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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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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44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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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19.10.15 08:15
조회
456
추천
6
글자
11쪽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2-

DUMMY

6화. 대륙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 -2-



별장은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별장의 화려함에 엘리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 근데 루엔은 별로 안 놀라네.”


“프렐리아 대륙에 오기 전에 살았던 집이 여기보다 조금 더 좋았거든.”


“여기보다 좋으려면···. 루엔 엄청 부자였구나.”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피식 하고 웃은 류연은 거실에 놓여있는 소파에 드러누웠다. 심심해진 엘리스는 널찍한 별장 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와장창-.”


류연이 눈을 붙인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부엌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류연은 부엌으로 급히 달려갔다.


“미안···.”


“안 다쳤어?”


“다치지는 않았어.”


“다행이네. 내일 제르미온님에게 사과드려. 좀 조심해서 놀고.”


“알겠어.”


찬장에서 과자를 꺼내려던 엘리스가 설탕이 담긴 도자기를 떨어뜨린 것이었다. 도자기가 깨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부엌을 대충 정리한 류연은 설탕을 뒤집어 쓴 엘리스를 데리고 욕실로 갔다.


“일을 만든다. 만들어.”


“미안···.”


“다음부턴 꺼내달라고 해. 다치면 어쩌려고. 물 틀어줄 테니 씻고 나와.”


“응···.”



엘리스가 어지럽혀 놓은 별장을 전부 치우고 나니 밖이 어두워져 있었다. 류연이 별장을 치우는 동안 과자를 잔뜩 먹은 엘리스는 저녁 생각이 없다고 했다. 엘리스를 재운 류연은 찬장에서 병을 하나 꺼내왔다.


“크으-.”


프렐리아 대륙의 술은 아주 독했다. 한잔 들이키자 바로 취기가 올라왔다. 하지만 술은 또 이 맛에 먹는 것이었다. 류연은 병을 비우며 밤을 지새웠다.


**


“엘리스. 세수하고 와. 대륙 공용어 배우러 갈 시간이야.”


“응.”


수업은 도착 다음날 아침부터 바로 진행되었다. 엘리스와 류연은 제르미온이 아침 식사를 마칠 시간에 맞춰 레어로 향했다.


“저희들 왔습니다.”


“오. 이쪽으로 들게.”


엘리스와 류연이 레어 안으로 들어오자 로인은 문을 닫고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을 본 제르미온은 역정을 내었다.


“마법 이론 시험 칠 거야. 방에서 졸지 말고 복습 해.”


“알았다니까!!!”


“어휴. 진짜 걱정되네. 저렇게 공부해선 안 되는데. 루엔 자네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나?”


“하하. 뭐 어느 정도는 했습니다.”


사실 류연은 로인과 비슷한 과였다. 타고난 머리는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이 매우 부족했다. 옆에서 소영이가 잔소리를 하며 깨웠어도 책만 보면 늘 고개가 앞으로 고꾸라졌었다.


“그럼 강의를 시작하겠네.”


“예.” “네.”


제르미온은 뛰어난 교사였다. 그는 통역 마법을 적절히 써가며 엘리스와 류연을 가르쳤다.


대륙 공용어는 한국어와 언어 체계가 완전히 달랐다. 하지만 배우기 어려운 언어는 절대 아니었다. 둘은 빠른 속도로 대륙 공용어를 익혀나갔다.



몇 달 지나자 엘리스와 류연은 대륙 공용어를 제법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루엔.”


“왜?”


“집에 가고 싶어.”


“로인이 또 괴롭혔어?”


로인은 엘리스에게 매번 심술을 부려댔다. 류연이 옆에 있을 때는 대놓고 그러지 않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우면 찾아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엘리스를 괴롭혔다.


류연은 그러지 말아달라고 로인에게 부탁도 해 보고 직접 제지하거나 경고를 주기도 했었다. 제르미온에게까지 말해 보았으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잠깐만. 엘리스. 팔 좀 보자.”


“싫어.”


