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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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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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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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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그룹결성!(2)

DUMMY

드롱은 맥주를 쭉 들이켰다. 류미는 잔을 타고 흐르는 물기를 매만지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는 드롱에게 물었다.


“그럼 이번에도 혼자서 떠나실 생각이세요?”


“그래야죠. 습관이 되다 보니까 혼자 모험하는 게 편한 것 같더라고요.”


“만약 혼자 가시게 된다면 어디로 떠나실 생각이세요?”


“음... 이번에는 가까운 드래나스트나 마녀의 숲으로 가볼까 해요. 녀석들에게 복수도 하고 싶기도 하고 류미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글쎄요. 처음엔 ‘다시 공부를 해볼까’라는 생각도 하기는 했는데 전 공부랑은 적성이 안 맞는 것 같아요. 욕심인 줄은 알고 있지만 빨리 세상 밖으로 나가보고 싶어요. 드롱님의 말을 듣다 보니 만약 다른 그룹에 들지 못한다면 드롱님처럼 저도 혼자서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아지트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있는 건 너무 지루하거든요. 고르곤 숲 정도는 저도 다닐 만해서. 예전처럼 지내볼까 싶기도 해요. 보고 싶은 친구들도 만나고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길드에 들어온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지 말고 그냥 저랑 같이 가실래요? 사실 이번 모험엔 혼자보다 보조 마법사를 구해서 같이 갈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용병 고용센터에서 용병을 구해도 되기는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고요. 어때요?”


류미는 드롱의 뜻밖의 깜짝 제안에 놀라면서도 솔깃했다. 술김에 강한척했지만 사실 혼자 하는 건 아직은 무서웠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면 어떤 모험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경험이 많은 드롱과 함께라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마력이 낮아서 드롱님에게 짐만 될지도 모르는데 괜찮으세요?”


“아니에요. 저도 류미님이 시험을 치르는 모습을 봤잖아요. 그 정도 실력이시면 충분해요. 그리고 보조를 구하는 거지 다해줄 수 있는 마법사를 구하는 게 아니에요. 보수는 적당하게 8대 2로 나누시죠. 한번 생각해 보세요.”


8대 2라니 누굴 호구로 보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보조 마법사를 구한다지만 류미는 보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했고 그에 대한 친밀도가 감소했다.


그리고 아직 드롱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었다.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드롱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고작해야 식당에서 인사하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쉬는 시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눈 게 전부였다.


그를 신뢰하기에는 부족한 정보였다. 같은 길드원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모르는 남에게 목숨을 맡기고 무작정 떠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알겠어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해요.”


드롱은 비워진 맥주잔을 건네받으며 물었다.


“내일은 뭐 하세요? 쉬는 날인데 같이 항구에 안 가실래요? 모험을 떠나기 전 미리 구비해 두어야 할 물건들이 있는데 혼자 가려니 짐도 많고 심심하기도 해서요. 1년 동안 이곳에 땀띠 나도록 붙어 계셨으니 항구의 시원한 바람도 한번 쐬셔야죠. 오래간만에 스텔린이 해주는 음식 말고 다른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말이에요.”


안 그래도 매일 쳇바퀴 돌 듯 똑같이 반복되는 따분한 일상에 지루해하던 참이었고, 이번 계기로 그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그의 제안에 대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흠... 그럼 그럴까요?”


류미는 외출한다는 생각에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술에 취해 달아오른 얼굴에 손등을 가져가 열을 식히려 했다. 하지만 다음 드롱의 질문에 얼굴이 더 뜨거워졌다.


“류미님은 남자친구 있으세요? 얼굴도 예쁘시고 마음씨도 착해서 있으실 것 같기는 한데.”


류미는 손사래치며 강하게 부정했다. 드롱은 류미의 당황하는 모습을 즐기는 듯 보였다.


“예에!? 어... 지금 그럴 상황도 아니고요. 아직은 그쪽 분야에는 관심이 없어요.”


드롱은 몸을 류미 쪽으로 바짝 붙이고 턱을 괴었다.


“그럼 이상형은요 어떤 남자를 좋아하세요?”


류미는 그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는 순순히 그의 질문에 대해 음미하며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다.


“글쎄요. 딱히 그런 것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는 한데.”


“그럼 류미님이 보기에 전 어떤가요? 류미님의 취향이 아닌가요?”


류미는 깜짝 놀라 자세를 뒤쪽으로 물리면서도 드롱의 얼굴을 살짝 쳐다보았다. 바람둥이 일 것 같은 얼굴이었다.


드롱의 코는 크고 오뚝했고 진한 눈썹에 짙은 쌍커풀 아래에 바다 같은 푸른색 눈을 가지고 있었다. 류미의 얼굴이 더 붉어졌다.


“네!?”


드롱은 류미의 반응이 재미있는지 배를 붙잡고 껄껄 웃었다.


