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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님의 서재입니다.

여주가 XX를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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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뉴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6:20
최근연재일 :
2022.07.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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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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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9화 - 탁란공녀 창세기

DUMMY

악마는 눈꼬리를 휘게 웃더니, 이내 옅은 웃음과 함께 다시 말했다.


-너는 언젠가 이 순간을 후회하게 될거다.


그 말을 끝으로 거울 속 자신의 눈 색깔이 점차 황금빛에서 본래의 색으로 돌아가더니, 자신의 의지와 별개로 움직이던 거울 속의 또 다른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사라짐과 동시에, 룬에게 강렬한 기억과 감정들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아니, 애초에 감정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폭탄처럼 쏟아지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인식하기에는, 지금 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부족했다.


폭풍이 가시고 나서, 이름없는 사내는 자신이 일리야 룬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룬은 주머니 속 구슬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불친절하긴, 계약 내용은 좀 알려줄 것이지.”


그러자 머릿속에서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구슬은 킨케이드 가주의 것을 잠시 빌려 네 권능의 일부를 담아 놓았다.


"···가주라면 레기오르스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하니 네가 그런 개새끼는 아닐거야. 그렇지?”


-명심해라 룬. 나는 항상 대가를 가져간다는 것을.


쾅-!


그 순간, 레기오르스가 시뻘게진 얼굴로 룬의 방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레기오르스는 황금색 구슬을 손에 든 룬을 보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네년이 미쳐서 매를 버는구나."


습관적으로 그는 손을 올려 룬의 머리를 내려치려 했다.


그 모습에 룬은 반사적으로 손길을 막기 위해 팔을 들어올렸다.


팔을 들어올리는 찰나에 룬은 평상시와 무언가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레기오르스의 손이 평소보다 한참이나 느리게 움직였다.


룬은 손이 어깨를 지날 무렵부터 피할 생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느리게 움직이는 그와 마찬가지로 룬의 움직임 또한 한참 느려졌다.


간절하게 움직인 끝에 룬은 손가락 한 마디만큼의 간격을 벌리며 그 우악스러운 손길을 피할 수 있었다.


그 모습에 화가 끓어 오른 레기오르스가 소리쳤다.


“이 빌어먹을 년이!”


그리고 그는 마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레기오르스는 예전에 겪었던 불쾌한 경험을 떠올렸다.


‘아차!’


그의 예상대로 그의 마나가 룬을 향해 몰려들며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황급히 마나를 거둔 레기오르스가 룬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건 킨케이드의 보물이다.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는 몰라도 지금이라도 가져오면 봐주마."


레기오르스는 룬이 거부하리라고는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룬은 차가운 눈빛으로 구슬을 슬며시 품더니 레기오르스에게서 슬금슬금 멀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레기오르스는 마나를 일으키지 않은 채 억지로 구슬을 빼앗으려 했지만, 룬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아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십분이 넘는 사투를 거쳐 레기오르스는 인어의 핵을 회수할 수 있었고, 그 과정을 목격한 사용인들은 장난감같이 보이는 물건을 두고 아들의 약혼자와 몸싸움을 하는 주인을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았다.


레기오르스는 한둘이라면 감히 자신을 향해 건방진 시선을 던져대는 하인들의 눈을 뽑아버렸겠지만, 지금은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그저 속으로 분을 삭이는 수밖에 없었다.


‘씨발! 씨발! 씨발!’


그리고 다음날 레기오르스는 머리맡에 두고 잠들었던 인어의 핵이 다시 한번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씨바아아알!”


그 날 킨케이드 가문에서는 한동안 중년 남성의 악에 받친 고함소리가 저택을 울렸다.


***


레기오르스는 몇 번이나 룬에게서 구슬을 회수했지만, 다음 날이면 구슬은 언제 그랬냐는 듯 룬에게 돌아와 있었다.


그런 상황이 두 달도 넘게 반복되자 결국 레기오르스는 이년의 공을 들인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메피스토텔레스와의 강렬한 만남 이후로 룬은 매일 황금색 구슬에서 황금빛이 조금씩 빠져나와 자신에게 스며드는 것을 느끼며 하루가 다르게 강해졌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한거였지’


그리고 동시에 악마와 소꿉장난을 치던 생각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그래도 악마와의 계약에서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다.


