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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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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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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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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4쪽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0)

DUMMY

2.16 엘리어트(10)



성 지붕에서 바닥까지 단숨에 뛰어 내린 순간 바닥으로 나 있는 작은 창으로 러셀은 뛰어 들어 갔다. 몸이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 그대로 매다 꽂혔다.


칼을 맞은데다 맨 땅에 온 몸으로 부딪치자 제법 큰 충격이 느껴졌지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는 주위를 확인했다. 깜깜해서 아무 것도 안 보였지만 인기척은 없다.


기침을 하며 그는 상처에 손을 댔다. 치명상은 피했지만 한 번의 일격에 상처가 생각보다 깊게 나 있었다.

남자가 뒤에서 접근하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그 동안 정체를 들키지 않고 숨어 있었기 때문에 살짝 방심한 탓도 있지만 웬만한 기척은 알아채는 자신을 속일 정도니 실력이 보통이 아닌 자였다. 그는 엘리어트란 자의 측근으로 진작 얼굴과 이름을 알아둔 남자 중 한 명이다. 분명히 글레린에서 온...



그런 생각과 함께 어떻게 빠져 나갈지를 생각하는데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한 걸음에 뛰어가 문 뒤에 몸을 숨기는 순간 문이 열리고 여자가 광 안으로 들어왔다.


문을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 서 있는 그를 눈치 채지 못한 채 안으로 들어온 여자는 그대로 걸어가 손에 들고 온 촛대를 선반 위에 올려 놓고 있었다. 그리고는 선반 위를 손으로 뒤적였다. 촛대에 발하고 있는 빛으로 러셀 역시 그제야 안을 확실히 볼 수 있었는데 채소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걸 보니 창고 같은 곳으로 들어온 듯 했다.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뭘 찾는지 몸을 구부려 여자는 이제 선반 아래 쪽을 확인하고 있었다. 문 뒤에 서 있어 들어올 때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촛대를 들고 돌아서면 대번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둘 수는 없어 러셀은 여자의 뒤로 소리 없이 다가섰다. 한 팔로 그녀를 제압하며 다른 손으로 그는 여자의 입을 막았다. 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지 크게 움찔하며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소리 지르지 말고 조용히 해.”

입을 가린 손에 힘을 주며 그는 말했다.

“다치고 싶지 않으면.”

그래도 말을 알아들었는지 저항하려다 말고 여자가 멈칫하는 게 느껴졌다.


여전히 여자를 붙잡은 채 러셀은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다. 돌아서면 들킬 게 뻔해 일단 여자를 잡았지만 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었다. 바로 움직일 처지가 못 되니 일단 여기 어디에 묶어 놓고 잠시 시간을 벌어..


그런 생각에 순간 주의가 흐트러져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 순간 갑자기 여자가 다시 몸을 움직으며 거세게 반항했다. 그러다가 그의 옆구리로 여자의 팔꿈치가 찔려 들어갔다.


순전히 우연으로 상처에 정통으로 타격이 가해져 심한 통증에 러셀이 옆으로 비틀거렸다. 순간적으로 손을 놓친 그에게서 빠져 나오며 피아는 정신없이 문으로 뛰어갔다.


바로 정신을 차리며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정말 번개같이 밖으로 뛰쳐 나가고 있었다.

“젠장..”

여자를 놓친 것도 일이었지만 어찌나 세게 내리쳤는지 통증이 한꺼번에 몰려와 다시 신음하며 러셀이 몇 번 기침을 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정신없이 계단으로 올라가던 피아는 중간쯤 뛰어 올라갔을 때 문득 뛰는 것을 멈추었다.

그녀는, 너무 놀라서 정신 없이 빠져 나왔지만 그 와중에도 조금 전에 들은 목소리가 익숙한 음성이라는 사실이 머릿속을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과 함께 그것이 어디서 들은 목소리라는 걸 깨닫는 순간 그녀는 계단 중간에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얼굴은 몰라도 그 날 들은 목소리는 몇 번이고 계속 생각했었다. 자리에 서서 심하게 놀라 요동치는 가슴에 손을 대며 믿기지 않는 듯 멍한 표정으로 그녀는 광으로 이어지는 문쪽을 다시 보았다.


