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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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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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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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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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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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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2화 위기의 숲(2)

DUMMY

“저희의 마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험가님 전 중기사 테일러라고 합니다. 이 돈은 저희 마을을 구해주신 보답입니다. 부디 받아주십시오. 덕분에 많은 마을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드롱은 감사를 표하며 테일러가 내민 소정의 젠트를 받았다. 드롱은 젠트를 가방에 챙겨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테일러의 앞에 섰다.


“그런데 중기사님. 갑자기 노커들이 이렇게 마구잡이로 날뛰다니 어떻게 된 일이죠? 노커들의 이런 난폭한 모습은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테일러도 드롱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잠시 팔짱을 끼고 생각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전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노커들은 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의 친구이자 동료였으며 형제와 같은 존재였죠.”


“그런데 어쩌다가...”


테일러는 턱을 쓰다듬으며 서쪽 숲을 바라보며 말했다.


“흠... 제 추측으로 보았을 때 그들이 난폭해지기 시작한 건 아마 2주 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을 광부들이 마을 서쪽에 있는 철광산으로 일을 하러 갔었는데, 광산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던 한 인부가 정체 모를 냄새를 맡고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처음 보는 나무와 열매가 떨어져 있었고 노커들이 그 열매를 먹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음... 나무와 열매라니 그게 노커들에게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거군요.”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제 병사 중 하나가 노커들이 가지고 온 그 기분 나쁜 열매를 마을 근방 숲 어딘가에 버렸는데 열매의 위치에 대해 아는 병사를 알고 있습니다. 잠시만요.”


그는 근처에 경계근무를 서고 있던 병사를 불렀다.


“페릴스 일병.”


회관 근처에 있던 병사가 기사의 부름에 달려왔다.


“네 중기사님. 부르셨습니까?”


“얼마 전 노커들이 가지고 온 그 괴상하게 생기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열매를 어디에 내다 버렸는지 알고 있나?”


“네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가서 그 열매를 좀 가지고 와주게.”


“네? 그 열매를요? 갑자기 왜?”


“조사할 게 있으니 얼른 가져다주게.”


“아... 네. 알겠습니다.”


류미는 노커라는 몬스터의 이름을 처음 들었고 그들에 대해 궁금함이 생겨 드롱의 팔을 쿡 찔러 불렀다.


“드롱님.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이 전엔 일반적으로 보이는 다른 악한 몬스터들과는 달랐던 것 같은데. 노커라는 몬스터들은 원래는 어떤 종족이죠?”


드롱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노커는 다른 몬스터들과는 다르게 인간과 공생관계를 맺은 몇 안 되는 종족이에요. 노커들의 생김새를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약간 코볼트를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오! 그러고 보니 비슷한 구석이 많은 것 같아요. 콧수염이라던가 굽은 등이라던가 말이에요.”


“네 맞아요. 또 비슷한 것이라면 깊은 굴에 산다는 거죠. 정확한 건 아니지만 그러한 점들을 미뤄볼 때 노커는 코볼트와 사촌 관계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뭐 학계에 알려진 바는 없지만 말이에요.”


“아하~”


“어쨌든 이곳 로디네스트 사람들과 공생관계를 맺고 살고 있다고 오래전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들은 냄새로 광석과 보석을 찾아내고 그런 후에 철이 있는 곳을 찾아서 알려주면 사람들은 그들을 따라 굴을 파고 들어가 철을 캐내고 사람들은 그들에게 먹을 것과 최신 도구와 거주지 등 여러 복지를 지원해 주지요.”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몬스터잖아요.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거 아닌가요? 아까처럼 말이에요.”


그때 옆에 있던 테일러가 수통에 든 물을 비우고 류미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아뇨 다른 종족이 그럴지는 몰라도 노커들은 절대적으로 선한 종족이에요. 겪어보시지 않으면 외부인으로서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죠. 그렇지만 생김새도 아까 보셔서 아시겠지만, 코볼트와 다르게 귀엽게 생겼잖아요?”


“그건 좀...”


류미는 그의 말에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저 시궁창 쥐처럼 생긴 종족이 어디가 귀엽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뭐 중기사의 취향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만... 아무튼 류미의 취향과는 정반대였다.


그리고 테일러의 확고한 믿음으로 보아 노커들이 이들의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얼마나 깊이 신뢰하고 있었는지 알 수도 있었다.


공생관계를 뛰어넘어 노커들은 그냥 이곳 주민이었고 이웃이자 가족이었다. 테일러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말했다.


“뭐. 그 부분은 제 개인적인 취향이니까요. 아무튼 노커는 탐욕스럽고 징그럽게 생긴 코볼트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죠. 그래서 저희 마을 사람들은 탐욕스러운 귀족들을 코볼트라 칭해 부르기도 하고 반대의 성향을 보이는 선한 사람들을 마치 노커같다 라고 하기도 해요.”


