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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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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작품등록일 :
2023.10.01 00:56
최근연재일 :
2024.06.29 00:28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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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5
추천수 :
165
글자수 :
380,338

작성
24.01.0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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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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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연말 총회 -1-

DUMMY

42화. 연말 총회 -1-



“회장님. 저는 먼저 출발해 있겠습니다. 혼자 운전해 오실 수 있겠습니까.”


“어. 괜찮아. 거기서 봐.”


“예.”


이 실장은 아침 일찍 미래시로 먼저 출발했다. 자랑도 오랜만에 이발을 하고 단장을 했다.


‘오고 있겠지?’


“뚜-. 뚜-. 뚜-. 뚜-.”


한 시 반이 되자 자랑은 래인디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래인디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자랑은 약간 초조해하며 로비로 내려갔다.


상시 경비 직원이 배치되어 있던 로비는 텅 비어 있었다. 그리고 먼지가 낀 문에는 임시 폐쇄 푯말이 붙여져 있었다.



[임시 폐쇄 안내]


현재 내부 수리로 인해 입구를 임시 폐쇄합니다.


*희망시*



자랑은 뭔가 래인디어에게 어수선한 희망시의 상황을 보이기 싫어 임시 폐쇄 푯말을 뒤집었다.


‘안 오면 어쩌지.’


래인디어는 두 시 15분까지도 오지 않았다. 자랑은 다시 래인디어에게 전화를 해 보려 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택시에서 내렸다.


“거기 혹시 아딘?”


“래인디어?”


“어. 맞아.”


래인디어는 입구 앞에 서 있던 아딘을 알아봤다. 래인디어는 본인의 주장대로 미호족일 때의 모습과 동일했다.


160 초반의 키에 검은 단발을 한 래인디어는 새침한 얼굴에 어울리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뭘 그리 보고 있어. 삐끼같이 생겨서는.”


“아. 그래. 어서 가자 늦겠다.”


현실에서 래인디어를 본 자랑은 노블 블러드에서처럼 말을 받아치지 못하고 어색해했다. 자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푯말을 다시 뒤집었다.


“거기 들어가도 돼? 임시 폐쇄인데?”


“어. 난 괜찮아.”


래인디어는 돌아가 기어코 푯말의 내용을 확인했다. 자랑은 괜히 자신의 처지가 들킬까봐 대충 얼버무렸다.



자랑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지하 주차장에는 이 실장이 렌트해 둔 스포츠카가 있었다.


“타.”


“이거 삐끼 네 차야? 혹시 타고 가면 희망시 회장이 날 기다리고 있다던가 그런 거 아냐?”


래인디어는 들떠 말을 속사포처럼 내뱉었다.


“에이. 근데 별로 만나고 싶지는 않다. 허우대는 멀쩡하게 생겨서 도시랑 게임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잠수 탔잖아. 역시 미디어는 믿을 게 못 돼.”


“우르릉-.”


희망시 회장은 자신이었다. 자랑은 대답을 회피하기 위해 스포츠카의 시동을 걸었다. 쏟아지던 래인디어의 추가 질문은 그 소리에 묻혔다.


**


게임에서의 성격과 현실에서의 성격이 다른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래인디어는 양쪽의 성격이 완전히 똑같았다.


“내 이름은 이서야. 나이서. 통성명이나 하자.”


“···.”


“뭐라고? 안 들려. 그럼 그냥 삐끼라 부른다?”


이서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이서는 보닛을 열어 자랑의 운전면허증을 확인했다.


“뭐야. 어떻게 이름이 강자랑. 희망시만큼이나 개 촌스러워.”


“스스로 자에 늑대 랑이야. 넣어 둬.”


자랑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서는 계속 자랑을 놀렸다.


“너 현실에서는 그런 과묵한 캐릭터였냐. 혹시 온라인 일찐? 잠깐만 너 설마??”


래인디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딘···. 카아딘···. 희망시 회장?”


“아닌데.”


“아니기는. 전에 내가 카아딘 이야기를 할 때도 말 돌리더니.”


자랑은 슬슬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희망시 회장 강자랑입니다. 희망시는 제가 거주하는 도시고, 이름답게 가장 희망찬 도시죠. 저와 함께 이 도시의 매력을···.”


“끼이익-!!!”


