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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작품등록일 :
2023.10.01 00:56
최근연재일 :
2024.06.2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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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336

작성
24.03.1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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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술사 -3-

DUMMY

57화. 가난한 마술사 -3-



“손님. 계십니까.”


“예.”


저녁이 되자 문 앞에서 점잖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때까지 잠을 자던 아딘은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문 앞에는 턱시도를 입은 중년의 집사가 있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잠시 신세를 졌습니다.”


“괜찮습니다. 가주께서는 손님이 방문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십니다. 아래 식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함께 하시겠습니까?”


“이렇게까지···. 감사합니다.”


아딘은 마리사와 래인디어를 깨워 1층의 식당으로 내려갔다. 길쭉한 식탁의 상석에는 짙은 붉은색 깃털 코트에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앉아있었다.


“오늘 하루 신세를 진 마술사 아딘입니다. 옆에는 제 조수 마리사와 동료 래인디어입니다.”


“레드폴른 저택의 가주 클라라 레드폴른이다. 앉도록.”


클라라는 어쩐지 마술사라는 말에 살짝 화가 난 듯했다. 그렇지만 아딘은 클라라의 성숙한 체형과 날카로운 눈매 때문이라 여기며 식탁 왼편에 앉았다.


“혹시 낮에 어디 계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고용인들과 사냥을 다녀왔다. 그래서 저택을 비웠지.”


“아. 알겠습니다.”


조금 있자 피곤한 얼굴의 미청년 아이작이 식당으로 내려왔다. 아이작이 식탁 오른편에 앉자 클라라는 집사에게 저녁 준비를 지시했다.


‘?’


아이작의 붉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마리사는 눈을 깜박였다. 그러나 다시 보니 아이작의 눈동자는 짙은 갈색이었다.


“마리사. 왜?”


“아무것도 아냐.”


눈을 비빈 마리사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곧 고용인들이 식사를 가지고 왔다. 셋 앞에도 고급스러운 식기가 놓여졌다.


“그럼 염치없지만 잘 먹겠습니다.”


“읍.”


하지만 식기의 뚜껑을 연 아딘은 어렵게 표정 관리를 해야 했다. 그릇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생고기가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 혹시 조리를 조금 더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저도 부탁드립니다.”


마리사는 비위가 상한 얼굴로 뚜껑을 다시 덮었다. 집사는 둘의 그릇을 다시 가져갔다. 반면 래인디어는 클라라와 아이작처럼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너는 괜찮냐?”


“야. 타다끼도 모르냐. 희망시 출신 아니랄까봐 촌스럽긴.”


“너도 이제 희망시 주민이거든?”


아딘도 타다끼가 뭔지 알았다. 그렇지만 방금 나왔던 요리는 타다끼라 하기에도 너무 덜 조리되어 있었다.


아딘과 마리사는 레어 정도로 다시 구워져 나온 고기를 먹었다.


“후식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체리로 만든 젤리입니다.


체리로 만든 젤리는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 생고기 요리를 보고 난 후라 체리 젤리는 마치 생간처럼 보였다.


“뭐야. 설마 간이라 생각하고 있는 거야? 너네는 순대 먹을 때 간 안 먹냐? 유난 떨긴.”


래인디어는 이번에도 유세를 부렸다. 아딘 파티는 어색하게 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클라라님도 쉬십시오.”


“그렇게 하게. 불편한 자리가 되게 해서 미안하네.”


“아닙니다. 제가 더 즐기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딘은 젤리를 더 먹으려는 래인디어를 붙잡아 위로 올라갔다.


**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혹시 저택 앞의 마을에는 아무도 살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딘은 방으로 올라가며 집사에게 마을에 대해 물었다. 집사는 손가락으로 계단의 커다란 유리창을 가리켰다.


비가 내리고 있어 밖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서는 마을의 불빛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집사는 셋을 방까지 데려다주고 돌아갔다. 집사가 돌아간 것을 확인한 아딘은 둘을 불렀다.


“아까 젤리 맛있던데. 조금 더 먹고 올라와도 됐잖아.”


