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의 반(VAN) - 2-14 베이그릴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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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베이그릴스(2)
이쪽을 보고 있긴 했지만 반응이 없자 조심스럽게 그녀가 다시 한 번 그를 불렀다.
“엘리어트.”
갑자기 엘리어트가 빠르게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어떻게 된 거야?”
그녀 앞에 서서 그가 입을 뗐다.
“왜 네가..”
“일이 좀.. 있었어.”
사실 그를 보게 된 게 뜻밖이면서도 그녀로서는 동시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거기에 비해 엘리어트의 기색은 굳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슨 일? 아니 그것보다..”
엘리어트는 말했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엘리어트가 레스니악으로 가고 얼마 안 있다..”
그럼 벌써 한 달도 더 전이다.
“그럼 그 동안 계속 여기 있었던 거야?”
“응...”
대답에 엘리어트의 기색이 순간 조용해졌다. 갑자기 그가 크게 숨을 내뱉었다.
“데비.”
엘리어트가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한숨을 내쉬는 일은 거의 없다.
“왜 나한테 말 안했어?”
“그게.. 네바렌에 연락은 했었어.”
말투는 조용했지만 엘리어트가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느껴져 그녀는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며 당황스러운 듯 셰릴이 그를 보았다.
자신이 아스드로 간 걸 그녀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엘리어트는 깨달았다. 그는 한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왜 안일하게 생각했을까. 오스티아에 도착했는지 확인을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걱정시켰다면 미안해.”
그의 기색에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조심스럽게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난 괜찮아. 지금까지 별 일 없었고.”
“지금 어디서 지내고 있어?”
엘리어트는 물었다.
“여기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그녀가 대답했다.
“기하 족 마을에.”
“기하 족?”
“아까 그 사람들 말이야.”
같이 있던 사람들이 기하족 이었다는 것을 알고 엘리어트는 다시 그녀를 보았다.
“눈이 변한 사람이 없어서 거긴 안전해.”
그 시선에 서둘러 그녀가 덧붙였다.
“지금까지도 아무 일 없었고.”
"데비."
"엘리어트."
뭐라고 더 말을 하려는데 뒤에서 시라가 걸어오며 그를 불렀다.
“여기 있었어?”
한참 된 것 같은데 돌아 오지 않아 시라는 그를 찾으러 왔다. 무슨 일인지 아비크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어 그 혼자 먼저 돌아왔다.
“왜 안 오고 여기..?”
말하던 시라는 엘리어트와 같이 있는 여자를 보고는 의아한 듯 입을 다물었다.
잠시 뒤 엘리어트는 셰릴을 따라 시장 한 쪽에 있는 가게 앞으로 왔다. 가게 앞에는 아비크와 디에나가 서 있었다. 상황을 설명하려던 아비크는 엘리어트가 이미 셰릴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이쪽을 보는 셰릴을 향해 인사를 건내듯 목례를 하고 그는 엘리어트의 옆으로 걸어갔다.
“얘기 들은 거죠?”
“... 들었어.”
“진짜 이해 못할 아가씨들이에요.”
방금 전까지 태평하게 얘기하던 디에나를 떠올리며 아비크는 찡그렸다.
“겁도 없이 진짜..”
그는 엘리어트를 향해 물었다.
“어떻게 할 거에요? 그냥 둘 거 아니죠?”
“왠지 다들 정신없는 것 같은 중에 미안한데..”
아비크가 엘리어트의 대답을 기다리는데 아까부터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시라가 끼어들었다.
“슬슬 돌아가야 돼. 다들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거야.”
이미 꽤 시간이 지났다. 인부들도 그렇고 영주도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 안에 성에도 들어가야 되잖아?"
시라가 다시 말했지만 왠지 엘리어트는 그 말을 듣고도 가만 있었다.
“가봐 엘리어트.”
미동도 없는 엘리어트를 향해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같이 돌아온 셰릴이 말을 했다.