이서는 자랑이 나온 희망시 홍보 영상을 따라했다. 자랑은 손발이 오그라들어 하마터면 교통사고를 낼 뻔했다.


“그래. 나 맞다. 게임 하다 망해서 3년간 잠수 탄 희망시 회장 강자랑. 그러는 넌?”


“나 뭐?”


자랑도 래인디어의 본명을 듣고는 확신을 가졌다. 이서는 슬슬 자랑의 눈을 피했다.


“단발머리가 어울리는 청순한 외모에 연기력을 겸비한 아이돌 출신 신인 배우 나이서. 태도 논란과 동료 배우와의 불화, 음주 난동으로 잠정 은퇴 결정.”


“그, 그걸 어떻게.”


소속사에서 적극적으로 막아 기사가 나지는 않았지만 자랑은 이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설마 이서 상점도 너냐? 온라인 퍽치기까지. 진짜 미디어는 믿으면 안 된다니까. 이름도 짝퉁 농구화 같아선.”


“뭐? 짝퉁 농구화? 너 말 다 했냐?”


게다가 이서가 사는 단결시는 희망시의 라이벌 도시였다. 자랑과 이서는 노블 블러드에서처럼 치고받았다. 그래도 그것에 어색했던 둘의 분위기가 많이 풀어졌다.


**


21세기 초에 일어난 대격변 이후, 지구는 한반도 중부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다.


그리고 22세기, 인간들은 다시 확장에 성공해 수도와 주변 도시로 구성된 현재 체제를 이루어 냈다.


희망시 시내를 벗어난 자랑은 도시와 수도를 잇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여기도 오랜만이네.’


일직선으로 나 있는 고속도로 옆으로는 울창한 숲과 평지, 강이 반복되었다. 자랑은 예전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기분 전환을 하곤 했었다.


기분에 취한 자랑은 관성대로 동승자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이서는 징그러워하며 자랑의 팔을 밀쳤다.


“뭐 하는 거야? 저리 치워.”


“으엑.”


자랑도 못 만질 걸 만졌다는 듯이 손을 코트에 박박 문댔다.


“마리사한테 이를 거야.”


자랑은 움찔했다. 그리고 먼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속도를 올렸다.



‘역시 미래시는.’


미래시 외곽은 낡은 건물들이 난립해 보기만 해도 눈이 갑갑했다. 그렇지만 중심부는 초미래 문명의 수도답게 휘황찬란했다. 자랑은 왠지 자신이 초라해졌다.


“희망시 촌놈답게 놀라기는.”


자랑이 몇 년 사이 더 발전한 미래시의 풍경에 압도당해 있자 이서는 자랑을 놀렸다.


“성냥갑 단결시와 어떻게 미(美)를 논하겠냐.”


그렇지만 이서도 오랜만에 오는 미래시의 모습에 압도당해 있었다. 자랑과 이서는 상경한 시골쥐처럼 건물 사이를 운전해 목적지까지 갔다.


**


연말 총회가 열리는 곳은 미래시 동남쪽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이었다. 자랑이 그랜드 호텔 안으로 들어가자 이서는 깜짝 놀랐다.


“설마 오늘 온다는 곳이 연말 총회였어?”


“어.”


“그럼 말을 하지!! 야. 나 봐봐. 화장 안 이상해?”


“여기가 뭐 별거라고. 그리고 넌 그냥 생긴 게 이상해.”


“시끄러.”


오징어를 씹으며 보닛 위에 다리를 올리고 있던 이서는 급히 화장을 고치고 옷매무새를 확인했다.


발렛파킹을 맡긴 자랑과 이서는 그랜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이 실장은 호텔 로비에서 자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늦으셨습니다. 빨리 준비하십시오. 옆에 분은 혹시···?”


“맞아. 단결시 배우 나이서.”


“팬입니다. 만나 봬서 영광입니다. 사인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이 실장은 이서의 팬이었다. 이서는 빙긋 웃으며 이 실장에게 싸인을 해 주었다. 항상 진지한 표정이던 이 실장은 입이 귀에까지 걸렸다.


“영감. 계속 그러고 있을 거야?”


“죄송합니다. 회장님. 두 분 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이번 연말 총회의 드레스코드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자랑과 이서는 이 실장을 따라 2층의 대기실로 갔다. 이 실장은 둘에게 가면을 건넸다.


