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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님의 서재입니다.

여주가 XX를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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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6:20
최근연재일 :
2022.07.02 00:14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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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
추천수 :
45
글자수 :
403,292

작성
22.05.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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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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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4화 - 탁란공녀 창세기

DUMMY

내 경고 하건데 아무 것도 하지 말아라?


나였으면 바로 머리채를 휘어 잡았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분노를 삯이는 것 뿐이다.


일리야 룬의 분노와 슬픔이 전해진다.


여덟 살 먹은 꼬맹이의 감정이 이렇게 찐득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것은, 퍽 좆같은 일이다.


정말 미쳤다. 세상도 미쳤고, 나도 덩달아 미칠 것만 같다.


근데 그중에서 제일 미친 건 아마 이 꼬맹이인거 같다.


자, 상황을 가정해 보자.


내가 환생을 했다면, 왜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는 것인가?


상식적으로 누군가를 환생 시킬 때 다른 자아를 가지고 있다면, 여신이 내게 세상이라도 구하라고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여러 모로 지금의 상황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내 좆같은 이성이 도달한 결론은 일리야 룬이 미치지 않기 위해 나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저 빌어먹을 꼬맹이가 지 좆같을 때만 나를 불러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일리야 룬이 살아가는 세상의 세계관과 맞지 않는다.


룬이 살아가는 세상을 내가 알고 있는 용어로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정판’ 의 세상이다.


다른 양념이 더해지지 않은 중세와 닮은 판타지는, 귀족이라 할지라도 계집애에게는 가혹한 세상이다.


당장 일리야 룬이 처한 상황만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일리야 룬은 스스로에게 주어진 좆같은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나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좆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이렇게 짬처리를 시킨다.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아도, 이것밖에는 답이 없다.


방금 미리엄을 욕했을 때, 희미하게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보면 틀림없다.


하···진짜 좆같은 인생이ㄷ···


***


"이런 것도 못 하면 어떡할 거야 룬. 이건 그냥 어머니 비위만 살살 맞추면 되는 거였는데."


귀를 타고 들어온 세이튼의 핀잔이 몸 한쪽에서 서늘하게 굳는 것만 같았다.


서늘하게 굳은 그것은 뾰족한 모양이 되어 룬의 명치를 찔러왔다.


"됐어, 내일부터 아카데미에 가야 하니까 준비해 둬. 넌 뭐 몸만 가면 되겠지만."


룬은 그 사실을 인식하자 점점 숨이 턱 막히는 것만 같았다.


가슴이 갑갑해지고, 호흡이 급해졌다. 어디다 시선을 둬야 이런 모습을 들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일지도 고민 되었다.


"이쪽 아카데미는 작년부터 수업을 시작했어. 왕립보단 못하지만 뭐 나쁘진 않아. 선생들도 대충대충이라 우리도 편하고."


세이튼은 그 말을 끝냄과 동시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넌 열심히 해야 할 거야."


룬은 세이튼이 어째서 저런 표정을 짓고, 자신을 아프게 하는 말을 쏟아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본래 룬의 세계에서는 이런 법칙은 없었다.


일리야 가문에서 룬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무시하거나 노골적으로 적대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룬은 처음 겪는 킨케이드 가문의 노골적인 적대가 두려웠다.


그중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을 잃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스스로마저 잃어버린다면 룬에게 남는 것은 정말 하나도 없었다.


세이튼이 시시껄렁한 잡담을 하며 룬을 방으로 안내하는 동안, 룬은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는 간단한 행동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

룬의 방에 도착한 뒤에도 세이튼은 한참을 룬에게 무언가를 말하다 돌아갔다.


다른 쓸데없는 말들은 모두 흘려들었지만, 미리 킨케이드의 성을 쓰는 것은 어떠냐는 것은 개소리라고 생각했다.


룬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 개소리가 뭔지도 몰랐지만, 개소리라는 말은 이런 곳에 쓰는 것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세이튼은 어떤 말에도 룬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방으로 돌아갔다.


그가 돌아간 이후에도 룬은 그저 숨을 쉬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것 외에는 신경 쓸 수 없었다.


***


다음 날 아침 룬은 일어나 유모가 오는 것을 기다렸지만, 그보다 세이튼이 빨랐다.


