획안을 파기해."


"북부놈들이 불쌍하다고? 그럼 더욱 우리가 도와줘야지. 남부의 풍족함을 나눠주고 피오 신의 섭리를 전파하면 북부에도 볕이 들겠지. 너도 알다시피 남부의 부는 축적의 단계를 넘어섰다. 지금은 단순히 고여있는 상태지만 곧 썩어가겠지. 북부인들에게 그것을 나눠주는 일에 어떤 문제가 있단 말이지? 단순하게 생각해 길. 어려울 건 하나도 없어. 우리는 우리에게 쓸모없는 것들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려고 하고 있는 것 뿐이야. 아무런 문제가 없지. 오히려 이건 적선에 가까운 행위야. 지극히 선량한 행위라고 볼 수 있겠군."


길버트는 탁자 위에서 눈을 떴을 때와 같은 어지러운 기분을 다시금 느끼며 오랜 친구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드는 확신을 가진 인간이 보일 법한 눈빛을 보내오고 있었다.

길버트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착각 하지 마라 자드. 전쟁은 절대 적선이 될 수 없어. 네 생각처럼 잉여 생산물을 새로운 소비자에게 가져다 팔 계획이라면... 그냥 관세를 낮추고 무벤 쪽에 있는 도시들의 무역 제한을 풀어주면 될 일이야. 그 편이 훨씬 간단하지. 그렇게 하면 길드나 조합에선 남는 재고를 알아서 북부에 팔 테고, 사람들은 기꺼이 집에 있는 쓸모없는 것들을 상인들에게 팔아버릴 테지. 물론 네 생각대로 남부가 전쟁에서 이기고, 황제가 등장하게 되면, 더 이상 제후들은 중앙 권력에 반기를 들지 못하기야 할 거야. 전쟁이 벌어지고 이기는 순간 남부는 결속되겠지. 분명 그럴 거야. 하지만 네가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잊고 있는 사실?"


자드가 흥미롭다는 얼굴로 소파 위에서 다리를 꼬았다.

길버트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너는 전쟁이 필연적으로 적을 만든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물론 남부에서 보기에 북부는 작은 부족들로 이루어져 있지. 그리고 그 부족들이 끊임없이 서로를 향해 반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거야. 하지만 실상은 반대지. 그들의 뿌리는 남부인들보다 훨씬 단단하게 엮여 있다. 전쟁 후엔 모든 북부인들이 남부를 증오하게 될 거야. 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도 부모들의 얘기를 듣고 자라게 될 테니, 세대가 아무리 지난다고 해도 그 증오는 사라지지 않아. 그것은 영원히 이어지는 증오지. 너도 알겠지만 남부인들에게 북부는 너무 춥고, 또 황량해. 그러니까 자드 너는 지금 직접 통치할 수도 없는 지역에 영원한 증오를 품은 수십 만 명의 적을 만들려 하고 있는 거야."


자드는 유쾌한 사실이라도 들은 것 마냥 고개를 젖히고서 미소지었다.

이어서 다시 고개를 내렸을 때 자드의 시선은 길버트가 아닌 집무실의 벽으로 향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드가 바라본 것은 방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이었다.

유의 깊은 시선으로 책장을 바라보던 자드가 불쑥 소파에서 일어났다.

길버트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의문을 느끼며 자드의 행동을 주시했다.

책장 앞으로 천천히 걸어간 자드가 책들을 둘러보다가 이내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자드가 책을 가지고 다시 소파로 돌아왔다.

들고 온 것은 수잠의 두 번째로 유명한 저서였다.

자드는 아무 페이지나 펼쳐 그것을 읽으며 말했다.


"'말할 수 없는 것'. 참 재미있는 책이지. 길 너라면 당연히 읽어봤겠지?"


길버트는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책장에 있는 책은 전부 한 번씩은 읽었던 것들이었다.

자드가 마침 잘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어 말했다.