“어차피 목욕할 땐 못 감추잖아. 얼른 소매 걷어.”


엘리스는 마지못해 소매를 걷어 올렸다. 엘리스의 팔에는 멍이 잔뜩 들어 있었다.


“이거 로인이 그랬어?”


“응···.”


“망할 도마뱀 녀석이.”


화가 머리끝까지 난 류연은 살기를 뿜어냈다. 그 기세에 놀란 엘리스는 파랗게 질렸다. 류연은 급히 살기를 가라앉혔다.


“미안해. 미안해.”


엘리스를 진정시킨 류연은 차분히 이번 사건의 발단을 생각해 보았다.


‘아. 그거 때문이구나.’


아마 며칠 전 일 때문인 듯 했다. 엘리스는 배운 대륙 공용어를 복습하고 있었다. 류연은 죽을 맛이었지만 대륙에 나가 생활해야 했기에 옆에 앉아 같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로인. 저들 좀 봐라. 특히 엘리스.”


마법 이론서를 펼쳐놓고 꾸벅꾸벅 졸던 로인은 언제나처럼 불호령을 맞았다. 엘리스는 로인과 제르미온 사이 제법 큰 소리가 오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공부 삼매경이었다.


“루엔은 열심히 안 하잖아요.”


“루엔은 검술의 정점에 도달한 인간이다. 적어도 수련을 할 때에는 너처럼 농땡이 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엘리스 반만 닮아봐라. 인간이지만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니. 너는 싹부터가 글러 먹었어.”


로인은 엘리스에게 왠지 모를 분노를 느꼈다. 게다가 엘리스의 머리 색깔은 매일 비교 대상이 되는 골드 일족의 헤츨링 아스카와 비슷한 밝은 금발이었다.


거기에 앙심은 품은 로인은 류연이 자리를 비우자 찾아와 엘리스를 괴롭힌 것이었다.


‘죽도록 팰 수도 없고.’


제르미온이 없었다면 바로 매를 들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로인에게 매질을 한다면 제르미온이 가만히 있지 않을 듯 했다.


“반격은 해 봤어? 1년간 내공 수련을 열심히 했잖아.”


“해보긴 했지. 근데 아파하지도 않더라.”


내공이 실린 엘리스의 공격은 무도가의 정권에 필적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정통으로 맞춘다면 로인쯤은 일격에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파하지도 않았다는 말은 제르미온이 로인의 몸에 강력한 보호 마법을 걸어 놨다는 의미였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저녁 먹고 나서 이야기해 줄게.”


“입맛이 하나도 없어.”


“그래도 먹어야지. 배고프면 힘이 안 나.”


류연은 아까 잡아온 연어를 구웠다. 엘리스는 류연이 발라준 살코기 몇 점을 먹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류연은 엘리스의 옆자리로 가 엘리스에게 연어 구이를 마저 먹였다.


“강해지고 싶어?”


“응. 다시는 로인이 기어오르지 못할 만큼.”


엘리스로부터 절실함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아주 강력한 힘을 전수해 줄게. 이 힘을 받아들이는 건 너의 의지에 달려 있어. 전처럼 겉옷을 벗고 앉아 봐.”


류연은 엘리스에게 마력을 전수해 엘리스를 마족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류연은 가부좌를 틀고 앉은 엘리스의 등에 왼손을 가져다 댔다.


현재 류연이 운용할 수 있는 류시드의 마력은 총량의 1할도 채 되지 않았다. 유리로부터 전수받은 마력만을 서서히 끌어올린 류연은 조심스레 그것을 엘리스의 체내에 주입했다. 마력이 주입되자 엘리스가 근 1년간 쌓아 온 내공이 강하게 반발했다.


“의식을 절대 잃어선 안 돼. 일단은 몸의 절반을 마력에게 내어준다고만 생각해.”


이번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흘러들어간 마력은 엘리스의 신체 절반에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이제 마력을 끌어올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순환시켜.”


몇 번의 시도 끝에 엘리스는 마력의 순환에 성공했다. 류연은 엘리스의 입가에 맺힌 피를 닦아주었다.