세이튼은 아직 씻지도 않은 룬을 또다시 잡아끌다시피 당겨서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사용인 식당이었다.


세이튼은 문을 발로 쾅 차며 사용인 식당으로 들어가 식빵 하나를 던져주었다.


“먹어.”


룬은 군말 없이 빵을 먹기 시작했지만, 사용인들이 먹는 빵은 곱게 자라온 룬이 먹기에는 너무 퍽퍽했다.


목이 메여 마실 것을 찾자 세이튼이 우유 한 잔을 밀어주며 말을 이어갔다.


"피곤해도 참아. 지금은 빨리 먹는 데만 집중해."


룬은 손가락으로 식탁을 바쁘게 두드리며 자신을 압박하는 세이튼이 두려워 작은 입으로 퍽퍽한 식빵을 구겨 넣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밀어 넣은 탓에 결국 삼키지 못하고 그대로 뱉어버렸다.


그러자 세이튼이 짜증 난다는 듯 중얼거렸다.


"더럽게 뭐 하는 짓이야? 씻을 시간 없으니까 이걸로 대충 닦아."


세이튼은 물에 대충 적신 거칠거칠한 수건을 던져주었다.


후작가의 울타리 안에서 곱게 자란 영애의 얼굴을 닦기에는 모자란 물건이었다.


룬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무언가가 가슴을 뚫고 나오려는 것만 같다.


그 감정을 억누르며 세이튼이 던져 준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자, 세이튼은 능글맞아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룬은 게으르구나. 내일부터는 일찍 일어나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그 말은 가슴을 뚫고 나오려는 감정을 부채질했다.


이 개자식은 대체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것인가.


킨케이드 아카데미의 교문은 열 시가 넘어야 열렸고, 지금은 아직 아침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이었다.


세이튼은 분노에 차서 자신을 바라보는 룬을 바라보며 희열을 느끼며 이죽거렸다.


"룬은 멍청한데, 욕심까지 많구나?"


그 말에 룬은 커다란 종이 머리를 울리는 것만 같은 두통을 느꼈다.


알 수 없는 감상이 지나가고 찾아온 것은 까맣게 타는 것만 같은 감정이었다.


심장을 태우고 남은 그을음을 만들어 마음속을 온통 까맣게 칠하는 그런 것이었다.


서재 속 선생님들은 분노라는 것이 얼마나 강렬하며, 인생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겪은 분노는 그것보다 짙고 깊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그를 노려보려는 순간, 룬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화를 드러내지 말라는 파헬의 경고를 떠올렸다.


결국 룬은 입을 꾹 다문 채로 조용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세이튼은 그런 룬을 바라보며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래. 화가 나더라도 참아야지 룬. 그게 귀족 여성으로서의 미덕이야."


룬은 자신의 오른쪽 뺨을 손등으로 어루만지며 개소리하는 기분 나쁜 개자식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룬은 세이튼이 개자식은 맞았어도, 그가 하던 소리가 모두 개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룬은 실제로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그 이유는 미리엄이 부족한 룬의 예의가 부족하다는 것을 빌미로 매일 아침 채비를 하는 동안, 룬에게 굽이 부러진 하이힐을 신긴 뒤에 채운 뒤 꼿꼿하게 서 있는 연습을 시켰기 때문이다.


굽이 부러져 있었기에 억지로 발끝을 들어 올려 균형을 맞춰야 했다.


미리엄은 생각보다 자세를 잘 유지하는 룬을 보며 짜증이 치밀었다.


그러던 미리엄은 우연히 룬의 오른쪽 입술에 빵부스러기가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룬의 오른뺨을 향해 손을 올려붙였다.


짝!


미리엄의 손이 뺨과 맞닿음과 동시에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가며, 룬은 하이힐에서 미끄러져 뒤로 넘어졌다.


미리엄이 뒤로 넘어진 룬을 싸늘한 눈동자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모자란 아이까지는 가르칠 수 있어도, 예의 없는 아이는 품지 못하겠구나."


그리고 땅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룬의 입가로 가져다 대었다.


"음식을 남기는 건 예의 없는 행동이란다. 알겠니?"


룬은 더 이상 분노조차 느낄 수 없었다.


