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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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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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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글자수 :
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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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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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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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화 길드(3)

DUMMY

큰 날개와 몸집에 비해 하피는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며 류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간신히 피했다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하지만 미처 내리지 못한 왼쪽 팔을 하피는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팔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류미는 고통에 울부짖었다.


“꺄아악!”


하피는 상황을 즐기는지 처음과는 다르게 자세를 바꿔 여유롭게 비행하며 웃고 있었다. 울먹이며 왼팔을 붙들고 엎드려 상처를 살피고 있는 류미를 가만히 지켜보다 다시금 날개를 몸 쪽으로 붙여 빠르게 하강했다.


팔을 뻗어 공격을 막아보려 했지만, 하피는 막은 팔을 발톱으로 움켜쥐고는 먹잇감을 잡고 사지를 찢듯이 류미를 사방으로 마구 쥐고 흔들었다.


류미는 강제적으로 이리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괴로움에 비명을 내지르다. 간신히 지팡이 끝에 불꽃을 모아 하피의 몸 쪽으로 파이어볼을 날렸다.


하피는 뒤로 날아가 바닥에 이리저리 구르며 몸에 붙은 불을 끄고 있었고, 너무 가까이에서 쏜 탓에 류미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쓰러졌다.


이대로 아무것도 해보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에이든에게로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장을 내려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지워지지 않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류미는 지팡이를 바닥에 내던지고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듯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감고 알 수 없는 주문을 읊조렸다.


역시나 아무리 봐도 류미는 하피의 상대가 아니었다. 잠깐이나마 그녀가 강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던 게 실수였다. 데일러스는 시합 중지를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았다.


손을 들려는 그때 류미는 고개를 바로 하고 눈을 부릅뜨더니 급히 가방에서 검은색의 낡은 책 한 권을 꺼냈고, 책을 펼쳐 재빨리 책장을 넘겼다.


“이대로... 네놈한테 질순 없어.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관중들은 입을 틀어막은 채로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몸에 붙은 불을 끄고 하피가 바닥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류미는 고개를 들어 하피를 바라보고는 외쳤다.


“켄티넨탈!”


하피가 가까이 붙기 전에 류미는 자신의 소환수 켄티넨탈을 불러냈다. 류미의 주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곧 류미는 연기 속에 파묻혔다.


소환수는 연기 속에서 서서히 어떤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연기가 류미까지 삼켜 버렸고, 하피는 날아올라 연기 주위를 날아다니며 류미를 추적했다.


자욱했던 검은 연기는 곧 형체를 갖추며 실체화되었고 그곳엔 근육질에 복슬복슬 하얀 털을 두르고 큰 당근 하나를 입에 문 채 사람처럼 이족보행을 하는 거대한 근육질 토끼 한 마리가 서 있었다.


다친 왼팔을 붙잡고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피는 토끼를 한번 쳐다보고 류미 쪽으로 시선을 돌려 일어나려는 류미에게 다시금 발톱을 세우고 하강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켄티넨탈은 귀를 쫑긋하더니 잽싸게 류미를 자신의 등 뒤에 세워두고 하피가 내려오는 것을 올려다보았다.


하피는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자신을 막는 저 괴상한 토끼마저 찢어버릴 생각이었다. 하피는 날개를 펼치며 속도를 조절하며 발을 뻗었다.


발톱은 토끼의 가슴 쪽을 향했다. 켄티넨탈은 하피의 공격에 오른쪽 팔을 그냥 내주었다. 그리고 왼손으로 하피의 발목을 잡고 쥐어짜듯 힘을 주었다.


잠깐이나마 자신의 공격이 먹히자 비열한 웃음을 짓던 하피는 비명을 지르며 오른팔을 잡고 있던 발을 놓았고, 켄티넨탈은 자유로워진 오른팔로 발을 잡아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렸다.


“내 당근 아무도 못 가져가 간다! 자이언트 스윙!”


하피의 다리를 붙잡은 토끼는 제자리에서 팽이가 돌 듯 빙글빙글 돌았다. 켄티넨탈이 디딘 땅이 팰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다.


한참을 돌리던 켄티넨탈은 귀찮아졌는지 무심하게 손을 놓았다.

회전하며 저 멀리 나가떨어진 하피는 어지러운지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 있었고, 켄티넨탈은 높이 점프하여 무릎으로 강하게 하피의 배를 내리찍었다.


켄티넨탈은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하피는 피를 토해내며 괴로워하며 바닥에 나뒹굴었고, 켄티넨탈은 하피의 위에 올라타 함성을 지르며 무자비하게 얼굴을 주먹으로 빠르게 난타했다.


“초고속 다지기!”


하피의 광대뼈가 주저앉았고 얼굴이 심각할 정도로 무너졌다. 데일러스는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내저었다. 중지하라는 사인이었다.


이미 싸늘하게 식어가는 하피를 계속 내리쳤다. 참혹하게 뭉개진 얼굴은 도저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벨리아란은 입을 틀어막고 끔찍한 광경을 그저 내려다볼 뿐 데일러스의 사인을 보지 못했다.


