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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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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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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8화 혼돈의 성에서

DUMMY

168화 혼돈의 성에서


성문 앞에 선 강한이 손을 뻗었다.


모든 물리적 타격과 마법을 무시했으면서 아주 간단하게 열렸다.


너무 쉬워 당황할 정도로.


손을 바라본 강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모로 가도 혼돈의 성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강한이 문을 통과했다.


들어가기 직전 저항감이 있기는 했지만 미약했다.


공기가 밀려 나오며 느껴지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상하군.”


강한이 몸을 내려 보았다.


“혼돈의 힘이라.”


증명하긴 힘들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혼돈의 힘이 성 내부와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몸속에 남은 힘이 열쇠 역할을 하는 걸까?


가능성 높은 가설이었다.


“오직 나만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거면.”


굳은 얼굴로 강한이 성 내부로 들어갔다.


“그렇게 설계 되었거나, 누군가 의도를 했거나.”


쿵하고 문이 닫혔다.


“아니면 운이거나.”


강한은 뒤 돌아보지 않았다.


시선을 단단히 고정한 상태로 천장을 올려봤다.


“여긴 굉장하군.”


끝이 모를 천장엔 혼돈의 기운이 화려하게 흐르고 있었다.


우주가 순환하는 과정을 표현한 천장화 같았다.


뜬금없기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강한이 머리를 두드렸다.


“젠장.”


굳이 떠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멈출 수 없었다.


마치 피부와 호흡을 통해 기억과 지식이 흘러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뭐야, 이거?”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강한이 토했다.


고개를 내려 속을 게웠다.


-우욱!


뇌를 주물럭거리는 기분이 결코 좋지 않았다.


“느낌이.”


한참을 토한 강한이 침을 뱉었다.


“개같이 더러워.”


먹물처럼 검은 바닥이 보였다.


“도대체 여긴 어떻게 생겨 먹은 공간이야?”


심호흡을 한 강한이 허리를 폈다.


다행이 더 이상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토와 함께 떠밀려 나간 모양이었따.


그 상태로 강한이 발을 내디뎠다.


통하고 물결이 퍼져 나갔다.


형형색색 물감을 풀어 헤친 모습처럼 검은 바닥이 변했다.


“환각을 봐도 이상하지 않을 공간이야.”


뒤통수를 긁적인 강한이 좌우를 둘러보았다.


외부에서 볼 땐 성 같았지만 그건 단지 이미지에 불과해 보였다.


내부는 완전히 달랐다.


기둥 같은 혼돈의 기운이 솟구치는 걸 보고 뭐라 해야 할까?


공간과 시간조차 여기선 의미가 없는 모양이었다.


다만 몸이 움찔거릴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긴 했다.


“전율이 일 정도군.”


분노를 터트리기 직전인 거인 몸속 같았다.


이대로 폭발하면 그대로 세상이 소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툴룬이 노리는 것이 이런 건가?”


못마땅한 얼굴로 강한이 걸었다.


“어떻게든 이 에너지를 감소시켜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지만 일단 앞으로 나갔다.


“뭘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모르겠군.”


한참을 걷고 또 걸었다.


게임 속 맵이 끝나는 지점처럼 투명한 장벽이 나타날 때까지.


바로 앞에 선 강한이 한숨을 쉬었다.


이건 또 어떻게 해야 할까?


한참을 고민하던 강한이 손을 내려 보았다.


문을 열 때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설마하니 열려라 참깨 같은 말로 열리진 않을 테니까.


여기에 음성인식 기능이 있을 리도 없고.


생각 끝에 강한이 손을 뻗어 장벽을 만져 보았다.


처음엔 아무런 반응도 없어 틀린 줄 알았다.


강한이 역시 이것도 아닌가 하고 턱을 만질 때쯤이었다.


-우웅!


허공에 글귀가 나타났다.


처음 보는 글자였지만 묘하게 이해가 되는 모습이었다.


[만물이 태어난 장소를 기억해라]


의미심장한 문장이었다.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인상을 쓴 강한이 투명한 장벽을 바라봤다.


마치 자동문처럼 양 옆으로 갈라져 있었다.


“오, 이건 참 신기한 시스템이군.”


역시라는 얼굴로 강한이 안으로 들어갔다.


-후우웅!


바람과 함께 광활한 장소가 떡하고 나타났다.


“음?”


혼돈의 힘으로 뒤죽박죽이 된 땅과 하늘이었다.


“갑자기?”


그 가운데 작은 통나무집과 함께 푸르른 잔디가 있었다.


나무도 한 그루 존재했다.


강한이 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역시 환각을 보는 건가?”


설마하니 저런 공간이 있을 거란 예상 못했다.


“아니면 의외로 크툴룬이 감성적이거나.”


사인검을 느슨하게 반쯤 푼 강한이 앞으로 다가갔다.


주변을 날카롭게 살피며 전진했다.


긴장한 나머지 땀이 흘렀다.


어디선가 그런 강한을 달래려는 걸까?


