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의 반(VAN) - 2-10 글레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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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글레린(1)
글레린은 서쪽으로 일직선 방면에, 지역적으로 아스드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영주국이다. 정치적인 입장이 달라 아스드가 있는 니므 혈맹국에 속해 있지는 않았지만 글레린 영주는 아스드 영주와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였다.
마을은 조용했지만 무슨 공사를 하는 중인지 마을 입구를 거쳐 조금 떨어진 곳에서부터 사람 키는 훌쩍 넘는 커다란 흙더미가 보였다. 그 앞에서 병사 수십 명이 곡괭이를 움직여 흙을 파내고 있다.
인원은 많았지만 다들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어선지 소란스러운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흙더미에서 반 걸음쯤 떨어진 옆에 서너 개의 막사가 쳐 있었고 병사 한 명이 그 앞을 지키는 중이었다.
막사 근처에서 멈춰 말에서 내린 엘리어트는 병사의 앞으로 걸어갔다.
무료했는지 길게 하품을 하던 병사가 발소리에 얼른 입을 다물었다. 다가온 자가 상관이 아닌 걸 알고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제 못마땅한 듯 엘리어트를 쏘아 보았다.
“뭐요?”
병대에 들어온지 얼마 안됐는지 엣되 보이는 얼굴의 병사가 엘리어트를 향해 퉁명스럽게 말을 던졌다.
“아스드에서 왔습니다.”
엘리어트는 말했다.
“영주님께서 여기 계시다고. 성에서 미리 허가는 받았습니다만..”
이미 영주의 성에 갔다가 그가 이곳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참 말을 달려 여기에 온 참이다.
엘리어트가 말하는 동안 병사는 그를 노골적으로 위아래로 쳐다보고 있었다. 병사로서는 그런 얘기를 듣지도 못했지만 아스드에서 영주님을 뵈러 왔다면 기사나 수행원이라도 좀 달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말 한 마리만 끌고 남자는 혼자였다.
“진짜요?”
대단히 미심쩍은 눈으로 병사는 엘리어트를 보았다.
“거짓말 하면 경을 칠거요.”
“거짓말 아닙니다.”
병사를 향해 담담히 엘리어트는 말했다.
“아스드의 트슈레프 영주님께서 보내셨습니다.”
말이 그다지 믿음이 가지는 않았는지 병사를 계속 엘리어트를 훑어 보았다. 아스드 영주가 보냈다면 최소한 귀족일텐데 옷차림도 수수하고 게다가 영주의 사절이라고 하기엔 너무 젊다.
“영주님이 이곳에 계시단 소리에 쓸데없는 소리 하려고 찾아오는 거렁뱅이들이 한 둘이 아니거든.”
무슨 하소연이 그렇게 많은지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들이 이미 여럿 있다. 거렁뱅이까지는 아니지만 남자도 그런 자들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고 병사는 슬슬 간주하고 있었다.
“그런 말을 잘 못 입에 올렸다간 무사히 돌아가지 못할...”
“그만 해, 렌.”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막사 저쪽 흙더미 너머에서 누군가 나타나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손님이시다.”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가까이 오자 그를 본 병사가 움찔하며 얼른 차렷 자세를 취했다.
“케이우드 경.”
가까이 걸어와 병사의 옆에 서며 남자는 엘리어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아직 어려서 판단력이 미숙해서요.”
일하다 말고 뛰어 왔는지 손에 묻은 흙을 옆으로 털어내고는 남자는 그대로 엘리어트를 향해 공손히 말했다.
“이 부대의 책임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기색으로 그런 그를 향해 엘리어트가 말했다.
“아, 그건 접니다. 대장님이 다른 마을에 나가셔서 지금 당장은요.”
사람 착해 보이는 온순한 얼굴로 남자는 그 말에 대답했다.
“아스드에서 오셨죠?”
청년이 미소를 지었다.
“시라 케이우드입니다. 최고 행정관님께 연락은 이미 받았습니다.”
말하는 그를 잠시 보다가 엘리어트 역시 고개를 살짝 숙여 보였다.
“엘리어트 네쉬하트입니다.”
그가 곧 말했다.
