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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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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6.0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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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하트의 반(VAN) - 2-17 잠행(5)

DUMMY

2.17 잠행(5)



마당에 쓰러져 있던 지크가 정신을 차린 건 제법 시간이 지난 뒤였다. 기절한 게 워낙 순식간이어서 정신차리고는 옆에 서 있는 엘리어트를 가만 보다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한참 생각하는 것 같더니, 어둠속에서도 이내 지크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그러나 의외로 상황 판단이 바로 됐는지 더 난동부리지 않고 그는 그대로 바로 몸을 돌렸다. 물론 그러면서도 무서운 눈으로 엘리어트를 노려보는 게 그냥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분명히 비치고 지크는 사라졌다.


“엔지프 데려와야 겠어.”

저렇게 가서 혹시 패거리들이라고 끌고 올까 싶었는지 지크가 사라지는 걸 보다가 세이지가 말했다.

옆에서 지금껏 한 마디도 않고 있던 쿈이 동감이라는 듯 끄덕이자 세이지는 몸을 돌렸다. 그러다 엘리어트가 자신을 보고 있는 걸 알고 새삼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 시선을 마주했다.


“지크라고 했나.”

눈이 마주치자 경계하는 듯 했지만 이내 아무 소리없이 밖으로 뛰어나가는 쿈과 세이지를 보다가 엘리어트는 물었다.

“방금전에, 무슨 일이야? 너희들하고는.”

“그게..”

루카가 잠깐 우물쭈물거렸다.

“가끔 맡은 심부름에서 생각 못하게 운이 좋을 때가 있거든. 지난 번 일이 그랬는데..”

그러나 곧 평소처럼 루카는 아는 그대로 다 털어 놓기 시작했다.


“원래는 지크네들한테 갈 일이었는데 세이지가 중간에 가로채 와서.. 근데 지크네는 그 다음에 맡은 일 하다가 기사들한테 걸려서 박살났거든. 그게 우리 탓이라는 거야.”

말하다보니 억울했는지 루카는 입을 쭉 내밀었다.

“지들이 제대로 못해서 그런 거지 그게 왜 우리 탓이래.”

“일을 맡아?”

그러고보니 윗분들한테 일을 맡는다고 했다.

“윗분이란 건 정확히 누굴 말하는 거야?”

“그거는..”

묻는 데로 다 얘기하다 문득 너무 지나치게 떠벌리고 있단 생각이 들었는지 루카가 침을 한 번 삼키며 입을 다물었다.

“그건 엔지프 오면. 다 얘기하면 입 싸다고 뭐라고 해서.”

아직 이 마을에 처음 들어온 신참한테 다 떠벌리면 또 자신만 혼날 것이다. 늘 입이 무거워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아. 그것보다..”

아까부터 궁금했던 걸 루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아까 어떻게 한 거야?”

그 육중한 몸뚱이로 지크가 엘리어트를 향해 바람소리를 내며 주먹을 날리는 순간, 엘리어트의 주먹이 마치 시야에서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었다. 예전에 자신을 도와줬을 때도 비슷하게 그랬다.

"무슨 무기라도 숨기고 있어?"

뭘 어떻게 했는지 그 때도 이해 못했는데 방금 전에도 그랬다.

"딱히 숨기는 건 없는데."

평소같은 무심한 대답에, 더 물어봤자 나올 게 없을 거란 걸 눈치로 때려잡았는지 루카는 으쓱했다.

"엘리어트. 주먹 쓰는 거 보니까 그럼 혹시 검도 다룰 줄 알아?"

"응."

"그래?"

루카가 눈을 반짝였다.


"엔지프를 데리러 어디로 간 거야?"

눈을 반짝이는 루카를 향해 이번에는 엘리어트가 물었다.

"슬로런 씨 집에."

언제 가르쳐달라고 해볼까 생각하며 루카가 대꾸했다.


그 이름이 아까 루카가 말한 마을의 윗분일 거라 여기며 엘리어트는 이제 이 마을이 어떤 곳인지를 잠시 생각했다.

이올라 씨와 꼬맹이들만 있어도 적어도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은 건 마을 윗분이라는 자들이 수장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고 도둑들의 마을이라고 해도 수장이 있다면 그렇다면 지크같은 녀석들이 난동을 피우기는 해도 적어도 일정한 규칙으로 돌아가는 곳이란 뜻이기도 했다.



“들어가자 엘리어트.”

그렇게 생각하는 엘리어트를 향해 이제 루카가 다시 말했다. 세이지와 쿈이 엔지프를 데리러 갔으니 돌아오면 당장 오늘은 걱정할 만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지크를 한 방에 보낸 엘리어트도 여기 있고.


“먼저 들어가.”

시끄럽긴 했지만 아직 초저녁이다.

“난 조금 더 있다 갈 테니까.”

“그럴래?”

굳이 억지로 끌고 들어갈 이유는 없어서 순순히 루카가 끄덕였다.

