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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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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61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2.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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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9. 카오스 (1)

DUMMY

호네스티 선셋 상단으로 돌아온 건 소모한 물자를 채우기 위해서다.

이번 전투로 가지고 있던 물건 대부분을 소모해버렸다.

마도구는 물론, 무기와 마정석. 각종 소모품의 소모율이 상당하다.


“여기 있어요.”

“고마워.”


소니아의 도움을 받아 소모한 물건을 채우고, 포션과 식료품 등. 이제까지 챙기지 않았던 물건들도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후에 일어날 전투는 카오스와의 전투. 일어나는 게 확실한 일이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

아셍트의 전장은 흐름만 보아서는 플레이어가 유지할 듯하고.


‘그사이에 봉인 도구를 찾는 게 최우선.’


카오스를 상대로 선전한다는 가정하에 찾아야 하는 물건은 봉인 도구다.

대륙 너머로 향했다는 플레이어나, 신기를 모으고 있는 이들. 또는, 오래된 유적을 찾아봐야 할 판이다.

게다가 봉인 도구의 정보는 한없이 적다.


“일단···. 갈까.”

“네!”


정보망을 최대한 둘러보는 수밖에 없다.

연합 측은 국가별로 움직인다는 모양이고, 내가 할 일은 내가 지닌 정보망을 둘러보는 것. 그리고 지난번에 떠올린 아이디어를 확인하는 것이다.

떠올린 아이디어는 둘. 봉인 도구와 관련된 신기의 확인과 균열의 힘을 찾는 것.


‘잘 될지는 모르겠네.’


모른다고 해서 안 할 수도 없다.

어떻게든 해야지.


‘···결국 또 못 쉬네.’


죽었을 때 말고는 쉬지도 못했다.

의욕 넘치는 소니아 곁에서 한숨도 못 쉬고, 나는 상단을 나서 마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지.”


세계의 명운이 달린 일이다.

어중간하게 하는 건 생각도 못 한다.

하려면 확실하게, 최선을 다한 다음.


‘편하게 쉬어야지.’


세상을 구한 뒤로는 좀 쉬어도 되겠지.


“저도 도울게요!”


나는 의욕 넘치는 소니아와 함께 봉인 도구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인류가 사는 대륙의 중앙.

아셍트 요새는 지금, 세계 최대의 전장으로 바뀌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수한 몬스터와 죽어도 부활하는 플레이어. 두 존재의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경험치!”

“가즈아···!”


물론,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이번 몬스터 사건을 이벤트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인 전쟁. 또는, 이벤트를 앞두고 경험치를 주는 이벤트. 그저 그뿐으로 생각한 플레이어들은 아셍트의 지원에 힘입어 더욱 날뛰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아셍트의 기사들은 안도하는 동시에, 플레이어는 자신들과 다른 존재라는 걸 이해했다.

죽어도 죽지 않고, 팔이 날아가도 아파하지 않는다.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이 아닌 듯한 모습. 본래라면 거부감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를 지원하라!”

“마력 회복약이다. 필요한 사람은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배고픈 사람은 없나? 간편식이다!”


전장을 함께한다는 그 하나만으로, 아셍트의 기사들은 동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자신들을 대신해 몬스터를 쓰러뜨린다. 그 목적이 어찌되었든, 기사들은 플레이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런데 이거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지?”

“몰라. 공지같은 거 없었잖아?”


몬스터가 물밀 듯 밀려오는 가운데.

플레이어의 수가 천에 달한 덕분에 몬스터를 막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몬스터가 나오는 상황. 지극히 현실적인 거울 세계를 아는 플레이어들은 의문을 느끼기 시작했다.

무수히 흘러나오는 몬스터와 하늘에 생긴 균열. 게다가, 마지막을 짐작하게 하는 주변 국가의 상황.

게임을 생각하던 플레이어들은 하나의 상황을 떠올렸다.


“···이거, 최종 보스 전 전에 마지막 이벤트 아니야?”


