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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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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킴
작품등록일 :
2021.05.13 21:41
최근연재일 :
2022.11.17 22:25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92,306
추천수 :
2,887
글자수 :
580,477

작성
21.06.15 15:52
조회
628
추천
25
글자
13쪽

13. 눈 속에서 피는 꽃(3)

DUMMY

명모는 다시 한 번 목놓아 부르짖었다.


"창현아!!"


닦아내고 닦아내도 소용없는 눈물이 그의 볼을 뜨겁게 적시고 있었다. 울음이 멈춰지지 않았다.


창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주변의 정황이 다급하게 흘러간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위험했다. 그러나 다 죽어가는 명모를 내버려 둘 수 없어 제일 먼저 그에게 달려온 것이었다.


친구가 눈앞에서 괴물의 위장으로 들어가는 꼴을 어찌 보겠는가.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말을 길게 끌 시간 따윈 없었다. 지금은 빠른 행동이 필요할 때였다.


"그래 나야. 조금만 기다려."


창현은 이를 악물고 짧게 답한 뒤 허리를 폈다. 그리고 앞에 버티고 선 커다란 괴물, 로이드를 노려보았다. 창현의 붉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활활 타올랐다.


귀화(鬼火). 말 그대로 도깨비불을 보는 것 같이 사이한 광채였다. 동시에 파괴적인 기세가 구름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화를 내고 있었다.


느긋하게 명모의 죽음을 지켜보던 로이드는 기척도 없이 튀어나온 창현 때문에 깜짝 놀랐다. 예민한 감각을 지닌 그에게, 창현이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탐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 되었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든 로이드는 태연해 보였다. 단지 인간 하나가 추가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놈들은 이제 곧 죽을 것이다. 괴물의 벽은 여전히 두터웠고 인간 놈들은 계속해서 기력을 빼앗기고 있었다.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로이드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혹시.. 이놈이?`


잠시 창현의 눈을 바라본 그는 무엇이 문제랴 했던 방금의 안일한 생각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의 라나트, 진에게 상처를 입힌 인간이 있다면 이 녀석 말고는 없을 게다. 아직 직접 부딪혀 보진 않았지만 알 수 있다. 느낄 수 있다. 눈앞에 있는 저놈이야말로 진정한 강자라는 것을 말이다. 로이드는 손가락을 꿈지럭거렸다.


"정말 지긋지긋하군. 네놈은 설마 그때 그놈인가?"


명석한 로이드는 창현의 중얼거림을 듣고 확신했다.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인간은 그의 라나트가 말한 `강한 인간`임이 틀림없었다. 바로 이놈이다!


로이드는 스스로를 진보다 강하다 여기지 않았으나 지금은 밤이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이다. 로이드는 계속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창현의 주변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너의 이야기는 들었다. 인간."


"말을 해?"


횃불처럼 빛나던 창현의 안광이 흔들렸다. 어떻게 괴물이 말을 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창현?"


"창현이 왔다!"


"너 이 새끼! 어떻게 된 거야!"


피를 토하는 비명 속에 섞여 분분히 그의 이름이 들려왔다. 명모가 내지른 울부짖음을 모두가 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싸우며 죽어가는 와중에도 그의 이름을 외쳤다. 마치 그것이 단 하나의 희망인 것처럼. 놀람과 기쁨에 들떠 다들 그를 찾았다. 창현은 얼른 정신을 수습했다. 그가 떠안은 책임은 그의 놀람과는 상관없이 막중한 거였다.


괴물이 말을 한다는 것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지금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무게추를 기우는 것은 지금 자신의 행동과 의지이리라.


창현이 기합을 내지르며 몸을 날렸다. 괴물을 향해서였다. 그리고 창현이 움직인 그 순간, 이가촌 사람들을 공격하던 괴물들의 일각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하르착과 이르웨스가 나타나 괴물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했던 것이다.


쨍!


로이드는 정면을 강타하는 창현의 기습을 받고 두어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밀려나는 자신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밤의 가호를 받는 그조차 물러서게 만드는 힘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인간의 힘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손톱 뿌리에서 핏방울이 고여 점점이 땅에 떨어져 내렸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아릿한 통증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것은 마음 한켠에서 우러나오는 비참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거였다.


로이드는 고개를 돌려 페이트를 무차별로 공격하는 두 명의 인간을 바라보았다. 큰 덩치에 작은 칼을 종횡무진 휘두르며 좌충우돌하는데 그 기세가 페이트들을 가뿐히 압도하고 있었다. 그들의 활약으로 페이트들은 주춤할 수밖에 없었고, 그럴 때마다 두 인간은 물 만난 물고기마냥 더욱 거칠게 날뛰었다.


