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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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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69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2.20 18:20
조회
88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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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Episode 49. 카오스 (10)

DUMMY

아무것도 없는 차원에 들어선 플레이어와 카오스.

그리고 나.


- 콰앙.

- 퍼엉.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많은 마법은 플레이어를 상대로 떨어지고 있다.

은하수를 수놓듯 늘어선 마법들 하나하나가 즉사급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

제아무리 플레이어의 수가 많다고 한들, 바로 죽어버리면 의미가 없다.

게다가.


‘죽은 플레이어들이 살아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해졌다.

이 공간에서 죽은 플레이어는 부활하지 않는다.


“쯧.”


혀를 차며 발치의 플레이어들을 봤다.

처음에는 천은 가뜬히 넘었는데, 지금은 처음의 7할. 어쩌면 6할 정도로 줄었다.

플레이어들은 나름대로 무언가 하려는 모양인데.


“통하지 않는다고!?”

“마법이 막아서 그래!”

“공격은 나중에 하고 피해!!”


플레이어의 움직임보다 카오스의 행동이 더 빠르다.

이미 수만 이상의 마법을 내쏜 카오스는 그 힘으로 플레이어를 쓰러뜨리고 있다.

날아오는 마법을 막고, 플레이어를 향한 공격.


“하.”


숱한 전장을 경험한 플레이어들도 버티지 못하는 전장이다.

하늘과 땅의 구분이 없으니, 사각이란 사각에서 날아든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


“미끼 역할이라니.”


멀리 보이는 카오스를 향해 달린다.

마도구와 신기를 이끌고, 플레이어가 떨어뜨린 무기나 물건마저 지배한다.

다행히 이 공간은 카오스의 마력으로 넘쳐난다.

마도구가 부족할 일은 없겠네.


“프!”


카오스가 나를 발견했다.

지금까지는 플레이어 사이에 숨어 있었는데, 하늘에 떠오르니 당연히 보이겠지.

게다가 카오스를 향해서 달렸으니까.


“프아아!”


잔뜩 화가 난 듯 카오스의 손짓이 나를 가리켰다.

이 공간은 카오스의 힘을 빠르게 소모하게 만든다.

마법도, 행동도 많은 체력을 빼앗는다.


“···조금 지쳤나?”


겉보기로는 모르겠다.

손짓에 흔들리는 마법은 여전히 은하수를 만들고 있다.

저 모든 마법을 직접 조종하는 체력까지 있다.

줄어들긴 하는 건가.


‘믿을 수밖에 없나.’


생각은 찰나.

눈앞까지 다가온 번개를 마도구로 막아낸다.

이어서 발치에서 사각을 노리는 불덩이는 회피.

연달아서 갖은 마법들이 나를 향해 날아든다.


“언제 지치는 걸까.”


먼저 내가 지치겠다.


-+-


“와···.”


차원 너머로 향한 플레이어들은 직감했다.

이번 페이즈는 마지막 발악이다.

즉, 버티기만 하면 그들의 승리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패턴, 깰 수는 있냐?”

“피하기나 해, X신아.”


하늘을 수놓은 마법은 종류와 개수가 상당하다.

단순히 하늘을 뒤덮은 마법뿐만이 아니다.

대지를 대신한다는 듯 땅에서도 치솟는 마법들까지 합하면 그 수가 상당해진다.


“어?”


플레이어들이 저마다 마법과 스킬. 도구를 사용하며 버티던 중.

누군가가 하늘을 가리켰다.


“네임드다!”


네임드.

어느새 플레이어 사이에서 퍼진 그 별명은 단 한사람을 가리킨다.

플레이어가 아니면서, 플레이어보다 강하다는 이.

섀도우다.


“하늘을 난다고!?”

“야, 저, 저거.”


하늘을 날아서 움직이는 그 모습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섀도우를 향해 날아드는 마법에 플레이어들은 당황했다.

이제껏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드는 마법은 아무리 많아도 수십.

그 종류도 그리 강한 종류는 없다. 맞으면 죽는 마법은 많았지만, 속도가 느리거나 하는 등.

플레이어의 몸으로 못 피하는 종류는 없었다.

그러나 섀도우를 향해 날아가는 마법은 전원.


“···도와야 하는 거 아니야?”


재빠르면서도, 강했다.

번개 마법은 굵은 번개 하나가 수천 갈래로 나뉘며 섀도우를 노렸다.

그 마법을 섀도우가 마도구로 막아낸 직후, 날아드는 건 운석.

아래에서 치솟는 운석은 차원 밖에서 본 마법과 그 크기와 위력이 달랐다.