황금의 기운을 흡수하기 전이라면 이 정도의 속도를 내진 못했겠지만, 기운을 흡수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기감 탓에 룬의 학습속도는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있었다.


룬은 그 이후로 연무장에 가서 기사들의 훈련과 대련을 구경하는 것을 취미로 삼았는데, 그들은 확실히 아카데미의 모잘이들 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그래도 큰 차이를 두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그들마저도 일주일 정도의 관찰이 끝나자 더는 배울 게 없게 되었다.


결국 일반 기사들에게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어진 룬은 레기오르스의 훈련을 훔쳐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스터에 오른 레기오르스조차 매일 신체 단련을 빼먹지 않는 것을 보며 신체 단련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하지만 킨케이드의 감시를 받는 룬은 그럴 수가 없었기에 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룬이 찾은 방법은 마나 자체를 신체에 스며들게 하는 훈련법이었다.


룬은 필요에 의해 진행한 일이었지만 이는 본래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련법이었다.


그렇게 룬은 메피스토텔레스와의 계약 이후 육 개월 만에 엑스퍼트 상급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레기오르스가 룬을 성장시킨 셈이었다.


***


미리엄은 저택을 감싼 뱀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몸을 떨었다.


그 이후로 몇 번 룬의 식사에 독을 타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았지만, 룬은 귀신같이 모든 암살 시도를 회피했다.


그리고 이상한 낌새가 보일 때마다 세이튼을 구워삶아 위기를 피했다.


미리엄은 머지않아 룬 또한 자신의 남편처럼 통제할 수 없는 존재로 자랄 것임을 확신했다.


그 사실에 미리엄은 최후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마지막 방법을 사용할 것을 결심했다.


늘 그렇듯 어리석은 남편은 자신이 잠들었다고는 확신하고 몰래 침실을 떠났다.


미리엄의 능력으로는 마스터인 남편이 침실을 떠나는 것을 감지할 순 없었지만, 오랜 부부 생활을 통해 그녀는 남편이 어느 시간에 불륜을 저지르는 지를 파악하게 되었다.


그녀의 남편은 이렇게 침실을 비운 뒤 저택의 하녀들과 뒹굴고 돌아오곤 했다.


물론 레기오르스와 달콤한 하룻밤을 보낸-그녀들에게 있어 달콤했을지는 모르지만-하녀는 다음 날이면 미리엄의 호출을 받게 된다.


그리고 길어도 일주일 이내로 그녀들은 킨케이드를 떠났다.


이 소문이 퍼지자 사용인들은 레기오르스보다도 미리엄을 두려워했고, 레기오르스는 이 상황을 나쁘지 않게 받아들였다.


이상한 결과였지만 이 사건 이후로 미리엄과 레기오르스 사이에는 불륜에 대한 암묵적인 허용이 생겨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는 레기오르스에 대해서만 적용되었다.


레기오르스는 그것이 그저 미리엄이 어리석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미리엄은 어차피 자신이 남편의 외도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차악을 고른 것이었다.


그러나 비록 필요에 의한 일이라도 귀하게 자라온 미리엄에게 있어서는 견디기 힘든 수모였다.


그래서 미리엄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뒹구는 시간을 특별한 목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건 너무 비참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제 아들들을 위해 자존심을 포기했다.


방치하기에는 룬이란 아이는 너무 위험한 존재다.


그렇게 생각한 미리엄은 침대에서 일어나 테라스의 창문을 열고 탁자에 앉아 외투를 챙겨 입었다.


오분이 지나지 않아 복면을 쓴 남자 두 명이 차례대로 테라스를 통해 미리엄의 방으로 들어왔다.


미리엄은 외투를 조금 더 여미고는 비어 있는 의자를 손짓했다.


하지만 복면 인들은 고개를 저으며 미리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에 미리엄이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들은 신원조차 알 수 없는 괴한들이었지만 미리엄은 저택을 감싼 거대한 뱀보다는 이 괴한들을 신뢰했다.


목적을 알 수 없는 그 괴물과는 다르게 이 괴한들은 철저히 돈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결국 미리엄은 룬의 신상정보와 평소 다니는 길목을 메모한 쪽지를 괴한들에게 건네주었다.


쪽지를 확인한 두 괴한이 차례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반갑습니다 마담 우리는..."