로이드는 침착하게 눈을 돌려 이번엔 창현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하박(下膊), 팔뚝 길이의 크지 않은 칼을 역수(逆手)로 돌려 잡은 모습. 아래로 삐죽이 튀어나온 칼날이 마치 맹수의 이빨과도 같았다. 착각 때문인가? 허리를 굽혀 자세를 낮추었지만 그 모습이 외려 전보다 더욱 커 보이는 것은.


적과 대면하여 이토록 긴장하는 일이 도대체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았다.


`보고 싶었다, 강한 인간!`


로이드는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발을 움직였다. 빠르게 움직이는 그는 밤의 장막에 가려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다만 무언가 바람 가르는 소리, 바닥을 박차는 소리만이 장내를 휘감았다.


밤의 어둠 속에서 최고의 힘을 발휘하는 야힌. 태생부터 포식자의 운명을 지고 태어난 로이드는 그 피의 힘을 빌어 전력을 다했다. 아까 전 명모에게 가했던 공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창현은 애초부터 눈으로 괴물을 찾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이 정도 빠르기라면 눈으로 모습을 본다 한들 이미 늦을 게 뻔하다. 창현은 생각을 굳히고 팔을 끌어당겼다. 몸 가까이로 칼을 더욱 바짝 붙여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쉬쉬쉿!


발밑에 눈이 튀어 오르고 그 아래 깔린 흙도 같이 튀어 올랐다. 창현은 필사적으로 감각을 끌어올렸다. 솜털에 와 부딪히는 바람결이 선명했다. 코끝을 휘감는 놈의 냄새도 느껴졌다. 그러나 여전히 종적은 묘연하기만 하다.


처음의 격돌에서 창현은 약간의 이득을 보았음을 직감했다. 부러진 창을 다시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쓸 수 있는 무기가 꼭 창뿐인 것은 아니다. 그는 단도를 더욱 굳게 움켜쥐었다.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물론 지금 싸우고 있는 놈이 그가 지금까지 겪어온 그 어떠한 괴물들보다 강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창현은 깨달았다. 지금이 최선을 다해야 할 순간이라고. 변화된 몸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아직 모른다. 창현은 지금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쉿!


바람이 은밀히 갈라지며 오른쪽 어깨에서 핏줄기가 솟구쳤다. 창현은 필사적으로 몸을 뒤틀었지만 상처 입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조금 더 빠르게!`


칙!


공격이 가일층 빨라졌다. 창현이 생각하자마자 이번엔 왼쪽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놈이 곧바로 공격을 이어간 것이다. 실로 번개 같은 움직임이었다. 이번에도 창현은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상처의 깊이는 조금 전 오른쪽보다 한결 얕았다. 생각보다 빠른 감각이 본능적으로 어깨를 움직이게 만든 덕이었다.


창현은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놈의 종적을 찾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명모처럼 당할 수밖에 없었다. 또 피가 튀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상황이 반전되길 계속 기다렸다.


그러길 얼마간, 몸에 다섯 번째 핏줄기가 튀었을 때였다. 막막한 밤 속으로 침잠하는 그의 의식에 그림자처럼 괴물의 영상이 잡히기 시작했다. 창현은 숨을 들이켰다. 괴물의 영상이 손에 잡힐 듯 한층 또렷해졌다. 여섯 번째 공격은 바로 등 뒤였다.


쉬익!


창현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고, 동시에 손톱이 창현의 등을 길게 긁으며 지나갔다.


"이제 소용없다, 괴물!"


창현이 회심에 찬 미소를 지으며 몸을 반전한 것은 그때였다. 격증한 것처럼 보였으나 피가 튀지 않았다. 괴물의 손톱은 창현의 옷만 가르고 지나쳤던 것이다. 우연이었던가. 괴물의 실수였던가. 창현의 행동은 그것이 아님을 입증했다.


몸을 반전한 창현이 재빠르게 물러서는 그림자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창현의 외침이 오히려 느리게 생각될 정도로, 칼은 캄캄한 밤을 찢으며 순식간에 괴물의 목줄을 노리고 날아갔다.


쒜에엑!


그러니 로이드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마치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유연하게 몸을 젖혔다. 칼이 아슬아슬하게 로이드의 턱밑 허공을 가르며 빠져나갔다. 유유히 칼을 피해낸 로이드가 훌쩍 뒤로 뛰어 거리를 벌렸다. 무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회심의 공격이 실패했지만 창현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밝다고 할 수 있었다. 그의 인지능력과 순간적인 반응이 드디어 괴물의 공격을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못내 기뻤던 것이다.


손에서 칼을 빙빙 돌리는 창현을 바라보며 로이드는 무척이나 기분이 상해야 했다. 목에서 쓴물이 올라왔다. 단지 공격이 실패해서 뿐만은 아니다. 이제 재미는 다 봤냐는 듯이 바라보는 인간 놈의 눈빛이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로이드는 울컥하는 마음이었지만 경험 많은 베엘닥치답게 최대한 냉정해지려고 애썼다.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다시 싸워볼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진의 도움을 받을 것인가?


