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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님의 서재입니다.

여주가 XX를 못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응뉴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6:20
최근연재일 :
2022.07.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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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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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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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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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9화 - 거짓과 함께 춤을

DUMMY

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던 룬이 입을 열었다.


"...세이튼."

"누굴 찾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브이입니다."


그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서 풍기는 죽음의 냄새는 한 가지 사실을 말해준다.


"악마가 되었구나 세이튼"


마치 티아매트가 풍기던 냄새와도 같았다.


룬의 말에 브이의 눈가가 가늘어졌다.


"일리야의 아가씨, 나는 악마에 대해서는 모릅니다만, 악마같은 인간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누구야 널 그렇게 만든..."

"제 주인에 대해 말하시는 겁니까? 제 주인은 스스로를 가르켜 근심이라고 했습니다."


룬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의도만은 짐작할 수 있었다.


킨케이드 세이튼은 일리야 룬에게 상처를 주고 싶다.

아니, 세이튼은 이제 세상이 없다.

지금 이곳에는 룬과 브이만이 있다.


브이가 아련한 기억을 더듬듯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제 주인도 저를 이렇게 만든 사람은 아닙니다. 아니, 제 진정한 주인은 따로 있을지도 모르지요. 제게도 자유로운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나는 그 사람을 만나고 그것이 모두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습니다.”


달처럼 휜 브이, 아니 그의 시선이 룬을 향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와 함께 죽어버렸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나는 근심의 망령일 뿐입니다.”


그것은 복수가 아니요, 화풀이는 더더욱 아니었다.


세이튼이 뱉어대고 있는 말은 일종의 구애였다.


집착이 심한 저 남자는 자신을 기억하라는 말을 넘어 이곳에 도달했다.


"누구든 제 주인에게 붙잡히면 온 세상이 쓸모 없게 된다지요, 지금 제 꼴이 딱 그렇지 않습니까?"


시선을 통해 이동한 비수와 같이 날카로운 그의 말과 시선이 심장을 찌른다.


브이는 굳어버린 룬을 보며 비웃음을 지어보이고는,

그대로 룬을 스쳐 아카데미 내성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저 사내는."

"나도 확신은 못하겠어, 하지만..."


렌스의 물음에 침을 꿀꺽 삼킨 나스챠는 대답을 얼버무리며 룬의 눈치를 봤다.

혼이 나간 듯한 룬을 보며 나스챠는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혼과 마나의 형질이 너무 비슷해, 다른 사람이라는건 말도 안 돼."

"그래도 머리색이 다르지 않나, 세이튼님의 머리색은 짙은 붉은색이었다."


그 말에 나스챠가 렌스를 빤히 올려다보며 말했다.


"너만 해도 여러가지로 변했잖아."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세이튼이 악마가 되었다는 것.


렌스 또한 세이튼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기운이 풍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렌스는 세이튼을 마주하자 머리 속에서 다시금 환청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더러운 배신자 같으니!


렌스는 애써 그 환청들을 무시하며 나스챠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난 아가씨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받아서 가능했던···”


그 순간,

렌스의 머리 속에서 이 모든 일을 가능케할 한 사람이 스쳤다.


그리고 나스챠는 세이튼을 볼 때부터 그 인물을 짐작하고 있었다.

나스챠의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위치스의 가주, 그가 아니고서 이 정도의 일을 벌일 사람은 없어."


룬은 새카맣게 변해버린 세이튼의 머리를 생각했다.


세이튼은 붉은 머리에 장난기 많은 표정을 한 귀여운 인상이었다면,

변해버린 그에게서는 온몸에서 요사스러운 기운을 풍기며 어딘가 비틀린 느낌을 주었다.


하늘 빛 안개같이 싱그러운 소년 세이튼은 낙마와 함께 죽어버렸다.

함께 걸어가던 사춘기 시절에는 무엇이든 안개가 찾아와 더러운 것을 가려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끝은 찾아오고 즐거운 세계의 길은 차차 좁아져,

어느새 룬은 그 위에서 곡예를 펼치고 있다.


세이튼과 함께 일리야 룬 또한 작은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죽었다고 생각한 세이튼은 안개 속에서 자취를 감춘채로,

이따끔 달이 떠오를 때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아름답구나, 그리고···'


안개 속에서 피어난 세이튼은 아름답고, 또 위태로워서,

보는 사람을 애절하게 만들었다.


