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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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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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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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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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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1화 결전 (完)

DUMMY

171화 결전


바네사와 유리를 붙잡은 강한이 허리를 폈다.


똑바로 서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한계인가.”


몸이 말을 안 들었다.


덜덜 떨리며 경련이 몰려왔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심해처럼 깊고 북풍처럼 차가운 추위가 느껴졌다.


“아니, 마지막 카드가 남았다.


생기와 활력이 사라진 얼굴로 강한이 피를 팍하고 토했다.


“강한!”


바네사가 비명 질렀다.


“안 돼!”


유리가 경악했다.


손을 들어 올린 상태로 강한이 중얼거렸다.


“딱 한 번 만 사용 할 수 있어.”


말이라기보다는 옹알이 수준에 가까운 음성이었다.


“실패하면 끝이야.”


눈을 감은 강한이 들어 올린 주먹을 폈다.


“모든 일을 지금 마무리한다.”


손바닥으로 모인 전신의 기운이 하늘로 치솟았다.


-쿠웅!


크툴룬이 혼신을 다해 나오려다 힘과 충돌했다.


“크아악!”


그 상태로 포탈 속으로 빨려 들어간 크툴룬이 간절하게 손을 뻗었다.


-구구구!


허망한 손길이 포탈 밖을 스쳤다.


“지금!”


강한이 손바닥을 쥐며 가슴으로 가져갔다.


-키잉!


포탈이 닫히기 직전이었다.


크툴룬은 보이지 않았다.


“이동한다.”


-핑!


눈을 뜨기 힘든 빛에 감싸인 강한과 일행이 사라졌다.


바닥 위로 표시된 동근 흔적만이 누군가 있다 말했다.


강한과 일행은 닫히기 직전인 포탈을 이용했다.


어나더 월드, 지구, 혼돈의 세계가 하나가 된 순간.


그 틈을 이용해 고향으로 복귀했다.


-콰콰콰!


엄청난 에너지와 빛을 끌고 오며.


-쿠쿠쿠!


대지 위로 거대한 크리에이터를 만들며.


-콰아앙!


폭발과 함께 하늘을 쪼개며.


“해냈다.”


서울 폴리스 남쪽 허허벌판에 도착한 강한이 쓰러졌다.


“빨리 구조 요청을!”


바네사가 유리를 보며 소리쳤다.


대답 대신 태블릿을 꺼낸 유리가 무언가를 조작했다.


곧바로 서울 폴리스로 긴급 구조 요청 신호가 갔다.


어떻게 복귀했는지 생각할 시간도 없어.


-두두두!


얼마 안가 멀리서 펠리컨 한 대가 날아왔다.


이미 하늘에서 빛이 떨어진 순간 출발한 모양이었다.


안에는 가드와 강화인간이 타고 있었다.


“생존자 확인했습니다.”


리더로 보이는 한 여자가 말했다.


“맙소사.”


마른 침을 삼킨 리더가 떨리는 손끝으로 무전기를 건드렸다.


“강한과 바네사 총사령관 그리고 오유리 씨를 발견했습니다.”


파일럿이 선회를 하다 급하강했다.


“내려서 자리 만들어!”


세 사람을 태우기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응급 치료 키트 가져와!”


만신창이가 된 세 사람을 끌고온 의무병이 치료를 해 주었다.


분주하고 능숙한 손길로 상처를 보살폈다.


강한은 자리에 눕자마자 의무병이 여러 약품을 투여했다.


“여기서 치료에 한계가 있습니다.”


큰 병원으로 가야했다.


“어서 이동한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펠리컨이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그 다음 곧장 서울 폴리스로 향했다.


바네사와 유리가 강한을 걱정스럽게 보였다.


폴리스 역시 상태가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 일어난 충격과 변형체와 싸운 전투 여파가 너무 심했다.


제대로 치료 할 공간과 장비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할 수 있어.”


두 사람이 말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넌 해낼 거야.”


바네사가 무릎 위를 손으로 꽉 쥐었다.


“넌 강한이니까.”


펠리컨이 절반 쯤 박살난 병원 위에 착륙했다.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몰려왔다.


세 사람이 안내받아 이동했다.


비어 있는 수술실이 곧바로 잡혔다.


차가운 수술대 위에 강한이 눕혀졌다.


“온 몸을 새로 만들어야 할 수준이군.”


담당 의사가 말했다.


“모두 성공할 때까지 집에 갈 생각은 하지 말도록.”


장시간에 걸친 고난도 수술이 진행됐다.


신경을 하나씩 잇고 근육을 재건했다.


쓸 수 없는 장기를 걷어내고 인공 장기를 삽입했다.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 같았다.


다행이 결과는 좋았다.


자랑해도 될 만큼 성공적이었다.


기적이라 불릴 수술이었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가 말했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결과에 비해 얼굴이 굳어 있었다.