무슨 공사를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거대하게 쌓아 놓은 흙더미에서 병사들이 연거푸 흙을 퍼 어디론가 나르고 있다. 흙더미 옆에 쳐 놓은 간이 막사 안으로 시라는 엘리어트를 안내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일찍 오실 줄 몰랐습니다.”
막사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시라는 말을 이었다.
“영주님은 지금 대장님과 근처 마을을 돌아보고 계셔서 여기로 돌아오시려면 시간이 걸릴텐데.”
"얼마나 말입니까?"
"글쎄요. 저녁이 되기 전까지는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 합니다만.."
그렇게 말을 하다가 그가 갑자기 엘리어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물었다.
“죄송합니다만 오스티아에, 그러니까 혹시 윌더른 출신 아닙니까?”
잠자코 엘리어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보고 시라의 안색이 확 밝아졌다.
“이런 세상에.. 나 모르겠어? 엘리어트. 아니 당연히 기억 못하려나?”
웃으며 그는 말했다.
“어릴 때 나도 거기 살았습니다. 오스티아에. 우린 서로 얘기한 적도 있어요.”
“압니다.”
담담히 엘리어트는 대꾸했다.
“기억하고 있어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가 얘길 꺼내자 엘리어트 역시 그가 기억났다.
대답하는 소리에 시라는 잠시 그를 보았다.
“이렇게 만나다니... 반갑네.”
말하며 그가 쿡 웃었다.
"엘리어트."
“그래, 지금 아스드에 있구나.”
막사 안으로 들어와 안에 놓인 작은 나무 탁자를 두고 마주 앉아서는 아까 병사가 가져다 준 찻잔을 내려보며 시라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그나저나 나를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마을에서 몇 번 봤잖아.”
탁자 맞은편에서 엘리어트는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 숲에서 나에게 말을 건 적도 있었고.”
“그걸 기억하다니....”
낯 뜨거운 듯 시라의 미간이 팔자로 휘어졌다.
“잊어줘. 어릴 땐 겁쟁이였거든.”
“내 기억에 넌 용감했어.”
옛날 생각을 떠올리며 엘리어트가 말하자 겸언쩍은 듯 시라가 웃었다 .
“그래 줄 곧 아스드에 있었던 거야?”
“그렇진 않고.”
담담히 엘리어트는 대꾸했다.
“여러 가지로, 나도 일이 있었거든.”
“그렇구나. 하긴 우리가 알던 게 벌써 십 오년쯤 됐나..”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다가 시라는 문득 엘리어트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왜?”
엘리어트가 반문했다.
“예전에는 너하고 편하게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쿡 웃으며 시라는 말을 이었다.
“같은 고향 출신이라선가, 그런데도 얘기가 술술 잘 나오는 것 같아서.”
“별로 가릴 만한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가?”
“아니면 네가 이제는 나랑 말하는 게 겁나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지.”
“역시.. 겁쟁이로 봤구나.”
예전일이 떠오르자 민망했는지 어깨를 늘어뜨리며 시라가 한숨을 섞어 중얼거렸다.
“어릴 때 너하고 친구가 되고 싶었는데 말이야. 그 땐 왜 그렇게 눈치가 보였는지..”
“어렸으니까, 우리 둘 다.”
농담에 어깨를 늘어뜨리는 그를 보고 미소지으며 엘리어트는 탁자 위에 놓인 잔을 내려다 보았다.
“나 역시 너한테 다시 말 걸 용기는 내지 못했고.”
니겔들에게 일을 당하고 그날 오솔길에서 시라와 만난 뒤 엘리어트 역시 그와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뒤로 마을에서 마주쳐도 엘리어트는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말을 걸어도 결국 친구는 될 수는 없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뭐... 이제라도 이렇게 봐서 잘 됐다고 해야 하나?”
엘리어트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시라가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트슈레프 공작님이 이쪽으로 널 보낸 게 뭐 때문인지 말 할 수 있어?”
슬슬 본론을 얘기할 때다.
시라는, 그는 사실 아스드에서 누군가 영주를 만나러 올 거란 내용을 담은 전서구를 막 받았을 뿐 엘리어트가 왜 여기 왔는지 아는 건 없다.
“나도 별 다른 설명을 들은 건 아니라."
질문에 엘리어트는 대답했다.
"아마도 너랑 같을 거야."