테일러는 무너져 내린 마을을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고는 말을 이어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희 마을 바로 옆에 노커들이 사는 마을이 따로 있었을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새로 온 영주가 그들을 마을 밖으로 내쫓아 버렸어요. 마치 오래전 고르곤숲 코볼트왕이 노커들을 이 숲으로 몰아내 버린 것처럼 말이에요.”


“새로 온 영주가 왜 노커들을 숲으로 몰아낸 거죠? 철을 안정적으로 대량으로 캐낼 수 있다면 꽤 많은 재화를 확보해 자신의 배를 충분히 불릴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에게는 그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하찮은 몬스터 정도로 보였겠죠.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로디네스 숲 남쪽에는 이곳을 대표하는 최고의 관광 명소인 코발트빛 해안이 있습니다. 심지어 타 종족들도 알고 있을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휴양지죠. 새로 온 영주는 일반인의 입장을 막고 군사시설을 짓는다고 말하고는 그 아름다운 장소에 흉물스러운 검은 요새를 지어 놓고 그곳을 다른 귀족들만을 위한 휴양지로 개발했습니다.”


“흠...”


“그런데 마을에 버젓이 코볼트와 비슷하게 생긴 몬스터가 돌아다닌다면 어떤 귀족들이 이곳으로 휴가를 오겠습니까. 그래서 흉측하게 생기고 병균을 옮긴다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노커들을 다 내쫓아 버린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마을이 조용했군요. 원래라면 휴양지로 놀러 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맞습니다. 광산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만만찮게 많기는 했지만 사실상 숲에 사는 모든 주민이 관광지를 이용해 생계를 유지했을 정도로 수입이 관광 쪽에 훨씬 더 많이 치우쳐 있었죠. 그러다 관광으로 수입을 얻지 못하게 되자. 대부분의 주민은 숲을 떠나버렸고 남은 사람들은 살기 위해 광산으로 몰려들었어요. 광산에서 캐내는 광석들로 숲 전체가 먹고살아야 하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런데 이 힘든 와중에 이젠 노커들마저 저 지경이 됐으니 입에 풀칠하던 것도 못 하게 생겨버렸네요.”


“이게 다 무능한 왕 때문일 거라 생각됩니다. 귀족들을 제어하지 못하니 이 지경이 된 것이겠죠.”


열매를 가지러 마을 밖으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페릴스가 끔찍하다는 듯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묵직한 아기의 똥이 가득 든 기저귀를 들고 오듯 손끝으로만 간신히 열매의 꼭지를 잡고 돌아왔다.


그의 반응이 이해됐다. 몇 년 동안 치우지 않은 화장실을 통째로 들고 온 것처럼 냄새가 상당히 고약했다. 냄새만 맡고 있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 왔고 속이 뒤집어질 정도로 속이 울렁거렸다.


테일러는 참다못해 근처 풀밭에 떨어진 보라색 보자기를 주워 와 열매를 감싸고 최대한 냄새가 새지 않게 둘둘 감았다.


“억! 정말 최악이군요. 이 정도로 지독한지는 알고 있었지만, 다시 맡아보니 더 냄새가 진해진 것 같군요. 이렇게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열매를 노커들은 어떻게 그렇게 맛있게 먹어 온 건지. 그들과 평생을 같이 살아왔지만, 아직도 그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게 남아 있었을 줄이야.”


“사람들이 열매를 먹지는 않았겠죠?”


“물론입니다. 마을에 몇 개를 가지고 왔을 때 전부 내다 버리라고 얘기를 했으니까요. 치킨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니 웬만큼 굶주린 자가 아니고서야 저 고약한 열매를 먹을 생각도 못 할 겁니다.”


“노커만 이 열매를 먹었다면 저들이 저렇게 날뛰는 이유가 이 열매라는 것이 거의 확실하겠군요.”


테일러의 어깨 위로 노란 나비가 우아한 날갯짓을 하며 날아와 살포시 내려앉았다. 류미는 테일러의 어깨의 나비를 발견하고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드롱은 류미의 적극적인 자세에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고 테일러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말을 했다.


“네~! 그렇게 해주시면 저희야 감사하죠.”


테일러가 말을 하던 도중 그는 마을 바깥쪽을 바라보았다. 류미와 드롱도 테일러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유니콘이 끄는 마차가 빠른 속도로 덜컹거리며 휴가를 나갔던 병사들을 싣고 마을로 돌아오고 있었다.