“그럼 난 먼저 가서 쉴게.”

새벽녘부터 여기로 들어올 때까지 오늘은 하루 종일 움직였서 지크가 돌아가고 긴장이 풀리자 그새 졸음이 스르륵 오고 있었다.

“그럼 난 먼저.. 잘 자 엘리어트.”

벌써 잘 생각을 하는지 마당에 있겠다는 엘리어트에게 그렇게 말하며 루카가 몸을 틀었다.



길게 하품을 하며 루카가 안으로 들어간 뒤 엘리어트는 싸리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싸리문 앞을 지나는 길로 나와 엘리어트는 경사진 길의 위와 아래를 둘러 봤다. 마을 자체는 여타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을보다는 여기까지 찾아올 수 있는 숨겨진 길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마을이 어떻게 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무섭게 노려보고 튀어나간 지크가 패거리를 끌고 다시 올 수 있으니 당장 이 집에서 멀리 떨어질 수는 없었다.

어찌됐든 끼어든 셈이니 혹시 다시 찾아온다면 그 뒤처리 정도는 자신이 해주어야 했다. 잠깐 길 양쪽으로 이어진 곳에서 눈으로 보이는 마을을 잠시 훑어 보다가 이내 그는 다시 싸리문 안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이 지난 뒤 거의 한 밤중이 되어서야 엔지프가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이미 불이 다 꺼져 깜깜해진 오두막 싸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다가 (사실 문은 아까 지크가 들어왔을 때처럼 이 마을에서는 그다지 필요한 게 아니었지만) 돌담 한 쪽에 기대 서 있는 엘리어트를 발견하고는 엔지프가 걸음을 멈추었다.


“가서 쉬지 그래?”

혼자 나와 있는 엘리어트를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며 엔지프는 말했다.

“혹시 지크가 다시 올까봐 그런 거면 그건 걱정 안해도 돼.”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는 아까 자신을 찾으러 온 세이지와 쿈에게 들었다.


엔지프를 데리러 마을 한 가운데 있는 슬로런의 집에 찾아와 그에게 사정 얘기를 한 세이지와 쿈은 조금 전에 둘만 먼저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마당 한 가운데 서 있는 엘리어트를 보고 서로 눈짓을 하더니 그들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알아?”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는 엔지프를 보며 엘리어트가 입을 뗐다. 아까 지크가 이 집에서 나간 지 한참이었으니 쫓아왔을 거면 진작 다시 왔을 거란 건 그도 알았지만 엔지프가 그걸 어떻게 아는지 좀 궁금했다.

"다시 안 올지."


“그 녀석들 대장, 조금 전까지 나랑 같이 있었거든.”

아무리 지크라고 해도 일을 키워 무리를 끌고 오려면 대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 쪽도 방금 돌아간데다 세이지가 와서 귀뜸해준 덕에 내가 슬쩍 말을 흘려 놔서..."


엔지프가 방금 전까지 있던 곳은 마을의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집이었다. 슬로런이라는 자를 중심으로 열 두 명의 남자들이 모여 있는, 루카가 말한 소위 이 마을의 제일 윗분으로 불리는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가장 윗 분이라는 건 곧 가장 강한 자들이란 뜻이기도 했다.


“적어도 오늘은 다시 오지 않을 거야.”

말을 하다가 엔지프는 엘리어트를 향해 새삼 시선을 주었다.


“그 녀석하고는 한 번은 부딪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난번에는 지크 일당이 여기 없었지만 이번에는 돌아와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사실 올 때도 신경 쓰고 있었다. 마주치면 어떻게 할까 했는데 엘리어트가 나름 해결해 준 셈이다. 다소 거친 방법을 쓰긴 했지만.

“일단 고맙다고 해둘게.”


지크가 찾아온 것보다 그런 지크를 순식간에 쓰러뜨렸다면서 오히려 세이지는 엘리어트에 대해 더 놀라서 말을 했다.

하지만 엔지프는, 사실 그는 말을 듣고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엔지프 역시 엘리어트에게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루카가 데려온 정체불명의 그가 그렇게 평범한 인물은 아닐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근거는 없었지만 그런 감은 잘 맞는 편이었다.


“슬로런들한테 맡겨 놓긴 했지만 좀 걱정이었는데..”

엘리어트가 여기 계속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쨌든 당장 만만히 볼 수 없는 자가 끼어들어 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잘됐어.”


봐줬다는 듯 척 큰소리 쳤지만 사실 지크가 함부로 이곳에 손을 못 댄 건 슬로런같이 비호해 주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자들은 아니었는데다 그런 부탁을 공짜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엔지프의 경우 같이 돌아다닐 수 없는 이올라나 아이들을 부탁하기 위해 그 대가로 심부름 몇 개를 해주어야 했다.



이제 피곤이 몰려 왔는지 엔지프가 어깨 한 쪽을 뒤로 돌렸다.

“계속 여기 있을거야?”