그러나 며칠 전 병사들과 함께 아스드로 들어 온 엘리어트 역시 아스드에 오자마자 트슈레프 공작으로부터 글레린 영주를 만나고 오라는 말을 들었을 뿐 이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더 들은 건 없었다.
“그래?”
의아한 얼굴로 시라는 살짝 눈을 위로 떴다.
“아스드 영주님과 친분이 두텁긴 하지만 두 분이 만나신 건 꽤 오래 전이거든.”
그는 말을 이었다.
“서신을 주고 받으시는 것 같긴 했지만 이렇게 아스드에서 누군가 찾아온 건 오랜만이야.”
“케이우드 경.”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막사 입구에서 병사가 천끝을 살짝 들어올리고는 안을 향해 난감한 듯 말했다.
“병사들 몇이 뵙기를 청합니다.”
들려 올려진 막사 입구 저쪽으로 남자들 몇 명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아, 미안.”
엘리어트를 향해 시라는 말했다.
“잠깐만.”
그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시라는 막사 밖으로 걸어 나갔다.
병사들을 향해 밖으로 나가는 그를 보다가 엘리어트는 찻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조금 전에 말한대로 트슈레프 영주에게 이곳에 와 글레린 영주를 만나고 오라는 소리를 들었을 뿐 그도 무엇 때문인지는 듣지 못했다.
-그냥 인사해 두는 겁니다. 앞으로에 대비해.
영주의 방을 나와 복도에서 마주친 헨터만이 이 상황에 대해 묻는 그를 향해 그렇게만 말했다.
앞으로에 대비해.. 그것은 역시 랭더발과의 싸움에 대비한다는 뜻. 얼핏 들은 바로 아스드의 병력은 대략 8만 정도다. 그 정도로는 랭더발과 싸움에서 이길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아스드 영주는, 앞으로의 상황을 그리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는다.
그런 생각에 빠진 채 잠시 시라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막사 천이 들어 올려지는 소리가 났다. 엘리어트는 고개를 들었다.
“케이우드 경은?”
시라가 아닌 소년들 둘이 안으로 고개를 들이 밀며 말했다.
“없어?”
둘 중 키가 큰 쪽이 안에 엘리어트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음을 보고 거만하게 물었다. 비단옷에 치장이 화려한 걸 보아 귀족의 자제였다.
“왜 말이 없어?”
검연습이라도 하고 있었는지 손에 쥔 목검 끝을 어깨에 댄 채 안으로 들어오며 소년들이 다시 막사 안을 두리번거렸다.
“이따가 다시 올까, 형?”
용건이 있어 시라를 찾고 있었는지 그가 없는 걸 확인하고는 둘 중 조금 더 어려 보이는 쪽이 소년을 향해 물었다.
“귀찮게 뭐하러 왔다 갔다 해? 기다려 보자.”
그러면서 소년이 목검을 앞으로 내세웠다.
“연습이나 더 하면서.”
그렇게 말하며 소년이 목검을 움직였다.
“받아랏!”
“윽..!”
그 기세에 서둘러 어린 소년이 목검으로 형의 검을 막았다. 이제 엘리어트는 안중에도 없었는지 막사 가운데서 소년들이 서로 목검을 양쪽에서 부딪치기 시작했다.
“덤벼라. 못된 기하 족들.”
그러면서 어린 소년이 말했다.
“내가 다 없애 버릴꺼야.”
“그 동안 나는 가만 있을 줄 알고?”
“닥쳐. 빨간 눈 괴물아.”
장난을 치듯 목검을 마주치는 소년들을 엘리어트는 가만히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아무래도 형을 당할 수는 없었는지 어린 소년 쪽의 목검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그 정도 가지고 잘도 이기겠다."
목검을 내지르는 속도를 점점 높이며 소년이 말했다. 약이 올랐는지 작은 소년 쪽도 점점 손이 빨라졌다. 동생이 기를 쓰고 덤벼들자 킥킥 거리며 형이 몸을 돌리더니 엘리어트를 사이에 두고 그 뒤로 돌아갔다.
"도망치면 놓칠까봐?"
그 쪽으로 쫓아가며 어린 소년이 엘리어트의 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죽어라!”