누군가 중얼거린 한 마디.

최종 보스. 그 단어는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모를 리 없다.

게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보스이며, 언젠가는 맞이할 보스. 게임의 끝에 달해야만 볼 수 있는 보스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존재다.

최종 보스를 준비하는 이벤트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여러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뭐? 최종 보스···?”

“야, 더 빨리 레벨 올려야 하는 거 아니야?”

“폭업 장소 갈 사람 찾습니다!”


일부는 이벤트라 생각하는 아셍트 지역을 벗어나려 했다.

이벤트는 어디까지나 이벤트. 균열에서 나오는 몬스터는 플레이어가 보기에 그리 강한 편은 아니다.

상위권 레벨을 지닌 플레이어가 보기에, 지금 사냥터는 레벨을 올리기에 좋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최종 보스의 소문이 흘렀다. 효율을 따진다면, 아셍트의 전장을 벗어나는 게 좋다.


“이벤트 장소는 여기일걸.”

“연쇄 이벤트 아니었어?”


또 다른 일부의 플레이어는 아셍트 지역에 남기를 고집했다.

이벤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무도 모른다. 다른 게임과 달리 공지 하나 없는 게임. 거울 세계에서 정보를 얻는 건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균열이 일어난 아셍트는 조금의 정보가 남은 지역이다. 분위기만 본다면 다음 이벤트.

즉, 최종 보스가 나타날 장소로 무엇보다 유력한 곳이다.


“아···. 어쩌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뉜 상황이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아셍트의 지휘관은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섀도우가 말한 것. 봉인 도구는 아직 그 누구도 모른다.

플레이어들조차 그에 관한 정보를 모른다.

그러니.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 여러분!”


지휘관의 이야기로 이목을 끌 수 있다.

이미 아셍트에 모인 플레이어 일부가 떠나는 건 막을 수 없다. 그들 자신이 떠올린 의문이다.

지휘관은 이대로 나두는 것보다, 플레이어의 행동을 유도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모두가 의문을 떠올리는 가운데, 주민인 지휘관의 이야기는 플레이어 사이에서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다음 전장을 위해서 봉인 도구가 필요합니다!”

“봉인 도구···?”

“다음 키 아이템인가.”

“으음?”


봉인 도구와 최종 보스.

두 개의 단어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흔하게 알려진 이야기다.

최종 보스를 봉인 도구로 봉인한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게임의 엔딩 중 하나다.

게다가 그 이야기를 전한 인물이, 아셍트의 지휘관이다.


“봉인 도구를 찾는 건가.”

“마지막 이벤트 전에 보물찾기인가?”

“아, 혹시 이전 전투에서 아이템 얻은 사람?”


최종 전투 직전에 얻은 아이템이 효과를 발휘한다. 흔한 패턴을 떠올린 플레이어들은 지휘관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쉽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내 자신들 사이에서 봉인 도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이번 이벤트를 착각했다.

아셍트 기지를 지키는 이벤트이자, 다음 이벤트를 준비하는 시간. 즉, 봉인 도구를 찾는 이벤트라고 착각해버렸다.


“팀을 나눠야겠는데.”

“봉인 도구를 찾을 사람은 이쪽으로! 탐색이나 감지와 관련된 스킬이 있는 사람만!”


전장에서도 순식간에 퍼진 정보는 플레이어를 두 부류로 나누었다.

한쪽은 아셍트에 남아, 정보를 전달하며 레벨을 올리는 쪽. 아셍트에 남는 이들은 레벨이 부족하거나, 봉인 도구를 찾는데 흥미가 없는 이들로 남았다.

반면, 아셍트를 떠나는 이들은 레벨이 지나치게 높은 탓에 남을 이유가 없는 이들로 나뉘었다.


“그럼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라.”

“간다!”


두 부류로 나뉜 플레이어. 다만, 그들의 전력은 아셍트 전장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

아셍트를 떠나는 이들도, 아셍트에 남은 플레이어도. 아직 각지에서 벗어나지 않은 플레이어도.