“아가씨.”

그러고 있는데 지하로 이어진 계단을 통해 병사 둘이 내려왔다. 아래로 내려오다가 계단 중간에 서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그들이 말을 걸었다.

“왜 여기서 이러고 계십니까?”

급해 보이는 기색이 남아 있었는지 의아한 눈으로 병사가 물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순간 망설이다가 그녀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아니에요. 아무 것도.”

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이 밤중에 여긴 웬 일 이세요?”


“성 안에 침입자가 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을 했는데도 이상해 보였는지 좀 미심쩍은 기색으로 병사는 말했다.

"안을 다 확인하고 있는데, 혹시 여기서 수상한 자를 못 보셨습니까?”

그 말에 피아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한 번 삼켰다.

“아가씨?”

대답이 없자 병사가 그녀를 불렀다.


“... 못 봤어요.”

잠시 후 그녀가 대답했다.

“여기선.”

대답을 너무 뜸을 들여 그 말이 의심스러웠는지 병사들은 그녀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그 시선에 피아는 작게 말했다.

“채소거리를 가져가려고 했는데 쥐를 보는 바람에 좀 놀라서...”

그녀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여긴 저 말고 아무도 없어요.”

문이 반쯤 열려 진 광쪽을 병사가 그녀의 어깨너머로 힐끔 보았다.


“가시죠.”

그러나 그녀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기에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병사는 말했다.

“위층으로 모시겠습니다.”

“아니에요.”

밖까지 에스코트 해주려는 병사를 향해 여전히 눈을 내리 뜬 채 피아는 말했다.

“채반을 두고 와서.. 가지고 나갈게요.”

“수상한 자가 돌아다닐지도 모르니 그럼 바로 나가셔야 합니다.”

더 이상 그녀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순순히 대꾸하며 곧 병사가 다시 몸을 돌려 계단 위로 나갔다.



병사가 위로 올라가자 피아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리고는 계단 아래 반쯤 열려있는 문을 보았다. 문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가 최대한 침착하려 하기 위해 깊이 숨호흡을 한 번 하고는 천천히 그녀가 계단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돌아가는 발소리를 들으며 검을 손에 쥔 채 문 뒤에 서 있던 러셀은 조용해진 기색에 손을 내렸다.


그러고 있는데 문이 다시 옆으로 밀리는 걸 보고 그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문은 열렸으나 그러나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기척으로 보아 문 밖에 누가 있는 건 분명한데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 러셀이 문을 주시하는데 잠시 후 여자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고개를 디밀자마자 문 뒤에 서 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그렇게 가까이 서 있을 줄은 몰랐는지 여자가 흠짓하는 게 다시 느껴졌다.

아까 가지고 들어왔다 두고간 촛대 하나만 아직도 선반 위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는데 그 빛만으로도 자신과 시선이 마주치자 여자의 안색이 창백해 지는 걸 알 수 있었다.


“목소리..”

병사를 돌려보낸 것도 그렇고 왜 다시 왔나 싶어 그 와중에 러셀 역시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판단해 내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그러는 동안 검을 쥐고 있는 그를 향해 떨리는 음성으로 피아가 겨우 말했다.

“기억하고 있어서...”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하고 여자를 뚫어지게 응시하다가 곧 그는 그녀가 그 때 보쇼의 성에서 자신이 놓아준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구해준 은혜라도 갚으려는 건가? 그래서 병사를 돌려 보냈나?

‘그나마 다행이군.’

예상치도 못한 도움을 받게 된 걸 알고 그나마 조금 마음을 놓으며 그는 그녀를 다시 쳐다보았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자신에 대해 아직 겁을 내고 있는지 여자는 자리에서 굳어져 있었다. 신세 갚는다고 입 다물어 준 건 고맙지만 지금 모른 척 그냥 나가주면 더 고마울 것 같은데 굳이 다시 광으로 돌아와 여자는 저기 서서 꼼짝 않고 자신을 보고 있었다.


표정을 보니 겁을 먹은 건 분명한데도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있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던 러셀은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옆구리쪽 상처로 향해 있다는 걸 알았다. 찔린 자리에서 피가 점점 더 심하게 베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머무는 숙소는 4층 제일 끝에 있었다. 거기서 지하 광까지 가까운 건 아니었지만 방금 전에는 더욱 멀리 느껴지고 있었다.