유모가 습관처럼 하던 장례식이란 말의 의미가 얼얼한 뺨을 통해 와닿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룬은 명석하고 판단이 빨랐다.


이곳에서 화를 낸다면 자신은 정말로 타 죽을 것이다.


룬은 살기 위해 체념하는 법을 배웠다.


동시에 얼굴에서 표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모두 사라졌다.


"네. 죄송합니다 어머니."


미리엄은 한층 더 어두워진 룬을 보며 흡족하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래. 이제야 좀 볼만하구나."


미리엄은 손짓으로 널브러진 하이힐을 가르키고는, 하품을 하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 손길에 룬은 절망하며 다시 하이힐에 올라섰다.


올라선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오른쪽 눈두덩이가 터질 것만 같았고, 종아리에서는 쥐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욕실에서 나온 미리엄은 제대로 자세를 잡지 못하는 룬을 향해 빠르게 다가왔다.


짝-!


그리고 곧바로 왼쪽 뺨을 후려쳤다.


이번에는 넘어지며 찍은 머리에서 피가 나오는 것인지, 머리카락이 축축했다.


그러건 말건 미리엄은 그 이후로도 자세가 흐트러질 때마다 뺨을 후려쳤다.


룬은 뺨을 맞는 것과 굽이 부러진 하이힐에서 버티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나은지 결정할 수 없었다.


미리엄의 하이힐 예절교육은 미리엄이 샤워를 끝내고, 화장을 한 후 간단한 아침을 먹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아침을 먹은 미리엄은 룬에게 가봐도 좋다며 턱짓하고서는 나가버렸다.


그 말에 하이힐에서 내려오려던 룬은 발가락과 종아리가 타들어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미리엄의 방문 앞에서 쓰러졌다.


룬은 시간을 떠올리며 이를 악 물었다.


미리엄이 식사를 마친 시간은 아홉 시가 넘었다.


아카데미에 가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삐이이이이-


그 순간,

룬의 귓가와 머리에서 사나운 소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룬은 불안감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도 있는 힘을 다해 난간을 붙잡고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미리엄의 방은 룬의 방에서 가까웠다.


하지만 반쯤 도착했을 때부터 룬은 눈앞이 하얘지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룬은 그게 너무 무서웠다.


팔이 덜덜떨리고, 다리는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대로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룬은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끌고 필사적으로 유모를 찾았다.


"유모! 유모!"


할렌은 다리를 질질끌며 기어가는 룬을 보자 비명을 지르며 다가왔다.


“아가씨!”


“앞이 안 보여! 앞이, 앞이 안 보여!”.


그리고 곧바로 룬에게 달려와 룬의 상태를 확인했다.


양쪽 뺨이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하고, 축축한 뒤통수에서는 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이 흘러나온다.


그 사실에 할렌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룬은 좀처럼 감정도 표현하지 않고 힘든 일에도 묵묵히 버티는 것을 잘하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울부짖으며 자신을 찾고 있다.


'이럴 때가 아니야.'


할렌은 서둘러 룬을 등에 업고서 주치의를 찾았지만, 사용인들은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다.


그래서 할렌은 이 불쌍한 아가씨의 처지에 절망했고, 그보다 조금 더 깊게 자신의 처지에 대해 절망했다.


이 아가씨의 지독한 삶은 이유 없는 고통에 차 있었고, 할렌은 일부나마 그 고통에 일조했다.


이 저택에서 할렌은, 마지막의 순간까지 죄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삶의 고통에 집중할 여유가 없었다.


할렌은 이곳에서 가장 빠르게 룬과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하나둘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은 미리엄을 두려워 해’


분명 지나가는 사용인들에게 도움을 구해봤자, 미리엄의 눈치를 보며 도와주지 않을 것이 뻔하다.


'미리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에게 가야 해'


그녀는 본능적으로 세이튼을 떠올렸다.


시간은 많지 않았고, 생각은 길지 않았다.


할렌은 룬을 안고서 곧바로 세이튼의 방을 향해 달려 나갔다.


방앞에 도착한 할렌은 최소한의 예의조차 생략하고 방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그러자 넥타이를 매던 세이튼은 잠깐 인상을 찌푸리며 시선으로 할렌을 힐난하다가도, 등에 업고 있는 룬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확인하고 넥타이를 벗어 던지며 룬을 향해 다가왔다.