“지금이다.”

“어? 지금?”

“네임드가 어그로 끌 때 빨리 공격!”


카오스가 섀도우를 향해 마법을 휘두르느라 플레이어 측의 공격이 약해졌다.

그 틈을 노려 움직이기 시작한 플레이어 측은 다양한 공격을 내세웠다.

회복이 필요한 플레이어는 이 틈에 회복하고, 재정비를 하는 등.

그들 또한 카오스가 지치는 게 승리하는 것이라는 걸 이해했다.

반면.


“프아!!”


카오스는 눈앞에서 날아다니는 섀도우에게 화를 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섀도우가 자신을 방해했다.

무언가 하려고 할 때마다 나타나서 방해하는 섀도우의 모습에 카오스는 주변을 잊고 날뛰었다.

더욱 강한 마법과 더욱 강한 힘.

그것들을 휘두르는 카오스는 이전보다 더 빠르게 지쳐갔다.

다만 그건 섀도우도 마찬가지다.


- 파직.


섀도우가 사용하는 스킬은 지배.

마도구와 신기를 이용하는 스킬의 특성상, 물건이 부서지면 사용할 수 없다.

갖은 마법을 상대로 효과를 최대로 발휘한 마도구와 신기는 빠르게 소모되기 시작했다.

이미 섀도우가 가진 물건의 4할이 부서지고, 1할이 먹통이다.


“쯧.”


상황을 확인한 섀도우는 혀를 차며 주변을 둘러봤다.

전장에 나뒹구는 마도구는 플레이어가 버린 것. 또는 마정석이 부족한 녀석들이다.


“빌려야겠네.”


플레이어는 마정석을 통해 충전을 거쳐야 하지만, 섀도우는 주변 마력만 충분하다면 마정석외의 방법으로도 마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카오스의 공격을 피하며 마도구를 회수하려던 섀도우는 플레이어 측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 프아!”


그 모습을 보고 섀도우의 행동을 알아차린 카오스는 발을 휘둘렀다.

섀도우의 길을 막아서듯 나타난 장벽과 금속 인형들. 그것들은 오롯이 섀도우의 앞을 막아섰다.

앞은 막히고, 배후에서는 여전히 마법이 날아든다.


“···나 엄청나게 밉보인 모양이네.”


유독 섀도우를 향한 화가 많다.

그 사실에 얼굴을 찌푸린 섀도우는 장벽을 거스르지 않고, 벽을 타며 달렸다.

이 차원에는 중력이 없다. 위아래마저 없는 공간은 벽은 또 다른 땅이다.

장벽을 내달린 섀도우를 뒤따르는 운석과 번개. 눈보라와 폭풍.

그것들은 장벽을 깎아내며 섀도우를 노렸다.


“거리는, 닿았다.”


다만, 카오스가 생각한 것과 달리 섀도우의 스킬은 멀리서도 사용할 수 있다.

숙련도를 더욱 쌓은 섀도우의 스킬 〈지배〉.

섀도우는 전장에 떠돈 마도구를 회수.

동시에.


“어라?”


새로운 항목에 섀도우는 고개를 기울였다.

항목을 확인하기도 전에 마법을 피해 달린 섀도우는 우선, 마도구와 신기를 휘둘렀다.

번개를 가르고, 폭풍을 흐트러뜨리고, 운석을 비껴내고, 눈보라는 녹인다.

갖은 마법에 대응한 섀도우는 찰나의 틈에 항목을 확인했다.


“숙련도가 오르면 이런 것도 되는 건가.”


어딘가 감탄한 목소리와 함께, 섀도우는 팔을 들었다.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하나.


“《지배》.”


대상은 마도구가 아니다.

신기도 아니다.

지금 막 섀도우를 향해 날아든 마법 하나.


- 스륵.


용암처럼 흐르는 붉은 액체가 공중에서 멈췄다.

그 움직임은 섀도우의 손짓을 따라, 천천히 공중을 움직였다.

다만, 직후에 날아든 다른 마법이 용암을 지워버렸다.

섀도우는 날아든 마법을 피하며 그 입에 웃음을 띄웠다.


“이거, 생각보다 쉽게 끝날지도 모르겠는데.”


카오스의 마법을 하나 지배했다.

그 사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섀도우는 다양한 가능성을 떠올렸다.

자신을 향해 날아든 마법 이외에도, 갖은 마법이 항목에 떠올랐다.


“프!?”


마법이 일순, 자신의 제어에서 벗어났다.

카오스는 섀도우의 행동에 놀라면서도 분노했다.