“그게 아니야. 뭔가 이상한 거 못 느끼겠어?”


저택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고용인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전부 클라라를 따라 사냥을 나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낮에 마을에는 분명 아무도 없었다.


“가주의 식습관도 좀 이상한 것 같아. 그냥 생고기는 그럴 수 있다 쳐도 피 흐르는 생고기라니.”


마리사는 말이 나온 김에 이상했던 점을 모두 말하기로 했다.


“너네 혹시 아이작의 눈동자가 무슨 색깔이었는지 기억해?”


“갈색 아니었나.”


“맞아. 그랬던 거 같은데. 근데 왜?”


“아니. 아이작의 눈이 화장실 거울에 비쳤던 눈동자랑 비슷해서. 기분 탓이겠지?”


“그렇겠지. 화장실의 눈동자는 붉은색이었다며. 그리고 네가 볼 게 어딨다고 그런 미남이 널 훔쳐보냐.”


“진짜 사람 보는 눈 없기는. 미남은 무슨 성인군자냐?”


어쨌든 아딘과 마리사는 내일 아침 저택을 떠나기로 했다. 래인디어는 저택에 며칠 더 있겠다고 떼를 썼지만 래인디어의 의견은 기각되었다.


“오늘 밤은 불침번을 서자.”


“아. 왜. 너희들끼리만 서던가. 마법 램프도 있잖아.”


“마법 램프도 만능은 아니니까 서야 돼.”


불침번을 서는 방식은 방의 모서리에서 깨어 있다가, 2시간이 지나면 다음 모서리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순서는 입이 잔뜩 나온 래인디어가 첫 번째, 마리사가 두 번째, 아딘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모서리에는 망령을 세워두자. 야. 망령.”


린넨은 비가 와 한동안 밖에 나오지 못했었다. 마리사가 가방에서 여우신의 구슬을 꺼내자 린넨은 고개를 돌렸다.


“비가 와서 바깥 구경 못 시켜준 거잖아. 나중에 시켜줄게. 아무튼 누구 들어오는지 잘 봐.”


마리사는 창가 쪽 모서리의 작은 탁자 위에 여우신의 구슬을 올려두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아딘. 이제 아딘 차례야.”


마리사는 졸린 눈으로 아딘을 깨웠다. 뒤에 있는 래인디어도 완전히 잠에 취한 얼굴이었다. 하품을 하며 일어난 아딘은 불침번을 섰다.


“톡. 톡. 톡.”


‘진짜 기분 탓인가.’


방 안에는 창가에 떨어지는 빗소리만 들려왔다. 마법 램프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아딘은 벽에 기대 어둑어둑한 방을 초점 없이 응시했다.


두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이제 밖의 하늘도 먼 곳에서부터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아딘은 마리사와 래인디어를 양 팔에 끼고 마지막 모서리로 이동했다.


“물컹-.”


‘?’


“야. 망령. 있어?”


그런데 마지막 모서리에서 아딘은 무언가를 밟았다. 방 안에는 셋뿐이었고, 마리사와 래인디어는 아딘이 지금 들고 있었다. 아딘은 린넨을 불렀다.


“쿨-.”


린넨은 여우신의 구슬 속에서 자고 있었다. 둘을 내려놓은 아딘은 뒤로 몸을 빼려 했다. 그러나 다리에 뜨끔한 느낌이 전해졌다.


-암습을 당했습니다. 체력의 10%를 초과하는 피해를 입어 허장성세의 효과가 해제됩니다.-


“다들 일어나!! 몬스터가 있어!!”


아딘은 급히 마리사와 래인디어를 내려놓았다. 둘은 재빨리 일어나 전투준비를 했다.



[몬스터 정보]


굶주린 뱀파이어 시종


레벨 : 225 종류 : 흡혈귀


레드폴른 저택에 거주하는 최하급 뱀파이어.


한동안 동물의 피만 섭취해 인간의 피에 굶주려 있다.