“의식을 차린다면 다행이지만 평생 그렇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첨단 의료 기술이 존재해도 살고 죽고는 본인 여하에 있다.


“예전과 같지 않을 수도 있고요.”


살아난다 해도 몸 상태가 좋으리란 보장도 없다.


“주변에서 계속 응원해 주고 돌봐줘야 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의사가 중환자실을 나섰다.


수환이 수연을 끌어당겼다.


어깨를 붙잡고 눈물을 닦아 주었다.


바네사가 그 모습을 보다 바닥으로 시선을 옮겼다.


유리는 등을 돌렸다.


세상을 구한 사람치곤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아.”


이름을 부르는 수연을 보다 간호사가 주의를 주었다.


“시간 다 됐습니다.”


면회를 무작정하기 힘든 상태였다.


“이제 그만 나가주세요.”


네 사람이 간호사 말에 따라 중환자실을 나섰다.


하루에 겨우 10분.


강한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네 사람은 매일 면회시간이라도 강한을 보고 보살피기 원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못했다.


다음 날, 강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흔적도 없이.


침대는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닫은 흔적 또한 없었다.


목격자도 존재하지 않고, CCTV에 찍히지도 않았다.


증발했으리란 의심이 들 정도로 강한은 교묘하게 사라졌다.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은 채.


*


쌀쌀한 바람이 불었다.


낙엽이 거리를 비스듬히 스치다 하늘로 올라갔다.


강한이 외투를 끌어당겼다.


따뜻한 커피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주변으론 행인이 지나 다녔다.


한 모금 커피를 마신 강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익숙해진 불어로 종업원에게 인사한 강한이 이동했다.


테라스를 벗어나 한 식당 앞을 지나갔다.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안에선 유명한 정재계 인사가 자선행사를 하고 있었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본 강한이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젠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계속해서 인도를 따라 걸어 간 강한이 모퉁이를 돌았다.


레스토랑 문을 열고 누군가 벌컥 나왔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따라오고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계속해서 걸을 뿐이었다.


“이봐!”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리기 전까지.


“한 맞지?”


멈칫한 강한이 주머니 속 주먹을 꽉 쥐었다.


“왜.”


한 여자가 등 뒤로 다가갔다.


“왜 그렇게 사라진 거야?”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로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사람 잘 못 봤습니다.”


기척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웠다.


지는 해를 따라 그림자가 강한 앞으로 길게 드리웠다.


여자가 말했다.


“네 목소리, 형태, 느낌까지 전부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조금 더 다가온 여자가 강한 바로 뒤에 섰다.


“속일 생각하지 마. 아니라면 얼굴을 보여주던가.”


곤란하단 표정으로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이러지 마요.”


아랫입술을 깨문 강한이 한 숨을 푹 쉬었다.


“이유가 있으니까.”


여자가 눈썹을 찡그렸다.


“이유?”


강한이 꽉 입을 다물고 시간을 흘리다 대답했다.


“모든 건 계획 일부였습니다.”


그 말에 여자가 손을 뻗었다.


“그딴 계획이라는 거 상관없어.”


강한이 한 발자국 걸어 나가 손길을 피했다.


“아뇨, 상관있어요.”


머뭇거린 여자가 금방 눈물 쏟을 얼굴을 했다.


“들어 봐요.”


강한이 망설이지 않고 말을 이었다.


“포탈과 관련된 모든 존재를 소멸시키려는 계획이었으니까.”


고개를 똑바로 고정하고 말에 집중했다.


“처음엔 분명 양쪽 문명을 초기화 했다고 생각했죠.”


옅은 슬픔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완벽했던 건 아니었어요.”


여자가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여지가 남아 있었죠.”


하늘을 본 강한이 씁쓸하게 웃었다.


“세계는 확실히 후퇴했습니다.”


구름이 보였다.


“느리지만 천천히 과거로 돌아갔죠.”


주머니에서 손을 뺀 강한이 하늘을 향해 뻗었다.


“로스트 테크놀로지는 맥이 끊겼고, 기술은 발전하지 못합니다.”


그 상태로 주먹을 쥐고 끌어당겼다.


“얼마 안가 근대시대로, 시간이 더 지나면 중세시대까지 가겠죠.”


고개를 떨어뜨린 강한이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살아있는 지식인과 노하우가 전부 사라지면 원시 시대로.”


여자를 놔둔 채 강한이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그 이전에 저도 사라져야 합니다.”


따라가려던 여자가 멈칫했다.


“설마.”


강한이 슬쩍 고개를 돌렸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미세하게.


와인처럼 붉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보였다.


볼륨 있는 몸매와 하얗고 깨끗한 피부가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바네사.”


이름을 말한 강한이 성큼 걸음을 옮겼다.


“포탈과 관련된 지식은 날 마지막으로 소멸할 겁니다.”


커다란 건물 모퉁이를 돈 강한이 그림자 속으로 이동했다.


빠르게.