데일러스는 강한 충격 마법으로 켄티넨탈의 옆구리를 가격했고 끔찍하게 생긴 근육 토끼는 하피의 위에서 밀려나 떨어졌다.


켄티넨탈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법이 날아온 객석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걸어왔다. 켄티넨탈은 앞니를 들어내놓고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

데일러스는 가만히 다친 팔을 붙잡고 앉아 있는 류미를 응시했다.


“바일라. 류미님을 무슨 수를 써서든 쓰러뜨려줘. 지금 소환수가 제어가 되고 있지 않아. 류미님을 쓰러뜨려야 저 괴물이 멈출 것 같아. 그동안 내가 저놈을 붙잡고 있을게.”


요리를 끝마치고 뒤에서 팔짱을 끼고 앉아 구경하고 있던 스텔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인상을 구겼다.


“어디서 로브나 입는 놈이 저런 괴물을 방어 전사도 없이 싸우겠다고 하는 거지? 어이가 없네”


“왔으면 빨리 저놈이나 잡아!”


“이 거지 같은 놈이 기껏 힘들게 일하고 온 사람에게 말하는 본새 좀 보소.”


스텔린은 기다렸다는 듯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단숨에 도약했다.

그 충격으로 근처에 있던 목제 의자가 부서졌고 그는 근처에 떨어진 방패를 주워들고는 허리춤에 찬 중식도를 손에 들어 빙글빙글 돌리며 손목을 풀었다.


“오늘의 추천 코스요리로 토끼 스테이크 정식을 해볼까? 간다 데일러스.”


바일라는 경기장 외곽의 벽을 짚고 경기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켄티넨탈은 바일라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이때 스텔린은 켄티넨탈에게 바짝 붙었다.


“어이어이~ 어딜 보는 거냐. 토끼인지 돼지인지 모를 끔찍한 녀석아. 네 상대는 나다.”


켄티넨탈은 당근을 부메랑 모양으로 변형시켜 바일라를 향해 날렸고, 곧장 켄티넨탈은 빠르게 스텔린에게 붙어 주먹 꽉 쥐고 내리찍었다.


스텔린은 방패를 들어 주먹을 튕겨냈다. 곧장 중식도를 켄티넨탈의 왼쪽 다리를 노렸다. 아슬아슬하게 빗겨 나가긴 했지만, 켄티넨탈의 시선을 돌리게는 한 듯 보였다.


곧장 데일러스가 시전 한 뾰족한 고드름 조각들이 날아와 켄티넨탈의 오른쪽을 어깨를 가격했다.

두꺼운 가죽 덕에 큰 피해를 주지는 못했지만, 바일라가 류미에게 더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봐. 고작 그따위 얼음조각으로 상대할 녀석이 아니야. 하려면 좀 더 큰 걸로 던지라고.”


“넌 닥치고 그 녀석이나 상대해!”


바일라는 빠르게 날아오는 부메랑을 튕겨냈지만, 부메랑은 빙글 돌아 다시 방향을 잡고 날아오며 바일라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마치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바일라는 화살에 마력이 깃든 줄을 매달아 류미 근처에 쏘아 바닥에 고정시키고 줄을 타고 빙글 돌며 더 빠르게 이동했다.


데일러스는 그 뒤로 아이스 볼과 라이트닝 볼을 적절히 섞어가며 공격했지만 그는 굳건하게 버텨냈다.


“쓸모없는 마법사 같으니 언제까지 애교만 부릴 생각이냐. 그냥 강력한 마법으로 끝장 내버리라고!”


“제발 그 입 좀 다물어봐. 집중이 안 되잖아!”


스텔린은 공격과 방어를 적절히 섞어가며 공격하다가 방패를 들어 올리고 자세를 낮춰 방어 자세로 천천히 뒤로 이동해 그를 유인했다.


“아빠한테 오렴! 쭛쭛.”


켄티넨탈은 주먹은 마치 쇳덩어리 같았다. 북이라도 치듯 리듬을 타가며 들어 올리고 있는 방패를 마구잡이로 내리치며 따라갔다.


그 틈에 데일러스는 켄티넨탈이 류미를 보호하지 못하게 켄티넨탈의 뒤쪽에 불의 벽을 쳤다. 흥미를 잃은 켄티넨탈은 방패를 붙잡고 귀찮게 앞에서 알짱대는 스텔린을 멀리 날려버리고 곧장 바일라에게 달려가기 위해 불의 벽을 돌아갔다.


데일러스는 놈의 몸에 박혀 있는 고드름을 터뜨리고 그 자리에 얼렸고 양손 가득 불꽃을 만들어 켄티넨탈에게 날렸다.


거대한 불덩어리는 정확하게 놈을 타격했다. 엄청난 소음과 함께 켄티넨탈이 경기장 끝까지 날아가 벽에 처박혔고 경기장 벽이 무너져내리며 켄티넨탈을 묻어버렸다. 치명타로 들어간 듯했지만, 먼지 속에서 켄티넨탈은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젠장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건가?”


스텔린은 침을 뱉으며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데일러스. 오늘 야근 수당은 꼭 받아내겠다.”