“난 이 가게에 있으니까, 볼 일 끝나면 다시 여기로..”
말하는 그녀를 엘리어트가 쳐다 보았다.
“정말이야.”
어쩐지 믿지 못하는 시선 같아 어색하게 셰릴은 가게를 가리켰다.
“여기. 나 계속 여기 있는 걸.”
엘리어트는 그녀가 가리킨 가게를 쳐다보았다. 골목 중간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가게였다.
“어쨌든 약속이 되 있으니 오늘 안에는 성으로 가봐야 돼.”
옆에서 시라가 말했다.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만나기도 전부터 괜히 신용을 잃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잠깐 있다가 엘리어트는 셰릴을 다시 보았다.
“여기서 기다릴게.”
그 시선에 그녀가 다시 말했다.
“... 어디 가지 말고 있어.”
그녀를 향해 곧 엘리어트가 말했다.
물건을 준비한 뒤 잠시 후 엘리어트들은 그대로 베이그릴스 영주의 성으로 향했다. 이미 헨터만에게 연락을 받아 놨던 터라 기다리고 있었던 듯 베이그릴스 영주는 엘리어트들을 반갑게 맞았다. 가져간 물건들도 다행히 그의 성에 찼는지 영주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어떤 자인지 얼굴이나 보고 오라는 헨터만의 말처럼 베이그릴스 영주는 생각하는 게 고스란히 밖으로 드러나는 자인 것 같았다.
이왕 온 거 며칠 머물다 가라는 영주의 제안에 감사를 표하고 그가 마련해준 숙소로 온 뒤 시라와 아비크만을 남겨둔 채 엘리어트는 그대로 성 밖으로 나왔다.
낮에 한 말대로 셰릴은 가게에 있었다. 베일리 씨를 비롯한 기하족 사람들이 외부인에 조심스러운 걸 알았기 때문에 엘리어트를 마을로 데려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마을로 돌아간 뒤 그녀는 가게에 혼자 남아 있었다.
램프 하나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채 가게 한 쪽에 앉아 셰릴은 엘리어트를 기다렸다.
이제 밤이 깊었다. 어쩌면 내일 올지도 모른다고 잠깐 그런 생각을 하는데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셰릴은 가게 문을 열었다. 문 밖에 서 있는 그를 보고는 그녀가 옆으로 비켜섰다.
엘리어트가 그대로 안으로 들어왔다.
“저녁은 먹었어?”
가게 문을 닫고 그의 옆으로 걸어오며 셰릴이 물었다. 가게에 부엌이 딸려 있지 않아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물이라도 가져올게.”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리려는 그녀의 팔을 엘리어트가 잡았다.
“앉아 봐.”
팔을 잡고 있는 손이 단단했다.
“얘기 좀 해.”
말하는 엘리어트를 그녀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 테이블 맞은편에서 그녀는 지금까지 일을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
촌장님의 마을에서 라이노 씨를 만나 그의 소개로 베일리 씨 일행을 다시 만난 것. 이곳에 자리 잡는 걸 도우면서 그녀들은 그들에게 소식을 구해 몇 몇 마을을 찾아가 아이들의 행방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 짧게 설명하면 그 정도였다.
“그 동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
얘길 듣고 있는 엘리어트의 표정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그녀가 느끼기에 그의 기색은 어쩐지 무겁게 느껴졌다. 그런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골목 좌판에서 시작해 베일리 씨 일행이 그 동안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이 가게를 얻은 건 며칠 전이다. 가게는 작았지만 골목에 있을 때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직물 염색법을 상인들에게 알려 주긴 했어도 그 이후로 셰릴이 염료 여러 가지를 섞어 다른 가게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색 몇 가지를 만들어 냈고 많은 양은 아니어도 그 점이 특색이 되어 이쪽으로 꾸준히 발길을 하는 손님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 점이 지나쳐 오늘처럼 물건을 가져가고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아 다행히.”
