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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작품등록일 :
2023.10.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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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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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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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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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총회 -3-

DUMMY

44화. 연말 총회 -3-



세단에 기름을 넣은 셋은 희망시로 돌아왔다.


“회장님. 이거 보험 되겠죠?”


“되···. 겠지? 우리 보험료는 안 밀렸잖아.”


하루 동안 미래시에 다녀왔을 뿐인데 세단 차량은 어디 분쟁 지역에 다녀왔다 해도 믿을 몰골이었다.


세단은 앞뒤 범퍼뿐만 아니라 문이 두 개 떨어졌고 전면 유리창이 다 깨졌다. 이 실장과 자랑은 세단의 상태를 보며 걱정했다.


“엣취-.”


그리고 깨진 부분으로 들어온 겨울바람에 자랑은 감기에 걸렸다.


“야. 이제 내 코트 줘.”


“알, 알, 았, 어, 어.”


상대적으로 얇은 복장이었던 이서는 자랑과 이 실장의 코트를 입고도 파랗게 얼어 있었다. 이서는 자랑의 코트를 돌려주었다.


“회장님. 먼저 들어가 쉬십시오. 저는 이서님과 마트에 들렀다 오겠습니다.”


“알았어.”


이서는 한동안 희망시에서 지내기로 했다. 자랑을 센트럴 밀레니엄 빌딩 앞에 내려준 이 실장은 이서와 함께 마트로 갔다.


‘빨리 가서 쉬어야지. 정말 최악의 하루였어.’


차에서 내리자 감기 기운이 더 심해졌다. 자랑은 팔을 문지르며 출입문 비밀번호를 눌렀다.


“푹.”


그러나 자랑이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등이 뜨끔해졌다. 자랑은 우비를 뒤집어쓴 괴한의 모습을 보며 의식을 잃었다.


**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서진은 노력만으로 D&L 온라인에서 천족 진영 랭킹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서진은 자랑에게 매번 패배했었다.


최후의 전투에서 김 팀장을 매수해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서진은 여전히 자랑을 상대로 자신이 없었다.


서진은 자랑이 노블 블러드를 플레이하고 있을 것이라 어렴풋이 예상했었다.


그런데 노스테르담 장악을 방해하고 영웅의 돌을 탈취한 아딘이 자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서진은 분노와 불안에 사로잡혔다.


“뭘 그러고 있어? 그냥 처리해 버리자.”


“뭐?”


반면 미희는 자신을 고소한 자랑을 처리할 기회라 생각하고 있었다. 전전긍긍하고 있던 서진은 미희가 약간 섬뜩해졌다.


자랑을 배신하고 서진에게 온 미희는 서진의 생각보다 훨씬 더 커다란 야망을 품고 있었다.


적당한 비즈니스 관계로만 여겼던 서진과는 달리 미희는 서진의 여자 친구 자리를 차지했고, 노블 블러드에서도 공격적으로 세력을 넓혀 갔다.


“그래도 어떻게.”


“저번에 연락온 그 사람들한테 의뢰해 보자. 무슨 일이든 처리해 준다잖아.”


최근 물주를 찾지 못한 범죄조직 하나가 서진에게 접촉해 왔었다. 서진은 그들을 돌려보냈지만 미희는 그들을 이용하자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 알았어. 연락해 볼게.”


서진은 그들과 함께하기 꺼려졌지만 수도의 지분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결국 미희의 제안에 동의한 서진은 범죄조직에게 자랑의 처리를 의뢰했다.


자랑 일행과 단결 시 덩치들의 추격전을 관망하며 희망시까지 따라온 히트맨은 센트럴 밀레니엄 빌딩으로 혼자 들어가는 자랑을 뒤에서 찔렀다.


“처리했습니다.”


자랑을 찌른 히트맨은 희망시를 빠져나갔다.



“회장님!!”


마트로 가다 뭔가 꺼림칙해 다시 돌아온 이 실장은 문 앞에 쓰러져 있던 자랑을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다.


“회장님 상태는 어떤가.”


“정말 위험할 뻔했습니다. 코트 안에 오징어가 들어있지 않았다면 돌아가셨을 겁니다.”


이서는 먹던 오징어를 자랑의 코트 주머니 안쪽에 넣어 두었었다. 그런데 오래된 코트의 주머니가 해져 오징어가 옆으로 삐져나왔고, 그 덕에 칼이 빗겨 나가 자랑은 살 수 있었다.


응급 수술을 마친 자랑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랑이 칼을 맞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시끄러워질 수 있었다. 이 실장은 자랑을 데리고 센트럴 밀레니엄 빌딩으로 돌아왔다.


“영감님. 자랑은 괜찮겠죠?”


“괜찮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서님까지도 저를 영감이라 하십니까.”


“죄송합니다. 자랑 때문에 입에 붙었네요.”


자랑을 침대에 눕힌 이 실장은 수액을 교체했다. 그리고 방에 불을 끄고 이서와 함께 밖을 나왔다.


“이서님.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십시오. 그리고 회장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는 노블 블러드에 더 적임자가 있어요.”


이 실장은 자랑이 다시 자신감을 잃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이서는 마리사에 대해 이 실장에게 말했다.