그렇게 소리치며 이리저리 피하는 형을 향해 소년이 목검을 내리 찔렀다. 그러다 잘못해서 목검이 엘리어트의 가슴팍으로 들어갔다. 엘리어트의 손이, 그 끝을 잡았다.
잡힌 목검이 꿈쩍도 안하자 힘껏 힘을 주다가 소년이 손을 멈추었다. 검을 손으로 잡은 채 남자가 자신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살기 위해 맞서는 거지..”
소년을 보며 엘리어트는 담담히 말했다.
“눈 색만으로 그들이 죽어야 되는 자들이란 뜻이 되는 건 아닙니다.”
“놔 이거.”
손에 잡힌 목검이 움직이지 않자 잡아 당기며 소년이 버둥거렸다.
“으..! 안 놔 이거..!”
“무슨 짓이야?!”
엘리어트의 뒤에 있던 소년이 앞으로 돌아 나오더니 소리쳤다.
“놔 줘.”
엘리어트가 살짝 손을 놓았다. 반동에 뒤로 움찔하는 동생을 잡으며 화가 난 얼굴로 소년이 엘리어트를 노려 보았다.
“이게...”
“장난은 거기까지 입니다 도련님들.”
들어오다 이 상황을 보았는지 막사 입구에 서 있다가 시라가 두 사람을 향해 입을 뗐다. 그제야 시라가를 발견하고는 뒤로 물러나서 소년들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
“저 자 누구야? 케이우드 경.”
화가 난 기색으로 소년이 소리쳤다.
“케이우드 경. 저 자가 지금 우리한테..”
“저희 병대를 찾아온 손님입니다.”
하소연하듯 말하는 소년들의 말을 막으며 짐짓 시라는 말했다.
“무례하게 군 걸 아시면 영주님도 그냥 넘어가지 않으실 겁니다.”
글레린의 영주는 매사 엄격한 성품으로 남을 대하기로 유명했고 그것은 손자에게도 예외 없었다. 할아버지 얘기가 나오자 그제야 좀 겁이 좀 났는지 소년들이 서로 눈치를 보았다.
“알았어. 나가면 되잖아.”
입을 삐죽거리며 이윽고 소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검 연습 하는 건 봐줄 거지? 케이우드 경."
그러면서 혹시나 싶었는지 그가 되물었다.
“시간 되면요.”
그 대답에 못마땅했는지 입술을 삐죽이며 소년들이 투덜댔다. 그러나 더 이상 군말하지 않고 두 사람이 막사 밖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다가 둘 다 동시에 고개를 돌려 엘리어트를 향해 인상을 찡그리며 혀를 내밀어 보였다.
"미안."
밖으로 나가는 두 소년을 보며 시라는 심기 불편한 기색이 되었다.
"우리 쪽 망나니 도련님들이라."
신경쓰지 말라는 듯 엘리어트가 고개를 저었다.
“레스니악 얘긴 여기도 소문이 퍼졌어.”
마침 흘러나온 얘기꺼리에 시라는 엘리어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거기 상황을 대충 아는데 그 만한 병력으로 쉽게 이길만한 싸움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시라는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겼는지 궁금하긴 한 싸움이야. 무엇보다 누가 지휘했는지.”
그런 싸움의 결과는 역시 지휘관의 역량에 따른 것일 수 밖에 없다고 시라 뿐 아니라 모든 기사들이 생각한다.
“미끼로 던져졌다고 그냥 죽을 순 없었으니까.”
밖으로 나가는 소년들 쪽을 보고 있다가 곧 엘리어트는 말했다.
“살아 남으려고 했던 것 뿐이야.”
그 말이 의미하는 바에 시라는 눈을 좀 크게 떴다.
“설마 그게 너..였어?”
가만 있는 엘리어트를 보고 잠깐 머리를 긁적이며 시라는 생각했다.
“미끼라.. 랭더발을 상대한 건 네바렌이라 들었는데, 그래서 거기서 나와 아스드로 가게 된 거야?”
어쩐지 싸움을 준비하고 있던 것 치고 병사 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어.”
“그랬겠지.”
대답하는 소리에 시라가 끄덕이고 있는데 막사 밖이 또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케이우드 경.”
안을 향해 난감한 목소리가 날아오자 두 사람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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