지금까지의 일을 떠올리며 나직히 그녀가 말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이윽고 엘리어트가 입을 뗐다.
“데비.”
그녀에게 별 일이 없었다는 건 다행이지만 그것보다 엘리어트를 화가 나게 한 건 따로 있었다.
“넌 나한테 누구보다 중요한 사람이야.”
셰릴은 말하고 있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런 네가 어딨는지도 모르고 있으면, 만에 하나 상황에서 내가 널 어떻게 지키겠어?”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그가 정말로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어.”
반대쪽 팔을 손으로 잡으며 셰릴은 살짝 눈을 내리 떴다.
“걱정 끼쳐서 정말 미안해 엘리어트. 하지만,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어.”
그리고 그렇게 끼어들다 보니 일이 점점 커져서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고 돌아설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대로 오스티아로 돌아가지 않을 거면 그럼 나랑 같이 가자.”
진지한 기색으로 가만히 눈을 내리 뜨고 있는 그녀를 보다가 엘리어트는 곧 다시 말했다.
“아스드로.”
셰릴은 그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걱정하는 마음을 잘 알아서 바로 입을 떼지 못하고 그녀는 잠시 가만 있었다.
“미안해.”
그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지어 보이며 그녀는 말했다.
“그러기가 어려워 당장은.”
그녀의 목소리는 일관되게 상냥했다. 하지만 그 상냥함 속에 뜻이 확고했다.
“난 정말 괜찮아.”
애써 밝은 얼굴로 그녀는 다시 말했다.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거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녀를 엘리어트 역시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었다.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내내 미소지으며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뜻이 확고하다는 걸 그도 알 수 있었다. 더 말을 한다고 해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대로 그냥 둘 생각은 없다.
“여기 사람들 대부분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야.”
그런 그가 이제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 번 그녀는 말했다.
“그러니까 염려하지 마.”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을 하며 엘리어트는 한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나랑 마주친 녀석들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러면서 그가 대꾸했다.
“아..”
낮의 상황을 생각하고는 셰릴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유순했지만 몇 몇은 늘 참고 살아야 하는 생활에 조금씩 불만을 갖기도 했다. 적어도 그들은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가끔 분통을 터뜨리는 듯 했다.
베일리 씨 일행 중에는 노이나 티에리를 비롯한 청년들 몇이 특히 그랬다.
“오스티아에 연락은?”
그녀의 아버지인 오니트 남작을 생각하며 엘리어트가 다시 물었다.
“몇 번 편지를 보냈어.”
그 사이 오스티아 쪽으로 두어 번 서신을 보냈다. 걱정하시지 않게 잘 말해 두었다.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잘.. 모르겠어.”
언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지, 아직 알 수 없는 건 없었다. 그걸 생각하면 그녀도 조금은 막막했다.
“이제, 그만 가 엘리어트.”
더 그를 붙잡고 있는 건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며 셰릴은 서둘러 말했다.
“오늘은 그만 가서 쉬어. 피곤할텐데.”
벌써 밤이 늦었다. 아마 그도 힘들게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내일도 얘기 할 시간은 있으니까.”
엘리어트는 그녀를 가만 보았다. 그러면서 의자 뒤로 그가 등을 조금 깊숙이 기댔다.
“오늘밤은 여기 있을 거야.”
그가 말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을 좀 해봐야 겠어.”
그 말에 셰릴이 살짝 머뭇거리는 기색이 되었다.
“신경 쓰지 말고 너야 말로 그만 들어가.”
그 기색에 개의치 않으며 그가 다시 말했다.
가게가 작아 테이블이 놓인 자리를 제외하면 1층은 물건으로 정신이 없었고 구석에 놓인 작은 계단으로 이어진 2층 다락방 하나가 있는 게 다였다.
정말 여기 있을 거면 그에게 들어가서 자라고 하고 자신은 마을로 가도 되지만... 그녀가 없는데 그가 여기 있을리는 없으니 그런 말은 전혀 쓸데없는 소리였다.