"잠깐. 뭐야? 대체 무슨 짓을 당한 거야?"


세이튼은 곧바로 시종을 불러 주치의를 불러오도록 했다.


미리엄이 두려웠던 시종은 머뭇거리며 주치의를 불러오는 것을 망설였지만, 시종의 동생이 레기오르스와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협박하자 시종은 새파랗게 질린 채로 주치의를 찾으러 달려나갔다.


십여 분이 되지 않아 주치의는 잠이 덜 깬 모습으로 걸어와 태연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 모습에 세이튼은 화를 참지 못하고 칼을 빼 들어 시종의 오른쪽 귀를 잘라버렸다.


"만약 어떤 일이라도 발생한다면, 네 가족 모두 귀를 자르고 눈을 뽑을 것이다."


비명을 지르는 시종 앞에서 의사는 그제야 공포에 질린 채로 허겁지겁 룬을 진찰하기 시작했다.


시종의 귀에서는 시뻘건 피가 분수처럼 솟았고,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며 방안을 굴렀다.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의사가 긴장한 듯 잠긴 목구멍을 열고서 말하기 시작했다.


“잠깐 패닉에 빠지신 것 같습니다. 안정을 취하시면 나아질 겁니다.”


생각에 잠긴 세이튼을 보던 지금이 이 상황을 무마할 유일한 기회임을 깨달았다.


"걱정되시는 건 알겠지만, 벌써부터 그러시면 나중에는 의처증에-“


-서걱.


자신의 공포에 정면으로 맞선 안타까운 의사는 왼쪽 귀가 잘렸다.


오른쪽 귀가 잘린 시종과 왼쪽 귀가 잘린 의사가 사이좋게 비명을 질렀다.


사방으로 튀는 피를 기감으로 감지한 룬은, 이곳이 지옥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정신을 잃었다.


***


룬이 깨어난 것은 다음 날 정오였다.


할렌 깨어난 룬을 보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이대로 룬이 죽었다면 할렌은 자기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할렌은 한참이나 사정을 설명했다.


탈진 상태에서 패닉이 와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일이었으며, 세이튼이 그녀를 구했다는 것.


그리고 오늘 예절 교육은 기절한 관계로 제외되었다는 것을 차례대로 일러주었다.


모두 반대로 일어났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룬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예절 교육에 관해서 언급할 때는 유모는 크게 화난 것처럼 보였다.


룬은 자신을 위해 화를 내주는 유모가 좋았다. 동시에 최근에 느려져 버린 유모의 심장박동이 걱정되었다.


'이곳에서 유모마저 잃는다면 나는...'


룬은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유모는 이어서 설명을 계속했다.


룬이 자고 있는 사이에 세이튼이 수업 선택지를 주고 갔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룬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유모에게 말했다.


“검술도 배울 수 있어?"


그 말에 할렌이 흠칫거렸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요. 아가씨라면 금방 훌륭한 여기사가 될 거예요."


"응. 기사가 돼서 유모를 지켜줄 거야."


할렌은 그렇게 말하는 룬을 가슴 깊숙이 끌어안고서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늙은 유모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


다음 날, 룬의 선택 수업은 여성학으로 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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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5.27 20 0 12쪽
26 25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5.26 20 0 13쪽
25 24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5 27 0 20쪽
24 23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5 39 0 21쪽
23 22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4 46 0 22쪽
22 21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3 19 0 15쪽
21 20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2 21 0 19쪽
20 19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2 23 0 15쪽
19 18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21 34 0 15쪽
18 17화- 탁란공녀 창세기 +1 22.05.20 28 1 14쪽
17 16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9 29 0 18쪽
16 15화- 탁란공녀 창세기 +1 22.05.18 64 1 15쪽
15 14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7 44 0 21쪽
14 13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6 38 0 20쪽
13 12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6 39 0 16쪽
12 11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5 45 0 14쪽
11 10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4 41 0 24쪽
10 9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4 47 0 16쪽
9 8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3 57 1 18쪽
8 7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3 54 2 16쪽
7 6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2 60 2 13쪽
6 5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2 62 1 14쪽
» 4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1 75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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