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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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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62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2.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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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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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9. 카오스 (6)

DUMMY

거리가 멀어서 자세히 보이는 건 아니다.

다만, 봉인에서 깨어난 카오스가 지닐 수 있는 물건은 별로 없다.

어디까지나 어림짐작에 불과하지만.


“확인할 가치는 충분하지.”


만일 카오스가 지닌 물건이 봉인 도구라면, 이번 전투는 예상보다 쉽게 끝날지도 모른다.


‘그 전에 운석부터 어떻게 해야지.’


문제는 움직이고 싶어도 운석을 막느라 나는 움직일 수 없다.

성채를 유지하는 데 사용하는 마도구와 신기는 내가 지닌 물건의 9할.

남은 1할의 마도구와 신기는 그리 좋은 것들이 아니다.

게다가, 내가 선 자리는 성채를 유지하기 가장 좋은 자리.

이 자리에서 움직이는 순간. 성채는 운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플레이어들. 제대로 성과를 내봐.”


이번에는 부디 플레이어들이 해결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하다못해 운석을 부술 수라도 있으면 좋겠다.


‘그건 힘든가.’


운석을 계속해서 늘리는 카오스로 인해 플레이어가 운석을 부수더라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최적의 순간이다. 카오스도 운석에 집중하느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공략하려면 지금이 가장 좋은 상황.

그러니 부디, 무언가 공을 세워주기를 바랄 수밖에.


-+-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없나!”

“원거리 스킬 배운 사람은 이쪽으로!”


섀도우가 유지 중인 성채 내부는 플레이어와 연합군으로 가득하다.

전장 전체를 성채로 뒤덮은 게 성채다. 그 내부에 들어선 플레이어와 연합군은 눈앞에 다가온 거대한 운석을 두고, 더욱 긴밀한 협력을 취하기 시작했다.

연합군의 공격을 주축으로 삼기로 한 플레이어들은 부대 편성을 움직이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중 일부는 성채의 압도적인 크기와 운석의 힘에 놀라기도 하고, 성채를 유지중인 사람이 누구인가. 의문을 떠올리기도 했으나.


“저거, 누가 한 거지?”

“성녀겠지! 빨리 움직이기나 해!”


언젠가 보았던 존재이자 전장 곳곳에서 다양한 마법을 흩뿌리는 이.

성녀라는 결론을 지어버렸다. 플레이어의 억측에 연합군 사이에서도 성녀의 마법이라는 등.

이미 그 사실이 정론인 것처럼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정작 성녀 본인은 연합군의 사령관. 국왕들이 있는 곳에서 성채를 올려다봤다.


“이건···.”


성채를 구성하는 마법은 하나가 아니다.

플레이어의 마법과 연합군의 마법. 그리고 무엇보다, 성녀인 소니아의 마법이 섞여들었다.

성채를 둘러싼 여러 마법 중, 가장 큰 성벽을 이루는 마법이 성녀의 마법이다.

그러나 그 모든 마법을 단번에 집어삼킨 마법과 더욱 보강된 힘에 소니아는 단 한 사람을 떠올렸다.


“···지금은 섀도우 씨였나요.”


로우이자 섀도우. 자신을 구한 은인을 떠올린 소니아는 가면 너머에서 옅은 웃음을 지었다.

소니아는 전장에 서 있다. 자신이 성녀라는 것은 주변 국왕들도 알지만, 성녀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소니아는 전장 어디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을 섀도우를 떠올리고, 자신 또한 열심히 하기 위해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에 주변 상황을 살피던 국왕들이 성녀의 행동을 눈치챘다.


“성녀 공?”


국왕의 물음과 동시에 소니아가 펼친 마법은 둘.

하나는 넓은 범위를 치유하는 마법. 전장을 충분히 뒤덮을 정도의 힘이 소니아에게서 퍼져 나왔다.

밤하늘의 오로라처럼 전장을 두른 빛의 장막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빛의 장막이 전장을 두른 가운데. 소니아의 다음 마법이 빛을 발했다.


“성녀 공의 마법이군!”

“감사하네, 성녀 공.”


뒤늦게 성녀의 마법을 알아차린 국왕들은 감사를 표하면서도, 경이로운 힘에 놀랐다.

전장을 뒤덮은 빛의 장막과 달리 땅을 기듯 퍼져나간 빛. 지반에 스며든 성녀의 두 번째 마법은 옅은 빛을 뿜어냈다.

그 빛에 닿은 이들은 플레이어나 연합군 할 것 없이. 모두가 같은 은혜를 받았다.


“오! 회복 속도가 늘었는데!”