한 팔을 위로 들어 올리며 러셀은 허리에 붕대를 감아주는 손을 피했다. 몇 번 돌려 감아 매듭을 지으려고 피아는 붕대를 앞에서 조금 잡아 당겼다. 생각보다 통증이 왔는지 그가 움찔하자 멈칫하며 그녀도 손에서 힘을 뺐다.

“미, 미안해요.”

엉겁결에 그녀가 사과했다. 그리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매듭을 묶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러셀은 입을 뗐다.


“왜 날 도왔지?”

자신이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여자가 다시 흠짓하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상관치 않고 그는 말을 이었다.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는데.”

아무리 도와줬다고 해도 보쇼의 성에서 이미 그런 일을 봤으니 자신들에 대해 무서운 자들이란 인식이 있을 것이다.

“한 번 구해줬으니까 두 번째도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아서..”

이제 처음보다는 침착해져 있었지만 말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붕대 아래로 조금씩 베어 나오는 피를 그녀가 닦아 냈다.


그리고 나서 잠시 기다리니 이제 피는 멎었다.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해 조금 전 방에 올라 갔다 오는 동안 가급적 병사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최대한 조용히 움직이느라 이미 시간이 꽤 지나고 있었다.


광에서 그녀의 방까지는 4층 이상을 올라가야 했고 그 사이에 성안 복도를 분주히 왔다갔다 하는 병사들과 잠시 마주쳤지만 그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다행히 없었다.


그러나 자신을 구해줬으니 은혜를 갚을 생각에 남자의 상처를 치료해줬지만 이 사람이 아스드에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니 이 이상 숨겨주는 건 어려웠다.

“왜.. 여기 있어요?”

이건 어쩌면 이엘을 배신하는 짓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져 자신도 모르게 피아는 입을 뗐다.

“여기서 무슨 짓을 하려고..”


러셀은 힐끔 그녀를 보았다. 단단히 겁을 집어 먹은 줄 알았는데 질문까지 해대는 걸 보니 생각보다 많이 놀란 건 아닌 듯 했다.

“아무 짓 한 거 없어.”

아무 감정도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러셀은 말했다.

“돌아가려다 봉변당한 거니까.”

사실 한 발만 먼저 움직였어도 들키지 않았을 것이다. 삼 일 전 처음 왔을 때, 그 때 엘리어트의 숙소에서 염탐하다가 그에게 걸릴 뻔 한 것을 넘긴 후로 자신도 모르게 방심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위험할 수도 있으니 절대 방심하지 말라는 칼릭스의 말이 허투루 들을 소리는 아니었던 듯 했다.


"어빈 영주님껜 했잖아요.."

작게 말하는 소리에 러셀은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겁 먹었으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여자라고 생각하며 러셀은 말했다.

"뭐, 내가 죽인 건 아니지만.."

부정하지 않는 소리에 피아의 눈빛이 흐려졌다.

"왜.. 그랬는데요?"

"이쪽도 입장이라는 게 있어서. 아스드와 마찬가지로."

애초에 영주들에게 손대는 건 사실 러셀로서도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명령에 따르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반델포드가 영주의 목을 내리쳤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으니 자신 역시 공범이기도 하고. 변명하거나 후회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앞으로도 하게 될 일이니까.

하지만 그 때 나타난 피아를 그냥 보낸 건 어쩌면 그 행동을 조금은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와서 그녀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이유는 없지만.


무슨 생각에 빠졌는지 갑자기 조용해진 그를 피아는 잠시 응시했다. 그러다 느리게 그녀가 손을 뻗었다.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여기까지는 했지만..”

붕대의 매듭을 한 번 더 단단히 묶고는 조심스럽게 그녀는 말했다.

“이 이상은 못해요. 나도 신세지고 있는 처지라.”

“걱정 마.”

러셀은 몸을 일으켰다. 붕대를 감고 있으니 통증은 둘째치고라도 몸을 움직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혼자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피를 흘리며 움직이면 추적의 빌미를 주게 되니 잠시 있었지만 이제 더 시간을 지체해선 안된다.