"먹는다."


빼빼 마른 복면인의 말을 끊고서 두툼한 복면 인이 말했다.


"돈이라면 저 금고안에 있으니 가져가면 될 거에요, 하지만 계획에 대한 설명은 들어야겠어요."


그러자 두 복면인은 서로를 마주보며 웃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킬킬거리던 복면인들은 설명을 이어갔다.


"재 먹는다."

"그리고 저는 저 돼지에게 정신이 팔린 타겟을 죽이지요."

"애도 먹는다."


미리엄은 장난이나 치는 암살자들이 어이가 없었지만 이해하는 것을 포기했다.


눈앞에 있는 두 암살자는 마스터 경지에 근접한 발헴 가의 가주를 참살한 경력이 있었다.


사소한 흠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리엄은 한숨을 내쉬며 금고의 키를 괴한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퉁퉁한 복면인이 키를 삼키고서 금고에 접근했다.


복면인은 손톱을 변형시켜 열쇠와 같은 형상을 만든 뒤 금고를 해제하고 안에 있던 금화들을 모두 삼켜버렸다.


그의 입이 하마만큼 벌어진 후에 금고째 들어 금화들을 삼키는 모습을 보고 미리엄은 순간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남은 한 복면인이 어느새 미리엄의 뒤편에서 그녀의 입가를 막고 있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마담 혹시나 우리의 정보를 말한다면..."


뚱뚱한 괴한이 미리엄을 천천히 들여다보았다.


번들거리는 눈동자에서는 미리엄이 사람이 사람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탐욕이 느껴졌다.


"너도 먹는다."


미리엄은 숨이 막히는 공포에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참이나 고개를 끄덕이던 미리엄은 어느새 그들이 떠나간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에 공포에 의한 것인지, 조금이나마 남아있을 그녀의 양심에 의한 것인지는 몰랐지만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


같은 시간에 룬 또한 기감을 통해 미리엄의 방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듣고 있었다.


'미끼를 물었구나'


미끼란 자신이었다.


위험이 컷지만, 큰 물고기를 낚기 위해서는 비싼 미끼가 필요한 법이었다.


어차피 미리엄과는 결판을 내야 했다.


이 가문에서 자신을 철저하게 경계하는 사람은 미리엄밖에 없다.


미리엄의 경계는 언젠가 자신의 칼날이 레기오르스를 향할 때 방해가 될 것임이 분명했고, 개인적인 감정을 제외하더라도 미리엄을 처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문제는 암살자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았다.


미리엄이 암살을 사주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는 저택이 아닌 곳에서 저들에게 습격을 당해야 했다.


그리고 합리적인 선에서 일리야 룬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후, 자리를 피하고 증거를 남겨야 한다. 아니면 앗싸리 다 죽이고 남한테 뒤집어 씌우거나.


아쉬운 점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아카데미만 아니었어도···’


룬에게 있어 허락된 외출은 학교를 가는 것 외에는 없었고, 갈파고스의 유력가문들이 즐비한 아카데미 내부나 등굣길에서 룬을 기습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밖에서 정면으로 붙기만 한다면...'


룬은 정면에서 붙는다면 암살자들을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애초에 이건 미리엄을 위한 덫이다. 확실한 증거를 남겨야만 하고, 저택 내에서 습격을 받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분간 아카데미에 가는 것을 멈춰야 한다.


고민을 이어가던 룬은, 순간적으로 묘수를 떠올렸다.


'잠깐, 되겠는데?'


최근 룬 또래의 여자아이들은 며칠씩 아카데미를 쉬곤 했었다. 룬은 그 현상이 머지않아 자신에게도 찾아올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현상을 앞당기면 된다.


“근데 이게 맞나?”


하지만 아직까지도 무명자에게 남아있던 한 줌의 남성성이 결심을 늦어지게 만들었다.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정말로 저 선택을 한다면, 남자로서의 자아와는 영원히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이름없는 한 남자, 아니 일리야 룬은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룬은 떠올렸다.


포식자에서 피식자로 떨어지던 영락의 순간을, 동성강간에 대한 공포를.


일리야 룬의 정체성에 호모포비아가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결심을 마친 룬은 거울로 향했다.


"메피스토텔레스."


룬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리자 거울에서는 그녀와 같지만 다른 룬의 모습이 나타났다.