<흡혈>


상대의 피를 빨아 체력 흡수


<흡혈종의 낙인>


낙인을 남긴 상대의 체력이 30% 미만으로 떨어질 시 조종 가능



“우아아악.”


뱀파이어 시종은 아딘의 다리에 이빨을 박아 넣고 피를 빨고 있었다. 아딘의 체력은 빠르게 떨어졌다.


흡혈종의 낙인이 발동되면 아딘은 뱀파이어에게 종속된다. 셋은 뱀파이어 시종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아딘. 검의 힘을 사용해!!”


“백은의 오라.”


-백은의 오라 효과로 흡혈종의 낙인이 사라집니다.-


“키에에엑.”


뱀파이어 시종은 상극인 백은의 오라 효과에 고통스러워 했다. 흡혈이 풀린 틈을 타 아딘은 뱀파이어 시종의 심장에 고결한 백은의 투핸드소드를 꽂아 넣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버둥대던 뱀파이어 시종은 마침내 재가 되었다. 아딘 파티는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


하루 동안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창으로 맑은 햇살이 들어왔다. 하지만 방에는 차가운 적막만이 감돌았다.


“아딘. 이거 써.”


마리사는 아딘에게 바이논 신전에서 받아온 성수를 건넸다. 성수를 붓자 뱀파이어 시종에게 물린 자국이 완전히 치료되었다.


“이거 어제 저녁때 시종들이 입고 있던 옷 맞지.”


“붉은 넥타이에 턱시도. 맞는 거 같은데?”


이제 저택은 위험한 장소인 게 확실해졌다. 마침 날씨도 다시 좋아졌다. 아딘은 어서 저택을 떠나기로 했다.


“어서 여길 떠나자. 래인디어는 며칠 더 있던지.”


“아니. 나도 갈래.”


저택에 며칠 더 있겠다고 떼를 쓰던 래인디어도 재빨리 짐을 챙겼다. 아딘 파티는 살금살금 저택 현관으로 나왔다.


‘야. 왜 여기 아무도 없어.’


‘진짜네. 또 사냥 나갔나.’


저택은 또다시 텅 비어 있었다. 그렇지만 어젯밤 뱀파이어 시종의 습격으로 클라라의 말은 더 이상 신뢰하기가 어려웠다.


‘아닐 거야. 아마 저택 어딘가에서 자고 있겠지.’


야행성인 뱀파이어의 습성을 고려한다면 그들은 저택 어딘가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을 것이었다. 셋은 조용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이거 봐봐. 마을에 아무도 없는 게 맞다니까.”


저택 뒤편은 절벽이라 저택을 벗어나려면 저택 앞의 마을을 필연적으로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어제 분명 불이 켜져 있었던 마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딘 파티는 더 속도를 올려 마을을 통과했다.


“퉁-.”


-알 수 없는 힘에 가로막혀 지나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을 밖으로 나가려던 아딘 파티는 투명한 결계에 부딪혀 뒤로 밀려났다.


-알 수 없는 힘이 공격을 무효화합니다.-


결계에는 공격도 우회도 소용없었다. 마리사는 가방에서 삽을 꺼내 삽질을 시작했다.


“-.”


결계는 그마저도 원상복구시켰다. 마리사가 판 흙은 다시 평평한 땅이 되었다.


“큰일 났네. 저택 뒤쪽 절벽으로라도 도망치자.”


결국 아딘 파티는 정오까지도 결계를 통과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아딘 파티는 최후의 수단으로 저택 뒤편의 절벽을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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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연말 총회 -3- 24.01.11 61 2 9쪽
43 연말 총회 -2- 24.01.08 6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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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귀향 -1- 23.12.28 69 3 9쪽
38 영웅의 돌 -5- 23.12.23 69 2 12쪽
37 영웅의 돌 -4- 23.12.20 73 2 10쪽
36 영웅의 돌 -3- 23.12.17 70 2 10쪽
35 영웅의 돌 -2- 23.12.15 71 2 10쪽
34 영웅의 돌 -1- 23.12.12 73 2 11쪽
33 고대 유적 -4- 23.12.09 7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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