“그만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단순히 신세진 걸 갚는다고 생각한 모양이었지만 여기서 자신을 도와줬다는 게 알려지면 이 아가씨는 꽤 난처한 입장에 처해질 것이다. 그걸 아직 모르는 그녀를 향해 냉담히 러셀은 말했다.

“더 있다 곤란해지지 말고.”

아직 함부로 움직이면 안될 것 같은데 이제 나갈 생각인지 걷고 있던 웃옷을 내리며 말하는 그를 그녀가 당황스러운 눈으로 쳐다 보았다.


굳게 닫혀 있던 지하 창고 문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열렸다. 밖에 누가 없는지 살핀 뒤 조심스럽게 복도로 나와 그녀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위층으로 이어진 계단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이 될 때쯤 피아는 다시 방밖으로 나왔다. 침실에서 지하 광으로 내려와 조심스럽게 그녀는 창고 문을 열었다.

채소를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해 막혀 있지 않은 창을 통해 들어온 공기로 광 안은 썰렁했다. 이미 한참 됐는지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앟는다. 문 한 쪽을 잡은 채 서서 잠시 그렇게 안을 보다가 곧 그녀는 광 문을 닫았다.








날이 밝았다. 드러나게 그리고 드러나지 않게 소란스러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마자 또 다른 손님이 아스드에 찾아오고 있었다.







이른 아침, 길게 하품을 하며 아비크는 숙소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시라로부터 성에 침입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슈를 비롯해 그들은 밤새 성을 수색했다. 엘리어트에게 알리지 않고 병사들과 함께 최대한 빨리 그들은 성을 뒤졌다.

그러나 아무도 발견되지 않았고 수색을 계속하다 새벽 즈음이 되어 가슈들은 숙소방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인지 묻는 엘리어트에게는 얼렁뚱땅 둘러대고 그들은 곧 침대로 갔다.


그렇게 침대로 기어들어가고 잠시 후 새벽에서 이어지는 이른 아침이 되었다.



아침이었지만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둑어둑한 짧은 복도 한 쪽에 서서 아비크는 길게 기지개를 켰다. 나머지 사람들은 더 자게 내버려 두고 그 사이 무슨 일 없었는지 확인할 생각으로 그는 혼자 밖으로 나왔다.


나올 때 보니 다행히 엘리어트는 깨지 않은 것 같았고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이 침대에서 쿨쿨 잠들어 있다.

시라의 침대만 비어 있었는데 새벽에 같이 돌아오지 않았으니 아마 지금도 병사들과 같이 있을 것이다. 일단 그를 찾으려고 아비크는 길게 이어진 나선형 계단을 내려갔다.


탑을 내려온 아비크는 본관으로 가기 위해 그 사이 나 있는 샛길로 들어갔다. 걸어 가면서 그가 다시 하품을 했다. 붙어 있는 탑이었지만 연결된 통로가 없어 본관으로 들어가려면 꼭 샛길을 통과해야 한다. 그 점이 좀 번거러운 걸 빼면 아스드의 성은 네바렌의 성만큼 견고하고 잘 지어져 있었다.


샛길 끝까지 빠져 나와 이제 본관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마차 한 대가 성문을 통과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이른 아침부터 또 왠 마차인가 싶어 아비크는 무심코 그쪽을 보는데 어제부터 세워져 있던 여섯 대의 마차 끝에서 멈추는 마차에서 잠시 후 익숙한 한 사람이 내려 서고 있었다.


“렌케이 씨.”


먼저 마차에서 내린 디에나는 내리자마자 이쪽을 보고 있는 아비크를 발견하고는 반색하며 그를 불렀다. 뒤이어 마차에서 내리는 셰릴을 보고는 잠결에 잘못 본 게 아님을 알고 아비크는 성큼 두 사람 쪽으로 다가갔다.


“여기 웬 일이에요?”

마차 앞에 서서는 두 사람을 향해 어리둥절 아비크가 물었다. 어제 전서구를 보냈으니 아직 그걸 봤을 리는 없다.


“용건 있어서요.”

도착하자마자 만난 아비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키운 디에나는 그러나 그녀가 여기 온 게 뜻밖이라는 듯 정색하며 묻는 아비크를 보고 살짝 김이 빠지고 있었다.