“그렇습니까? 저도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그것에 이 실장은 안도했다. 예비 침구류를 이서에게 꺼내 준 이 실장은 이번 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집무실로 갔다.


**


자랑은 거의 아침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겨울이라 밖은 아직 어두컴컴했다.


등의 상처가 아파오는 것과 동시에 한동안 물러났던 불안과 공포가 다시 자랑을 엄습했다. 자랑은 손을 덜덜 떨며 팔에 꽂힌 링거 바늘을 뽑았다.


“쨍그랑-.”


물을 마시려던 자랑은 컵을 떨어뜨렸다. 자랑은 지금 숨이 막혀와 죽을 것만 같았다. 자랑은 무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이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살려줘. 누가 제발 날 좀 살려줘.‘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목에 손자국이 선명하게 날 정도로 스스로 목을 조르던 자랑은 문뜩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리사.‘


거칠게 숨을 헐떡인 자랑은 캡슐로 가 노블 블러드에 접속했다.



“후우-.”


아딘은 미호족 마을에서 접속을 종료했었다. 미호족 마을의 맑은 공기를 마시자 아딘은 불안이 조금 가시는 듯했다.


겨우 호흡을 고른 아딘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마리사는 아직 자고 있었다. 아딘은 마리사의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우악.”


“커헉.”


잠을 자다 인기척을 느낀 마리사는 반사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아딘은 거기에 맞아 나동그라졌다.


“뭐야. 아딘이었어? 언제 온 거야?”


마리사는 잠에서 떨 깬 목소리로 말했다. 마리사의 얼굴을 보자 아딘은 눈물이 났다.


“왜 그래?”


아딘은 펑펑 울기 시작했다. 마리사는 당혹스러운 얼굴로 아딘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아딘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아딘을 한 대 후려칠까 생각했던 마리사는 이내 생각을 접고 최대한 다정하게 물었다.


“아니. 왜 그렇게 우는지 말을 해 봐.”


아딘은 훌쩍이며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말했다. 아딘의 말을 들은 마리사는 아딘을 위로해 주었다.


“아딘. 많이 힘들었겠다.”


말을 하고 나자 마리사는 자신의 행동이 너무 어색해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렇지만 마리사는 어색함을 참고 아딘이 진정될 때까지 아딘을 안아 주었다.


“그래서 오늘 래인디어는 계속 잘 거라고?”


“어.”


아딘이 진정되자 마리사는 옆에 있는 래인디어를 힐끔 보며 물었다. 래인디어는 현재 캡슐이 없어 접속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럼 잠시만.”


이제 방에는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마리사는 숙소 문 앞에 방해금지 푯말을 붙이고 커튼을 쳤다.


“웃차.”


그리고 옆에 잠들어 있는 래인디어 캐릭터를 아딘의 침대에 던져 놓았다.


“아딘. 잠시 이리 와 봐.”


마리사는 절대 아딘과 함께 침대를 사용하지 않으려 했었다. 그러나 약간 시선을 피한 마리사는 침대의 빈자리를 향해 손짓했다.


아딘은 마리사에게 걷어차일까봐 머뭇거리며 마리사 옆에 누웠다.


“아딘. 어제가 최악의 하루라 그랬지?”


“어.”


“그럼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어제보다는 좋은 하루가 될 거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


“어···.”


마리사는 팔을 뻗어 옆에 누운 아딘의 얼굴을 안았다. 아딘은 얼굴에서 느껴지는 폭신한 감촉과 풍겨오는 부드러운 채취에 편안함을 느꼈다.


“아딘. 오늘은 하루 푹 쉬어. 그리고···.”


목덜미까지 붉어진 마리사는 아딘의 귀에 속삭였다.


“만지거나 하면 바로 걷어찰 거야.”


“알았어.”



아딘은 늦은 오후까지 마리사의 품에 안겨 잠을 잤다. 아딘은 일어났을 때도 마리사의 품 안이라는 것에 안도했다.


마리사는 아딘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 내렸다. 아딘의 호흡은 많이 편안해져 있었다.


“이제 좀 괜찮아?”


“많이. 고마워.”


아딘과 마리사는 늦은 점심을 먹고 여우신의 사당으로 갔다. 눈이 내린 여우신의 사당은 산뜻한 느낌이었다.


“여우신의 사당은 눈이 내려도 예쁘네.”


“그러게. 또 다른 느낌이야.”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사당 안까지 들어갔다.


“마리사. 잠깐만.”


“왜?”


아딘은 사당 안쪽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아딘과 마리사는 벽 뒤에 숨어 사당 안쪽을 보았다. 그곳에는 단비와 화랑이 있었다. 둘의 꼬리는 기분 좋게 살랑이고 있었다.


‘흠흠. 돌아가자.’


‘알았어.’


단비와 화랑의 애정행각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것을 더 보기 힘들었던 아딘과 마리사는 발자국이 남지 않게 벽을 따라 여우신의 사당을 나왔다.


“둘이 사귈 줄은 몰랐어.”


“나도.”


그렇지만 아딘과 마리사 사이에도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둘은 어색하게 서로를 향해 내민 손을 잡고 숙소로 돌아왔다.


“마리사. 나 저녁에 다시 올게.”


“알았어. 다녀와.”


숙소로 돌아온 아딘은 링거를 맞고 현실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잠시 로그아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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