엘리어트가 잠이 오지 않아 여기 있는 건지 순전히 지크 때문인지 분명치 않아 그렇게 물으며 엔지프는 다시 어깨를 뒤로 돌렸다.


“아니. 들어가야지.”

밤새 버티고 있을 생각이었던 건 아니라 엘리어트 역시 그렇게 대답하며 돌담에서 한 발 앞으로 나왔다. 엔지프를 따라 그는 오두막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투표 하나 안하나 바뀌는 거 없고 당장 투표소 가는 몇 십분 내는 게 귀찮은 것도 사실이지만 내 생활은 하나 안바껴도 내 친구나 내가 아는 누구나 아니면 나중에 내 자식들 생활에는  내 한 표가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모릅니다. 일종의 나비효과? 

되도 않는 비유 한 번 해봤습니다. ㅋㅋ..  하지만 진심입니다..

선거권 있는 모든 분들. 부디 투표하십시오 (_ 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51 韓熊
    작성일
    14.06.04 18:04
    No. 1

    투표하고 왔습니다
    잘보고갑니다
    그런데 엘리는 왜 저기있는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4.06.05 11:18
    No. 2

    ^^

    간단한 요약 - 헨터만의 충고대로 아스드를 나온 뒤 엘리어트는 랭더발이 보낸 자들에게 습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을 당해내지 못할 실력은 아니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위험해 질까봐 잠시 떨어져 있을 생각에 마침 나루터에 있던 배에 몸을 싣습니다.

    배를 타고 바다 건너 이쪽으로 오게 되고 거기서 우연히 곤경에 빠진 루카를 도와주게 됩니다. 엘리어트의 도움을 받은 루카는 엘리어트가 누군가를 피해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들의 무리에 끼워줍니다.

    이쪽으로 건너온 직후라 당장 어떻게할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있으면서 엘리어트는 이제 어떻게 할 지를 생각하며 잠시 흘러가는데로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곧 어떻게 할 지 정하겠지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독행남아
    작성일
    14.06.04 19:41
    No. 3

    사전투표 했지요 감사히 글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4.06.05 11:19
    No. 4

    감사합니다 독행남아 님 (_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고요왕
    작성일
    14.06.05 19:57
    No. 5

    돌아오셨군요. 잘 읽고 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4.06.06 17:02
    No. 6

    네. 2주가 생각보다 기네요 빈츠님 ^^ (하지만 또 짧기도 하고..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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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2) +12 14.03.11 3,048 84 20쪽
126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1) +6 14.03.10 2,903 76 18쪽
125 하트의 반(VAN) - 2-12 쉐네드 +6 14.03.09 3,009 75 15쪽
124 하트의 반(VAN) - 2-11 기하의 족(3) +12 14.03.06 2,888 85 27쪽
123 하트의 반(VAN) - 2-11 기하의 족(2) +20 14.02.25 2,548 89 10쪽
122 하트의 반(VAN) - 2-11 기하의 족(1) +23 14.02.23 2,761 93 11쪽
121 하트의 반(VAN) - 2-10 글레린(2) +10 14.02.21 2,437 98 17쪽
120 하트의 반(VAN) - 2-10 글레린(1) +10 14.02.19 2,638 114 15쪽
119 하트의 반(VAN) - 2-9 아스드(2) +17 14.02.16 3,409 107 18쪽
118 하트의 반(VAN) - 2-9 아스드(1) +16 14.02.13 3,382 113 12쪽
117 하트의 반(VAN) - 2-8 아쉬 +16 14.02.11 3,056 110 13쪽
116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8) +23 14.02.09 2,643 119 17쪽
115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7) +9 14.02.09 2,760 111 16쪽
114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6) +20 14.02.07 2,790 109 19쪽
113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5) +12 14.02.06 3,226 114 15쪽
112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4) +9 14.02.04 3,299 103 10쪽
111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3) +22 14.02.03 2,906 95 9쪽
110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2) +12 14.02.02 3,128 111 16쪽
109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1) +16 14.01.30 3,153 113 15쪽
108 하트의 반(VAN) - 2-6 전조(5) +6 14.01.29 3,014 117 11쪽
107 하트의 반(VAN) - 2-6 전조(4) +7 14.01.29 2,934 115 18쪽
106 하트의 반(VAN) - 2-6 전조(3) +7 14.01.27 3,112 114 10쪽
105 하트의 반(VAN) - 2-6 전조(2) +16 14.01.26 3,511 111 14쪽
104 하트의 반(VAN) - 2-6 전조(1) +13 14.01.19 4,156 118 21쪽
103 하트의 반(VAN) - 2-5 시마르(2) +9 14.01.16 3,340 116 11쪽
102 하트의 반(VAN) - 2-5 시마르(1) +13 14.01.15 3,686 110 17쪽
101 하트의 반(VAN) - 2-4 재회(6) +19 14.01.13 3,425 126 6쪽
100 하트의 반(VAN) - 2-4 재회(5) +29 14.01.12 5,115 13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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