“셰릴이 만나야 한다고 해서.”

하지만 내색 않고 그녀가 대꾸했다.


“누구를요?”

“당연히 그쪽 대장님이죠.”

엘리어트가 돌아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 오기 위해 그녀들은 베이그릴스에서 내어준 호위병들과 함께 배에 몸을 실었다.


“엘리어트를 만나려고요?”

용건을 물으려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걸 생각하며 아비크는 말했다.

“잘됐네. 마침 일이 있어서 우리도 그쪽으로 전서구를 보냈는데.”

무슨 일인진 몰라도 그 덕에 그녀들이 때마침 이렇게 나타났으니 운이 좋다면 좋은 것이다.

“일이요?”

반문하며 디에나는 고개를 돌려 셰릴을 쳐다보았다. 한 발 뒤에 서서 조금 전 아비크를 향해 목례를 해보이던 셰릴은 그 말에 의아한 듯 그를 보았다.


“대장 만나기 전에 잠깐 얘기 좀 하실 수 있어요?”

셰릴을 향해 아비크는 말했다.

“무슨 일인데요?”

오자마자 다짜고짜 하는 소리에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조심스럽게 셰릴은 되물었다.


"그게 말이죠.."

말하려다가 아비크는 걱정스러운 빛을 띄는 셰릴을 보고 잠깐 입을 다물었다. 그냥 엘리어트를 만나서 얘길 듣는 게 나으려나. 이런 얘긴 좀 껄끄러운데.


그렇게 생각하는데 마침 본관 입구에서 시라가 걸어 나오는 걸 보고 그는 다행이란 얼굴이 되었다.

“나랑 말하는 것보다..”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오는 시라를 향해 그는 반갑다는 듯 손을 들어 보였다.

“케이우드 님.”

그러면서 그가 시라를 불렀다.




병사들과 함께 밤새 성안을 재정비하고는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이제 막 본관 출입구로 나오던 시라는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마차 앞에 서서 아비크가 이쪽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비크가 자신을 그렇게 반갑게 부르는 걸 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의아한 기색으로 그를 보다가 시라는 곧 아비크의 옆에 서 있는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













시라가 아비크 앞으로 걸어가 셰릴과 디에나를 만나는 동안 엘리어트는 여전히 숙소에서 대기중이었다.

어제 밤 늦게 방으로 돌아온 아비크와 가슈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지만 대충 말을 돌리며 그들은 대답을 피했다.

상황을 들은 건 그 뒤로 돌아온 시라를 통해서였다. 숙소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여긴 아비크의 생각과 달리 나머지 사람들이 잠든 후 새벽 무렵에 시라는 잠깐 방으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네가 지금 나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가슈들이 엘리어트에게 말을 안 한 건 얘길 듣고 그가 나서면 모여 있는 영주와 기사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여겼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며 시라는 말했다. 그 역시 같은 생각이었지만 나서지 않는다고 엘리어트가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성안을 확인하는 건 내가 할 테니까 걱정말고 있어."

말을 듣고 역시나 일어서려는 엘리어트를 저지하며 시라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병사들과 성안을 재정비하는 걸 마무리하기 위해 그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그런 시라를 따라 밖으로 나갈까 잠시 망설이다, 포기하며 엘리어트는 다시 침대에 걸터 앉았다. 시라 말대로 자신이 나설 상황이 아니다. 모양새를 떠나 곧 죄인이 될 지도 모를 자가 병사들을 지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단 결정하면 망설이는 법이 별로 없는 엘리어트는, 그대로 다시 침대에 드러 누웠다. 그러면서 그는 성에 들어온 침입자를 생각했다. 시라 같은 실력자가 놓칠 정도면 분명 평범한 놈은 아니다. 누구인지 어째서 아스드의 성에 들어왔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그저 그런 좀도둑은 아닐 것이다.


그런 생각에 침대에 누워 있다 잠깐 잠이 들었고, 그리고 잠시 후 눈을 떴다. 머리 맡에 놓인 창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아침이 되었으나 시라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이 큰 성의 구석구석을 다시 전부 확인하고 경비를 재정비 하는 건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조금 전 아비크가 밖으로 나가는 동안에도 내색없이 누워 있다가 곧 엘리어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레린 사절인 시라에게 전부 떠넘기고 가만 있는 것도 사실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가만 있으라고 했지만 잠깐 나가서 상황을 알아보는 것 정도는 아무래도 해둬야 겠다고 생각하며 엘리어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려고요?"