스쳐온 길 위에서 미아가 되어버린 세이튼의 모습은,

슬프면서도 반갑다.


손길을 뻗으면 저 미아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리라

그러나 분명, 세이튼은 그를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실은 룬을 아프게 한다.

룬은 가빠지는 호흡과 심장의 고동을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보이지 않는 적을 노려보았다.


‘후회하게 될거야.’


빌어먹을 위치스의 가주는 건드려선 안될 것을 건드렸다.


티아매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룬이 절망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일터

그렇다면 더 이상 약한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결심을 마친 룬의 눈빛이 다시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가자.


***


브이와의 만남 이후 세 사람 사이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렌스와 나스챠는 룬의 눈치를 보았고,

룬은 세이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느라 아무런 대화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아슬아슬한 침묵을 유지한 채로 입학처에 도착했다.


렌스는 호위기사로 아카데미에 들어온 것이기에 따로 심사를 거쳐야했고,

나스챠와는 학부가 달랐기에 세 사람은 각자의 목적지를 찾아 흩어졌다.


발길을 옮기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자, 먼 발치에서 프린과 마린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곧이어 도착한 프린은 멀쩡한 모습으로 상기된 볼을 하고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지만,

마린은 숨을 헉헉거리며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프린이 그런 마린을 보며 키득거린 후 룬을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


"언니! 언니도 정치학부에요?"

"응, 검술학부는 귀찮을 거 같아서."


일반적으로 귀족 가문의 자재들은 모두 정치학부로 아카데미에 들어오게 된다.

정치학부의 학생들은 입학시험을 치르는 대신 학교에 대한 지원금을 내고 입학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학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다.


"귀찮은 걸로 따지면 정치학부가 더 귀찮지 않을까요?"

"원래는 그렇긴 한데..."


룬이 말꼬리를 흐리자 쌍둥이 자매가 순간 무언가를 이해한 듯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살짝 흥분한 표정으로 인사를 꾸벅 하고는 입학처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일리야의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룬은 악마를 처치한 공로를 받아 입학한 것이기에,

원하는 학부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 탓인지 입학 삼일 전, 아카데미의 교수가 일리야 가문을 찾았다.


'원하는 만큼 둘러보시고 고르세요'


교수가 건넨 팜플렛에는 각 학부에 대한 설명이 쓰여 있었는데,

정치 학부는 두 페이지에 불과했고, 과학 학부는 아예 전단지를 가지고 왔으며, 마법 학부에 대한 내용은 아예 들어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검술 학부에 대한 내용은 따로 책을 한 권을 써왔다.


그 모습에 질린 룬이 곧바로 정치학부에 입학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교수는 당황하며 검술 학부에 입학했을 때의 장점과 특별한 혜택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이러는데, 입학까지 하면 얼마나 귀찮을지...'


정치학부와는 다르게 검술학부와 마법학부는 시험을 통과하기만 한다면 지원금에 비해 훨씬 저렴한 입학비만 있다면 입학이 가능했다.


애초에 정치학부의 존재의의 자체가 지원금을 통해 다른 재능있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임을 감안했을 때, 양자에게 있어 나쁜 이야기가 아니었다.


룬이 지금 발걸음을 향하는 장소 또한 정치학부의 입학처였다.


"재가 개야?"

"저 팔로 악마를 죽였다는 데, 말이 안 돼."

"그치?"


룬이 다른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녀가 유명한 어머니인 파헬과 너무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저것 봐 재가..."

"진짜 닮았네"


그리고 일리야 가문은 최근에 흥행가도를 걷고있다.

거기다가 룬은 개인의 능력과 외모 또한 뛰어나다.


이런 이유들이 겹쳐 아카데미에서 짝을 찾으려는 하이애나들이 룬을 매섭게 노리고 있었다.


룬은 그러건말건 자신을 향하는 시선을 모두 무시한 채 입학 시험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학부를 지원하는 느낌이 강한 정치학부는, 그 설계에 맞게 입학처조차 다른 학부를 내려다보는 장소에 위치했는데, 정치학부의 예비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우월감에 취하고는 했다.


그리고 룬은 그런 학생들을 보며 염증을 느꼈다.


'이곳도 갈파고스와 다를게 없구나'


룬의 체념어린 시선은 검술학부의 심사를 담당하던 한 학생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그 학생은 마치 룬의 시선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이 룬을 바라보았다.


룬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강하다'


최소한 자신과 동수 혹은 그 이상의 상대.