“이번 연말 총회의 컨셉은 가면무도회입니다. 가면을 벗거나 신분을 드러내면 벌금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알았어.”


“근데 이 가면 누가 골랐어? 디자인이 왜 이래?”


“죄, 죄송합니다.”


이서는 가면의 디자인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했다. 가면을 준비했던 이 실장은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아냐. 영감. 괜찮은데 뭐.”


자랑은 흑백의 광대 가면을, 이서는 투덜거리며 보라색 장식이 달린 화려한 가면을 썼다. 둘을 VIP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한 이 실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저는 로비에 있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십시오.”


“알았어.”


**


VIP 전용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의 라운지로 이어졌다. 주최측에서는 라운지의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쳐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해 두었다.


‘5년이 지나도 여긴 변한 게 없네.’


이서는 공간의 고급스러움에 완전 넋이 나가 있었다. 반면 자랑은 이 공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5년이 지났지만 구성원도 변하지 않았고, 대화의 주제도 비슷했다. 이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았던 자랑은 이서를 데리고 구석으로 가려 했다.


“아 왜. 너 ㅉ따냐.”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다.”


“그럼 지금부터 미래시 제 62회 연말 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올해 미래시는···.”


고리타분한 실적 발표와 방향성 제시 등이 지겹게 이어졌다. 이서는 이미 자랑의 허벅지를 베고 잠들었고 자랑도 하마터면 턱을 괴고 잠들 뻔 했다.


“이것으로 결산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주목해 주십시오. 연말 총회의 새 회원을 소개하겠습니다.”


단상의 조명이 잠시 꺼졌다 다시 켜졌다. 그리고 단상 위로 약간 느끼하게 생긴 30대 중반의 남자가 올라왔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3년 전 에리어 인더스트리의 가상현실 게임 D&L 온라인에서 랭킹 1위를 달성한 구서진이라고 합니다.”


서진은 호흡을 잠시 가다듬고 말을 계속해 나갔다.


“3년의 기다림 끝에 저는 마침내 이곳에 초대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도 더 배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참석자들은 서진을 연말 총회의 일원으로 인정했다. 서진은 뒤에 서 있던 파트너와 함께 단상을 내려왔다. 라이덴의 파트너를 본 자랑은 마지못해 치던 박수를 멈추고 주먹을 꽉 쥐었다.


“뭐야. 열등감이야?”


“나는 태생부터 양반인데 족보를 산 놈한테 열등감을 느낄 리가.”


“그럼 왜?”


“구서진의 파트너 때문이야.”


라이덴의 파트너는 D&L 온라인에서 자랑의 아이템을 가지고 접속을 종료한 김미희 팀장이었다. 자랑은 그것을 이서에게 말했다.


“야!!”


이서는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시선이 이쪽에 집중되자 자랑은 급히 이서를 붙잡았다.


“뭐 하는 거야.”


“나도 저거 때문에 돈 다 날렸어.”


‘아. 참. 그랬지.’


이서도 카아딘 세력이 망하며 유령이 되었었다. 그렇지만 가면무도회의 의미는 외부의 일을 연말 총회에 가져오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자랑은 이서를 번쩍 들어 겨우 진정시켰다.


“쯧쯧. 희망시가 어렵다더니. 그래도 어찌 술집 작부를 파트너로 데려왔을꼬.”


“기품 있어야 할 자리에 천한 게 왔군.”


“뭐? 술집 작부? 너 말 다 했어?”


이서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달려들려 했다. 자랑은 급히 이서를 붙잡아 가면을 다시 씌웠다.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이럴 거면 나 갈래.”


“나도 가고 싶어. 근데 가면 벌금이야. 네가 대신 내 줄래?”


“쳇.”


이서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장내가 어수선해지자 사회자는 서둘러 뷔페를 준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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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영웅의 돌 -3- 23.12.17 69 2 10쪽
35 영웅의 돌 -2- 23.12.15 69 2 10쪽
34 영웅의 돌 -1- 23.12.12 72 2 11쪽
33 고대 유적 -4- 23.12.09 76 2 10쪽
32 고대 유적 -3- 23.12.07 79 2 11쪽
31 고대 유적 -2- 23.12.05 76 2 10쪽
30 고대 유적 -1- 23.12.02 7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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