저마다 각자의 생각을 지닌 채 움직이기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전부 직감했다. 거울 세계에 남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즉, 그들이 생각하기에 서비스 종료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다음 이벤트까지.


“엔딩은 확실하게 해줘야겠지?”

“나 엔딩보면 아이템 다 팔 거야.”


끝을 짐작한 플레이어들은 아쉬워하기도 하며,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종 보스와의 전투, 그를 대비한 준비. 제각각 떠올리는 모습은 다르더라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


-+-


플레이어가 봉인 도구를 찾기 시작하고, 아셍트의 전투가 고착 상태로 굳어진 상황.

뒷세계는 지배자에게 명령을 받아, 수면 아래에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각 국가도 국민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보를 찾기를 한참.


“···그럴듯한 게 없는데.”


섀도우는 첨탑 위에서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불과 조금 전까지 뒷세계의 주인으로, 문라이트의 수장으로서 사람들을 부렸다.

상단 주인인 로우의 모습으로는 겉으로 드러난 곳을, 문라이트의 수장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부문까지 전부 찾았다.

단순히 섀도우 뿐만이 아니다.


“연락도 없고.”


품에서 연락용 마도구를 꺼낸 섀도우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가 오른 첨탑은 광장에서 잘 보이는 장소지만, 지금은 밤이다.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불만을 내뱉은 섀도우는 시선을 돌렸다.

보이지는 않지만, 대륙의 중앙. 아셍트의 균열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아.”


소니아가 상단을 움직이고, 섀도우가 문라이트를. 각 국왕이 국가를 살피고, 뒷세계가 음지를 확인했다.

플레이어까지 나선 상황이지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날동안 무엇하나 찾은 게 없다.

그러는 한편. 아셍트의 균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나오는 몬스터의 강함도 늘어났다는 모양이고.’


균열이 생긴 처음에는 플레이어들도 간단히 쓰러뜨린 몬스터다.

그러나 지금은 레벨을 올린 플레이어들조차 제대로 쓰러뜨리려면 시간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셍트의 지원과 각 국가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미 전선이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첨탑에 불어오는 냉기 서린 바람을 느끼던 섀도우는 품에 넣은 마도구가 울린 걸 깨달았다.


“···이건.”


연락용 마도구는 둘.

하나는 일반적인 연락을 위한 마도구다. 이게 울렸더라면, 섀도우의 표정은 밝아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 울린 마도구는 비상 연락용 마도구.

즉, 비상사태다.


“쯧.”


혀를 차고 마도구를 든 섀도우는 이미 몸을 첨탑 아래로 뛰었다.

비상 상황을 울리는 곳은 아셍트밖에 없다.


“무슨 일이지?”


아셍트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섀도우는 마도구 너머의 인물에게 물었다.

마도구 너머의 인물은 한동안 숨소리만 들려오더니, 이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섀, 섀도우 공. 균열이 깨졌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섀도우는 아셍트 하늘을 떠올리며, 균열을 생각했다. 하늘에 유리가 깨지듯 생긴 균열.

그러나 마도구 너머의 인물. 지휘관은 단순히 그런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마치.


“하늘이, 깨졌습니다.”


균열이 완전히 부서졌다.

그 이야기를 섀도우가 이해하는 것보다 먼저.


“···!”


거울 세계.

그 전체가, 커다란 진동에 흔들렸다.

단순한 흔들림이나 지진이 아니다.


공간의 흔들림.


더욱 강력한 무언가로 인한 충격.

겨우 자세를 유지한 섀도우는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고.


“젠장.”


욕을 내뱉었다.


“저게, 카오스인가?”


하늘.

조금 전까지 어둠으로만 가득하던 하늘에, 마치 우주를 연상시키는 은하수가.

그 이상으로 커다란 무언가가.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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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3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0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3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91 1 12쪽
176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0) 21.12.10 87 1 12쪽
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5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9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9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80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8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9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8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7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5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90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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