티아매트와의 접전이후 처음 겪어보는 긴장감이었다.


그가 다가와 룬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야, 매년 힘들단 말이야, 왜 다들 저렇게 아등바둥 하는건지들, 어차피 주어진 재능은 변하는 게 아닌데."


그는 검술 학부의 학생들이 열심히 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대충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흘려듣고 있던 룬에게 재능이라는 단어가 스쳐갔다.

룬은 술에 취한 피그오가 발악하듯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저 재능이라는 단어 하나가 아카데미를 모두 갉아먹고 있다. 빌어먹게도 말이야.”


식별정보와 재능.


피그오는 저 두 단어가 아카데미를 넘어 아케도니아 전체를 좀먹고 있다고 말했다.


‘뭐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


저곳에서 아등바등 시험을 치르는 이들에게 희망따위는 없었다.

이 시험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시험이었고,

저들 중 대부분은 덧없는 희망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었다.


눈앞에있는 남자는 분명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딘가 묘하게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재수 없네."

"뭐?"

"니가 재수 없는거,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러자 남자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룬을 향해 몸을 돌려앉았다.


"응 맞아, 내가 봐도 난 너무 잘났거든."

"어련하시겠어."


그리고 룬을 향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의문이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닌 척 하지 말자고. 너도 내 수준을 파악했기 때문에 대화를 받아주는 거잖아.”

"그렇다고 해서 난 재네를 무시하진 않아."


“아니, 지금 이 대화를 저들이 들었을 때 아마 재넨 나보다 너에게 화를 낼걸?”

“그럼 칼맞지 않게 조심해야겠네.”


“납득이 빠르네, 좋은 태도야.”

“나 말고 너 말하는거야.”


그 말에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재네가? 그건 불가능 할 것 같은데."


그리고 그는 어느새 룬의 단검이 자신의 목에 겨눠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가능해졌네, 사실 난 재들이 보낸 암살자거든."


룬은 그렇게 말하며 남자를 향해 미약한 살기를 뿜으며 히죽 웃어보였다.

그리고 곧이어 룬은 남자의 검 또한 자신의 복부를 향해 있음을 인식했다.


남자 또한 룬을 향해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오만한 아가씨,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몰라도 난 네 화풀이 상대가 아니야."


'···음, 생각보다 더 강한걸지도.'


"...그건 그래, 미안하게 됐어, 난 일리야 룬이야."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이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건 알고 있다.

자신은 그저 감정을 부딪힐 상대가 필요한 것 뿐이었다.


룬이 순수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자 남자 또한 장난스러운


"그래도 대단해, 일리야의 룬이라면 올해 열다섯이잖아. 그 나이에 마스터라니"


남자는 쾌활한 미소를 지으며 룬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나는 무사시 조로야, 아카데미에 들어온 지는 1년이 되었지."


룬 또한 눈앞의 남자가 누구인지 모르진 않았다.


무사시 조로.

일 년전, 아카데미에 입학한 천재 검사.


무사시 조로의 출신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출신을 향한 업신여김을 제 실력 하나로 모두 눌러버렸다.


룬은 조로의 악수를 받아주며 말했다.


"아시다시피 일리야 룬이야, 올해 아카데미에 들어오게 됐어."


손을 떼어낸 룬과 조로는 둘다 손을 바지에 슥슥 닦았다.

그러다 우연히 눈이 마주친 두 남녀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르시스트 같으니'


그리고 서로 닮은 두 남녀는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재수 없는 사람이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조로였다.


"대체 이 숫자가 뭐길레 그렇게 난리들인지."

“숫자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뭐야, 카드에 잉크도 안 마른 애가 그런 소리를 한 거였어?”


룬의 말에 어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인 조로가 룬의 카드를 향해 턱짓했다.

카드를 꺼내주자 조로가 자신의 카드를 꺼내 룬의 카드를 향해 빛을 쏘아보냈다.


그러자 빛이 스며들며 룬에게 신비한 영상이 떠올랐다.


=======================

CODE : ALHPA-01-SUN

! 최초 등록자입니다.