“이제 끝났어? 루엔. 나 몸이··· 너무··· 뜨거워.”


“그럴 때는 내공을 끌어올려 마력과 균형을 맞춰야 해. 마력 쪽이 내공에 비해 훨씬 거친 편이니까 당분간은 내공 수련에만 전념해야 할 거야.”

“제르미온님한테는 며칠 쉰다고 말해 놓을게.”


“알았어.”


**


엘리스로부터 풍겨져 나오는 마기를 느낀 제르미온은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엘리스를 마족으로 만든 겐가?”


“스스로를 지킬 힘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뭐. 자네의 결정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겠네. 엘리스. 전에 가르쳐 준 건 까먹지 않았지?”


“네.”


제르미온은 대륙 공용어 수업을 시작했다. 엘리스와 류연 둘 다 쉬는 와중에도 틈틈이 배운 것들을 복습했었기에 수업을 따라가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저 년이 또.’


오늘 아침에도 제르미온에게 꾸중을 들었던 로인은 수업에 열중하는 엘리스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로인은 근래에 풀지 못했던 스트레스를 엘리스에게 풀기로 했다.


류연은 곁눈질로 로인의 행동을 이미 주시하고 있었다. 류연이 사냥을 나가면 로인은 엘리스를 찾아올 것이었다.


대륙 공용어 수업이 끝나자 류연은 제르미온에게 미리 허락을 받아놓기로 했다.


“로인의 버릇을 고쳐준다고?”


“예.”


“그 방법이 뭔가. 내가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겠네.”


“매를 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혼난 적이 없어서 로인이 저런 겁니다.”


“으음. 알겠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감사합니다.”



류연은 사냥을 가는 척 하며 숲 속에 몸을 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인이 별장으로 왔다. 류연은 미리 와 있던 제르미온과 함께 경과를 지켜보았다.


“야.”


“뭐.”


엘리스는 눈사람을 만드는 데 열중이었다. 평소와는 다른 엘리스의 반응에 화가 난 로인은 파이어 볼을 하나 생성했다.


“어쩌라고. 눈사람 녹으니까 저리 치워.”


“이게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화염구를 슬쩍 생성하면 엘리스는 겁에 질려 줄행랑을 치거나 머리를 감싸 쥐고 자리에 바싹 엎드려 바들바들 떨었었다. 그러나 이번엔 엘리스 쪽이 오히려 더 강하게 나왔다.


“나 너 싫어.”


로인은 엘리스에게 파이어 볼을 던졌다. 엘리스는 날아오는 화염구를 가볍게 피해냈다. 로인은 재빨리 2격을 준비했지만 엘리스는 이미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파이어 볼을 시전하는 것을 포기한 로인은 엘리스에게 육탄전을 걸었다. 엘리스는 발을 비스듬하게 걸어 로인을 땅에 넘어뜨렸다.


“내가 너 싫다고!!!”


엘리스의 몸에서 미증유의 기운이 솟구쳤다. 체술에 당해 땅바닥에 엎어진 로인은 그대로 분노에 찬 주먹질에 난타당해야 했다.


“쿠에에에엑.”


믿고 있던 보호 마법은 무참히 깨져 나갔다. 로인은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통증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미안해.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시끄러!!!”


오늘 로인은 지금까지의 악행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로인이 게거품을 물고 바닥에 축 늘어지자 싸움을 관망하고 있던 류연은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척 별장으로 들어왔다.


“이제 그만해. 헤츨링 잡겠다.”


“속이 다 시원하네.”


가슴이 뻥 뚫린 듯한 기분에 엘리스는 상쾌한 웃음을 지었다.


“이제 말을 잘 들을 겁니다.”


“믿어보겠네.”


제르미온은 기절한 로인을 들쳐 업고 레어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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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종전 -2- 22.12.11 207 3 12쪽
214 종전 -1- 22.12.04 211 4 12쪽
213 로렌 탈환전 -3- 22.12.04 208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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