바람이 불어왔다.


산들거리며 피부를 간질이는 부드러운 바람이었다.


향긋한 풀 냄새와 맑은 공기도 느껴졌다.


“웃기는 군.”


잠시 서서 피식한 강한이 통나무로 만든 문에 손을 가져갔다.


이런다고 경계심을 버릴 순 없다.


방심한 대가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에서야 강한도 마음을 편히 하지만 여기선 아니었다.


가능하다면 잠조차 자지 않을 생각이었다.


“열려 있는 건가?”


강한이 팔을 뻗어 문을 밀었다.


경첩이 끼익하며 열렸다.


안으로 들어간 강한이 주변을 둘러봤다.


“아.”


가구조차 없는 통나무 집 내부가 보였다.


“텅 빈 집이라?”


머리를 긁적인 강한이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장난하는 건가.”


팔짱을 낀 강한이 문을 돌아봤다.


“나 참.”


여긴 아무것도 없었다.


뭔가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정말 텅 비고 낡은 통나무 집이었다.


누군가 살았던 흔적도 없었다.


한숨을 내쉰 강한이 문을 열고 나갔다.


“어?”


문 앞에선 강한이 눈을 깜빡였다.


“뭐지?”


오른 손으로 두 눈을 비빈 강한이 게슴츠레 떴다.


이상한 공간이 펼쳐졌다.


“풍경이?”


들어오기 직전 보았던 풍경이 아니었다.


완전히 바뀌어 이제 돌들이 떠다니는 특별한 장소가 나타났다.


“잠깐,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지.”


그렇게 생각될 만한 광경이었다.


“정말 나이트메어?


하지만 혼돈의 성에서?


그럴 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다.


지금 강한 수준이라면 키메라는 상대도 되지 않는다.


나이트메어에 가둘 생각이라면 이해는 가지만.


정말 그렇다면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강한이 다리에 힘을 주고 돌을 밟으려 했다.


그 상태로 다른 돌 위로 올라서 하늘에서 내려 볼 계획이었다.


-크르르!


어디선가 포악한 짐승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키메라?”


몸을 빙글 돌린 강한이 경계심을 끓어 올렸다.


“진짜 키메라가 있단 말인가?”


의구심 어린 표정으로 강한이 소리 들린 방향을 보았다.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돌 사이를 툭툭 치며 접근했다.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스읍.”


자세를 낮춘 강한이 사인검을 머리 위쪽으로 들고 겨누었다.


“목구멍에 구멍 하나를 더 만들어 주마.”


이대로 모습이 나타나는 즉시 찌르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상대가 예상 밖 반응을 보이기 전까진 말이다.


“여기까지 오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지.”


키메라가 말했다.


“그것도 네가 여기까지 오리라곤 더더욱 생각하지 않았다.”


돌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존재가 강한 앞에 섰다.


“넌?”


강한이 물었다.


“네가 어떻게?”


머리에 큰 뿔 달린 사자 머리 키메라가 서있었다.


두껍고 거친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손엔 날카로운 손톱이 보였다.


창끝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키메라가 강한을 내려 보았다.


“날 찾아온 게 아닌가?”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잔뜩 준 강한이 얼굴을 구겼다.


“크툴룬.”


세상에서 가장 예리한 단검 같은 송곳니를 보이며 크툴룬이 웃었다.


“강한.”


크툴룬이 강한 앞에 섰다.


“반갑다 인사라도 해야 하나 싶군.”


위아래로 시선을 옮긴 크툴룬이 손을 뻗었다.


“뭐, 그럴만한 사이는 아니지만.”


사인검을 쥔 크툴룬이 팔에 힘을 주었다.


-부웅!


강한을 허공으로 띄워 내팽개쳤다.


-쾅!


돌 사이를 박살내며 튕겨나간 강한이 바닥 위로 충돌했다.


-콰악!!


바닥에 금이 갔다.


사인검을 박고 멈춘 강한이 고개를 들었다.


“비겁한.”


강한이 벌떡 일어섰다.


이 정도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한다.


데미지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었다.


크툴룬이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로 여유만만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우주는 아주 단순 명료하지.”


손가락을 까딱하자 크툴룬 주변 돌이 타올랐다.


혼돈 에너지로 뜨겁게.


크툴룬이 불타는 돌덩어리를 살펴보곤 검지를 앞으로 찍었다.


-슈아악!


기관총에서 쏟아진 탄환처럼 돌덩어리가 날아갔다.


-투콰콰!


강한이 이를 단기 예지로 파악한 다음 몸을 움직였다.


쉴 새 없이 사이사이로 피하며 크툴룬에게 접근했다.


단 한 발도 머리카락조차 스치지 못했다.


완벽한 회피였다.


전투에는 도가 튼 강한이었다.


순식간에 한발자국까지 거리를 좁혔다.


“개똥같은 소리.”


사인검에 힘을 불어넣은 강한이 크툴룬 옆구리를 베었다.


“집어 치워.”


-콱!