그렇게 밖으로 나가려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깼는지 시즈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나도 같이 가요.”

길게 하품하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반 밖에 못 뜬 눈을 비비며 침대 밖으로 나와 그는 엘리어트 앞으로 걸어갔다.






옆에서 연신 하품을 해대는 시즈와 함께 그렇게 성탑 밖으로 나와 엘리어트는 아까 아비크가 걸어갔던 샛길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본관 출입구로 들어가기 전 그 역시 마차 앞에 서 있는 네 사람을 마찬가지로 발견했다.


“마침 오네요.”

그를 보고는 잘됐다는 듯 시라가 엘리어트를 불렀다.

“엘리어트.”

샛길을 빠져 나오자 마자 시라와 아비크 옆에 서 있는 셰릴을 발견하고 잠시 있다가 엘리어트는 네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


“그럼 얘기들 해.”

방금 전 셰릴에게 대충 얘기를 전하자마자 엘리어트가 밖으로 나온 참이라 더 길게 얘기할 건 없다고 생각하며 시라는 엘리어트를 향해 말했다.

“난 이제 들어가 봐야겠다.”

이제 슬슬 피곤한 목을 잡으며 조금 웃고는 시라는 먼저 몸을 돌렸다.


“무슨 일인지 들었어.”

밤새 분주했던 시라에게 수고의 말이라도 해야하나 생각하는 엘리어트를 향해 조심스럽게 셰릴이 말을 건냈다. 엘리어트의 시선이 다시 그녀를 향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여기 도착하자 마자 들은 소리가, 사실 전혀 예상도 못한 얘기라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갈피를 제대로 못 잡으며 그녀는 말했다.

"물어 봐도 돼?”


엘리어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그녀는 서둘러 덧붙였다.

“말하기 곤란하면 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여기서, 오자마자 다짜고짜 물어볼 소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스승님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는 걸 가만 놔둘 순 없었어.”

그러나 상관없었는지 대답하는 엘리어트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그걸 그냥 두고 볼 순 없었어.”

셰릴은 그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렇구나.”

잠시 후 미간에 살짝 손을 대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어떡하지..”

누구라도 도움을 얻을 사람이 있을까. 아까 얘길 들어보니 렌케이 씨가 자신을 오게 하려고 베이그릴스로 서신을 보낸 것 같지만 자신은 전혀 도움이 될 만한 걸 알지 못했다.

락터드 아저씨와의 일이니 데이먼 아저씨가 가장 확실한 증인이 되겠지만 오는 시간도 그렇고 아저씨 건강상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고민이 깊은 얼굴로 생각에 빠져 있는 그녀를 보고 있다가 엘리어트는 말했다.

“혹시 아비크나 누구한테 연락 받은 거야?”

이제 그녀가 갑자기 여기 온 이유를 알고 싶었는지 그가 물었다. 질문에 생각에서 벗어나며 셰릴은 고개를 들었다.

“아니 난.. 그래서 온 게 아니야.”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던 지라 걱정스러운 마음에 좀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그녀는 말했다.


“사실은, 아버지께서 여기로 오고 계셔.”


오스티아에 있는 그녀의 아버지인 오니트 남작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그 동안 윌더른으로 몇 번 편지를 보냈다. 거기에 여기서 엘리어트를 만났고 그가 아스드에 있다는 얘기를 한 적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편지를 받은 오니트 남작이 이쪽으로 오겠단 연락을 해왔다.


“왜인지는 몰라도 아버지께서 엘리어트를 만나고 싶어 하셔.”