-네 달만이군. 이대로면 다음에 볼 때는 마스터라도 되있겠구나.


"네 도움이 필요해."


-재미없긴. 그래, 바라는 게 뭐야?


"내 몸을 이 년 정도 성장시킬 거야."


그러자 거울 속에서 룬의 모습을 한 메피스토텔레스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추가적인 대가가 필요해, 대가는···


"알아서 받아갈 거잖아, 지금 바로 시작하자."


룬은 계약 이후 일 년간 메피스토텔레스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며 정보와 힘을 얻었다.


그때마다 메피스토텔레스는 대가를 받았는데, 사소한 물건에서부터 룬의 기억까지 그 범위가 다양했다. 육 개월간의 시행착오 끝에 룬은 이 존재가 마냥 자신을 위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평소와 다를지도 몰라. 이번에는 정말 후회할 수도 있어.


룬은 이죽거리는 악마의 놀림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 악마는 룬에게 선택지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고려하지 않는 듯 보였다.


-알겠어.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 자, 거울을 봐.


룬이 거울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키가 손바닥 하나만큼 자란 자신이 있었다.


머리도 좀 더 길어 어깨를 넘지 않던 머리가 어깨를 넘어 팔꿈치까지 닿게 변했으며 골격도 좀 더 여성에 가깝게 변화하였다.


거울 속 룬의 변화가 끝나자 곧바로 아랫배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룬은 그 날 오랜만에 유모를 방으로 불렀고, 호들갑을 떠는 유모는 곧바로 레기오르스에게 달려갔다.


레기오르스는 아랫배를 움켜진 룬을 보며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


신기하게도 그 누구도 룬의 성장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저 거울 속에 있는 메피스토텔레스의 샛노란 눈이 형형하게 빛날 뿐이었다.


그렇게 아카데미에는 한 달간 룬의 휴학을 통보하는 편지가 전달되었다.


***


"아아아악!"


미리엄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룬이 집에서 쉬는 동안 미리엄은 계속해서 악몽을 꾸었다.


저택을 응시하던 거대한 뱀이 남편과 자신을 통째로 삼켜버리는 꿈이었다.


레기오르스는 밤마다 미리엄이 소리를 질러 대는 탓에 아예 침실을 서재로 옮겨버렸다.


미리엄은 룬이 이 저택에 온 이후로 차츰차츰 자신의 것을 빼앗긴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세이튼


룬이 혼절한 이후에 미리엄은 세이튼과 멀어졌다.


한스조차도 이따금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초리로 바라보곤 했다.


그 다음에는 남편이다.


미리엄은 남편이 룬에 대해서 진심이라는 걸 알았다. 악감정이 들어간 자신의 주관으로 보아도 룬은 아름답게 자라날 것이 분명했다.


“이대로는 안 돼.”


미리엄은 이대로 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룬에게 빼앗길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들었다.


룬이 저택에 틀어박혀 있고 여자로서의 첫 고통을 겪는 지금이 아니라면 영원히 룬을 눈앞에서 치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미리엄은 침대에서 무릎을 꿇고 테라스를 바라보았다.


막상 일을 치르려니 죄책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의 두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속에서 단단한 것이 자리 잡는 것이 느껴졌다.


“나를 용서하지 마라.”


머지않아 테라스에는 붉은 손수건 하나가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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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 - 거짓과 함께 춤을 22.05.26 19 0 13쪽
25 24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5 26 0 20쪽
24 23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5 39 0 21쪽
23 22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4 45 0 22쪽
22 21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3 19 0 15쪽
21 20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2 21 0 19쪽
20 19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22 22 0 15쪽
19 18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21 33 0 15쪽
18 17화- 탁란공녀 창세기 +1 22.05.20 28 1 14쪽
17 16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9 29 0 18쪽
16 15화- 탁란공녀 창세기 +1 22.05.18 64 1 15쪽
15 14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7 44 0 21쪽
14 13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6 38 0 20쪽
13 12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6 39 0 16쪽
12 11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5 45 0 14쪽
11 10화- 탁란공녀 창세기 22.05.14 41 0 24쪽
» 9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4 47 0 16쪽
9 8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3 56 1 18쪽
8 7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3 54 2 16쪽
7 6화 - 탁란공녀 창세기 22.05.12 5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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