크툴룬이 이를 오른 손으로 잡은 다음 잡아 당겼다.


“내 말이 우습다고 할 수 있는 존재는 네가 유일하지.”


이글이글 거리는 눈으로 크툴룬이 강한을 노려봤다.


“그 짧은 지식으론 이해할 수조차 없으면서.”


강한이 벗어나려 했다.


“놔라!”


크툴룬이 힘을 더 주었다.


“어딜.”


조각이 가진 모든 힘을 동원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발로 차고 박치기를 날렸지만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 저항하지 마라.”


크툴룬이 손에 힘을 주었다.


-콰드득!


사인검에 금이 갔다.


“모든 존재는 결국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법.”


말도 안 된다는 눈으로 강한이 사인검을 바라봤다.


“이제 두 세계는 파멸하리라.”


사인검이 천둥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조각이 되어 사방팔방 흩어졌다.


때문에 강한이 충격과 함께 바닥 위로 떨어졌다.


크툴룬이 강한을 무시하며 하늘로 떠올랐다.


혼돈의 성 내부가 경련할 때처럼 진동했다.


멍하니 이를 지켜 본 강한이 절망적인 눈을 했다.


“사인검이.”


제대로 힘조차 내보지 못하고 박살났다.


“아아.”


유일한 방법이 사라졌다.


크툴룬은 상대 가능한 존재가 아니었다.


정말이지 시작도 해보기 전에 발려버린 셈 이었다.


“이 순수한 힘으로 오만한 너희를 정화해주마.”


벌레 볼 때처럼 크툴룬이 강한을 보았다.


“우주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생충인 너희가 사라져야 하는 법.”


혼돈의 힘이 혼돈의 성 내부를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강한이 두려움을 느끼곤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세상이 이대로 멸망하는 걸까?


혼돈으로 돌아가는 걸까?


크툴룬이 원하는 방법대로?


“너희 운명은 여기까지다.”


인간이 지닌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힘이 터져 나갔다.


세상 모든 숫자와 단위를 합쳐도 표현 불가능한 정도였다.


두 세계는 물론 우주가 태초로 돌아갈 정도 대단했다.


빅뱅이라 말을 해도 좋을까?


태어난 그곳으로.


시작이자 끝인 그때로.


크툴룬은 우주를 재정비하고 싶었다.


소비할 줄만 알고 자신이 전능하다 여기는 저 생물에게.


오만방자하고 겸손할 줄 모르는 저 존재를 쓸어버려야 했다.


모든 우주의 힘이 소비되어 엉망이 되기 전에.


지식을 지닌 저 생명은 기생충일 뿐.


실패한 생물이었다.


두 세계 전부 실패했다.


혼돈에서 태어난 무작위 선택이 결국 시간낭비였다.


그래도.


크툴룬에게 시간은 의미가 없었다.


무한히 살아가는 존재에게 그런 개념은 필요 없었다.


다시 시도하면 되는 일이었다.


성공할 때까지.


제대로 된 성공작이 나올 때까지.


얼마든지 다시 만들고 파괴하면 언젠가는 제대로 되겠지.


혼돈의 힘으로 소멸해가는 두 세계를 느낀 크툴룬이 웃었다.


드디어.


만족스러웠다.


시간이 되었고 성공했다.


끝이자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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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8화 혼돈의 성에서 19.04.11 174 2 11쪽
166 167화 혼돈의 성에서 19.04.10 159 4 11쪽
165 166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9 193 4 12쪽
164 165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8 189 3 12쪽
163 164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7 155 3 12쪽
162 163화 궁지에 몰린 고양이 19.04.06 195 3 13쪽
161 162화 혼돈의 세계로 19.04.05 167 3 11쪽
160 161화 혼돈의 세계로 19.04.04 181 3 12쪽
159 160화 혼돈의 세계로 19.04.03 175 3 12쪽
158 159화 소용돌이 요새 전투 19.04.02 174 3 13쪽
157 158화 소용돌이 요새 전투 19.04.01 162 3 12쪽
156 157화 소용돌이 요새 전투 19.03.31 230 3 12쪽
155 156화 뒤틀린 교단 19.03.30 179 3 12쪽
154 155화 뒤틀린 교단 19.03.29 183 3 12쪽
153 154화 뒤틀린 교단 19.03.28 193 6 11쪽
152 153화 뒤틀린 교단 19.03.27 206 4 12쪽
151 152화 뒤틀린 교단 19.03.26 203 4 12쪽
150 151화 타락 19.03.25 197 6 12쪽
149 150화 타락 19.03.24 263 4 12쪽
148 149화 타락 19.03.23 241 2 14쪽
147 148화 지하 도시 수호 작전 19.03.22 256 4 15쪽
146 147화 지하 도시 수호 작전 19.03.21 210 4 15쪽
145 146화 지하 도시 수호 작전 19.03.20 213 4 14쪽
144 145화 지하 도시 수호 작전 19.03.19 230 4 11쪽
143 144화 마나 수정 광산 19.03.18 23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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