"키에에엑!"


괴물들의 아우성이 크게 귀를 자극했다. 로이드는 눈동자만 굴려 장내를 훑어보았다. 이가촌 사람들이 형성한 방진의 앞쪽, 로이드와 창현이 서 있는 공간을 제외한 다른 모든 방향에서 괴물들이 발광하고 있었다.


로이드는 대충 상황이 정리됐으리라 생각하였지만 일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지고 무너져버릴 것 같았던 인간의 무리는 좀처럼 깨어지지 않았다. 아니, 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굳건하고 단단하게 뭉쳐서 괴물의 벽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멀어지고 있었다.


성난 곰처럼 날뛰는 인간 두 명의 가세로 그렇게 되었다는 건 누군가 설명하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로이드가 창현과 대치하는 잠깐 사이에도 괴물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창현 역시 바보가 아닌지라 형세가 유리하게 흘러간다는 걸 바로 파악했다.


창현은 몸 이곳저곳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참아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이 농밀해지고 있었다. 이대로만 시간이 흘러간다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을 테다. 밤이 지나면, 곧 떠오를 태양은 인간의 편이므로.


"인간을 처음 겪어보는 것은 아니지만, 너희들은 실로 이상하구나. 솔직히 감탄스럽다. 오늘 밤 나의 계획이 실패한 것을 인정한다, 인간이여. 너는 강하다. 그렇지만 너의 강함이 너를 죽이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로이드가 작게 말했다. 그것은 패배를 자인하는 말에 다름이 아니었다. 작은 소리였다고는 하나 창현은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 순간 로이드의 입이 다시 벌어졌다.


고오오오..!!


그것은 인간의 말도 아니고, 다른 언어도 아니었다.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 어떤 떨림이라고 해야 정확할 거였다. 초식동물을 공포에 떨게 하는 호랑이의 포효처럼, 로이드가 발산하는 저주파의 파동은 생명체로 하여금 의식 저변에 깔린 두려움을 이끌어 내는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크윽.."


광분하며 인간을 공격하던 페이트도, 그들의 공격에 맞서 몸을 지키던 인간들도, 그리고 창현마저도, 모두 필사적으로 로이드가 발산하는 진동을 견뎌야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아무도 몰랐다. 어느 사이엔가 고요가 찾아왔다. 사방을 움켜쥐고 흔들어대던 진동이 멈추어 있었다. 거칠게 내뿜어지던 숨소리조차 잦아든 완벽한 침묵이었다.


"조금 늦었군?"


저벅 저벅.


로이드의 뒤편에서 튀어나온 말소리였다. 강압적으로 이루어진 침묵이 그 말소리로 깨어져 나갔다. 로이드는 말이 들려오기 전부터 누군가 올 줄 알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옆으로 비켜섰다. 그리고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목소리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라나트여!"


목소리의 주인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아고 아르슬랑의 제를렉, 진이었다.


"지쳤구나, 로이드."


담담한 진의 음성을 듣고 창현은 간담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상했다. 솜털마저 곤두섰다. 뜬금없는 기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황폐한 이가촌의 모습과 그곳에 남겨진 절망의 손자국, 피로 얼룩진 그들의 터전이 말이다. 불길한 기억과 함께 그들은 결국 이렇게 다시 만났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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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18. 급전직하急轉直下(3) +2 21.09.26 293 13 16쪽
68 18. 급전직하急轉直下(2) +2 21.09.19 272 11 16쪽
67 18. 급전직하急轉直下(1) +2 21.09.12 283 13 14쪽
66 17.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4) +6 21.09.05 404 12 14쪽
65 17.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3) 21.08.29 344 11 14쪽
64 17.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2) 21.08.22 349 15 12쪽
63 17.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1) +2 21.08.18 379 16 11쪽
62 16. 미지未知를 찾아(5) +2 21.08.14 408 17 18쪽
61 16. 미지未知를 찾아(4) +2 21.08.08 421 19 12쪽
60 16. 미지未知를 찾아(3) +2 21.08.04 430 16 12쪽
59 16. 미지未知를 찾아(2) +4 21.07.30 523 15 14쪽
58 16. 미지未知를 찾아(1) +1 21.07.25 615 1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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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14. 새로운 안식처(4) +1 21.06.27 636 20 11쪽
53 14. 새로운 안식처(3) +3 21.06.25 629 21 11쪽
52 14. 새로운 안식처(2) +3 21.06.20 660 19 15쪽
51 14. 새로운 안식처(1) +1 21.06.18 723 18 15쪽
50 13. 눈 속에서 피는 꽃(5) +3 21.06.17 639 21 10쪽
49 13. 눈 속에서 피는 꽃(4) +1 21.06.16 621 24 10쪽
» 13. 눈 속에서 피는 꽃(3) +2 21.06.15 629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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