바네사가 서둘러 따라갔지만 행인 없는 거리만 보일 뿐 이었다.


아무도 없었다.


멀리서 다가오던 차 한 대 만이 멍한 바네사를 스쳐갔다.


모은 양손을 붙잡고 바네사가 눈물을 글썽였다.


강한이 한 말을 이해해기 때문이다.


“넌 그렇게 까지.”


누구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운명이 아니었다.


스스로가 지닌 모든 걸 포기해야 하는 일이었다.


부와 명예.


권력과 인기.


어떤 사람은 이를 얻기 위해 평생을 받친다.


강한 역시 그래왔다.


마지막 순간 스스로 사라지는 선택을 하며 모든 걸 버렸다.


존재 자체를 지우기 위해 사라졌다.


그 뜻을 누가 알까?


어쩌면 다시는 강한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지구에 존재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포탈과 관련된 유일한 지식을 지닌 존재.


강한이 예전처럼 헌터일지 아니면 그 이상일지 알 수 없다.


다만, 바네사는 그 모든 걸 고려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기적이라 할 만 했지만 그만큼 마음이 깊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눈물을 훔친 바네사가 말했다.


“다시 만나면 반드시 널 잡을 거야.”


목울대가 파르르 떨렸다.


“같이 떠나기 위해.”


중력을 따라 떨어진 눈물이 바닥 위로 꽃잎을 펼치며 쓰러졌다.


“한아.”


바네사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


서울.


새롭게 지어진 롯데 타워 위에서 강한이 아래를 내려 봤다.


수많은 사람과 차가 지나다녔다.


활기와 생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더라?


강한이 생각했다.


원시시대로 초기화된 문명이 현재까지 발전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거치며 말이다.


비록 현존하는 사람에겐 무척 길게 느껴질 일이지만.


“나에겐 짧았지.”


신기하게도 역사는 반복되었다.


모든 명사와 사건이 전과 동일했다.


흐름마저도 똑같았다.


다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강한 혼자였다.


“분명 다른 점도 있지만.”


피식한 강한이 팔짱을 꼈다.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포탈이 없다는 정도.”


크툴룬이 말한 운명이라는 흐름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


“그 점을 제외하면 신기할 정도로 과거와 똑같았어.”


어떤 식으로 미래가 바뀔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그랬다.


“멸망하지 않은 나머지 동일한 시간 때 사건을 따라가는 걸까?”


턱을 어루만진 강한이 상념에 잠긴 얼굴을 했다.


“이대로 간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네.”


아직 한참 멀었지만 그리운 사람이 많았다.


“포탈만 열리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야.”


롯데 타워 위에서 강한이 뛰어 내렸다.


그 상태로 다리를 부드럽게 핀 강한이 지상 위로 착지했다.


소리하나 내지 않고.


염동력으로 주변이 일렁이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럼 가볼까?”


주머니에서 비행기 표를 꺼낸 강한이 미소 지었다.


“맨해튼이었지?”


오늘은 최초 포탈 연구 기지를 습격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이게 끝이다.”


비행기 표를 다시 주머니에 넣은 강한이 지지한 얼굴을 했다.


“가볼까.”


골목에 세워진 붉은 스포츠카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삐빅하는 소리가 들렸다.


깜빡이가 두 번 켜지다 꺼졌다.


문으로 다가간 강한이 운전석에 앉았다.


검지를 뻗어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부웅!


엔진이 작동했다.


진동이 느껴졌다.


빠르게 도로로 접어든 강한이 인천으로 질주했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 할 생각이었다.


마무리를 위해.


오늘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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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169화 혼돈의 성에서 19.04.12 157 2 12쪽
167 168화 혼돈의 성에서 19.04.11 173 2 11쪽
166 167화 혼돈의 성에서 19.04.10 158 4 11쪽
165 166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9 193 4 12쪽
164 165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8 188 3 12쪽
163 164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7 154 3 12쪽
162 163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6 194 3 13쪽
161 162화 혼돈의 세계로 19.04.05 166 3 11쪽
160 161화 혼돈의 세계로 19.04.04 180 3 12쪽
159 160화 혼돈의 세계로 19.04.03 174 3 12쪽
158 159화 소용돌이 요새 전투 19.04.02 173 3 13쪽
157 158화 소용돌이 요새 전투 19.04.01 162 3 12쪽
156 157화 소용돌이 요새 전투 19.03.31 229 3 12쪽
155 156화 뒤틀린 교단 19.03.30 178 3 12쪽
154 155화 뒤틀린 교단 19.03.29 182 3 12쪽
153 154화 뒤틀린 교단 19.03.28 192 6 11쪽
152 153화 뒤틀린 교단 19.03.27 205 4 12쪽
151 152화 뒤틀린 교단 19.03.26 202 4 12쪽
150 151화 타락 19.03.25 196 6 12쪽
149 150화 타락 19.03.24 26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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