"읽었다면 얘기가 빠르겠군. 그래, 수잠은 먹는 것과 뱉는 것의 차이를 생산성의 차이로 보았지. 먹는 것은 생산적인 일이라 행복하고, 뱉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이라 불행하다는 식으로 말이야. 참으로 놀라운 여자야.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수잠이 나타나기 전까지 여자란 남자에 비해 한참이나 하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단 말이지."


굳이 동의를 바라고 꺼낸 말은 아닌 듯했지만 길버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정치적 입장은 언제나 정 반대였지만 자드는 길버트의 오래된 친구였다.

그리고 뭐가 됐든 서로 간에 공통점이 단 한 가지도 없다면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법이다.

실제로도 길버트는 방금 전 자드의 말에 절절히 동의할 수 있었다.

자드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너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이야. 생산적인 일이 불행한 경우는 거의 없거든. 반대의 경우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지. 비생산적인 일은 필연적으로 불행을 만들어내는 법이야. 너도 알겠지만 가난이라는 것은 대부분 불행의 제 1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야. 책에서 수잠이 든 예시도 아주 적절해. '모두의 곳간에 몇 년 치 양식이 빼곡히 쌓여 있다면 대부분의 걱정거리들은 자연스레 사라지기 마련이다'라는 말. 이것 참 훌륭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길버트가 한쪽 입술을 비틀며 조소했다.


"걱정이라는 것은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어. 네 행동은 유치하고 비겁한 짓이야. 걱정거리를 혼자 떠안기 싫어서 그것을 타인에게 억지로 떠넘기는 식이지. 심지어 선의를 베푸는 척 하면서. 그래, 물론 네 말처럼 현재 남부의 곳간이 가득 찬 상태라는 것은 인정하겠어. 하지만 부유해진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너도 잘 알겠지. 부자들은 결코 가난한 이웃들에게 빵을 나눠주지 않아. 마찬가지야 지금 부유해진 남부인들이 하는 꼴을 봐라, 그들은 북부와 전쟁을 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자드, 이건 황태자가 아닌 네 친구로서 하는 말이야. 적을 만들지 마라. 적으로 돌리기에 북부는 너무나 광대한 땅과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북부의 인간들과 자연은 네가 통제할 수도 없어. 전설적인 군사 타레토의 말처럼 통제 불가능한 적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가장 어리석은 일이야."


대화가 무르익기 시작한 시점에서 자드가 품 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품에서 꺼낸 것은 연초와 발화 장치였다.

자드는 연초에 불을 붙였고 이어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길버트가 독한 연기에 인상을 조금 찌푸렸을 때 다시 자드가 말했다.


"무슨 걱정을 하는지 알겠군. 뭐, 사실 알고 있기는 했지. 하지만 그 모든 문제는 전쟁에서 압도적으로 이기면 사라지는 것들이야. 그래, 이 경우는 카니쿨라에게 몽둥이를 몇 번을 휘두르는 것과 별반 다르지도 않아. 길, 너는 흠씬 두들겨 맞은 뒤 기가 죽어버린 카니쿨라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나? 그것들은 결코 다시는 주인에게 덤벼들 생각을 하지 못하지."


"...전쟁에서 진 순간에는 물론 복종하겠지. 카니쿨라처럼 순종적인 모습으로 앉아서, 머리를 조아리고 혀를 내빼면서. 하지만 그들은 인간이야. 모든 종족 중에서 유일하게 복수라는 개념에 지나칠 만큼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또 기꺼이 그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는 종족이지. 이건 예시를 찾기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야. 자드 네 자신을 돌아 봐라. 설마 네가 나에게 한 짓을 북부놈들이 네게 못할 거라고 생각할 만큼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 테지."


길버트의 지적에 여태 유쾌하던 자드의 표정이 현격히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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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먹는 것과 뱉는 것의 차이 (11) 23.09.09 39 3 16쪽
64 먹는 것과 뱉는 것의 차이 (10) 23.09.09 35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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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먹는 것과 뱉는 것의 차이 (3) 23.08.27 41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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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먹는 것과 뱉는 것의 차이 23.08.10 52 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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