“농담이에요. 놀라시기는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더 놀려드리고 싶네요. 큭큭. 그럼 내일 오전 10시에 여기 벤치에서 봬요. 점심은 밖에서 사 먹도록 하죠. 제가 제안한 것도 밤새 고민해 보시고요. 10분이 지나서도 안 오시면 저랑 같이 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럼 잘 자요.”


드롱은 그 말을 남기고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벤치를 훌쩍 뛰어넘어 저택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주 잠시였지만 왜 그가 이상형에 관해 물었는지 궁금했다. 약간 몽롱해진 상태로 몸을 기댄 채 다시 하늘 바다를 올려다보며 혼잣말을 했다.


“이상형이라... 가만 아무리 생각해도 8 대 2는 너무 적은 것 아냐?”


류미는 알딸딸한 상태로 방으로 돌아와서는 옷장을 벌컥 열어 팔짱을 낀 채 심각한 표정으로 지그시 바라보았다.


옷걸이에는 5개의 옷걸이와 전투용 로브만 달랑 걸려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무심결에 열어본 것이었다.


곰곰이 로브를 바라보다 작년에 사놓은 검은색 원피스가 무한의 가방 안에 있다는 것이 생각난 류미는 가방을 열어 잘 개어 넣어두었던 옷을 꺼내 몸에 대보았다.


살이 조금 빠진 것 같았다. 그때 방문이 벌컥 열렸고 류미는 깜짝 놀라 문쪽을 바라보았다. 룸메이트 멜리사가 술에 흥건히 취해 비틀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와 원피스를 자신의 몸에 대보고 있는 류미를 보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노... 노크 좀 하고 들어와!”


“내 방에 들어오는데 노크는 무슨. 뭐야! 그나저나 그 옷은? 딸꾹!”


“아... 작년에 사놓은 건데 아직 한 번도 못 입어봐서 가방 정리도 할 겸 꺼내봤어.”


멜리사는 류미의 양 볼을 쭉 잡아당기며 말했다.


“오구오구. 아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 컸네. 누구야?”


“응? 뭐... 뭐가?”


멜리사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류미를 바라보았다.


“누굴 바보로 아는 거야? 뭘 숨기고 있는지 당장 말하지 않으면 확 뽀뽀해버린다? 나도 아는 사람이야?”


“그런 것 아니야! 드롱님이 내일 쉬는 날이기도 하고, 시험도 끝났으니 바람 쐬러 항구에 나가보자고 하셔서 같이 다녀오려고. 그리고 보조 마법사가 필요한데 이번에 자기가 갈 때 같이 모험을 가겠냐고 물어보기도 하셔서. 아직 결정은 못 했거든 생각도 할 겸...”


멜리사는 굉장히 실망한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 위로 술에 절어 버린 몸을 내던졌다. 그러면서도 뭔가 다른 내용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류미를 추궁했다.


“정말 그게 끝이야? 고작 그거 가지고 옷을 뭘 입을지 생각하면서 원피스를 꺼냈다고? 뭔가 이야기 안 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류미는 원피스를 옷장에 잘 걸어두고 멜리사의 옆으로 와 앉아 몸을 배배 꼬며 말했다.


“사실은 말이야. 드롱님이 이상형을 물어보시고 남자친구는 있는지 물어보셨어.”


“곰탱이인 줄 알았는데 이 여우 같은 것!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아하~그래서 지금 네 마음이 봄바람에 살랑살랑거리는 꽃잎처럼 흔들리는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그 정도면 드롱이 대놓고 너한테 관심 있다고 말한 거잖아.”


“에에!? 나를?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데. 그리고 내가 뭐 볼 게 있다고...”


멜리사는 류미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하긴 걔도 참 눈도 없다. 네가 볼게 뭐가 있다고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지.”


멜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와 가슴이 부각될 수 있는 포즈를 취했다. 류미는 깔깔거리며 멜리사의 팔을 잡아당겨 침대에 다시 앉혔다.


“후훗. 아 어쩌면 좋지? 난 아직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후훗? 요것 봐라. 웃네? 아까는 딱 잘라 그런 거 아니라고 우길 때는 언제고. 근데 너 말이야.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하는데 드롱은 너에게 그냥 관심을 가진 것뿐이야. ‘널 좋아해’가 아니라 알겠어? 뭐 관심이 좋아해가 될 수도 있고 사랑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멜리사와 류미는 침대를 구르고, 허공에 발차기를 날리며 깔깔거렸다. 류미는 부끄러움에 자기 침대로 가 베개에 얼굴을 묻고는 발길질을 했다. 멜리사도 베개를 끌어안고 침대에 기대앉았다.


“근데 네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드롱과 네가 같이 모험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아니 오히려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드롱은 경험도 많고 성격도 둥글둥글하고 실력도 좋으니까 말 그대로 네가 옆에서 보조만 잘 해줘도 문제없을 거야.”