---------------------------------------

<상태창>


이름 : 일리야 다리우스 룬

성별 : 여

나이 : 16

레벨 : 3

종족 : 인간


칭호 : 세계를 먹는 자, 악마 사냥꾼

----------------------------------------

<기본능력>


체력 : 123

힘 : 111

민첩 : 354

지능 : 328

마력 : 427

재능 : Unranked

----------------------------------------

<Skill>


황금률 : Unranked

불씨의 주인 : Unranked

마나 제어 : 5

마력 제어 : 5

마스터 : 2

----------------------------------------

=======================


"이제 보이지? 네가 허가를 해주면 나도 네 것을 볼 수 있어."

"...미안하지만, 어렵겠어."

"미안할 필요는 없어, 식별정보를 알려주는 건 특별한 일이니까."


조로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룬에게 자신의 상태창 옆에 조로의 상태창이 나타났다.


=======================

CODE : NORMAL

---------------------------------------

<상태창>


이름 : 무사시 조로

성별 : 남

나이 : 19

레벨 : 4

종족 : 인간

칭호 : 무기술의 달인, 체술의 달인, 기억잃은 전사

----------------------------------------

<기본능력>


체력 : 421

힘 : 475

민첩 : 328

지능 : 125

마력 : 375

재능 : 2984

----------------------------------------

<Skill>


마나 제어 : 4

마스터 : 5

검술 : 5

체술 : 5

파동 검술 : 4

----------------------------------------


=======================


“재능이란 건 거기 적혀 있는 기본 능력의 총 합을 말하는거야. 누가 이걸 계산하는지, 그 원리는 뭔지 아무도 모르지만, 뭐 신뢰성 하나는 확실해.”


조로는 쓰게 웃었다.


"아카데미가 설립된 300년동안 재능을 뛰어넘은 사람은 없었어. 그리고 그 속에는 나 또한 포함되겠지."


룬은 그제서야 재능이라는 단어가 아카데미를 좀먹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량이 얼마인지 단번에 표기해 주는 숫자가 있다면, 사람은 그 이상의 노력을 절대 하지 않게 된다.


룬은 그제야 식별정보를 확인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입학생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난 솔직히 모르겠어. 어차피 정해진 일이잖아. 저렇게 안달내면 본인만 힘들텐데."


조로는 입술을 물어뜯으며 자신의 식별정보가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한 소년을 보고 있었다.


그 소년은 입술에서 피가 베어나오는 것도 모른채 초조하게 카드만을 보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던 소년의 표정이 일순간 변화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년은 다리에서 힘이 풀린것처럼 주저앉고는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소년 몇명이 그에게 몰려와 웃음을 터트리며,

울고 있는 소년을 향해 비참한 조롱을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룬의 시야에 익숙한 얼굴이 하나 들어왔다.

그리고 룬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어, 너 어디가?"

“빚 갚으러”


룬이 바라자 허공에서 사나운 불꽃이 튀며 손에 검이 쥐어졌고,

조로는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소년에게 폭력을 가하기 직전이었던 양아치는 자신의 뒷통수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보다 한참은 어려 보이는 계집애 손에 쥐어진 검.


"뭐야 니년은, 그거 뭐 웃길려고 그러냐?"


대장격 소년의 말에 다른 소년들이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룬의 검이 휘둘러진다.


휘익-!


웃음 소리에 파묻힌 검 휘둘러지는 소리가 대장 소년의 귀에만 스친다.

다른 소년들은 그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해,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대장 소년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지?’


의문과 동시에 귓바퀴로 밀려오는 강렬한 통증.

잘려진 귀에서 새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며 대장소년이 바닥을 뒹굴었다.


"끄아악! 이 미친!"


그리고 소년의 말이 끝나기도 전, 룬의 검이 소년의 허벅지를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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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5.26 20 0 13쪽
25 24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5 27 0 20쪽
24 23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5 39 0 21쪽
23 22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4 46 0 22쪽
22 21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3 19 0 15쪽
21 20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2 21 0 19쪽
20 19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2 23 0 15쪽
19 18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21 34 0 15쪽
18 17화- 탁란공녀 창세기 +1 22.05.20 28 1 14쪽
17 16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9 30 0 18쪽
16 15화- 탁란공녀 창세기 +1 22.05.18 64 1 15쪽
15 14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7 45 0 21쪽
14 13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6 38 0 20쪽
13 12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6 40 0 16쪽
12 11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5 45 0 14쪽
11 10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4 41 0 24쪽
10 9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4 47 0 16쪽
9 8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3 57 1 18쪽
8 7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3 55 2 16쪽
7 6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2 60 2 13쪽
6 5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2 63 1 14쪽
5 4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1 75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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