“···힘도 늘었나?”

“스테이터스 전부 다 올랐어! 이거 무슨 스킬이지?”


성녀만이 가능한 마법.

전장을 간단하게 아우르는 성녀의 마법은 플레이어와 연합군의 기세는 더욱 올랐다.

운석을 부수는 속도, 기세, 의욕. 그 모든 게 상당 수준까지 오른 플레이어들은 성채 너머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아직 운석은 건재하다. 하지만, 성채도 건재하다.


“돌격!!”

“좀비 어택 가자!”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이들. 플레이어들은 성채만 무사하다면 언제든지 살아날 수 있다.

플레이어들은 마도구와 신기를 가지고 카오스를 향해 나아갔다. 반면, 연합군은 성채를 나가는 순간 운석의 영향을 받아 위험해진다.

플레이어가 카오스의 공격을 막거나, 카오스가 다음 행동을 하기까지 수가 늦춰진 연합군은 다음 반격을 위해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저기 있다!”

“못 움직이는 모양인데?”


죽음을 두려워 않고 달려 나간 플레이어들은 성채 너머.

운석 끝에서 손을 내뻗은 존재를 발견했다. 카오스는 멀쩡한 성채에 불만을 표하듯 팔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플레이어들이 카오스를 찾아, 그 곁으로 향하자. 기척을 알아차린 카오스는 플레이어를 바라봤다.


“프!?”


카오스는 운석을 날렸다. 이제껏 움직여서 생긴 충격이 아닌, 제대로 된 공격으로서 운석을 날렸다.

하지만 운석은 성채에 막혔다. 그에 카오스는 분노하면서도 더욱 힘을 실었지만, 플레이어들은 카오스의 눈앞까지 왔다.

자신이 잡으려 한 존재가 힘을 피해서 다가왔다. 그 사실에 카오스는 놀라면서도 다른 한 팔을 움직였다.


“온다!”


휘두른 팔에 담긴 의지와 힘이 자아낸 것은 거센 불.

모든걸 녹아내리게 하는 불은 묘하게도 푸른색을 띠었다.

플레이어들은 불을 막아내기 위해 물과 관련된 마법을 준비하고, 불이 일렁이는 모습에 무기를 들었다.


“몬스터다!”

“이프리트 같은 건가!?”


플레이어를 향해 나아간 불은 푸른색.

단순한 불이 아니다. 카오스가 확고한 의지를 지닌 채 휘두른 팔. 그 팔에서 비롯한 불은 의지를 지녔다.

즉, 플레이어들이 흔하게 보던 몬스터를 카오스가 제 의지대로 만들어낸 것이다.


“쯧!”


갑작스레 나타난 몬스터에 혀를 찬 플레이어들은 재빨리 공략을 시작했다.

카오스가 터무니없는 존재라는 건 이미 익숙해졌다. 이전과 달리 당황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철저한 공격은 재빠르면서도, 확실했다.

불로 이루어진 몬스터를 상대로 물과 얼음 등. 일반적인 상성으로 상대하는 플레이어의 기세에 몬스터의 기세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 모습에 당황한 것은 카오스.


“프아?”


이제껏 제힘을 휘두르면 모든 생물이 저항 하나 못하고 사라졌다.

그게 카오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며, 지금과 같은 일은 카오스에게 혼란만 안겨줬다.

플레이어가 점차 기세 높게 몬스터를 공략하자. 당황한 카오스는 다른 한 손마저 움직였다.

그리고 그 순간.


“끝이 보이기 시작했네.”


성채를 유지하던 섀도우는 운석의 끝을 바라봤다.

운석을 계속해서 늘리던 카오스의 힘이 사라졌다. 그 덕분에 운석은 일정한 크기를 지닌 물체로 바뀌었고, 그 끝은 성채에 의해 부서지고 있다.

운석의 속도와 부서지는 정도를 본다면, 앞으로 5분. 불과 5분 후면 성채는 제 역할을 다하고, 섀도우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프!”


자신의 실수를 모른 카오스는 눈앞의 플레이어를 쓰러뜨리고자 다른 팔마저 움직였다.

몬스터를 만들어낸 것과 달리, 이번 휘두름은 갖은 마법을 불러일으켰다.


“방어!”

“힐러도 붙어!”


가장 먼저 날아든 것은 붉은 번개. 플레이어를 꿰뚫고자 날아든 번개는 커다란 방패를 든 플레이어에게 막혔다.

그러나 이윽고 날아든 검은 구체. 압도적인 중력을 만들어내는 구체에는 방패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장비 파괴라고!?”

“내 돈···!!”