물끄러미 쳐다보는 시선에 그녀가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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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반(VAN)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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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하트의 반(VAN) - 2-20 균열(11) 14.11.21 1,074 45 20쪽
198 하트의 반(VAN) - 2-20 균열(10) +4 14.11.20 1,137 45 16쪽
197 하트의 반(VAN) - 2-20 균열(9) +4 14.11.17 1,462 37 8쪽
196 하트의 반(VAN) - 2-20 균열(8) 14.11.16 1,206 39 22쪽
195 하트의 반(VAN) - 2-20 균열(7) +2 14.11.14 1,408 44 10쪽
194 하트의 반(VAN) - 2-20 균열(6) +2 14.11.13 1,227 43 21쪽
193 하트의 반(VAN) - 2-20 균열(5) +4 14.11.10 1,363 47 11쪽
192 하트의 반(VAN) - 2-20 균열(4) 14.11.09 1,439 53 19쪽
191 하트의 반(VAN) - 2-20 균열(3) +2 14.11.07 1,697 58 14쪽
190 하트의 반(VAN) - 2-20 균열(2) 14.11.06 1,266 53 17쪽
189 하트의 반(VAN) - 2-20 균열(1) 14.11.04 1,779 52 11쪽
188 하트의 반(VAN) - 2-19 조우(5) +10 14.11.02 1,493 55 19쪽
187 하트의 반(VAN) - 2-19 조우(4) +8 14.08.03 1,680 57 19쪽
186 하트의 반(VAN) - 2-19 조우(3) +6 14.07.31 1,538 52 15쪽
185 하트의 반(VAN) - 2-19 조우(2) +2 14.07.28 1,512 53 10쪽
184 하트의 반(VAN) - 2-19 조우(1) 14.07.27 1,618 60 8쪽
183 하트의 반(VAN) - 2-18 전환(3) +2 14.07.25 1,463 57 12쪽
182 하트의 반(VAN) - 2-18 전환(2) +2 14.07.24 1,436 59 11쪽
181 하트의 반(VAN) - 2-18 전환(1) +6 14.07.23 1,599 61 9쪽
180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9) +4 14.07.21 1,565 62 8쪽
179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8) +4 14.07.20 1,312 64 16쪽
178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7) +6 14.07.19 1,816 64 17쪽
177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6) +2 14.07.18 1,526 65 11쪽
176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5) +6 14.07.16 1,427 72 15쪽
175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4) +4 14.07.14 1,587 66 16쪽
174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3) 14.07.13 1,241 71 14쪽
173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2) +6 14.07.11 1,611 63 16쪽
172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1) +13 14.06.15 1,846 70 8쪽
171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0) +2 14.06.13 1,579 66 15쪽
170 하트의 반(VAN) - 2-17 잠행(9) +8 14.06.11 1,709 66 13쪽
169 하트의 반(VAN) - 2-17 잠행(8) +4 14.06.10 1,593 68 17쪽
168 하트의 반(VAN) - 2-17 잠행(7) +2 14.06.08 2,034 68 10쪽
167 하트의 반(VAN) - 2-17 잠행(6) +10 14.06.06 1,839 75 30쪽
166 하트의 반(VAN) - 2-17 잠행(5) +6 14.06.03 2,142 67 10쪽
165 하트의 반(VAN) - 2-17 잠행(4) +4 14.06.01 1,557 69 18쪽
164 하트의 반(VAN) - 2-17 잠행(3) +14 14.05.18 2,124 75 17쪽
163 하트의 반(VAN) - 2-17 잠행(2) +6 14.05.15 1,945 69 17쪽
162 하트의 반(VAN) - 2-17 잠행(1) +12 14.05.11 1,828 69 13쪽
161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8) +10 14.05.06 1,982 79 22쪽
160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7) +30 14.05.04 1,903 93 23쪽
159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6) +14 14.05.01 1,908 86 18쪽
158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5) +14 14.04.30 1,684 79 13쪽
157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4) +14 14.04.29 2,013 76 7쪽
156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3) +18 14.04.27 1,750 75 15쪽
155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2) +17 14.04.24 2,041 77 13쪽
154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1) +11 14.04.22 2,254 80 9쪽
»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0) +8 14.04.20 1,776 83 24쪽
152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9) +12 14.04.17 2,406 76 13쪽
151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8) +12 14.04.16 2,135 79 21쪽