“가서 쉬어.”
어떻게 할까 그녀가 고민하는 걸 알았는지 엘리어트는 다시 말했다.
“여기 있다 난 필요하면 돌아갈 테니까.”
움직일 생각 없어 보이는 엘리어트를 난감한 기색으로 셰릴은 잠시 쳐다보았다.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한참 지나서 셰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침대 맡에 놓인 램프를 손에 든 채 발소리를 죽여 조심스럽게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게 안으로 들어와 그녀는 가만히 테이블 쪽을 보았다. 예상대로 엘리어트는 그 자리에 있었다. 의자에 등을 기댄 채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의외로 깊이 잠이 들었는지 고개가 아래로 툭 떨어져 있었다.
그녀는 가만히 그를 보았다. 아마도 많이 피곤했던 것 같다.
걸어가 셰릴은 램프를 테이블 한 쪽에 올려놓았다. 챙겨온 모포를 펼쳐 그녀는 조용히 그에게 덮었다. 그리고는 잠깐 그대로 서서 엘리어트를 물끄러미 보았다.
앞머리가 가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망설이다가, 손을 뻗어 그녀는 조심스럽게 엘리어트의 머리칼을 옆으로 살짝 넘겼다.
그리고는 그리 길지 않게, 하지만 짧지도 않게 셰릴은 그의 얼굴을 조용히 들여다 보았다.
램프의 불꽃이 작아지면서 환했던 가게 안이 구석부터 어둠으로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램프를 줄이고 고개를 돌려 셰릴은 엘리어트 쪽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그녀는 곧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잠시 후 천천히 엘리어트가 눈을 떴다. 작은 램프의 불빛이 희미하게 안을 밝히고 있는 가게 안에서 그는 그렇게 잠시 가만히 있었다.
아침이 되어 길게 하품을 하며 시라는 방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복도에 서서 기지개를 한 번 켰다. 영주가 내준 숙소는 성 뒤뜰에 있는 작은 별채였다. 1층으로 된 하얗고 긴 별관으로 여러 개의 화려한 방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손님용 숙소인 것 같았으나 지금 당장 사용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 뿐인 것 같았다.
복도 맞은편에 있는 두 개의 문을 한 번 씩 쳐다보며 그가 다시 하품을 했다. 아무래도 지금 별채에 있는 사람은 자신뿐인 것 같다. 둘 다 어제 밤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는지 문 저쪽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잘못하다간 내가 아스드 사절인 줄 알겠는걸.’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복도 끝에 연결되어 있는 별채 출입문이 열렸다. 고개를 돌리니 엘리어트와 아비크가 들어오고 있었다.
“이제 돌아와?”
웃으며 그가 물었다.
“네.”
한 발 먼저 들어오던 아비크가 그 말에 무심히 대꾸했다.
어제 밤 디에나를 만나고 그녀가 마을로 돌아간 뒤 그는 다른 볼 일을 좀 보고 온 중이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돌아오다 문 앞에서 엘리어트와 마주쳤다.
“난 좀 잘게요.”
배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거기다 밤을 꼴딱 샜으니 사실 지쳤다. 조금 있다 또 디에나를 만나러 가야하니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생각에 그렇게 말하며 아비크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영주가 며칠 더 머물다 가라고 하긴 했는데..”
어제의 분위기를 보건데 둘 다 여자 문제인 것 같아 어디 갔다 왔는지 굳이 묻지 않고, 아비크가 들어간 문 쪽을 무심코 보다가 시라는 곧 엘리어트를 향해 물었다.
“어쩔 거야?”
보통은 오늘 돌아가도 별로 무리가 없다.
“아스드로 돌아갈 거야?”
하지만 보아하니 다른 변수가 좀 생겨 있는 듯 했다.
“당분간 여기 있을 거야.”
그 생각이 맞았는지 그렇게 대답하며 엘리어트가 문 손잡이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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