“흠... 그런가.”


“좋잖아. 아지트에 앉아서 빈둥거리고 훈련하고,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낼 바에야 이 기회에 같이 필드에 나가서 이런저런 경험을 해 보면 얼마나 좋아. 다음 그룹 선정 때도 너의 경험을 어필할 수 있잖아. 그리고 혹시 알아? 잘 돼서 둘이 막 모험도 하고 연애도 하고 꽁냥꽁냥. 흐흐흐.”


“꺄아! 뭐야아~~”


고함지르고 침대 위에서 방방 뛰며 웃는 멜리사 때문에 옆방에서 잘 자고 있던, 여전사 소피아가 분노해 양날 도끼를 들고 찾아오는 바람에 하마터면 둘 다 목이 날아갈 뻔했다.


멜리사의 조언대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1년 만의 외출에 들뜬 류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옷장을 열어 어제 정리를 해둔 원피스를 꺼냈다.


V넥이 깊이 파이고 쇄골이 부각되면서 여리함이 강조됐다. 원피스를 입기에도 딱 좋은 계절과 날씨였다.


마침 우중충하면서 쌀쌀했던 어제 날씨와는 다르게 시원하면서도 잔잔한 바람이 불며 따스한 빛으로 하늘 바다가 만개해 있었다.


길고 곱게 뻗은 머리에는 에이든이 사준 빨간색 하트 모양 머리핀을 꽂았다. 에이든에게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이 들었지만 단순하게 우정용으로 준 선물이라고 생각을 정리했다.


안경을 벗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침대에 누워 숙취에 괴로워하던 멜리사가 당장 쓰라는 말에 조용히 다시 썼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나와 어제 그와 처음 얘기를 나누었던 벤치로 향했다. 그곳에는 아그리사도 함께 있었다.


아그리사는 아그리사는 가죽으로 된 검은색 재킷과 티셔츠, 가죽바지를 입고 있었고 뚱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 자세로 앉아 있었다.


드롱은 흰색 셔츠와 그 위에 검은색 면바지를 입고 멋스럽게 바지 안에 손을 넣고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보다 류미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한 손을 들어 류미를 반갑게 맞이했다.


“오!~ 류미님! 그렇게 차려입으시니 못 알아보겠는데!? 아름다우신 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미처 몰랐어요!”


류미는 거짓 혹은 진실이라도 기분 좋은 드롱의 칭찬에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면서도 아그리사가 드롱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오해를 할까 봐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아그리사는 별 관심 없는 듯 단검의 날 끝으로 손톱을 정리하고 있었다.


“과찬이세요. 드롱님도 오늘 깔끔하게 잘 입으신 것 같아요. 멋지세요.”


“그렇죠? 제가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또 이런 기회가 오면 끝내주거든요. 오늘 아그리사님도 너무 귀엽죠? 류미님.”


아그리사는 귀찮다는 듯 팔을 내저으며 드롱에게 길게 뻗은 가운뎃손가락을 보여주었다.


“역시 행동마저 귀엽다니까!”


얼굴과 행동으로 보아 늘 아그리사는 화가 난 오크처럼 보였다. 물론 모든 오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유독 아그리사는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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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위기의 숲(4) 22.05.23 63 1 12쪽
23 23화 위기의 숲(3) 22.05.22 64 1 13쪽
22 22화 위기의 숲(2) 22.05.21 63 1 13쪽
21 21화 위기의 숲(1) 22.05.19 66 1 13쪽
20 20화 늙은 호랑이(2) 22.05.16 65 1 13쪽
19 19화 늙은 호랑이(1) 22.05.15 67 1 13쪽
18 18화 암살작전 22.05.14 69 1 13쪽
17 17화 그룹결성!(3) 22.05.12 76 1 12쪽
» 16화 그룹결성!(2) 22.05.09 84 1 12쪽
15 15화 그룹결성!(1) 22.05.08 89 1 13쪽
14 14화 새로운 출발 22.05.07 92 1 13쪽
13 13화 미운 오리 새끼(2) 22.05.05 103 1 12쪽
12 12화 미운 오리 새끼(1) 22.05.01 128 1 11쪽
11 11화 혼돈(2) 22.04.30 133 1 11쪽
10 10화 혼돈(1) 22.04.28 150 1 11쪽
9 9화 길드(3) 22.04.25 170 2 12쪽
8 8화 길드(2) 22.04.23 186 2 12쪽
7 7화 길드(1) 22.04.21 207 4 11쪽
6 6화 평화의 항구 22.04.18 241 4 11쪽
5 5화 갈림길에 선 두 남녀[수정] 22.04.17 257 4 12쪽
4 4화 의문의 남자[수정] 22.04.15 287 6 13쪽
3 3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3)[수정] 22.04.11 326 6 11쪽
2 2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2)[수정] 22.04.09 364 6 12쪽
1 1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1)[수정] 22.04.08 56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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