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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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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636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19.10.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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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
추천
6
글자
11쪽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1-

DUMMY

5화.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1-



엘리스와 류연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았다.


“루엔. 저기.”


“별똥별이네. 소원 빌자.”


둘은 별똥별에 소원을 빌었다.


“무슨 소원 빌었어?”


“비밀. 별똥별에 빈 소원은 말하면 안 이루어진데.”


남서쪽으로 달리던 류연은 해가 뜨자 정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잘못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잠시 들릴 데가 있어서.”


경로를 벗어난 류연이 들린 곳은 별똥별이 떨어진 자리였다. 다행이 그곳에는 류연이 찾던 게 있었다. 류연은 깊게 파인 구덩이 안에서 거무튀튀한 돌을 꺼내왔다.


“그게 뭐야?”


“운석. 배낭에 넣어 둬. 가지고 가자. 나중에 쓸 거야.”


**


여행에서 돌아온 류연은 엘리스에게 명상을 가르치기로 했다.


“엘리스.”


“응.”


류연의 말은 언제나 잘 듣는 엘리스였다. 나비를 쫓아 천방지축으로 뛰어 다니던 엘리스는 다가와 류연의 앞에 와서 섰다.


“전에 명상을 배우고 싶다 했지?”


“응.”


“정말로 배우고 싶어? 엄청 힘들 텐데.”


사실 배우기 싫다 했어도 류연은 엘리스에게 명상을 배우게 할 생각이었다. 최소한 스스로를 지킬 힘은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류연은 슬쩍 엘리스를 떠 보았다.


“응. 그래도 배울래. 돌도 자르고, 연꽃도 만들어내고, 사슴보다 빨리 뛰어다니고도 싶어.”


“그래. 가르쳐줄게.”


다행이 엘리스는 명상을 배우고 싶어 했다.


“겉옷을 벗고 내가 명상을 하는 자세로 앉아 봐.”


가부좌는 초심자가 잘 따라하지 못하는 자세였다. 류연은 엘리스가 자세를 잡는 것을 도와주웠다.


“됐다. 내가 끝이라 말할 때까지 절대 움직이면 안 돼. 아파도 꾹 참아야 해.”


“많이 아파?”


“응.”


“알았어. 참아볼게.”


류연은 엘리스의 체내에 기운을 불어넣어주기로 했다. 미리 기운을 불어넣어주면 내공을 쌓기가 월등히 쉬워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다. 시술자는 최소 화경 이상의 경지여야 했고 피시술자는 내공 수련을 하지 않은 상태여야 했다.


류연의 아버지 류성일은 화경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류연은 이 대법 없이 내공을 쌓아야 했었다.


그렇지만 류연은 지금 대법을 시술하기에 충분한 경지에 올라있었다. 엘리스의 양 어깨에 손을 얹은 류연은 내공을 불어넣었다.


내공이 체내로 주입되자 엘리스의 몸이 움찔했다. 엘리스는 지금 상당한 고통을 느끼고 있을 것이었다.


“참아야 해.”


엘리스는 고통을 인내했다. 실로 놀라운 참을성이었다. 대법을 마친 류연은 엘리스의 어깨에서 손을 땠다.


“진짜 잘 참았어. 이제 끝이야.”


그 말을 들은 엘리스는 곧바로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기진맥진해진 류연도 식은땀을 흘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대법의 심력 소모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무거운 피로가 몰려왔다. 기절한 엘리스를 안아 든 류연은 침대로 가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


유리에게 배운 대로 결국 모든 무공의 근본은 체력이었다. 체력이 받혀줘야 한 대 더 때리고 한 번 더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이었다. 류연도 과거 체력 훈련부터 했었다.


“달리기부터 시작하자. 한 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게 모든 무공의 기초야.”


“붕붕 날아다니거나 검으로 돌이나 나무를 자르는 건?”


“그건 심화 과정. 열심히 수련하면 그 정돈 몇 년 안에 할 수 있을 거야.”


“몇 년이나 걸린다고?”


“그것도 진짜 빨라야. 대신 언제나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응.”


엘리스는 처음에는 채 오 분도 달리지 못했다. 다리가 풀린 엘리스는 가쁜 숨을 쌕쌕 내쉬며 바닥에 엎어졌다.


“괜찮아?”


“아직은.”


잠깐 숨을 돌린 엘리스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류연이 엘리스에게 내린 평가는 이러했다. 엘리스는 무공에 딱히 특출한 재능이 없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오히려 평균 이하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엘리스는 무시무시한 집념의 소유자였다. 엘리스는 지쳐 쓰러질 때까지 싫은 기색 한 번 없이 묵묵히 달렸다.


“오늘은 그만하자.”


“알았어.”


식사는 최대한 열량이 높은 것으로 준비했다. 근육이 빨리 붙으려면 육류만한 것이 없었다. 류연은 재빨리 산에서 꿩 두 마리를 잡아왔다.


“동물들이 너무 불쌍하지 않아?”


식탁에 올라 온 꿩을 보고 엘리스는 울음을 터뜨리려 했다.


“구워 주면 잘 먹으면서. 삶아줘도 잘 먹고.”


“그렇지만···. 너무 불쌍해.”


“우리 엘리스가 마음이 착해서 그래.”


류연은 엘리스를 안아주었다. 류연이 고기 손질을 시작하자 엘리스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렇지만 요리가 나오자 엘리스는 아주 잘 먹었다.


“국물 더 있어?”


“그럼.”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류연은 엘리스의 그릇에 국물을 덜어주었다. 같이 듬뿍 딸려온 꿩 고기를 본 엘리스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다 먹었으면 손 씻고 와. 다리 주물러줄게.”