자신의 힘이다. 힘마저 빼앗아 가려는 섀도우의 행동에 더욱 분노한 카오스는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확실한 공격으로 쓰러뜨리겠다.

그런 각오다.


‘그럼 이쪽은 이렇게 해볼까.’


카오스의 마법이 멈췄다.

플레이어 측은 의문을 보이면서도 공격을 반복하지만, 카오스의 방벽은 조금도 뚫리지 않는다.

섀도우는 카오스의 행동을 이해하고.

다시 한번 외쳤다.


“《지배》.”


카오스의 마법이 멈추더라도 내쏘아진 마법은 나아가고 있다.

목표를 맞추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마법들.

은하수를 향해 손을 내뻗은 섀도우는 어느새 마도구와 신기의 지배를 풀었다.

오로지 마법을 제어하기 위해 모든 신경을 다 쏟는다.


“후우.”

“스으읍.”


힘을 비축하며 숨을 마시는 카오스와 달리, 섀도우는 숨을 내쉬며 힘을 끌어들였다.

상반된 모습.

그러나 힘은 하나로 모이고 있다.


“프.”


카오스는 자신의 힘.


“후.”


섀도우는 주변의 힘.

즉, 카오스의 힘이다.


“자, 다 모였나?”

“프···.”


어느새 힘을 다 모은 카오스는 당장이라도 브래스를 뿜어낼 듯, 볼을 크게 부풀리고 있다.

반면, 섀도우는 은하수를 이룬 마법을 전부 지배해냈다.

제 양손 안에 그 모든 마법을 뭉친 그 모습은 하나의 우주다.


“힘 대결 한번 해보자고.”


불만 가득한 카오스의 눈빛에 어느새 두려움이 섞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힘을 훔쳐내고, 가져간 존재.

섀도우는 태연히 웃으며 마주했다.


힘을 내쏘는 것은 동시.


카오스는 숨을 내뿜었고.

섀도우는 우주를 손에서 놓았다.


“저, 저게 뭐!?”

“으악!!”


커다란 힘과 힘의 충돌에 플레이어들이 휩쓸리며 쓰러졌다.

어느새 차원에 남은 것은 카오스와 섀도우 둘.

그 둘이 내쏜 붉은 빛의 힘과 검은빛의 힘은 서로 충돌하며, 차원을 빛으로 물들였다.

충돌로 인해 차원의 곳곳이 이상 현상으로 들어찼다.


- 번쩍.

- 쾅.

- 후두둑.


번개가 치거나, 폭발이 일거나, 우박이 떨어지는 등.

차원 그 자체의 성질마저 일그러지는 가운데.

두 빛은 조금씩 기세를 잃기 시작했다.


‘카오스는.’


멀리 보이는 카오스는 조금씩.

그 이상으로 상당히 지쳐보인다.


‘조금만 버티면 되는 건가···?’


섀도우가 내 쏜 힘은 아직도 건재하다.

무엇보다, 지배로 받아들였을 뿐. 섀도우는 지치지 않았다.

카오스가 내 쏜 힘은 끊임없이 소모하는 힘이다.

그리고.


“프, 프아!!”

“아직도 힘이 있었나···!”


섀도우가 내뿜는 힘이다.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듯 울부짖은 포효와 함께, 카오스의 힘이 거세졌다.

점차 밀리기 시작한 섀도우는 마도구와 신기까지 움직였다.

다만, 카오스의 힘은 그 정도로 무너지지 않는다.


“쯧!”


이미 기세가 기울었다.

점차 밀리는 가운데, 섀도우는 마지막으로 카오스의 모습을 바라봤다.


“프, 프으···!”


반 정도 감긴 눈을 억지로 뜨며, 어떻게든 이기려는 모습.

저 모습을 본다면 남은 체력도 얼마 없을 듯하다.

섀도우는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은 건 플레이어가 처리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나.’


마지막 정리를 하지 못했다.

그런 생각에 얼굴을 찌푸린 섀도우는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온 붉은 빛에 휩쓸렸다.

빛이 시야를 감싸고, 암전되기 직전.

흐릿한 의식 속에서 섀도우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익숙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 후.


“···뭐?”


멍한 의식은 순식간에 선명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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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Episode 50. 코스모스 (完) 21.12.21 140 2 14쪽
» Episode 49. 카오스 (10) 21.12.20 88 1 11쪽
185 Episode 49. 카오스 (9) 21.12.19 83 1 12쪽
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3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9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1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3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4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2 1 12쪽
177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91 1 12쪽
176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0) 21.12.10 87 1 12쪽
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6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2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9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9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80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8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9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8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7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5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90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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