150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7) +13 14.04.15 2,091 79 9쪽
149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6) +6 14.04.13 2,159 74 14쪽
148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5) +8 14.04.05 2,336 79 15쪽
147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4) +12 14.04.03 1,944 73 15쪽
146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3) +4 14.04.03 2,138 69 13쪽
145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2) +4 14.04.01 2,256 70 9쪽
144 하트의 반(VAN) - 2-16 엘리어트(1) +2 14.03.31 3,234 183 11쪽
143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7) +8 14.03.29 2,088 75 13쪽
142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6) +6 14.03.28 1,874 68 10쪽
141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5) +10 14.03.26 1,780 65 7쪽
140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4) +2 14.03.25 2,370 170 16쪽
139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3) +4 14.03.24 2,202 65 15쪽
138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2) +8 14.03.22 2,596 65 12쪽
137 하트의 반(VAN) - 2-15 보쇼의 성(1) +8 14.03.21 2,367 75 12쪽
136 하트의 반(VAN) - 2-14 베이그릴스(5) +10 14.03.20 2,438 82 8쪽
135 하트의 반(VAN) - 2-14 베이그릴스(4) +16 14.03.19 2,135 75 7쪽
134 하트의 반(VAN) - 2-14 베이그릴스(3) +4 14.03.19 2,248 83 15쪽
133 하트의 반(VAN) - 2-14 베이그릴스(2) +6 14.03.18 2,481 76 16쪽
132 하트의 반(VAN) - 2-14 베이그릴스(1) +14 14.03.17 2,834 82 18쪽
131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6) +6 14.03.15 2,319 76 11쪽
130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5) +10 14.03.14 2,658 75 8쪽
129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4) +6 14.03.13 2,732 85 15쪽
128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3) +6 14.03.12 2,646 86 14쪽
127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2) +12 14.03.11 3,048 84 20쪽
126 하트의 반(VAN) - 2-13 이센제(1) +6 14.03.10 2,903 76 18쪽
125 하트의 반(VAN) - 2-12 쉐네드 +6 14.03.09 3,008 75 15쪽
124 하트의 반(VAN) - 2-11 기하의 족(3) +12 14.03.06 2,888 85 27쪽
123 하트의 반(VAN) - 2-11 기하의 족(2) +20 14.02.25 2,548 89 10쪽
122 하트의 반(VAN) - 2-11 기하의 족(1) +23 14.02.23 2,761 93 11쪽
121 하트의 반(VAN) - 2-10 글레린(2) +10 14.02.21 2,436 98 17쪽
120 하트의 반(VAN) - 2-10 글레린(1) +10 14.02.19 2,637 114 15쪽
119 하트의 반(VAN) - 2-9 아스드(2) +17 14.02.16 3,409 107 18쪽
118 하트의 반(VAN) - 2-9 아스드(1) +16 14.02.13 3,382 113 12쪽
117 하트의 반(VAN) - 2-8 아쉬 +16 14.02.11 3,056 110 13쪽
116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8) +23 14.02.09 2,642 119 17쪽
115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7) +9 14.02.09 2,760 111 16쪽
114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6) +20 14.02.07 2,790 109 19쪽
113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5) +12 14.02.06 3,226 114 15쪽
112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4) +9 14.02.04 3,299 103 10쪽
111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3) +22 14.02.03 2,905 95 9쪽
110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2) +12 14.02.02 3,128 111 16쪽
109 하트의 반(VAN) - 2-7 레스니악(1) +16 14.01.30 3,152 113 15쪽
108 하트의 반(VAN) - 2-6 전조(5) +6 14.01.29 3,014 117 11쪽
107 하트의 반(VAN) - 2-6 전조(4) +7 14.01.29 2,934 115 18쪽
106 하트의 반(VAN) - 2-6 전조(3) +7 14.01.27 3,112 114 10쪽
105 하트의 반(VAN) - 2-6 전조(2) +16 14.01.26 3,511 111 14쪽
104 하트의 반(VAN) - 2-6 전조(1) +13 14.01.19 4,156 118 21쪽
103 하트의 반(VAN) - 2-5 시마르(2) +9 14.01.16 3,340 116 11쪽
102 하트의 반(VAN) - 2-5 시마르(1) +13 14.01.15 3,686 110 17쪽
101 하트의 반(VAN) - 2-4 재회(6) +19 14.01.13 3,424 126 6쪽
100 하트의 반(VAN) - 2-4 재회(5) +29 14.01.12 5,115 13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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