혹사당한 근육을 그냥 내버려두면 다음날의 수련 효율이 현격히 떨어진다. 게다가 엘리스는 마족이 아니라 인간이다. 근세포가 회복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마족보다 훨씬 많이 필요한 것이었다.


류연은 내공을 손에 모아 엘리스의 다리와 발을 주물러 주었다. 퉁퉁 부은 발바닥을 누르자 엘리스는 얼굴을 찡그렸다.


“조금만 참아. 안 그러면 내일 진짜 아파.”


“으응.”


한참을 주물러주고 나서야 부기가 빠졌다. 다리의 아픔이 가시자 엘리스는 방긋하고 웃었다.


“옛날이야기 해 줘.”


“그럴까?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 줘야 하나.”


엘리스는 이제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류연은 엘리스에게 동화를 읽어주었다.


“옛날 옛적에 산 건너 바다 건너 머나먼 나라에는···.”


극에 나름 소질이 있는 류연은 감정을 실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동화가 전개됨에 따라 엘리스는 웃기도 울기도 했다.


“···. 공주님은 왕자님과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엘리스는 이번 이야기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루엔. 하나만 더 들려주면 안 돼?”


“내일 또 들려줄게. 지금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지. 그리고 루엔이 아니라 류연.”


“루엔.”


“다른 건 다 잘 발음하면서 내 이름만 다르게 말하는 이유가 대체 뭐야?”


“몰라. 아무튼 루엔은 루엔이야.”


엘리스는 이불을 끌어올렸다. 엘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류연은 불을 껐다.


**


프렐리아 대륙은 자연의 기운이 매우 충만한 곳이었다. 프렐리아 대륙은 달에 의해 자연의 기운이 응집된 지구보다도 훨씬 기운의 밀도가 높았다.


거기에 엘리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 엘리스는 반 년 만에 혼자 내공을 순환시키는데 성공했다. 내공의 순환에 성공하자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올라갔다.


“하아아압.”


기합 소리와 동시에 바위의 표면이 부서졌다. 1년 전이었다면 절대 불가한 일이었을 것이다. 엘리스는 얼얼해진 손을 주무르면서도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경지에 도달하면 류연이 검술을 가르쳐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아우 손이야.”


“축하해. 이건 선물. 검은 조금 기다려.”


류연은 엘리스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류연이 준비한 선물은 아이스 트롤의 가죽으로 만든 장화였다. 신발에 대한 좋지 않은 속설이 있긴 했지만 크게 상관하진 않았다.


“고마워 루엔. 잘 신을게.”


엘리스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류연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류연은 엘리스에게 빨리 검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류연은 전에 주운 운석으로 엘리스에게 최상등품의 검을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희귀 금속의 집약체인 운석으로 제작된 검은 프로즌 스피릿에 버금가는 강도를 자랑할 터였다.


‘제르미온님한테 부탁해볼까.’


그러나 제르미온은 바빠 보였다. 류연은 팔찌를 통해 제르미온에게 연락을 해 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대륙으로 슬슬 나가봐야 하나.’


이제 엘리스도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해졌다. 류연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팔찌에서 먼저 빛이 났다.


“제르미온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로인 때문에 그닥 안녕하지 못하다네. 어찌나 말을 안 듣는 지.”


제르미온의 말에 따르면, 로인은 성룡으로의 각성이 임박했음에도 마법 수련에 열심히 임하지 않는다 했다. 게다가 성격까지 비뚤어져 매일 제르미온의 속을 뒤집어놓았다.


“그렇군요.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자네가 잘 유랑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말이지. 그런데 자네 아직 대륙 공용어를 못 배웠나? 팔찌의 통역 마법으로 말하는 것 같아.”


“그게···.”


류연은 그간의 일을 제르미온에게 말해주었다. 수쳔년을 사는 드래곤에게 1년은 찰나에 불과했다. 제르미온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목소리가 전보다 좋아졌구먼. 그래. 잠시 시간이 났으니 레어에 방문하게. 대륙 공용어를 가르쳐 주겠네.”


“감사합니다.”


“아 참. 레어로 오는 길은 아나.”


“찾아갈 수는 있을 듯 합니다.”


“그냥 지금 내가 데리러 가겠네. 조금 있어보게.”


“알겠습니다.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엘리스. 갈 준비하자. 옷이랑 운석 챙겨.”


“어디 가는 거야?”


“드래곤 레어에 갈 거야. 가서 대륙 공용어도 배우고 검도 하나 만들자.”


“검? 내꺼?”


“응.”


검을 가지고 싶었던 엘리스는 재빨리 옷과 운석을 챙겨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르미온이 공간이동 마법으로 오두막에 도착했다.


“준비는 다 마쳤나?”


“예.”


작년, 류연은 꼬박 이틀을 쉬지 않고 달려 오두막에 도착했었다. 그러나 다시 제르미온의 레어까지 가는 데에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레어 앞에는 로인이 나와 있었다.


“로인. 오랜만이야.”


헤어질 때 많이 아쉬워했었던 로인은 류연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류연이 도착하자 로인은 반색하며 뛰어나왔다. 하지만 류연의 옆에 서 있는 엘리스를 보자마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녕.”


엘리스가 먼저 인사를 건넸으나 로인은 쌀쌀맞게 고개를 돌리고 레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엘리스도 기분이 상했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신경 쓰지 말게나. 요즘 저래. 숙소를 안내해 주겠네.”


레어 안의 방은 로인이 쓰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제르미온은 근처의 별장을 둘에게 숙소로 내어주었다.


“그럼 내일 아침부터 레어로 오게. 대륙 공용어를 가르쳐 줄 테니.”


“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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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종전 -1- 22.12.04 21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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