커다란 방패가 맥없이 무너져내리자, 구체는 그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마법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제기랄!!”


방패가 무너진 플레이어는 제 몸을 내세워 마법을 막으려 했다. 다른 플레이어 중에서도 방어가 높은 이들이 마법을 막으려 했으나.

수백은 가뜬히 넘는, 수천에 달하는 마법을 상대로 플레이어가 버틸 수 있을 리 없다.

그 모든 마법을 정면에서 맞이한 플레이어들은 물론. 주변 일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프아!”


자신을 위협하고 방해하던 이들이 사라졌다.

주변이 완전히 황폐해진 모습에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카오스는 문득, 성채의 모습을 확인하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안녕.”


가면을 쓴 남자.

섀도우를 정면에서 마주쳤다.


“프!”


섀도우를 바라본 카오스의 반응은 간단하다.

자신을 방해하는 섀도우를 노리려, 팔을 휘둘렀다. 휘두른 팔은 다시 한번 천에 달하는 마법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그 마법들은 섀도우에게 맞지 않았다.

되려 섀도우를 무시하고 통과한 마법의 모습에 카오스가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이건, 내가 가져갈게.”


어느새 자신의 곁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카오스가 놀란 순간.

자신을 향해 손을 내뻗은 섀도우의 모습에 카오스가 놀라며 팔을 뻗었다.

뻗은 손을 향한 섀도우는 마도구와 신기를 조작하며, 카오스의 손. 정확히는 손에 쥐어진 물건을 빼앗았다.

카오스가 뒤늦게 물건을 빼앗긴 걸 알아채고.


“프아!!”


속았다는 사실과 빼앗긴 사실.

두 가지 상황에 화를 내려고 팔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섀도우는 카오스의 손에서 빼앗은 물건을 확인하기도 전에, 카오스의 마법을 피해서 달려야만 했다.

도중에 날아온 마법은 마도구로, 막아내지 못한 마법은 신기로 격추하는 등. 갖은 노력으로 카오스의 공격에서 달아났다.


‘엄청나네.’


등 뒤에서 날아오는 마법의 수를 짐작한 섀도우는 내심 식은땀을 흘렸다.

성채는 유지 중이다. 하지만, 날아오는 마법의 수를 생각하면 성채가 버틸지는 의문이다.

성채를 유지하던 마도구는 마정석이 부족해서 사용할 수 없다. 신기 또한 마력을 충전할 때까지는 사용할 수 없다.

달리며 고민하던 섀도우는 전장의 한 방향으로 시선을 향하고,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이용해볼까.’


멀리 보이는 이들은 플레이어 무리.

그것도 플레이어 중에서 레벨이 상당히 높은 이들로 구성된, 공략 집단이다.

그 사실을 단번에 알아챈 섀도우는 멀리 보이는 플레이어 집단을 향해 달렸다.


“어? 저게 뭐지?”

“···야, 저거.”


섀도우가 공략 집단을 향해 나아갈수록, 가까워질수록 그들 또한 섀도우를 알아챘다.

동시에. 섀도우의 뒤를 따르는 수천의 마법을 바라봤다.


“뭐야 저게!?”

“저거 전부 마법인가!?”

“초, 최종 보스는 저거였나.”


집단의 의식이 섀도우보다 마법. 그리고 그 너머의 카오스에게 향한 순간.

섀도우는 은신을 이용해 플레이어를 넘었다. 당연히 그를 뒤따르던 마법들이 섀도우를 따라 움직여, 플레이어 집단을 노리자.


“이게 뭔···!”

“진짜, X랄!”


플레이어들은 갑작스러운 봉변에 저마다 욕설을 날리면서, 무기를 들었다.

플레이어 집단이 섀도우를 따르던 마법을 막아내고 카오스의 이목을 끌었다.

계획대로 움직인 사실에 안도한 섀도우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국왕들이 선 장소까지 향했다.

만일 섀도우가 얻은 물건이 정말 봉인 도구라면, 전장의 움직임이 바뀐다.


“후우···.”


국왕들이 모인 근처까지 도착한 섀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휴식을 취한 섀도우는 국왕들에게 향하기 전, 먼저 봉인 도구의 모습을 확인하려고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꺼냈다.

달리는 순간에 놓칠까 넣어둔 물건.

그 물건을 손에 든 섀도우는.


“···어?”


정확히 반으로 갈라져 있는 물건의 모습에 얼빠진 소리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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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3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1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3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177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91 1 12쪽
176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0) 21.12.10 87 1 12쪽
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5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9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9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80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8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9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8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7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5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90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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