바일라가 거의 류미에게 근접했지만 튕겨낸 놈의 당근 부메랑이 빠르게 바일라의 뒤쪽에서 다시 날아와 바일라의 발목을 가격해 그녀를 쓰러뜨렸다.


부메랑은 켄티넨탈에게 다시 돌아왔고 그는 부메랑을 붙잡고 힘을 주어 길게 늘어뜨려 끝을 뾰족하게 다듬은 다음 창의 형태로 당근을 변형시켰다.


켄티넨탈은 발목을 붙잡고 앉아 있는 바일라를 향해 창을 날렸다. 바람을 가르며 창이 곧장 바일라를 향해 날아갔다.


“바일라. 조심해!”


데일러스가 외쳐 보았지만, 발목을 다친 바일라는 미처 피하지 못했고, 창은 바일라의 왼쪽 대퇴부를 관통해 그대로 땅에 꽂혔다. 바일라는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꺄아악!”


데일러스는 불의 벽을 빠르게 움직여 바일라에게 향하려는 놈을 막았지만 켄티넨탈은 몸을 부딪쳐 손쉽게 벽을 부숴버리고는 쿵쾅쿵쾅 땅을 울리며 달려갔다.


절체절명의 순간 어디에선가 아그리사 나타나 너클을 낀 손으로 놈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잠시 주춤거리다가 턱을 쓰다듬으며 멈춰 선 켄티넨탈은 아그리사를 내려다보았다.


데일러스와 스텔린도 빠르게 켄티넨탈 쪽으로 달려와 뒤쪽에 섰다. 스텔린의 도발 주문을 시작으로 다시 스텔린과 맞붙었고, 그 사이 아그리사는 놈의 다리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놈의 다리가 점차 검은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좋아. 놈이 대미지를 입기 시작했어. 이대로 계속 몰아치자고!”


분노한 켄티넨탈은 지면을 주먹으로 강하게 강타해 두 사람을 멀리 밀쳐버렸다.


“우리 동료들을 밀어내 줘서 고맙다.”


데일러스는 지상에서 떠올라 몇 미터 정도는 공중에 떠 있었다. 데일러스의 머리 위에는 하얀 전기 구체가 힘겹게 제어되며 ‘파지직’거리고 있었고 엄청난 전기에너지가 마구잡이로 꺾이며 데일러스 몸을 휘감고 있었다.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을 정도로 구체는 눈부셨다. 데일러스가 양손을 몸 쪽으로 끌어당기며 움켜쥐자 엄청난 양의 줄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전기가 꺾이며 손으로 모여들었고 손을 뻗어 충전된 전기를 켄티넨탈을 향해 쏟아부었다.


엄청난 양의 전류가 빠른 속도로 놈의 몸을 휘감듯 타고 흐르며 몸 전체를 장악했다. 고통에 신음하며 절규를 내짖었고 굉음과 함께 켄티넨탈은 경기장 외벽으로 튕겨져나가 벽에 완전히 처박혔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한 데일러스는 바닥으로 내려와 주저앉았다.


“헉헉... 빨리 바일라와 류미님을...”


스텔린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바일라에게 달려갔고, 아그리사도 그의 뒤로 따라갔다.

켄티넨탈이 쓰러지고 류미는 으르렁거리며 손톱을 세워 휘저으며 맹렬히 저항했지만, 아그리사가 가볍게 목 뒤를 ‘툭’치자 정신을 잃고 맥없이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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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위기의 숲(3) 22.05.22 63 1 13쪽
22 22화 위기의 숲(2) 22.05.21 63 1 13쪽
21 21화 위기의 숲(1) 22.05.19 65 1 13쪽
20 20화 늙은 호랑이(2) 22.05.16 64 1 13쪽
19 19화 늙은 호랑이(1) 22.05.15 66 1 13쪽
18 18화 암살작전 22.05.14 68 1 13쪽
17 17화 그룹결성!(3) 22.05.12 75 1 12쪽
16 16화 그룹결성!(2) 22.05.09 83 1 12쪽
15 15화 그룹결성!(1) 22.05.08 88 1 13쪽
14 14화 새로운 출발 22.05.07 91 1 13쪽
13 13화 미운 오리 새끼(2) 22.05.05 103 1 12쪽
12 12화 미운 오리 새끼(1) 22.05.01 127 1 11쪽
11 11화 혼돈(2) 22.04.30 133 1 11쪽
10 10화 혼돈(1) 22.04.28 149 1 11쪽
» 9화 길드(3) 22.04.25 170 2 12쪽
8 8화 길드(2) 22.04.23 185 2 12쪽
7 7화 길드(1) 22.04.21 206 4 11쪽
6 6화 평화의 항구 22.04.18 240 4 11쪽
5 5화 갈림길에 선 두 남녀[수정] 22.04.17 257 4 12쪽
4 4화 의문의 남자[수정] 22.04.15 286 6 13쪽
3 3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3)[수정] 22.04.11 325 6 11쪽
2 2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2)[수정] 22.04.09 363 6 12쪽
1 1화 만남 그리고 새로운 시작(1)[수정] 22.04.08 56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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