마차의 속도가 줄어들자마자 병사들은 지체 없이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멋지게 착지하여 무기와 방어구를 고쳐 입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병사는 얼굴이 잿빛이 되어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지쳐 쓰러졌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수도 글린데일은 길이 잘 닦여 있어 흔들림이 많이 없었지만, 이곳은 울퉁불퉁한 시골길이었기 때문에 놀이기구처럼 마차가 위아래로 심하게 요동쳤다. 게다가 유니콘이 최고 속도로 달렸으니 바퀴가 빠지거나 부서지지 않고 멀쩡하게 도착한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했다.


길에서 마주쳤었던 병사가 부글부글 뒤집어지는 속을 부여잡고 어기적거리며 걸어와 테일러에게 복귀 보고를 했다.


“테일러 중기사님. 보고자 및 휴가자 총원 33명 복귀하였습니다. 우욱...! 그리고 빠르게 오기 위해 유니콘 마차를 이용하여 비용이 많이 청구... 될...!”


“쯧쯧. 마이클 고생했네. 기습은 이분들 덕분에 잘 막아냈으니 복귀자들을 데리고 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마을을 치우고 있는 병사들과 교대해 주게. 마차 값은 행정병에게 말하고 말이야.”


“네. 중기사님...”


마이클 병장은 경례를 끝내자마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병영으로 달려갔다. 테일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죄송합니다. 어디까지 했었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이곳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수사슴 형상을 한 돌로 만든 동상이 나옵니다. 먼 옛날 이 숲을 수호했던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둔 동상인데 길은 없지만, 그곳에서 오른쪽 숲 쪽으로 들어가시면 파란색 지붕에 굴뚝에서 늘 연기가 피어오르는 작은 집 한 채가 있을 거예요. 그곳에 미치광이 연금술사 하프 프링스를 만나서 이 열매에 관해 조사해 달라고 부탁해 주십시오.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믿을만한 사람이 그자밖에 없습니다. 성격이 괴팍하니, 각별히 유의하시고요.”


류미와 드롱은 여관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북쪽으로 난 자갈길을 따라 신속하게 이동했다. 한참을 걷다 류미는 처음 출발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한마디 말없이 걷기만 하는 드롱이 마음에 걸렸다.


궁금한 것이 있어 물어도 단답형으로 글쎄요, 네, 아니요, 등 무뚝뚝한 반응을 보였고 음식이 나오고 식사할 때부터 그는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시선을 피했다.


종달새처럼 쉼 없이 지지배배 움직이던 그의 입이 무거워지자 힐끔 그의 얼굴을 보았는데 그의 표정은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는 건지 화가 난 것처럼 보였고 그렇게 느껴졌다.


소심한 성격인 류미는 그의 냉랭한 모습에 분명 자신이 실수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을 뻗어 드롱의 옷깃을 슬쩍 잡아, 그를 불러세웠다.


“드롱님. 혹시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요?”


“네?”


드롱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도리어 물었지만 역시 표정은 계속해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냥 아무런 말도 없이 걷기만 하셔서 혹시 저한테 화나신 거라도 있으신가 해서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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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위기의 숲(4) 22.05.23 62 1 12쪽
23 23화 위기의 숲(3) 22.05.22 63 1 13쪽
» 22화 위기의 숲(2) 22.05.21 63 1 13쪽
21 21화 위기의 숲(1) 22.05.19 65 1 13쪽
20 20화 늙은 호랑이(2) 22.05.16 64 1 13쪽
19 19화 늙은 호랑이(1) 22.05.15 66 1 13쪽
18 18화 암살작전 22.05.14 68 1 13쪽
17 17화 그룹결성!(3) 22.05.12 75 1 12쪽
16 16화 그룹결성!(2) 22.05.09 83 1 12쪽
15 15화 그룹결성!(1) 22.05.08 88 1 13쪽
14 14화 새로운 출발 22.05.07 91 1 13쪽
13 13화 미운 오리 새끼(2) 22.05.05 102 1 12쪽
12 12화 미운 오리 새끼(1) 22.05.01 127 1 11쪽
11 11화 혼돈(2) 22.04.30 133 1 11쪽
10 10화 혼돈(1) 22.04.28 149 1 11쪽
9 9화 길드(3) 22.04.25 169 2 12쪽
8 8화 길드(2) 22.04.23 185 2 12쪽
7 7화 길드(1) 22.04.21 206 4 11쪽
6 6화 평화의 항구 22.04.18 240 4 11쪽
5 5화 갈림길에 선 두 남녀[수정] 22.04.17 256 4 12쪽
4 4화 의문의 남자[수정] 22.04.15 286 6 13쪽
3 3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3)[수정] 22.04.11 325 6 11쪽
2 2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2)[수정] 22.04.09 36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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